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멀젼계 접착제의 응용
1. 서론
1930년대 독일에서 최초로 개발된 합성수지 에멀젼은 미국, 캐나다를 필두로 세계 주요국에서 잇달아 생산되었으며, 현재는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을 포함한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생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생산량의 대부분은 미국, 서독, 일본 및 영국 등지에서 생산된다. 합성수지 에멀젼은 특히 친수성 다공질(親水性 多孔質)의 재료에 대한 접착성이 우수하므로 개발 초기부터 접착제로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접착제가 에멀젼의 주요 용도 중 하나이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에멀젼 소비량의 약 50%가 접착에 사용되고 있으며, 서유럽 국가들은 30%, 미국은 25%를 접착제로 이용하고 있다.
에멀젼 접착제의 접착 대상은 주로 목재, 종이 등 친수성 다공질의 섬유성 물질이다. 유리, 플라스틱 등의 소수성(疏水性) 재료에도 경우에 따라 접착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에도 대개 한쪽은 친수성의 재료이어야 한다. 따라서 용도 분야는 목공, 종이 포장, 합판, 건축 토목, 섬유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에멀젼 접착제의 장점은 사용 직전의 조합(調合), 가열 압착을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으며, 사용이 간편하고 작업성이 양호하다. 또한, 위생적으로 무해하고 안전하다. 한편, 단점은 물의 흡수와 침투가 없는 피착제에 대한 접착성이 불충분하고, 비교적 고온에서는 크리프(creep) 저항이 약하며, 일반적으로 내수성, 내약품성이 떨어진다. 또한, 건조가 느려 접착력을 발휘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수성 재료에 대한 적심(wetting)의 개량에는 가소제나 용제를 첨가하고, 내부 가소화(內部可塑化), 내수성, 내약품성, 크리프 저항의 향상을 위해서는 열경화수 기초 초기 축합물을 첨가하거나 관능기의 도입에 의한 가교성을 부여하는 방법이 시험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의 대부분은 에멀젼의 본질에 기인하므로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다.
에멀젼 접착제는 주로 습식 접착에 사용되고 있으나, 강압 접착, 감열 접착 등의 건식 접착 혹은 반건식 접착이라고 일컫는 재습 접착(再濕接着)에도 사용 가능하다. 건식 접착의 목적 중 하나는 간편함과 고속화(高速化)이므로, 앞으로 이 분야에서 에멀젼 접착제의 소비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 목재의 접착
2.1 개요
목재의 접착에는 에멀젼 접착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목공, 합판, 건축 내장 관계의 3종류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목공 관계의 용도로는 가구, 문, 캐비닛류, 악기 등의 조립에 에멀젼 접착제가 사용된다. 이러한 용도에는 비교적 점도가 높고, 초기 접착력이 큰 접착제가 적당하며, 캐비닛류나 악기에는 내열 접착력도 요구된다.
합판 관계에서는 화장 합판(化粧合板), 덧붙이(overlay) 합판의 제조, 즉 인쇄지, 염화비닐 수지 시트와 보통 합판의 접착이 에멀젼 접착제의 주요한 용도이다. 보통 합판에 인쇄지를 접착시킬 경우, 이러한 재료가 상당히 얇아서 접착제가 침투하기 쉬우므로 접착제를 합판에 도포해서 반건조시킨 후 열압(熱壓)하여 접착한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피막이 쉽게 열연화(熱軟化)하는 접착제가 좋다.
보통 합판의 제조에는 페놀수지, 멜라민수지, 요소수지 등이 사용되며, 에멀젼 접착제는 사용되지 않는다. 이는 에멀젼 접착제의 내수 접착력이 불충분하고, 가격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목공, 합판 관계의 용도로는 접착제가 주로 공장에서 사용되지만, 건축 내장 관계는 현장 시공이 주를 이루며, 에멀젼 접착제는 모르타르면(面)이나 합판 면에 벽지나 벽포(壁布)의 접착, 마루에 합판, 목재 블록, 목재 타일 등의 접착에 이용된다. 벽재(壁材)나 친정재의 접착에는 특히 초기 접착력이 필요하지만, 에멀젼 접착제의 초기 접착력은 일반적으로 충분하지 않으므로 보통 못을 병용해서 접착한다. 벽지나 벽포의 접착제는 이것과 반대로 어느 정도 건조가 늦는 편이 좋다.
목재의 접착에 사용되는 에멀젼 접착제는 염화비닐 수지 시트와 합판의 접착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모두 폴리비닐알코올을 보호 콜로이드로 한 고점도의 폴리초산비닐 에멀젼이 사용된다.
2.2 상태(常態) 접착력과 내수 접착력
폴리초산비닐 에멀젼 혹은 그 배합물의 목재 접착력은 목재의 종류나 접착물의 방치 조건, 측정 조건에 따라 변하지만, 건조 상태에서는 대략 100 kg/c㎡ 전후, 습윤 상태에서는 50 kg/c㎡ 전후이다. 이것은 에폭시 수지로 금속끼리 접착할 경우 100~300 kg/c㎡와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듯이, 상당히 큰 접착력이며, 측정 시 재료가 파괴되는 경우도 많다.
