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ard Dawkins' "The Selfish Gene" argues that living organisms exist to pass on their genes to the next generation. In ant societies, worker ants help the queen produce sisters, which is more advantageous for spreading their genes. Additionally, the relationship between obesity and genes explains human evolution and survival strategies. Genomic imprinting shows how parental genes are expressed differently in offspring.

2장 유전자의 진화
우리는 '생존 기계다. 유전자라는 이기적인 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는 움직이는 로봇 같은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생명해를 가장 생명제답게 하는 것, 그것은 바로 종족 보존을 위한 욕구인 것입니다. 자연 에 존재하는 무생물들,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들이 아무리 생명과 비슷해 보인다. 할거라 도 그들을 생명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에게 번식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다. 그저 그들은 북묵히 견디며 낡고 부서져 갑니다. 만약 인간이 인가 생각할 수 있다. 자신의 몸을 지킬 줄 알며 스스로를 하기 위해 번식에 충할 줄 아는 피조물을 만들 이낸다면, 아마도 우리는 그것을 또 하나의 새로운 생명이라고 합니다.
개미에서 태어난 미르미돈족
아이기나라는 곳은 제우스의 애첩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지. 이에 화가 난 헤라는 아이기나에 치 명적인 역질이 돌게 해 백성들의 목숨을 모두 빼앗았어. 아이기나의 왕 아이아코스는 신에게 기도했어.
*오. 제우스 신이시여, 대신께서 아소포스의 딸 아이기나를 사랑하셨다는 사람들 말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저 같은 것을 아들로 용인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신다면 제 백성을 살려주시거나 저 역시 백성들과 함께 묻히게 하소서"
그랬더니 제우스는 천둥과 번개로, 그의 기도를 들었다는 징표를 보여주었지. 마침 그 옆에는 제우 스에게 봉헌한 참나무가 한 그루 있었어. 가만히 보고 있자니 개미들이 곡식을 한 알씩 물고 줄지어 참나 무 껍질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고 있었어. 그는 그 수가 엄청나게 많은 것을 보고는 이렇게 중얼거렸지. "오. 아버지시여, 저렇게 많은 신민 을 저에게 내리시어 이 텅 빈 나라를 다시 채우게 해주소서" 그날 밤 그는 꿈을 꾸었어. 꿈 속에서 낮에 본 참나무 위의 개미들이 자꾸만 커지더니 이윽고 벌떡 일어서는 게 아니겠어? 한참 보고 있자니, 그들의 몸이 불어나고, 다리가 사람의 사자를 닮아가면서 점 점 사람으로 변해갔어. 그는 그때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지. 그는 소리가 나는 곳으로 나가 봤어. 이런 세상에! 꿈속에서 본 것과 똑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왕궁 밖에 열을 지어 서 있었어. 그는 이들의 근본을 생 각해서 이들을 '미르미돈 이라고 부르기로 했지. 이 미르미돈족은 개미의 성질을 그대로 닮아 힘든 일도 잘 해내고, 한번 얻은 것은 잃지 않으며, 부지런히 모으는, 아주 근검하고 소박한 족속이래
7. 유전자의 불멸과 아이덴티티
당신은 강둑을 걷고 있습니다. 아, 저기 강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이 보이네요. 수영을 잘 한다면 뛰어들어 죽어가는 사람을 구해 내겠지만, 문제는 당신이 수영을 잘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뛰어들까요?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이 문제에 대해 명쾌 한 해답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신이 물 속으로 목숨을 걸고 뛰어들 확률은 물에 빠진 사람이 당신과 유전자를 얼마나 공유하는지에 비 례한다고, 예를 들어, 친자식일 경우에는 당신의 정자 또는 난자가 이루어낸 개체이기 때문에 당신과 정확히 유전자의 절반을 공유합 니다. 유성생식을 하는 인간의 특성상 당신의 유전자가 후세에 이어 질 수 있는 가장 근접한 개체라는 점에서 당신이 목숨을 내걸 확률 이 가장 높아집니다. 결국 인간이든 동물이든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유전자를 다 음 세대에 존속시키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리처드 도 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설의 핵심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개미 사회를 보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이미 말 했듯이 모든 개체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가능한 한 많이 퍼뜨리려는 사명감을 염색체 속에 코딩한 채 살아갑니다. 