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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에 대해]신화에서 발견한 36가지 생물학 이야기-166

Zeus, disguised as a swan, seduced Leda, leading to twins with different fathers, including Helen, who later caused the Trojan War. In the UK, a conjoined twins' separation surgery sparked ethical debates as one twin, Mary, relied entirely on the other and died after the procedure. Hephaestus, born deformed, was abandoned by Hera but became a skilled blacksmith and later returned to Olympus. Congenital deformities result from genetic and environmental factors, affecting physical and metabolic functions, with early diagnosis being crucial.

3. 레다와 아름다운 백조

 

백조로 변신해 레다를 유혹하는 제우스와 레 다의 몸에서 태어난 아버지가 다른 쌍둥이

스파르타 지방을 여행하던 제우스는 그만 정신이 아득해지고 말았어. 스파르타의 왕 틴다 레오스의 부인인 레다의 아름다움에 홀딱 빠져버린 거야. 제우스는 다시 나쁜 버릇이 발동해 이 유부녀를 유혹하기로 마음먹었어.

아름답고 정숙한 그녀에게 접근할 방법을 생각한 끝에 제우스는 커다란 날개를 가진 아름 다운 백조로 변신했어. 그리고는 유순하고 아름다운 새를 보기 위해 다가온 레다와 정을 통하 는 데 성공했지. 그러나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레다는 제우스와 관계를 맺은 그날, 바로 남편과 동침을 했거든. 그래서 그녀의 뱃속에는 동시에 두 명의 아이가 깃들이게 되었어.

시간이 지나 레다는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라는 쌍둥이를 얻었지. 두 아이는 함께 자랐 으나 운명은 서로 달랐어. 인간인 틴다레오스를 아버지로 두어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 명을 가진 카스토르와, 제우스를 아버지로 두어 불사신의 운명을 가진 폴리데우케스. , 레다 는 나중에 제우스의 딸을 하나 더 낳았다. 그 아이가 바로 저 유명한 트로이아 전쟁의 원인이 되 었다는 절세미인 헬레네라더군.

 