목재 접착 강도에 관한 몇 나라의 규격을 예로 살펴보면, JIS 규격으로 에멀젼 접착제로 얻어지는 접착력의 하나의 표준이다. 이 규정에서는 시험체(試驗體)로 낙엽수의 판자를 사용하고, 압축 전단법으로 접착력을 측정하도록 되어 있다. 내수 접착력은 시험체를 30℃의 물에 3시간 정도 담가서 젖은 상태 그대로 같은 방법으로 측정한다. 저온용의 규정치가 상온용보다 낮은 것은 저온에서 조막(造膜)시켜야 하기 때문에 상온용보다 많은 가소제를 첨가할 필요가 있으며, 그에 따라 접착제 피막의 응집력이 작아지고 접착력도 저하한다. 그러나 저온용에서도 상온용의 규정 이상의 접착력이 있으면, 적어도 접착력에 있어서 상온용과 저온용을 나눌 의미가 없으므로 실제로 0℃ 이하의 온도에서 조막하고 상온용에 필적할 수 있는 접착력을 지닌다. 따라서 일 년 내내 사용할 수 있는 접착제를 제조할 수 있다.
목재 접착제에 관한 독일 공업 규격(DIN)에서는 접착시킨 목재 제품이 놓인 환경 조건을 4종류로 분류하고, 각각에 대하여 요구되는 최저 접착력과 그 시험 조건(내수, 최저 접착력의 B1~B4의 4종류로 나누어 구분)을 규정하고 있다. 접착력은 길이 14cm, 폭 2cm, 두께 5mm의 너도밤나무 재목을 사용하여 인장 전단법으로 측정한다. 통상 폴리초산비닐 에멀젼 접착제는 상태 접착력이 120kg/c㎡ 이상, 냉수에 담갔다가 건조시킨 후의 접착력이 50kg/c㎡ 이상으로 B1과 B2의 규정에 합격되고, 목욕탕, 부엌 등을 포함한 실내에 설치된 가구, 문, 창틀에 접착제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B3의 규정에 합격하려면 내수 접착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내수 접착력은 페놀수지나 요소수지 접착제와 비교할 경우 에멀젼 접착제는 약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오래전부터 검토되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요소-포름알데히드 초기 축합물을 첨가하는 것인데, 실제로 합판에 피복 화장 재료의 접착이나 플래시 패널의 제조에는 10~30% 혹은 그 이상의 요소수지 접착제를 에멀젼에 첨가한다. 전술한 DIN 시험에서도 요소수지 초기 축합물을 10% 정도 첨가하면 B2의 규정에 합격할 수 있다.
요소수지 접착제를 혼합할 경우 문제점 중 하나는 혼합물의 사용 가능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인데, 그 때문에 혼합물은 보통 사용 직전에 혼합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 수용성의 산성 금속염을 첨가하면 포트 라이프(사용 가능 시간)는 거의 무한대로 연장된다. 접착제의 배합례는 표 6, 그 접착력은 표 7에 표시하였다. 수용성의 산성 금속염으로는 이 외에도 염화알루미늄, 절산알루미늄, 염화제2철, 티타닐황산 등이 사용된다.
페놀수지 접착제를 혼합하면 내수 접착력은 요소수지보다 훨씬 향상되어 옥외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한 예는 다음과 같다.
폴리비닐알코올 212%를 보호 콜로이드로 함유한 초산비닐의 단중합체(homopolymer) 혹은 공중합체-에멀젼 100부(고형분)에 B단계의 페놀수지 30130부를 알코올, 아세톤 등의 용매로 혼합한다. 초산비닐의 코모노머(copolymer)는 불포화 카르본산, 그것의 알킬 혹은 하이드록시알킬 에스테르 아미드 등이다. 페놀수지는 B단계의 것이 좋다. A단계는 수용성으로 에멀젼과의 혼화성은 좋지만 내수성이 나쁘다. 이 혼합물은 장시간 안정하며, 사용 직전에 경화제로 5%의 질산크롬, 염화알루미늄 등을 첨가한다. 이 접착제를 사용할 경우 자비(煮沸) 반복 접착력을 페놀수지, 멜라민수지 접착제와 비교한 것이다.