그래서 자신의 자식이 중요하고, 아이를 낳고 싶다는 본능을 가지는 거죠. 그런데 개미 사회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일개미는 자신이 암컷인데도 새끼를 낳는 대신, 어미(여왕개미)가 자매(또 다른 일개미)를 낳는 것을 목숨바쳐 돕습니다. 어째서 개미 는 이기적인 자신의 유전자가 요구하는 것을 거부하고, 이타적인 행 동을 하도록 진화한 것일까요? 과연 그 미물(微物)이 인간보다 훨씬 고등한 진화(이타적 행동은 진화의 정점입니다) 과정을 거쳤다는 것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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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개미는 알을 낳는 일을 할 뿐입니다. 여왕개미는 수개미들과 혼인비행을 마치고 땅에 내려온 후, 작은 굴을 파고 들어가서 이젠 거추장스러워진 날개를 떼어내고, 알 을 낳기 시작합니다. 알을 낳는 것은 영양분을 많이 요구하므로 먼저 떼어낸 자신의 날개 를 먹습니다. 날개를 다 먹어치운 뒤에는? 이제 먹을 것이라곤 자신이 낳은 알밖에 없습니 다. 여왕개미는 세 개의 알을 낳아, 두 개의 알을 먹어치운 뒤 다시 알을 낳아서 앞의 과정 을 반복합니다. 몇 번을 반복하면 가장 먼저 낳은 알에서 일개미가 태어납니다. 큰딸은 태 어나면서부터 할일이 많습니다. 알을 낳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엄마를 위해서 먹이를 물어 날라야 하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동생들도 건사해야 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가 지나고 동생들이 하나 둘 태어나기 시작하면 상황은 좀 나아져 이제 엄마는 딸들이 불어다 주는 먹이를 먹으며 더 이상 앞에 손대지 않고 온전히 자식들 불리기에 몰두할 수 있게 됩니다. 또 하나의 개미 왕국이 탄생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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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올시다' 입니다. 왜냐구요? 겉으로 보기에는 이타적인 행동 이 가장 이기적인 유전자의 또다른 면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미의 생식 방법부터 알아야 합니다. 개미는 인간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생식 을 합니다. 인간의 경우 하나의 체세포 내에 는 상염색체 22쌍과 성염색체 1쌍이 있어 모두 46개의 염색체가 들어 있습니다. 이에 비해 생식세포(난자와 정 자)에는 절반인 23개의 염색체가 있습니다. 난자와 정자는 서로 결 합해야만 비로소 존재가치가 있기 때문에, 각각 염색체의 절반씩을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상염색체는 남녀가 동일하지만, 성염색체의 경우 여성은 XX, 남 성은 XY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성(性)은 아빠가 결정합 니다. 엄마는 성염색체 구성이 XX라 X염색체가 든 난자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엄마의 X난자와 아빠의 X정자가 만나면 딸, 엄마의 X 난자와 아빠의 정자가 만나면 아들이 태어나게 되며, 인간의 경우 아빠가 자식의 성을 결정하게 되지만, 어쨌든 모든 인간의 아이는 엄 마의 난자와 아빠의 정자가 합쳐져서 생기므로, 양쪽 부모에게서 유 전자의 절반씩을 물려받습니다. 개미는 암컷의 경우, 염색체가 2n으로 diploid (2개가 쌍으로 존재 하는 유전자)이지만, 수컷은 입니다. 즉, 암컷의 염색체수가 수컷에 비해 두 배가 많답니다. 개미의 경우, 여왕개미가 자식들의 성을 결 정하는 능력이 있어서 자신의 난자와 수컷의 정자를 결합시키면 일개미가 태어나고, 미수정란만 처녀 생식시키면 수개미가 태어납니다. 사람의 경우, 형제든 자매든 모두 부모의 유전자의 1/2씩을 공유 하므로 1/2×1/2+1/2×1/2=2/4=1/2, 즉 같은 부모의 자식이라 면 확률적으로 1/2의 유전적 유사성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일개비 의 경우 엄마에게서 1/2의 유전자를 받고, 아빠에게서는 모든 유전자를 받게 되므로 같은 자매와의 유전자 유사성은 '1/2×1/2+ 1/2=3/4 이나 됩니다. 반면 수개미들과는 고작 1/4의 유전적 유사성만을 가집니다('1/2 ×1/2=1/4, 그래서인지 먹이가 부족하거나 겨울을 나야 할 때, 개미 사 회나 같은 모계 사회 집단인 꿀벌 사회에서는 일도 못하고 유전적 유사 성도 가장 적은 수개미나 수펄들을 대대적으로 학살하는 냉혹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따라서 암컷 일개미의 입장에서 보면 어미를 도와 자매들을 출 산케 하는 것(3/4)이 결국 자신이 직접 새끼를 낳는 것(1/2)보다 훨 씬 많은 유전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식을 포 기한 그들의 행동은 유전자 수준에서 보면 이타적인 것이 아니라 지 극히 이기적인 현상이랍니다. 