쌍둥이의 탄생

지난 2000, 네티즌이 선정한 세계 10대 뉴스에 영국에서 태어 난 어린 쌍둥이 자매가 뽑힌 적이 있습니다. 갓 태어난 이 어린 아이 들이 뭐가 그리 대단하길래? 조디와 메리(가명)라는 이름의 이 자매 는 바로 샴쌍둥이였 던 것입니다. 대개는 샴쌍둥이가 태어나면 그들이 '정상 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 분리 수술을 하게 되지만, 이들의 부 모는 아이들의 분리를 거부했고, 문제는 결국 법정까지 가면서 세상 사람들의 귀를 자극했 던 것이죠. 이들이 문제가 되는 것은 지금 그들이 처한 특수한 상황 때문입 니다. 두 아이 중 메리의 심장과 폐는 이미 기능을 멈춘 상태(만약 이 들이 정상적으로 분리된 채 태어났더라면 메리는 이미 죽었겠지요)로 메리는 조디의 심폐기능에 의존해서 생명을 부지하고 있습니다. 조 디의 심폐기능은 정상이긴 하지만, 언제까지나 두 사람 몫의 기능을 할 수 없기에 의사들은 이들을 이대로 두면 몇 달 못 가 둘 다 사망할 것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분리수술을 해서 건강한 한 아이라도 살려 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 교회의 신자인 쌍둥이 의 부모는아이들을 분리하는 것은 '신의 뜻'이 아니기 때문에 설사 둘 다 죽는다 하더라도 그대로 자라게 해야 한다"고 고집해 법정 문 제로까지 비화되었고, 전국민이 양편으로 나뉘어 분리수술에 대해 찬반 논쟁을 벌였죠. 격렬한 공방전 끝에 결국 영국 법원은 이 샴쌍 둥이를 분리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항소를 하겠다고 강경하게 맞서 던 부모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더이상의 제소를 포기한 채, 이들은 결국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이 수술로 인해 메리는 완전히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 문제는 한 아이를 희생시켜서 다른 아이를 살리는 것이 과연 옳은지, 현대 의학의 관점과 종교적 신념의 차이가 어떻게 충돌하는 지, 정상적인 삶이란 과연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많은 논쟁점이 하 나로 집결된 문제여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여론을 유도해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이 논쟁 속으로 뛰어들기 전에 먼저 쌍둥 이가 어떻게 해서 태어나는지 잠시 살펴보기로 하죠. 쌍둥이에는 일란성(一卵性)과 이란성(二卵性)이 있습니다. 일란 성은 한 개의 정자와 한 개의 난자에서, 이란성은 서로 다른 난자와 서로 다른 정자에서 출발합니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하나의 정 자와 난자에서 출발한 수정란이 난할을 거치다가 양극으로 갈라지 는 경우(왜 그런지 정확히는 모릅니다)가 생기게 되는데, 이 경우 유 전자형이 완전히 일치합니다.반면 이란성 쌍둥이는 두 개의 난자와 두 개의 정자에서 시작합 니다. 여성의 난소는 양쪽에서 번갈아 한 달에 한 번씩, 한 개의 난자 만을 성숙시켜 배출하지만, 늘 그런 것만은 아니고, 또한 인공적으 로 배란 유도제를 주사하는 경우 여러 개의 난자가 배출되어 이란성 쌍둥이의 비율은 높아집니다. 시험관 아기 시술시에는 확률을 높이 기 위해서 여러 개의 수정란을 한꺼번에 착상시키는 경우가 많아서 이란성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더욱 높아집니다. 생물발생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란성 쌍둥이는 별 의미가 없지요. 이란성 쌍둥이는 단지 같이 태어났다는 사실 외에는 보통의 형제자매와 유전학적으로는 다를 바가 별로 없기에 발생학적으로 비중이 주어지는 것은 유전자형이 같은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일란성 쌍둥이는 원래는 하나의 개체가 되어야 할 수정란이 둘로 나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 다. 앞의 예처럼 서로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 경우(대개 정수리, 뒷머 리, 가슴과 배, 좌골 등이 많이 붙어서 태어납니다. 단순히 피부조직만 붙어 있는 경우는 분리가 쉽지만, 앞의 메리나 조디처럼 내장기관이 하 나밖에 없는 경우는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한쪽은 정상이나 다른 쪽 은 일부만 발생하여 붙어 있는 경우(태아의 어깨에 다른 태아의 것으로 보이는 다리 한 쌍이 달려 있 거나 어깨 아래는 정상이지 만, 머리가 둘인 경우도 있습 니다), 또는 사라진 쌍둥이 (Vanishing Twin)도 있습 니다. 영화 제목으로 더 낯익 은 <배니싱 트윈>은 쌍둥 이 중의 하나가 탄생 전에 모체 속에서 사라져버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일반인이 쌍둥이를 임 신할 경우는 전체의 10% 정도라고 의학적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에는 상당히 많은 쌍둥이가 존재해야 할텐데 일란성 쌍둥이가 그리 흔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설명해주는 것이 바로 '배니싱 트윈' 이죠. 커트 베너스크 박사를 비롯해 병리학 그리고 재 생의학 교수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증언했는데, 쌍둥이가 임신될 경 우, 85% 정도가 자궁 속으로 사라져버린다고 합니다. 이런 '쌍둥이 가 사라지는 현상'은 엘리자베스라는 여성의 임신 과정을 통해 이미 1989년에 알려졌습니다. 처음 그녀의 태아를 뢴트겐 촬영했을 당시 에는 쌍둥이임이 확인되었으나, 임신이 약 4% 정도 진행되는 동안 그중 하나가 사라지고 말았죠. 그 이유는 첫째, 어머니 뱃속에서 일정한 양의 영양분을 나누어 야 하기 때문에 약육강식의 법칙이 적용되어, 쌍둥이 중 한 명이 다 른 한 명에게 흡수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임상적으로 어린아이의 몸 속에서 상대방의 흔적을 발견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태아에 게 가장 편안하고 포근한 상태라고 생각하는 자궁이 쌍둥이에게는 생존의 법칙이 작용하는 무대일 수 있습니다. 둘째는 쌍둥이 중 한 명이 자궁 속으로 흡수되는 것입니다. 한 명 이 열성 인자로 판명되고 어머니의 영양분이 선택적으로 우성 인자 에게 공급되면서 열성 인자는 자연 도태되는 현상이죠. 살아남은 나 머지 아이는 현실이자 무의식 세계인 자궁 속에서 자신의 형제를 떠 나보내는 슬픈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는 겁니다. 샴쌍둥이는 배니싱 트윈의 수준에서는 벗어났지만, 정상적인 두 개체로 발생하는 데 문제가 생긴 경우입니다. 현대 의학은 샴쌍둥이 를 단지 분리해야 하는 대상으로만 봅니다. 그들이 정상적인 인간과 다른 형태의 형제 자매로 태어났다는 이유죠. 하지만, 예전에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룬 샴쌍둥이의 의견은 사뭇 다릅니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로리와 도리라는 이름의 미국의 샴쌍둥이 자매가 40세가 되는 현재까지 서로를 자신의 일부로 여기며 보듬고 기대면 서 살아가는 이야기와 분리수술을 받은 우리나라의 유리, 유정 자매 의 이야기를 교차시켜 보여줍니다. 로리와 도리 자매는 각자의 일을 하면서 40년 간이나 함께 살고 있지만, 분리 수술 후 유리는 결국 세 상을 떠났고 유정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멀쩡한 다리를 갖고 있는 데도 걷지를 못합니다. 샴쌍둥이를 분리하여 그들이 정상적인 인간의 삶을 살 수 있는 권리를 회복시켜주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합니다만, 그들이 단지 수 술을 받아야 하는, 마치 암덩어리를 제거하듯 잘라버려야 하는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의 메리와 조디의 경우는 특수한 예지만 서로가 보완적인 것이 아니라, 한쪽이 다른 쪽에 절대적으로 의지하 는 경우 쌍둥이를 잘라내도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라 면 과연 분리 수술만이 유일한 대안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 자신은 그저 약간 불편한 것이고, 서로를 자신의 몸의 일부로 받아 들이고 있는데 세상이 '모든 것을 표준화시키는 눈'으로 그들을 가 늠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과연 하나의 독립된 생명체란 어떤 것을 의미할까요?

