Sibyl, a prophetess, received the gift of foresight but ultimately suffered aging and wished for death after rejecting Apollo’s proposal. Aging is a natural biological process but influenced by genetics and environmental factors. Studies on progeria explore the causes of aging and the possibility of extending human lifespan. DNA replication errors and free radicals are among the proposed causes, and reducing their impact may slow aging.

5. 시빌레의 소원
시빌레는 트로이 부근 마르페소스에 살던 여자인데, 태양의 신 아폴론을 위한 봉사에 몸을 바친 대가로 그로부터 예언력을 전수받았어. 그녀는 수수께끼의 형태로 신탁을 고하고, 나뭇잎 에 그것을 적었는데, 예언이 어찌나 정확하던지 마을에서 시빌레라는 이름은 신탁을 고하는 무 녀의 총칭으로 쓰일 정도였지.
그러던 중 시빌레는 아폴론으로부터 자신의 애인이 되어주면 무슨 소원이든지 들어주겠다 는 제안을 받았지. 시빌레는 한 손 가득 모래알을 쥐고 이렇게 말했어. "오, 신이시여, 제가 손에 쥐고 있는 이 모래알만큼의 봄과 가을을 원합니다." 한줌 가득 쥔 모래알은 수천 개를 헤아릴 정도였어. 그러나 그녀는 깜빡 잊고 영원한 청춘 을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지. 하지만 그녀가 아폴론의 곁에 애인으로 남아 있었더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텐데, 결국 아폴론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하루 늙어갔어. 점 점 쪼그라들던 그녀는 마침내 몸 전체가 시들어 병 속에 넣어진 채 동굴 천장에 매달리게 되었 지. 자식들이 그녀에게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녀는 죽고 싶다고 대답했다.
노화에 대한 이야기 1
어렸을 때는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떡국을 먹 으며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을 기뻐했고, 빨리 자라 어른이 되어서 하 고 싶은 일을 할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곤 했지요. 빨리빨리 크 기를 바라며 엄마 옷장에서 몰래 스카프를 꺼내 둘러보고, 굽 높은 구두를 신어보고, 서투르게 립스틱을 발라보던 어린아이는 이제 훌 쩍 커버렸습니다. 소원대로 어른이 된 아이는 아직도 설날을 기다릴 까요? 이제는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이 슬슬 버거워집니다. 열두 살 때 나 지금이나 별달리 바뀐 것도 없는데, 어느덧 살아온 날들보다 살 아가야 할 날이 더 짧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사람들은 무서움을 느 낍니다. 결국 우리는 죽음을 향해 마라톤을 하는 존재라는 사실이 숨막힐 것 같은 공포로 다가올 때도 있고, 때로는 인간이 가장 무서 워하는 죽음보다 오히려 늙어간다는 것이 더 두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늙어가는 걸까요?
과연 노화란 무엇일까요?
노화에 대한 정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노화는 생명 체가 태어나서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겪는 전 과정(이를 aging이라고 합니다)을 의미하기도 하고, 둘째, 우리가 흔히 '늙는다'는 개념으로 알고 있는 것들, 즉 늘어가는 주름살, 탄력 없는 피부, 빠지는 머리카 락, 약해지는 뼈 등을 포함한 좁은 개념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이를 senescence라고 합니다). 전자의 개념에서 본다면 노화란 생명체라 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자연스런 생명 현상 중의 하나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후자의 개념에서 본다면 일종의 질병처럼 일어나는 마모 현 상으로 얼마든지 지연시키거나 멈추게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집니다. 자, 이제 노화가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 좀더 자세히 생각해봅시 다. 노화의 원인에 대한 생각도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유전자 속 에 노화 과정이 이미 찍혀 있다는 프로그램 가설(Programmed aging theory), 그리고 노화란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결과라는 스트레 스 가설이 그것입니다. 전자는 노화는 어쩔 수 없는 생명 활동의 일 부분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이고, 후자는 노화는 적극적으로 뛰어 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관점이죠. 먼저, 전자의 경우부터 살펴볼까요? 혹시 조로증(早老症)이란 단 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조로증은 말 그대로 남들보다 빨리 늙어 버리는 병을 통칭하는 것으로 베르너 증후군(Werner syndrome), 프 로게리아(Progeria), 랙스 커티스 질환 등이 있습니다. 