또한 개미들은 자매들을 보호하는 것 이 자신의 유전자를 존속시키는 데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알기 때문 인지 집단을 위해서 자신을 종종 희생합니다. 그들에게 개체의 존재 유무는 집단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개미 사회의 일원들은 마치 하나의 유기체를 이루는 세포와 같아서 인간의 몸 한 군데에 종양이 생기면 전체를 위해 그 부위를 도려내듯 집단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던집니다. 그들에게는 각각의 아이덴티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불멸을 위한 전체만이 존재할 뿐. 먼 옛날, 지구상의 생물들이 모두 단세포로 이루어져 있을 때 그 들에게 생명은 영원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끝없이 분열하여 영원 히 존재하는 대신 각자의 특성은 따로 없었습니다. 생물이 진화를 거듭하며 성(性)을 가지게 되고 서로의 유전자를 섞어서 새로운 개 체를 탄생시킴과 동시에 그들은 불멸성을 반납하고 죽음이란 생명의 단절을 숙명처럼 받아들입니다. 아이덴티티를 획득하는 대가로 불멸의 생명을 포기한 선조들, 그 들 덕에 인간은 유한한 삶을 살게 되었으나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독특한 개체가 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인간은 진화의 정점에 서 있습니다. 인간은 때로는 유전자를 존속시키고자 하는 행동을 포기하고 자식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유전자 존속의 이유가 아님 에도 이타적인 행동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회는 인간 행동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전체주의적 행동 양식을 보여줍니다. 국가와 민족에 충성하고 사회 에 충실한 사람들, 개미처럼 전체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 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양성해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인간의 개성이란 그 아이덴티티를 획득하기 위해 불사의 생명을 버릴 정도로 소중한 것인 만큼 누구의 개성이든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세상이 각박해진다고 개탄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러나 진정한 개인주의가 이 땅에 존재한 적이 있었는지 의심해봅시다. 전체주의를 표방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단순한 세포 수준으로 생각하고 말 잘 듣는 운동기관쯤으로 여겼던 것은 아니었는지를 말이죠.
관련사이트
진화론자들의 세계 http://my.dreamwiz.com/korean@3
동아대학교 생물학과 박인호 교수 http://home.donga.ac.kr/~ihperk/lecture
(과학동아) 이타적 유전자, 서평
http://www.dongascience.com/education/book view.asp?no=259
참고 도서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을유문화사)
「이타적 유전자, 매트 리들리(사이언스북스)
스스로를 먹어치운 에리직톤
에리직톤은 데메테르 여신을 섬기던 요정을 욕보인 죄로 그만 여신의 진노를 사고 맡았어. 여신의 저주로 기아의 고통에 시달리게 된 그는 자면서 먹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에리직톤은 자연서도 입맛을 다시고, 이빨을 갖고, 음식을 삼키는 시늉을 했더라는 거야. 음식 대신에 바람 만 잔뜩 들이마셨겠지만 말이야.
잠에서 깨어난 에리직톤은 미칠 것 같은 시장기를 느끼면서 정신없이 음식을 찾았어. 그는 하인들에게 땅과 하늘, 물에서 나는 먹을 것들을 닥치는 대로 장만해 오라고 명했대, 하인들이 대.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시장가를 느꼈으니까. 음식을 차려놓았는데도 그는 배가 고프다고 죽는 소리를 했고, 먹으면서도 음식을 더 장만하라 고 소리쳤지. 한 도시, 한 나라의 사람들을 능히 먹일 수 있는 음식도 그에게는 모자랄 정도였대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시장기를 느꼈으니까
에리직톤의 재산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갔지만, 그에 비례해서 그의 허기는 점점 더 심해졌 어. 급기야 그는 애지중지하던 말까지 노예로 팔아서 먹을 것을 사들였지. 그러던 어느 날, 준비 된 음식을 다 먹고도 성에 차지 않았던 에리직톤은 제 팔다리를 먹기 시작했어. 결국에는 그것 도 모자라 제 몸을 모두 뜯어먹었지. 그렇게 스스로를 모두 먹어치우고 나서야 에리직톤은 꿈 찍한 저주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지.