 

관련 사이트

쌍생아 http://kr.encycl.yahoo.com/final.html?id=103704

메리와 조디의 이야기 http://www.dsd.co.kr/uk/2000/200009/uk2000092801.htm

배니싱 트윈에 대하여 http://www.vanishingtwin.com/def.html

 

4. 하늘에서 내던져진 헤파이스토스

부모에게 버려졌음에도 묵묵히 대장간에서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헤파이스토스…..

헤파이스토스는 헤라가 남자와 정을 통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낳은 아이야. 제우스의 머리 에서 아테나가 태어나는 걸 본 헤라가 자기도 혼자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 던 거지. 하지만, 헤라는 제우스가 임신한 메티스를 삼켜서 아테나를 낳았다는 걸 몰랐던 거야. 어쨌든 헤라는 혼자 힘으로 낳는 데는 성공했는데, 낳고 보니 아이는 올림포스 신들 가운데 가 장 못생겼을 뿐 아니라 태어나면서부터 다리를 절었어.

헤라는 이런 아이를 낳은 것이 창피했어. 그래서 잔인하게도 물에 빠뜨리기 위해 갓 태어 난 아이를 하늘에서 바다로 내던졌지. 바다에 떨어진 아이를 불쌍히 여긴 바다의 여신 테티스 와 에우리노메가 헤라 몰래 아이를 키웠어. 손재주가 좋고 불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난 헤파이 스토스는 9년 동안 바다의 신 네레우스의 동굴에서 무럭무럭 자라났고 결국 재주를 인정받아 다시 올림포스로 올라가게 되지.

비록 자신을 버린 어머니였지만, 헤파이스토스는 헤라를 끔찍하게 위했어.

한번은 제우스와 헤라가 심하게 부부싸움을 했는데, 분위기가 얼마나 험악했는지 제우스 가 헤라에게 주먹질을 할 정도였지. 이때 헤파이스토스가 어머니 헤라의 편을 들자 제우스는 화가 나 그를 올림포스 밖으로 내던졌어. 불쌍한 헤파이스토스는 또다시 하늘에서 렘노스 섬에 떨어지는 신세가 되었지. 렘노스 섬의 주민들은 그를 잘 간호했지만 이 상처로 그는 더 심한 절 름발이가 되고 말았대.