남아공의 열여섯 살 된 소년 프란지 게링거는 정부에서 주는 노 인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이미 돌 무렵부터 머리가 빠지고 주 름살이 생기는 등 여느 아이와는 달리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늙어 가는 증상을 보였다고 하네요. 정밀 진단 결과 프란지는 프로게리 아라는 조로병에 걸려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프로게리아는 전세계 적으로 23명의 환자만이 보고된 희귀한 조로병으로, 이 병에 걸리면 생물학적인 나이를 실제보다 10배 정도 빨리 먹게 된다고 합니다. 프란지는 열여섯 살이지만, 머리카락은 이미 다 빠졌고 피부는 종잇 장 같으며, 또래들과 어울려 축구를 하는 대신에 매일 위궤양 치료 약을 먹으며 심장병과 류머티즘과 저혈압으로 고생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조로병은 유전자에 개체에 대한 일정한 수명 패턴이 정해져 있던 상태에서, 그것이 고장날 경우(로스 오브 펑션Loss of function, 어떤 유전자가 기존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것) 갑자기 사이클이 빨라져서 생기는 병입니다. 이에 착안한 사람들은 유전자의 이상으로 빨리 늙어서 죽어버린다면, 역으로 이 유전자의 기능을 증가시킨다면(게 인 오브 패션 Gain of function, 유전자의 이상으로 전에 없던 기능을 가 지게 되는 것) 오히려 수명을 연장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는 실제로 행해져서, 예쁜꼬마선충이라는 작은 선 충(蟲)을 이용한 실험에서, 이것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면 이 녀석은 다른 것보다 두 배 이상 오래 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사람들은 노화의 신비가 풀린 것이 아닌가 흥분 했었지만, 그것도 잠시뿐, 이 개체가 오래 사는 것은 늙는 것이 저해 되어서가 아니라 다른 놈들보다 자라는 속도가 두 배 느리기 때문이 었습니다. 생체 시계가 전체적으로 두 배 느리게 가는 것이니 진정 한 의미의 노화를 저지한 것은 아닙니다. 생각해보세요, 어른이 되 는 데 20년이 아니라 40년이 걸린다면 80세까지가 아니라 160세까지 시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이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되었고, 그 중 베르너 증후군은 어떤 경로로 일찌감치 노화 현상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과학 전문 저널 <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이 논문을 발표한 텍사스 대학 의 이성근 박사에 의하면 베르너 증후군의 원흉은 인간의 8번 염색 체에 있는 DNA 헬리카제라고 해요. DNA가 이중 나선 구조로 꼬여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을 거 예요. 세포가 분열하게 되면 DNA도 복제가 되어서 두 개로 나누어 져야 되는데, 이렇게 꼬여 있으면 복제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세포 속에는 헬리카제라는 효소가 존재하여 얽히고 설킨 DNA 가닥 들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이렇듯 헬리카제가 산발한 머리카 락을 빗질하듯 DNA를 잘 풀어주면 DNA 중합효소가 이들을 복제해 서 똑같은 DNA 이중나선을 두 개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베르너 증후군 환자에게서는 이 헬리카제가 망가져 있다 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따라서, 세포가 제대로 분열할 수가 없죠. 살아가다 보면 세포는 여러 가지 자극과 스트레스를 받아 죽게 되 고, 그 자리를 새로 분열한 세포가 채우는데, 나이가 들면 이 재생능 력이 점차 떨어지고 제대로 재생되지 않아 결국엔 죽게 되거든요. 베르너 증후군 환자의 경우, 사춘기부터 이런 현상을 보이게 되어 결국 세포는 작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그것을 해소하지 못하고 약해 지다가 죽어버리죠. 세포 하나하나의 죽음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것이 전체적으로 이어진다면 결국 개체는 죽게 됩니다. 이 경우, 유전자의 기능 자체가 노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며, 우리가 노화방지를 위해 하는 모든 노력들은 아무 효과가 없답니다. 이미 유전자 속에 '넌 몇 살까지만 살다가 죽어라'라는 것이 정해져 있는 걸요. 그러나 노화의 원인에 대해서는 팽팽하게 맞서는 여러 가지 가설 이 있습니다. 그들의 골자는 '수명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환경 요인들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유동적이다. 따라서, 노력 여하 에 따라 노화를 저지시킬 수 있고, 수명 연장도 가능하다' 라는 것이 죠. 노화와 수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입장인 셈인데, 이쪽에서 주 장하는 바도 만만찮기에, 게다가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말은 솔 깃하게 들리므로, 다음 장에서 이 부분에 대해 좀더 알아봅시다.