8. 비만과 유전자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브리짓은 고민합니다. 데이트 중 에 있을지도 모르는 핑크빛 일탈을 위해 섹시한 팬티를 입을 것이 냐. 아니면 툭 튀어나온 똥배를 감추기 위해 체형 보정용 속옷을 입 을 것이냐를 두고요. 이 부분에서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비단 브리짓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요즘 들어 비 만은 거의 '죄악' 취급을 당하거든요.
개그우먼 이영자 씨가 체중 감량에 성공한 것이 수술에 의한 것 인지, 아니면 식이요법과 운동에 의한 것인지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가 하면, 모든 여성 잡지는 매달 다이어트에 대한 기사를 단골 메뉴 로 삼고, TV 프로그램은 아예 뚱뚱한 사람들을 모집해 그들이 어떻 게 고통을 참아가며 살을 빼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하는지를 다분히 사디즘적인 시각에서 보여줍니다. 여기서 다이어트에 대한 획기적 인 이야기를 바라시는 분들에게는 안됐지만, 운동도 하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다 먹으면서 살을 뺀다는 것은 절 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두세요. 우리의 몸은 정직합니다. 먹은 만큼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으면 살이 찌고, 섭취한 열 량만큼 소비하면 살은 찌지 않습니다. 물론 아주 가끔은 신체 대사율이 떨어져서 먹는 것에 비해 유난히 살이 쉽게 찌는 특이 체질 도 있긴 합니다만, 어쨌든 '다이어트 광풍(狂風)'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우리 사회는 살을 빼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좀더 근본적인 문제로 넘어가봅시다. 왜 우리는 이렇게 쉽게 살이 찌는 걸까요? 서울대 동물행동생태학의 최재천 교수님은 모 일간지 칼럼에 이 렇게 쓰셨더군요. 어떤 생명체도 아침에 눈뜨자마자 게으르게 누워 서 먹이를 먹을 순 없다고, 백수의 왕 사자라도 고픈 배를 움켜쥐고 사바나를 뛰어다니며 먹잇감을 잡아야 합니다. 게다가 먹이가 늘 쉽 게 잡히는 것도 아니지요. 자연의 삶에 있어서 굶주림은 일생의 동 반자이며, 허기와의 싸움은 목숨을 건 사투입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지방을 몸에 축적할 수 있다는 건 매우 중 요한 형질이었을 겁니다. 1g당 자그마치 9Kcal나 되는 열량을 내놓 는 지방을 몸에 축적하는 건 기아의 여신의 잔인한 손길에서 벗어나 는 피난처가 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우리의 유전자는 존속을 위해 지방을 축적하기 쉬운 구조로 개체를 진화시켰을 것이고 또는 지 방 축적이 용이한 존재들만이 자연 선택되었을 것이고 지방 축적 이 잘되는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당연한 순서였겠죠. 나트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체내 수분 함유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트륨에 대한 친화도 역시 높은 것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세월은 흘러흘러 인간의 지능이 발달하고 생산성이 높아 지면서 식량 문제는 더 이상 절박한 것이 아니게 되었죠. 물론 아직 도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어 가는 제3세계 사람들도 있고, 밥을 굶는 결식 아동들도 남아 있지만, 일단은 이 논의에서는 제외하기로 하 죠. 인간은 아침에 눈뜨자마자 아침을 먹고, 그 에너지를 채 소비시 키기 전에 또 음식을 섭취하죠. 과거와 비교해 보면 음식 섭취량은 늘었는데도, 운동량은 현저히 모자랍니다. 아직 우리의 유전자는 지 방과 나트륨에 대한 친화도가 높은 편인데, 이제 이런 음식들은 넘 쳐납니다. 지방이 듬뿍 들어 있어 부드럽게 씹히는 삼겹살, 기름에 튀겨 바삭바삭 짭짤한 감자튀김, 크림과 설탕과 버터가 양껏 들어간 케이크와 쿠키와 아이스크림........ 