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에너지 입문서[수소에너지 백과사전_6]
Carbon exists everywhere on Earth and is essential for our life and civilization. However, its excessive use has become a major cause of climate change. Hydrogen energy shows potential in addressing these issues by complementing renewable energy sources, as demonstrated by technologies like carbon fiber for hydrogen storage. Innovative approaches like Germany's electrolysis showcase hydrogen's ability to overcome the limitations of renewable energy. South Korea is also aiming for a transition to clean energy through energy diversification.
탄소는 무조건 나쁘기만 한가요?
원자번호 6번에 해당하는 탄소는 우리가 사는 지구 어디에나 있습니다. 공기 중에도, 바다에도, 심지어 땅 속에도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하죠. 또 우리가 먹는 음식과 우리 몸을 구성하는 주요 원소이기도 합니다. 탄소화합물 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것은 바로 우리가 숨을 쉴 때 내뱉는 이산화탄소 CO₂일 겁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CO₂는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데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바다로 녹아든 CO₂는 탄산이온이 되어 바다 속의 칼슘이온과 만나 해양생물의 골격을 이루는 탄산칼슘을 만들기도 하죠. 이렇듯 탄소는 지구 생명의 순환을 책임지는 귀한 존재입니다. 또한 탄소는 인류 문명을 꽃피운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탄소 유기물이 산소와 만나 연소되는 '불'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인류는 석탄, 석유, 가스 등 탄소 화합물의 시대를 거치며 발전해 온 것이죠. 그러나 그 사용이 과다해지면서 지구는 기후변화라는 중병을 앓게 된 것입니다.
탄소는 화학적인 역할 외에도 물리적으로도 다양한 쓰임새가 있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단단한 자연 물질인 다이아몬드는 탄소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뿐인가요? 비행기 날개, 낚싯대, 배드민턴, 테니스, 골프채와 공에도 탄소는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벼우면서도 강한 성질 때문에 골고루 쓰이는 것이죠.
수소를 저장하는 데에도 탄소가 쓰입니다. 수소전기차에 쓰이는 수소 저장용기는 강한 탄소섬유로 만들어져 있어 높은 압력에서 견딜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가 청정한 수소 에너지의 활용에 도움을 준다니 참 아이러니컬하지요?
재생 에너지와 수소의 만남
호주는 태양의 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품질의 햇빛 덕분에 이 나라는 태양광을 통해 많은 양의 전기를 생성합니다. 사실, 태양이 300일 이상 비치는 지역은 "태양의 땅"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풍부한 햇빛에서 얻은 태양광이 정전의 원인이 된다면 어떨까요? 바로 2016년, 대규모 폭풍이 남호주를 강타하면서 모든 전력 공급 시스템이 손상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원인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었습니다. 이 지역은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지만, 폭풍으로 전기 생성이 중단되면서 공급 부족과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태양 에너지는 재생 가능 에너지 중 가장 우수한 자원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그 주요한 한계 중 하나는 간헐성입니다. 태양광은 태양이 비출 때만 활용할 수 있으며, 태양광 패널은 최적의 전기 생산을 위해 태양빛에 90도 각도로 설치되어야 합니다. 각도가 잘못되면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아예 중단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공사(KEPCO)의 추정에 따르면, 한국에서 태양광은 하루에 약 3시간만 이용 가능합니다. 풍력 또한 바람의 존재와 품질에 따라 전기 생산에 변동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태양과 풍력 에너지는 항상 수요에 맞춰 전기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대규모 저장 솔루션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태양광 에너지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과 결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와 환경 보호를 위한 재생 가능 에너지 촉진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태양광과 풍력은 재생 가능 에너지의 주요 형태로, 2017년 기준 한국은 태양광 용량 5.83GW, 풍력 용량 1.14GW를 설치했습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 믹스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의 비율을 20%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며, 태양광과 풍력이 이 전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 자원의 본질적인 한계를 해결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전기로 운영되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우리의 모든 생활—교통, 업무, 요리, 취미, 소통—이 전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은 제조 강국으로,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전기가 필요합니다. 만약 정전이 1초만 지속되더라도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십시오. 많은 것들이 중단될 것입니다. 특정 재생 가능 에너지가 과잉 생산되면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전기 가격이 급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동성은 재생 가능 에너지의 특성에서 비롯되며, 혁신적인 솔루션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독일은 잉여 전기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습니다. 전기분해라는 과정이 그것입니다. 전기분해는 전기를 사용해 물을 수소로 분리하는 과정으로,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나 다른 오염 물질을 방출하지 않고 깨끗한 수소를 생산합니다. 이 수소는 저장되어 산업 용도로 사용되거나, 수소 연료 전지로 전기를 생성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독일의 북부 도시 마인츠에 위치한 에너지 공원 P26은 이러한 방식을 따릅니다.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으로 인해 전기 가격이 하락할 때, 잉여 전기를 이용해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합니다. 이 공원은 지멘스가 설치한 2.1MW PEM 전기분해기 3대를 사용하며, 연간 약 200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최대 1,000kg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마인츠에서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 혁신은 수소 에너지가 재생 가능 에너지의 한계를 보완하고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방법은 "전력에서 가스(Power to Gas, P2G)"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현재 유럽 전역에서 40개 이상의 유사한 시범 플랜트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재생 가능 에너지 설치가 높은 지역에서는 안전한 저장 솔루션이 필요하며, 수소 에너지는 유럽의 선진 에너지 국가에서 선호되는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재생 가능 에너지와 수소 에너지는 상호 보완적입니다. 재생 가능 에너지는 간헐성과 변동성에 시달리고, 수소 생산은 종종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 두 가지를 결합함으로써 이러한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새로운 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이 전환은 수소 동력 차량과 무배출 연료 전지 발전의 안전하고 깨끗한 사용을 위한 길을 열어줍니다.