관련사이트
베르너 증후군 http://www.ncbi.nlm.nihgov/disease/Werner.html
프로게리아 홈페이지 http://www.progeriaresearch.org
이성근 박사 논문
「Requirement of yeast SGS1 and SRS2 genes for replication and transcription
매미가 된 티토노스
새벽의 여신 에오스는 늘 불행한 사랑을 했어. 왜냐하면 에오스가 미와 사랑을 관장하는 아프로디테의 정부인 아레스와 사랑을 나누다 여신의 미움을 받았기 때문이지.
비록 불장난을 저질렀지만, 에오스가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은 트로이의 왕 티토노스, 즉 인간의 남자였어, 티토노스를 보자 한눈에 반한 에오스는, 그를 자기 궁전으로 데리고 가서 결 혼을 했지. 그렇지만 영원한 삶을 약속받은 자신과는 달리, 인간인 티토노스가 죽음을 맞이할 것이 두려워진 에오스는 제우스에게 티토노스를 불사신으로 만들어줄 것을 부탁했어, 제우스 가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었지만, 얼마 후 에오스는 티토노스가 눈에 띄게 쇠약해지는 것을 깨 닿았어, 머리칼이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변하고, 피부가 늘어지면서 주름투성이가 되어갔어
에오스는 제우스에게 영원한 음을 함께 부탁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 지나가버린 시간은 신조차도 돌려놓을 수 없었으니까 티토노스가 서서히 늙어가다가 결국 건조한 껍질이 되어버리자. 에오스는 그를 자기 궁전의 한방에 가두고 청동 문을 잠갔어. 그리고 에오스는 영원히 죽지는 않지만 한없이 늙어가는 그가 끊임없이 노래를 불러 자신을 가 쁘게 해주고, 해이다 남은 입질을 맺도록 하기 위해 그를 매미로 변신시켰어
6. 노화에 대한 이야기
누구든 세상에 태어나면 늙고 죽어가는 것, 이는 모든 생물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섭리라 여겨져왔습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영원 한 젊음을 갈구했고, 불로불사(不老不死)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인류 의 염원이었지요. 진시황은 '불로불사'를 위해 500명의 동남(男) 과 500명의 동녀(童女)를 희생시키기도 했지만, 그조차도 노화와 죽 음의 운명을 피할 수는 없었죠. 앞에서는 노화가 일어나는 유전적 원인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아 번에는 노화를 일으키는 환경적 요인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현 대 의학은 이제 노화를 생명체가 가지는 어쩔 수 없는 노쇠 현상이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노 희가 운명이라면 순응할 수밖에 없지만, 만약 질병이라면 이에 대처 해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죠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들은 찾아냈죠
첫째, 소모설이 있습니다. 이것은 생 체를 기계에 비유하는 것이죠. 기계도 오래 쓰면 부품이 마모되고 접합부가 낡아서 고장이 잦아지는 것과 같이 인 간도 세월의 흐름에 부대끼다 보면 아 무래도 여기저기가 낡고 삐걱대기 마련 인데, 그게 바로 노화라는 것이죠. 생체 를 너무 오래, 그리고 험하게 쓰면 가동 율이 떨어져서 늙어버리고 결국은 죽게 된다는 것이 이 주장의 요지 입니다. 이 학설은 그럴듯하긴 한데, 기계와 달리 생체는 고장이 일 어나면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재생 능력이 있다는 것을 완전히 무시 하고 있습니다.