우리의 혀는 이런 음식을 아주 좋아하는 한편, 우리의 몸은 게으르게 늘어지는 것 또한 언제나 환영합니다. 이런 생활을 지속하다 보 면 살이 안 찔래야 안 쩔 수가 없죠. 하지만, 이 정도쯤이야 애교로 봐줄 수 있는데도 '살' 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뚱뚱한 몸을 죄악시하 는 사회 분위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다이어트와 연관된 산업은 절 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겠어요. 살을 찌게 만드는 주원인 은 피하에 필요 이상으로 엉겨 붙은 지방 때문이라는 것이 알 려진 후, 지방은 살빼기의 집 중공략 대상이 되었습니다. 현 재 시판중인 살빼는 약 '제니 칼은 섭취한 음식에서 지방이 흡수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 밖에도 홈쇼핑 프로에 단골로 등장하는 지방을 제거하고 포 유소 정제들, 원푸드 다이어트, 핀란드식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만감을 느끼게 한다는 각종 섬 물 다이어트 등의 수만 가지 식이요법, 밴드 요법, 경락 요법, 침술., 운동 처방에 사우나, 심리 치료에 지방 흡입술까지 사람들이 살을 빼 기 위해 들이는 노력은 눈물이 날 만큼 처절합니다. 물론 정상보다 체중이 더 나가면 움직임도 둔해지고, 무릎이나 발목뼈에 무리가 올 뿐 아니라, 각종 성인병의 발병 확률이 더 높아 지기는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이 사회는 정상 체중보다 더 마른 몸을 요구하며, 살이 찐 것을 게으름과 저급합의 소치로 몰아붙입니다. 심지어는 뚱뚱한 것을 자신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다 고 받아들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도대체 살찌는 것을 그렇게 싫어하는 이유가 뭘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조금 다른 시각, 즉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자 합니다. 요즘은 과거에 비해 미(美) 의 기준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과거에는 통통하고 부드러운 몸이 인기가 있었다면, 현대 사회에서는 늘씬한 팔다리와 군살을 허용하지 않는 몸이 각광을 받고 있지요. 즉, 현대 사회에서 는 지방 축적 능력이 없는 체격이 선호되는 것입니다. 동물 세계에서 아름다움은 철저히 유전자에 종속됩니다. 즉, 자 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곧 아름다 움'이지요. 공작의 꼬리깃은 색깔이 선명할수록 건강 상태가 좋고, 기생충의 침탈에 강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뿔이 크고, 엄니가 튼튼하며, 발톱이 날카로울수록 적으로부터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 유전 자의 영속력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강한 유전자를 지 닌 개체가 곧 '아름다운 개체와 동의어로 받아들여지죠. 인간 세계 도 그리 다를 바 없습니다. 모네나 르느와르의 그림에 나오는 터질 듯 통통한 몸매의 여인들을 기억하시나요? 하지만 당시 대부분의 여 성들은 극심한 영양실조로 누렇게 뜨고, 결핵에 걸려 바싹 말라 있 는 게 보통이었기 때문에, 풍만한 여성이 '우성' 이었습니다. 그래야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임신과 출산과 수유와 육아를 해낼 수 있었 올테니까요. 지금의 인간 사회는 어쩌면 과도기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듭니 다. 이제 선진국에서는 더 이상 굶주림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습 니다. 유전자도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각성하는 것이 아닐른지........ 이대로 지방을 축적하는 능력이 뛰어난 개체만을 남겨둔다면 곧 넘 쳐나는 지방덩어리에 깔려 죽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요?