 

선천성 기형

현재(2001년 조사) 우리나라의 기형아 출생율은 1.7% 정도에 이 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0명 중 2명의 아기가 기형인 셈인 데, 이것은 심각한 기형에 속하는 경우이고, 일상생활에 그다지 영 향을 미치지 않는 가벼운 기형까지 포함하면 거의 10%에 달한다고 합니다. 고귀한 생명인 아기는 태어나면서부터 축복과 사랑을 받으 며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는 엄마의 눈물을 먹으며 한숨소리를 듣고 자라야 하는 기막힌 운명에 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기형이란 정확히 무엇이고, 왜 생기는 걸까요? 의학적인 소견을 보면 기형이란 신체의 전부 혹은 일부의 구조에 이상이 있거나 대사성 질환으로 신체의 기능이나 모습에 이상이 있 는 경우를 말합니다. 기형은 크게 선천성 기형과 후천성 기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선천성 기형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태어나면서부터 눈으로 보이 는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신경관 파열이라든지 심장 기형 같은 심각한 것부터 구순열(일명 언청이) 같은 현대 의학으로 치료 가능한 것도 있습니다. 후천성 기형은 태어난 이후에 사고를 당해서 기형이 된 것이 아니라, 대사성 질병으로 인해 기형이 된 것을 주로 가리킵니다. 대사성 질병이란 우리 몸에서 특정한 아미노산이나 영 양물질을 소화하는 효소가 선천적으로 결핍되어 있는 유전병들을 이야기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페닐케톤뇨증이 있습니다. 아미노 산의 일종인 페닐알라닌을 분해,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전질환이지 요. 이 경우 소화되지 않은 페닐알라닌은 뇌에 쌓여 뇌의 발달을 저 해하는데, 지능 저하는 물론 움직임에도 장애가 옵니다. 이렇게 해서 태어날 때는 별 이상이 없지만, 대사 이상으로 인해 뇌나 신체의 발달이 저해되는 경우를 후천성 기형이라고 합니다. 위 에서 말한 페닐케톤뇨증 외에도 젖당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갈락토 세미아, 구리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윌슨병 등이 있는데, 이런 병들의 경우 태어나자마자 유전자 검사를 해서 특정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음식을 먹는 식이요법을 쓰거나(페닐케톤뇨증의 경우), 그 성분을 소 화시킬 수 있는 효소를 따로 먹으면(윌슨병의 경우) 이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종합 병원에서 아기를 낳으면 검사 를 받을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특히 집안의 누군가가 비슷한 종류 의 병을 앓고 있다면 반드시 받는 게 좋습니다. 현재 밝혀진 바로는 선천성 기형의 원인은 유전적인 것이 30%, 환경적인 것이 20% 정도를 차지합니다. 그럼 나머지 50%? 안타깝지만 선천성 기형 중 절반이 그 이유를 잘 모르는 경우입니다. 하 지만 확인된 것이라도 제대로 알아야겠지요. 선천성 기형의 원인 중 첫 번째인 유전적 이상은 수정 순간에 결 정됩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들어질 때 염색체에 이상이 생기거나 애 초부터 그 정자와 난자의 주인의 유전자가 고장나 있는 것 등이 원 인입니다. 마치 처음부터 잘못 그려진 설계도대로 집을 짓는 것과 같아서, 과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설계가 잘못 되어 집이 무너 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런 종류의 기형에는 염색체 숫자가 많거나(다운 증후군, 클라인 펠터 증후군), 염색체 수가 적거나(터너 증후군), 염색체 일부가 잘려 나간(묘성 증후군) 염색체 이상과 염색체 위에 존재하는 유전자적인 이상(단일 유전자 이상은 페닐케톤뇨증, 갈락토세미아 같은 선천성 대 사 이상증을 주로 일으키며, 여러 가지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고장난 경 우에는 선천성 심장 기형이나 구개파열 등을 일으킨다고 해요) 등이 있 는데, 이 경우에는 산전 진단을 통해 감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족 이나 친척 중에 이런 비슷한 질병을 가진 경우가 있다면 반드시 검 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어찌 보면 이런 유전적 기형은 어쩔 수 없이 나쁜 패를 집어든 것 과 같습니다. 그러나 환경적 요인에 의한 이상이라면 때로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아요. 설계도가 이상이 없는데 집이 잘못 지 어졌다면 중간에 뭔가 다른 방해 요소가 끼어들었기 때문이며, 이는 주의하면 제거할 수 있습니다. 기형을 가져올 수 있는 외부적 요인으 로는 각종 약물, 알코올, 흡연, 방사선, 카페인, 자외선, 바이러스와 모체 감염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죠. 흔히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해요. '임신인 줄 모르고 감기약을 먹었어요, 어쩌면 좋죠?' 