둘째로는 생체 에너지설이 있습니다. 이것은 유전자 운명설과 일 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도 한데, 생체는 태어날 때 이미 어느 정도 의 한계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에너지를 빨 리 써버리면 빨리 늙어 죽게 되며, 적게 쓰면 그만큼 수명이 길어진 다는 것이지요. 곤충이나 파충류들의 경우,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는 대사율을 극도로 떨어뜨려 생명을 연장하곤 하지만 실제로 활동을 시작하면 고작 며칠, 또는 길어야 몇 달 후엔 생명을 소진해 죽어버 리는 종류가 많아서 이 가설을 뒷받침해줍니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 에는 예외가 많아서 확실하지 않은, 말 그대로 '가설' 입니다. 특히 사람이 가지고 태어난다는 한계 에너지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으니까요(인간의 경우에도, 2m 이상의 지나치게 키가 큰 사람이 키가 작은 사람보다 수명이 짧다는 통계가 나와 있긴 합 니다만).
셋째가 DNA 에러설입니다. 우리 몸의 세포는 끊임없이 분열을 합니다. 분열할 때마다 DNA 역시 복제되는데, DNA의 염기쌍은 각 염색체마다 적게는 5천만 개에서 많게는 2억 5천만 개쯤 존재합니 다. 물론 DNA 합성 효소의 에러 발생율은 1천만분의 1 정도로 낮은 데다가 프루프 리딩(proof reading)이라고 하여 복제상의 에러 발생 을 다시 확인하여 고치는 기능도 갖고 있지만, 워낙 많은 숫자를 복 제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에러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세포 분열 횟수도 늘어나고, 그 만큼 DNA상에 에러가 많이 축적되므로 결국은 그 스트레스를 이기 지 못하고 세포가 죽게 되고, 그만큼의 수명이 정해진다는 것입니 다. 또한 이런 DNA 에러들은 담배나 석면, 탄 음식 등에 섞여 있는 발암 물질, 각종 공해 물질, 방사선 등 외부의 해로운 물질에 많이 노 출되면 훨씬 늘어나게 되는데, 이런 물질에 되도록 적게 노출되면 그만큼의 DNA 에러를 줄일 수 있어서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담배를 끊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생식을 하면 건강해져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말은 이 설 에 근거를 둔 이야기입니다.
넷째가 한동안 유명했던 '유해산소설 /활성산소설 인데 이것은 활성화된 유리 기 산소가 체내의 단백질을 산화시켜서 세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주장입니다. 이 유해산소설을 유포 시킨 건 화장품 회사인데, 여러분들도 TV에서 예쁜 모델들이 '유해 산소로부터 피부를 보호' 한다거나, '유해산소를 막아서 잔주름을 예 방 한다는 화장품들을 들고,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을 보셨을 거예 요.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으세요?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질인 산 소 없이는 단 1분도 견디기 힘든데 이렇게 중요한 기능을 하는 산소 때문에 사람이 늙고 죽게 된다구요?
이는 바로 산소 자체가 가진 엄청난 결합능력을 두고 하는 말입 니다. 학자들은 아마도 원시 대기에는 산소가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 합니다. 원시 대기는 주로 수소, 메탄,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여기에 번갯불에 의한 방전이 일어나면서 유기물 이 생성되어 생명의 기원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1953년 밀러의 실험 으로 증명되었죠. 여기서 생성된 코아세르베이트 같은 원시 세포체 들의 생존과 번성을 위해 더 많은 유기물의 합성이 필요했습니다. 진화의 모든 과정이 그렇듯 원시 세포체들은 주변의 환경을 이용해 생존환경을 터득했습니다. 그들이 태어난 곳은 바다였고,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는 풍부했지만 산소는 없었으며, 태양의 직사광선은 그 대로 지구로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물과 이산화탄소와 태양, 뭐가 떠오르세요? 네, 이들은 바로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과정에 꼭 필요 한 요소들이랍니다. 아마도 원시 지구의 환경에서는 물과 이산화탄 소와 태양빛을 이용해 광합성으로 유기화합물을 합성하는 남조류 등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여기서 잠깐 광합성의 기본 공식을 간단히 설명하면,
물 + 이산화탄소 –(빛) --> 포도당 + 산소
H2O + CO2 –(빛)à CH2O + O2