자, 이제 유전자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다시 형질을 솎아 내야 할 필요성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미에 대 한 기준, 즉 성적 매력의 기준을 바꾸는 것입니다. 요즘 사회의 전반 적인 경향은 표준 체중보다도 가벼운, 마른 사람을 선호합니다. 즉, 지방 축적 능력이 결여된 개체를 선택하는 것이지요. 이러다가 인류 는 아무리 먹어도 절대로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의 사람들만이 자연선 택되는 건 아닐까요? 미래사회를 그린 영화 <가타가>에 나오는 사람 들은 모두 키가 크고 늘씬합니다(그래서 주인공이 잘 빠진 몸과 깎은 듯한 얼굴로 대변되는 우마 서먼과 주드 로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몸 이 아름답다고 여기면서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솎아나가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관련사이트
제니칼 제조원, 로슈사 http://www.roche.com, http://www.roche.co.kr
최재천 교수의 홈페이지 http://plaza.snu.ac.kr/~biology/behavior/professor.html
<브리짓 존스의 일기> 홈페이지 http://bridgetjonesdiary movist.com/film
헤라클레스의 죽음
이윽고 불길은 힘을 얻어 사방으로 혀를 날름거리면서 그 불길을 두려워하지 않던 영웅의 사지를 태우고, 그 불길을 가볍게 여기던 영웅의 몸을 태웠다. 천궁의 신들이 지상의 왕자였던 헤라클레스의 죽음을 애석하게 여기자 제우스 대신은 이런 말로 그들을 위로했지.
"슬픔에 잠긴 그대들의 얼굴을 보니 내 마음이 흡족하오. 그러나 그대들이 온 마음으로 슬 피해야 할 일만은 아니오. 저 오이타 신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두려워하지 마시오. 모든 것을 정 복한 헤라클레스는 그대들이 바라보고 있는 저 불길까지 정복할 것이오. 저 헤파이스토스의 권 능이 태울 수 있는 것은 저 아이가 제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뿐이라오"
신들은 모두 제우스의 말에 갈채를 보냈대 헤파이스토스가 헤라클레스의 몸에서 불에 탈 수 있는 것을 모조리 털어내자 이 영웅의 향상은 그를 대났다지.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은 하나 도 남아 있지 않은 영웅의 모습, 오로지 아버지 제우스에게서 받은 것으로만 이루어진 영웅은 뱀이 낡은 껍질을 벗듯이 필멸의 육체를 벗고 불사의 몸으로 거듭났던 거지.
9. 유전자 각인
아기가 태어나면 사람들은 흔히 그 얼굴을 보며 눈은 아빠를 닮 았네. 코는 엄마를 닮았네 하며 아기가 부모 중 누구를 닮았는지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엄마의 난자와 아빠의 정자가 절반씩의 유전자를 가지고 합체되어 아이가 태어나기에, 갓난아기가 부모를 닮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정말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꼭 자로 잰듯 절반씩만 유전되는 걸까요? 때로는 엄마, 아빠 중 한쪽만 닮은 아이 도 태어나잖아요. 그렇다면 엄마한테서만, 또는 아빠한테서만 유전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대표적인 것은 성염색체상에 있는 유전자들입니다. 성염색체는 여자는 XX, 남자는 XY 형태를 띠기 때문에 다르게 유선될 수밖에 없어서. 이런 성염색체상에 존재하는 유전자들은 부모 중 어느 한쪽 에서만 유전물질을 받게 되는 것이죠. 성염색체를 제외한 나머지 염 색채들을 상염색체라고 하는데, 원칙적으로 아빠와 엄마에게서 똑같은 것을 받아서 쌍을 이루기 때문에 어느 쪽이 아빠 것인지 어느 쪽 이 엄마 것인지 상관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유전 자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수는 적지만, 상염색체상에서도 엄마 쪽인지 아빠 쪽인지를 구별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것이 최근 유전학 에서 밝혀졌답니다. 바로 '지노믹 임프린팅(Genomic Imprinting)' 이라는 것이죠.
지노믹 임프린팅,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유전적 인식 복사(遺傳的認識 複寫)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똑같이 생긴 상염색체상의 유전자 를 부계와 모계로 나누어 인식해서 특정 유전자를 발현하거나 억제 하는 유전 방식을 일컫는 것이죠. 쉽게 말하면 엄마와 아빠의 유전 자가 똑같이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이건 아빠의 것, 저건 엄마의 것, 하는 식으로 유전자를 구별하여 같은 유전자임에도 어느 쪽에서 왔 는지에 따라 기능을 제대로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사실 지노믹 임프린팅이 적용되는 유전자는 겨우 20~30종이기는 하지만, 그 진화적 방식이 매우 흥미로워서 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노믹 임프린팅은 유전병을 연구하던 중 우연히 발견되었습니 다. 유전병 중에 프래더-윌리 증후군(Prader-Willi Syndrome)과 안 젤만 증후군(Angelman Syndrome)이 있습니다. 프래더-윌리 증후 군은 성격장애와 지능장애, 학습장애, 그리고 도벽과 폭력성향을 보 이는 유전병의 일종이며, 안젤만 증후군은 '천사'라는 별칭에 걸맞 게 낮은 지능으로 인한 멍한 표정과 천사처럼 늘 웃는 듯한 표정이 특징인 유전 질환입니다. 이 두 질환은 서로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기에 이름도 다르게 붙여져서 보고되었고, 각각 다른 질환으로 인식 되었습니다. 그러나 20세기 말, 분자생물학적인 기법이 발전되면서 이 병을 일으키는 고장난 유전자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 하여 학자들은 당장 이들의 유전적 결함을 찾아나섰는데.