요소-포름알데히드 축합물이나 페놀-포름알데히드 축합물의 첨가에 의해 내수 접착력이 증가하는 것은 이러한 축합물의 메틸올기(基)와 에멀젼 중의 폴리비닐알코올이 결합하기 때문인데, 페놀-포름알데히드의 경우는 이 반응 속도가 대단히 느리다. 따라서 이것을 첨가해도 실온에서는 충분한 내수 접착력이 얻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페놀 대신에 메타크레졸이나 3.5-크실레놀을 사용할 경우, 반응 속도가 크므로 실온에서도 옥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접착력이 얻어진다. 페놀에 3.5-크실레놀 또는 메타크레졸을 여러 가지 비율로 혼합해 포름알데히드와 축합시켜, 이것을 폴리초산비닐 에멀젼에 혼합한 경우의 자비(煮沸) 접착력을 나타낸다. 첨가량은 에멀젼의 20%이며, 경화 촉매로서 파라톨루엔술폰산 5%가 첨가된다. 자비 접착력은 20℃에서 24시간 압착시켜 압력을 푼 후 3일 동안 방치한 시험체에 대하여 측정한 것이다. 메타크레졸 또는 크실레놀의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접착력이 커짐을 알 수 있다. 초산비닐과 아크릴산 또는 메타크릴산글리시딜의 공중합체-에멀젼에 트리메틸올페놀을 배합시킬 경우에도 산 촉매의 존재하에 실온에서 빠르게 경화되어 우수한 내수 접착력이 얻어진다.
이소시아네이트 화합물은 물과 반응하기 쉬워 지금까지 수성 매체(水性媒體) 중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으나, 최근 이것을 물에 거의 녹지 않는 용제에 녹여 폴리비닐알코올을 함유하는 수성 접착제 중에 분산시켜 가교제(架橋劑)로서 이용하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예를 들면 트리렌디이소시아네이트나 그것과 트리메틸올프로판의 부가물을 초산에틸이나 프탈산디부틸에 용해시켜 폴리비닐알코올을 보호 콜로이드로 하는 폴리초산비닐 에멀젼에 혼합한 이 접착제(수성 비닐우레탄계 접착제라고 일컫는다)는 레졸시놀계 접착제에 필적하는 접착 성능을 지니며, 내수 접착력이나 초기 접착력이 우수하고 포름알데히드를 발생시키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2.3 내열접착력
텔레비전, 스테레오의 캐비닛이나 악기 등의 접착제에는 내열 접착력, 즉 고온에 견디는 접착력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열성이란 기껏해야 100℃까지의 온도로, 에멀젼 접착제는 일반적으로 열가소성 수지가 주성분이므로 구조 접착제와 같은 큰 내열성은 얻어지지 않는다. 상태 접착력의 1/3을 표준으로 하면 각종 수지의 내열성은 대략 다음과 같다.
엘라스토머계: 60~80℃
비닐계: 60~120℃
에폭시 수지계: 80~200℃
페놀 수지계: 200~400℃
폴리초산비닐 에멀젼의 접착력은 온도 상승과 함께, 예를 들면 단중합체(homopolymer)라고 기입한 선과 같이 저하한다.
높은 온도에서 접착력을 높이려면 접착제 피막의 열가소성을 감소시켜야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열연화(熱軟化) 온도가 높은 메타크릴산메틸의 폴리머를 폴리초산비닐과 함께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였다. 폴리초산비닐 에멀젼, 초산비닐과 메타크릴산메틸 각각의 단중합체 에멀젼 혼합물, 공중합체 에멀젼, 그라프트 폴리머 에멀젼(초산비닐과 메타크릴산메틸의 비율은 각각 100:75)의 접착력을 온도를 변화시키면서 측정한 결과가 그림 3에 있다. 위에서 기술한 순서대로 20℃에서의 접착력은 저하하지만 내열 접착력은 상승한다. 초산비닐과 메타크릴산메틸의 비율을 변화시킬 경우 80℃에서의 접착력은 그라프트 폴리머의 내열 접착력이 크고, 두 폴리머의 비율은 100:75가 가장 적당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어느 경우나 에멀젼의 최저 조막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가소제가 첨가된다.
예상대로, 가교기의 도입, 즉 가교성 모노머의 공중합도 내열성 향상에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초산비닐 93%, 메타크릴산 글리시딜 5%, 메타크릴아미드 2%의 공중합체 에멀젼 100부에 10% 폴리비닐알코올(겔화도: 98 몰%) 수용액 30부를 혼합한 접착제는 내열 접착력이 좋고, 자비(煮沸)와 열풍처리의 반복에도 견딘다. 폴리비닐알코올은 도포성 개선제로 첨가되지만 내열성 향상에도 기여한다.
첨가제로는 질코닐 화합물의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실험 결과는 그림 5에 표시된 바와 같이, 초산비닐에 소량의 불포화 카르복실산을 공중합한 에멀젼이 적당하며, 질코닐 화합물의 첨가로 내수 접착력도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앞서 기술한 요소수지나 페놀수지의 초기 축합물을 첨가하는 것도 물론 내열 접착력 향상에 효과적이며,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가사 시간이 한정되고 열처리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2.4 초기접착력
플래시 패널(flash panel)은 심재(心材) 또는 표리 합판(表裏合板)에 접착제를 도포하여 겹쳐서 퇴적한 후 냉압(cold press) 혹은 열압(hot press)하여 제조되는데, 제조 시간의 단축이나 공정의 연속화를 위해 압착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것이 요망되고 있다. 또한, 가구, 문의 조립이나 건축 내장 관계의 접착에서도 압착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가능한 한 단시간에 접착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접착제가 요구된다.
자료 : 산업 기술 정보원, 계면 활성제의 접착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