산소는 원래 광합성 생물들이 포도당, 즉 유기물을 합성할 때 생 성되는 부가 생성물이었습니다. 세포 내 대사 과정에서 물(HO)을 분해하면 필연적으로 산소가 발생되게 마련이거든요. 산소는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대기 중으로 날아가서, 지구상에 산소 가 점점 축적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산소를 사용할 생각 은 못했죠. 산소는 독성이 무척 강하거든요. 생물이 대사할 때 생기 는 유리기(free radical) 형태의 반응성 산소종(reactive oxygen spieces)은 다른 물질과 결합하려는 성질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발 생 즉시 주변 물질, 특히 단백질과 결합하여 물질을 산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산화는 뭘까요? 금속이 산화되면 녹스는 것이고, 단백질이 산화 되면 부패하는 것이죠. 따라서, 초기의 미생물들은 산소의 이런 어 마어마한 독성을 이겨낼 수가 없었기 때문에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 광합성이나, 혐기성 화학합성으로 에너지를 얻어 생존할 수밖에 없 었습니다. 그러나 광합성 생물들이 점점 늘어나서 이산화탄소를 먹 어치우고 산소를 발생시키니, 산소는 자꾸만 늘어나서 결국에는 대 기의 20%나 차지하게 된 반면, 이산화탄소는 겨우 0.3%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또한, 산소는 독성이 강한 만큼 에너지 활성도 높기 때문에 생물체 중에는 이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기체를 이용하려는 시도가 생겨났습니다. 지구상의 생물들은 이제 안전하지만 에너지가 모자란 상태에서. 좀 위험하지만 풍부한 에너지를 누릴 수 있는 산소를 이용하는 방법 을 써보려고 시도하게 됩니다. 결국 생물들은 산소의 독성을 제거하 면서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자체 방어 시스템을 가지도록 진화하는 데, 그게 바로 에스오디(SOD, superoxide dismutase)라는 물질입니 다. 이들은 주 구성물질로 아연(Zn)이나 망간(Mn) 등을 가지므로, 이에 따라 ZnSOD, MnSOD 등의 종류가 있습니다. 이들의 주요 역함은 세포 내 대사 과정에서 전자전달계에 사용하고 넘치는 유리가 산소가 다른 물질과 결합하여 산화시키기 전에 이들과 결합하여 안정한 형태로 바꾸어 독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SOD의 역할이 제대로만 이루어진다면 생물체는 산소를 마음놓고 이용하여 많은 에너지를 생성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지구상의 생물 중에서 산소를 호흡하여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은 이 SOD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유해산소(유리가 산소)는 그 강력한 산화 작용으 로 인해 주변 세포들을 파괴합니다. 유해산소는 대사과정 중에 자연 스럽게 발생하긴 하지만, 공해물질, 담배, 과도한 약물복용, 화학처 리가 된 가공식품 따위의 '이물질'이 많이 들어가면 유해산소가 더 많이 만들어집니다. 왜냐구요? 이물질이 들어오면 아무래도 우리 몸 의 화학 공정이 교란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우리 몸의 세포는 이물질을 처리하기 위해 장기간 가동을 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대사과정의 부산물인 유해산소도 필요 이 상으로 생성됩니다. 또한 과식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유 해산소가 많이 발생합니다. 많이 먹으면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생산 하게 되기 때문에 유해 산소의 양도 늘어납니다. 따라서, 소식을 하 는 것은 생체를 덜 늙게 하고 생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생쥐 실험에서 보면, 일반 음식 섭취량의 70%만을 먹인 쥐는, 다른 쥐에 비해서 1.5배를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오래 살고 싶으면, 유해산소를 피해야 하고, 그 해악을 줄이 려면 과식을 삼가며, 오염 물질이나 매연에서 벗어나고, 스트레스를 피하며, 적당한 운동을 하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즐기면 됩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불변의 진리인 것은 어쩔 수 없네요. 다른 건다 제쳐두고서라도 그저 즐겁게 사는 것은 어떨지. 즐겁게 하루를 지내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수명은 연장된다고 하죠. 너무 얼굴 찡그리지 마 세요. 오랜 진화 끝에 애써 얻은 SOD가 효능을 발휘하지 못할지도 모르잖아요?
관련 사이트
노화와 활성 산소 http://biowin.kribb.re.kr/pub/62vnt2.html
부산대 노화조직 연구실 http://home.pusan.ac.kr/~hychung
SOD에 대하여 http://www.morx.com/gateway/sod.html
일러의 실험 http://www.accessexcellence.org/WN/NM/miller.html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이은희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