여성은 배란과 임신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수정이 되었더라도 다음 번 생리가 있을 때까지는 스스로도 잘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배란에서 생리 개시일까지는 2주 정도 걸리 니까 이 기간 동안에 몸이 아파서 약을 먹을 수도 있거든요. 무심코 약을 먹은 후 뒤늦게 임신인 걸 알고서는 그때부터 걱정하고, 또 걱 정이 지나친 나머지 낙태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고 해요. 하지만, 이 시기에는 약에 대해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왜 냐하면 수정란이 나팔관에서 자궁까지 내려와 자궁벽에 착상하고 엄마에게서 양분을 얻을 통로를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이 시기에는 아직 엄마와 태아가 직접적인 교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엄마가 먹은 약이 태아에게 그리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문제 는 이 이후인데, 3~4주부터 12주까지가 아기에겐 매우 중요한 시기 입니다. 이때에는 태아와 엄마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태아가 몸의 기관을 거의 만드는 시기인데다가, 차단벽이 되어줄 태반이 완전하 지 못해서 태아는 무방비로 약물에 노출되고 민감하게 영향을 받습니다. 지난 50년대와 60년대 전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탈리도마이드 사건 이후 태아에게 영향 을 미치는 약물들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 어져 현재는 의사와 상의 하여 태아에게 해가 없다 고 알려진 약물들을 처방 받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약이 좋지 않다고 피하다 가 오히려 엉뚱한 병에 걸 려버리면 아기에게 더욱 E 더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풍진은 흔히 어린아이들이 통과의례처럼 앓고 지나가는 병이지만, 임신중에 걸렸을 경우 태아 에게 심장 기형이나 백내장 등 심각한 기형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 져 있습니다. 이밖에도 매독이나 임질 등의 성병이나 에이즈도 수직 감염이라고 하여 엄마에게서 아기로 직접 전염이 가능하거든요. 또한 방사선도 아기에게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엑스레이를 찍어 야 하는 경우, 반드시 상담을 하는 게 좋고, 약물 이외에 과다한 화학 물질(중금속, 페인트, 제초제, 농약, 오염된 쿠킹 호일 등도 좋지 않습니 다)에 노출되어도 기형아 및 유산의 빈도가 높아지니 주의해야 합니 다. 또한 어른에게도 안 좋은 술과 담배가 아기에게는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칠지는 다들 짐작이 갈 겁니다. 맥주 6cc 정도의 알코올 을 매일같이 먹거나, 매일 한 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면 발육부전, 소 뇌증 등의 원인이 되고, 심하면 아기가 태중에서 알코올 중독에 걸리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자외선과 뜨거운 수증기도 별로 좋지 않은데, 배를 드러내놓고 선탠을 하면 아기가 실명할 위 험이 있고, 너무 뜨거운 사우나를 즐기면 아기의 신경관 형성에 영 향을 미쳐 무뇌아를 낳을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건강하고 예쁜 아기를 낳아서 기르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욕심입 니다. 내 소중한 아이가 잘못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요. 이 글 을 쓰는 목적은 기형아를 어떻게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느냐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현대 의학이 여기까지 감당해내지는 못합니다. 단지 우리가 막을 수 있는 기형아, 예를 들어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 상태 인 엄마에게서 태어나는 아기, 엄마의 병 때문에 잘못되는 아기(예를 들어 산모가 임질에 걸려 있으면 태어나는 도중에 아기의 눈에 임질균이 들어가 시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선천성 대사 질환으로 인한 생후 미 대처로 인한 정신 박약 등의 경우만이라도 막았으면 해서입니다. 이 런 경우의 아기는 부모가 충분히 조심만 한다면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도 있으니까요. 비록 작고 여린 생명이지만, 이 작은 아기에게도 건강하고 행복 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관련 사이트

선천성 기형 http://edu.co.kr/wonsikk

국립보건원 유전질환과 http://biomed.nih.go.kr

탈리도마이드 http://www.fda.gov/cder/news/thalidomide.htm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이은희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