세상에나....... 이 두 질병의 원인이 모두 똑같은 유전자가 고장 났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학자들은 고민했어요. 실험 을 잘못한 것인지, 똑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유전자인지, 혹 시 누군가가 자신들을 음해하려고 공작하는 것은 아닌지 등등....... 하지만, 아무리 실험에 실험을 거듭해도 두 유전병을 일으키는 유전 자는 같다는 결과만 반복되어 나왔습니다. 자,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학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연구한 끝에 발견한 유일한 차이라면, 프래다-윌리 증후군은 아버지 쪽의 유전자가 잘못된 것이고, 안젤만 증후군은 어머니 쪽의 유전자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떻 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서로 똑같아서 한 쌍을 이루는 상염색체 도 부모 중 어느 쪽에서 왔는지가 중요하단 말이야? 그렇다면 남자 와 여자에게서 서로 다르게 발현되는 유전자가 또 있을까? 과학자들 은 한다면 합니다. 그들은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사람들이거든요.
정자(n)+난자(n)=수정란(2n)? 그럼, 정자 2개나 난자 2개를 끼리끼리 더해도 2n이잖아? 그럼 이 상태로는 발생이 안 될까?
실제로 그들은 정자와 정자 또는 난자와 난자를 서로 더해서 2n 을 만들어 핵을 땐 난자에 이식해 발생을 진행시켜 보았죠(이런 인공 복제를 하는 과정과 같은 핵치환 기술을 이용했습니다). 그랬더니 결과가? 신기하게도 둘 사이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정자 두 개를 결합 시킨 경우에는 크기가 지나치게 커지고 근육이 비대해져 통제가 불 가능하도록 마구 자라나는 반면, 난자 두 개를 결합시킨 경우에는 제대로 자라지도 않을 뿐더러 허약해서 쉽게 죽어버리는 거예요. 즉 정자 혹은 난자만으로는 정상적인 개체 발생이 불가능했던 거죠. 그 렇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쉽게 생각하면, 정자에는 개체를 크게 만드는 유전자가 존재할 것이고, 난자에는 반대로 크기를 작게 하는 유전자가 존재할 것같지만, 정자와 난자는 성염색체를 제외하 고는 서로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 생각은 틀렸죠. 그 렇다면 나머지 가능성은? 정자든 난자든 크기를 크게 하는 유전자와 작게 하는 유전자가 동시에 존재하지만, 크기를 크게 하는 유전자는 남성에게서, 크기를 작게 하는 유전자는 여성에게서 우성으로 발현 된다고 생각할 수밖에요.
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식으로 유전이 진행되어 왔을까요? 그 이 유를 밝히기에 앞서 다른 실험 이야기를 하나 하고 넘어가지요. 어 느 날, 과학자들이 여느 때처럼 쥐를 대상으로 유전 실험을 했는데, 특정 유전자가 고장나면 태어난 새끼들이 얼마 못 살고 죽는 것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새끼들에게 뭔가 이상이 있으려니 하고 검사를 했는데, 그들은 별 이상이 없었죠. 정상인 새끼들이 자꾸 죽어나가 자 의아해진 과학자들은 아직 숨이 붙어 있는 같은 어미에 에서 난 형제들을 다른 유모에게 넘겨주었지요. 그랬더니 새끼들이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자라는게 아니겠어요? 살펴본 결과, 이상은 새끼에게 있는 게 아니라, 어미 쪽에 있었대요. 어미가 낳아놓기만 하고, 새끼에게 젖도 안 물린 채 내버려둔 것 이었어요. 포유류 새끼는 어미의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돌보 지를 않으니 당연히 얼마 못 살고 죽을 수밖에요. 여기서 학자들은 모성애도 유전자가 지배하는 행위의 일종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 다. 모성애라는 지고지순한 감정도 고차원적인 수준이 아니라, 더욱 근원적인 유전자 수준에서 이미 관할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에요. 왜 이렇게 지겹게 모성애 유전자를 이야기하느냐구요? 이 모성 애를 유발하는 유전자 역시 지노믹 임프린팅의 대표적인 예거든요. 그럼, 모성애 유전자는 엄마, 아빠 중 어느 쪽에서 온 것이 효력을 발 휘할까요? 재미있게도 모성애 유전자의 근원은 아빠랍니다. 수컷의 경우, 자신의 새끼가 어디서 태어나서 어떻게 자랄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번식기가 되면 한 번 만나서 사랑을 나누고 헤어지면 남남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기적인' 유전자는 어떻게든 증식하려 하기 때문에 자신의 새끼를 키우고, 그놈이 제 구실을 할 만큼 잘 자 라서 널리널리 새끼를 퍼뜨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미의 보 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유전자는 알고 있었던 거죠. 앞에서 이야기했던 정자와 난자에서의 크기를 관장하는 유전자 역사 이런 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수컷의 입장에서는 타인의 몸을 빌려서 태어나야 하는 자신의 새끼가 크고 튼튼하고 빨리 자라 야 살아날 확률이 높지만, 암컷의 입장에서 보면 크기를 줄이고 발 육을 억제시켜도 태어날 수 있는, 생명력 질긴 새끼를 낳기 위해서 이런 방식의 유전 형태로 진화해온 것이죠. 모성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암컷의 입장에서는 태어난 새끼가 비실거리면 힘들여 키울 이유가 없습니다. 키우다 쉽게 죽을 수 있 으므로 굳이 정성을 들일 필요가 없죠. 대개의 포유류 암컷들은 새 끼를 키우는 동안, 즉 젖을 물리는 동안은 임신이 되지 않으므로 강 한 새끼만을 골라서 키우는 게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수컷 의 입장에서는 모성애가 발동해줘야 자신의 새끼가 못 나고 덜 똑똑 하더라도 그저 엄마니까, 하는 마음에 키워줄 거 아니겠어요. 그래 서 모성애 유전자는 아빠 쪽의 것이 발휘된답니다. 암컷이든 수컷이든 유전자의 이기심이란 정말 잔인할 정도지요. 도덕적인 관념에서 생물학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자연의 세 계는 냉정하고, 한치의 동정조차 없는 세계입니다. 그곳에서 살아남 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하고, 힘을 가져야 하죠. 인간은 약자를 돌보 면서 진화의 굴레를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자연 의 굴레를 끝내 벗어나지 못하고,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자연법칙 에 종속되어 살아가게 될지, 아니면, 진화의 고리를 스스로 끊고 또 다른 '자연'을 만들어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아르고스의 눈이 공작의 꼬리에 깃들인 사연
아름다운 강의 요정 이오는 제우스의 눈에 들었다는 이유로 헤라의 진노를 사서, 그만 암 소의 모습을 한 채 눈이 백 개나 달린 아르고스의 감시를 받고 있었지. 아르고스는 백 개의 눈으 로 쉼없이 이오를 감시하고, 거친 풀을 먹이며 괴롭혔어.
애인의 이런 처지를 죽은해하던 제우스는 아들 헤르메스에게 아르고스를 잠재우고 이오 를 풀어주라고 명령했지, 잠잘 때도 한두 개의 눈은 반드시 뜨고 있는 아르고스를 잠재운 건 헤르메스가 들려준 시링크스(피리의 일종)의 아름다운 선율에 더해진 슬픈 전설이었지, 쉬링 크스의 곱고 나즈막한 가락에 드디어 아르고스의 백 개의 눈이 모두 감기자, 헤르메스는 잠시 수했지. 도 지체하지 않고 초승달 모양의 칼을 뽑아 아르고스의 목을 베어버리고는 자신의 임무를 완수 했지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헤리는 아르고스의 눈을 모두 모아 자기의 신조인 공작의 깃과 꼬리에 달아주었다. 헤라의 질투야 유명하니까 이오는 그 뒤에도 꽤 고생을 해서, 결국 제우스 가 나서서 진정시킨 뒤에야 간신히 자신의 자매들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지.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이은희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