전기의 여정이 궁금하신가요?
매일 사용하는 전기가 어디서 오고 어떻게 우리 집에 도달하는지 알고 계신가요? 전기는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연료를 태워 생성되며, 이후 송전선을 통해 변전소로 전송됩니다. 고속도로를 운전할 때 하늘에 펼쳐진 전선들을 보셨을 것입니다—그것들이 도시로 전기를 전달하는 송전선입니다.
발전소는 보통 인구 밀집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차가운 바닷물을 냉각에 사용할 수 있는 해안 근처에 위치하기 때문에, 전기는 도시 지역에 도달하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나야 합니다. 이 거리를 효율적으로 이동하기 위해 전기는 고전압으로 전송됩니다. 일반적인 송전선 전압은 154kV, 345kV 및 765kV가 있으며, 전송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 높은 전압이 사용됩니다.
몇 년 전, 한국전력공사(KEPCO)는 고전압 송전선 타워를 세우려고 했던 경남 밀양에서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주민들은 전선에서 발생하는 전자기 방사선이 건강에 해롭고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송전선을 지하에 묻는 것을 지지하고 있지만, 이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듭니다.
전기가 송전선을 통해 이동한 후, 전력 변전소에 도달하여 전압이 22,000볼트로 줄어든 후 공장 및 기타 대규모 전력 사용자에게 보내집니다. 우리 집에 도달하는 전기는 220볼트로 더 줄어들어,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심지어 스마트폰과 같은 가전 제품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됩니다.
결국 전기는 생산에서 소비까지 긴 여정을 거쳐 우리의 편안하고 편리한 삶을 제공합니다.
수소로 에너지 부국을 만들 수 있어요
이른 아침, 100% 충전된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알람 소리에 사람들은 깨어난다. 일어나자마자 석유나 가스 보일러로 데운 물로 샤워를 한다. 가스레인지나 전기레인지에 불을 켜 음식을 조리해 먹고, 천연가스로 움직이는 버스를 타고 회사로 향한다. 이렇듯 석유•가스•전기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움직이는 소중한 것들이다. 그중 전기는 우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다. 연료를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기에너지를 2차 에너지라고 부른다. 우리 나라는 전기를 통해 만들어진 최첨단 과학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 산업과 조선 산업을 발전시켰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IT 기술을 보유한 나라이자 세계가 인정하는 전자제품과 반도체 생산 국가가 되었다. 그런데 이 모든 산업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관련 기업들은 모두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다. 우리나라는 자원 빈국인데도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 국가 경제를 이끄는 근간 산업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해온다. 우리의 에너지원 해외 의존도는 무려 94.7%에 이른다. 천연가스, 석유•석탄•우라늄 등 모든 원료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해오고 있다. 수입하는 에너지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원유와 석탄•가스이다. 원유는 주로 사우디•카타르•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에서, 석탄은 러시아•인도네시아•호주 등 국가로부터 수입한다. 천연가스는 카타르•호주•인도네시아•오만•말레이시아 등 외국으로부터 사오고 있다. 수입된 자원은 각각 가공을 거쳐 다양하게 쓰인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많이 쓰이는 데가 바로 발전소다.
발전소에서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은 화력•원자력•수력•풍력 및 태양광 발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석탄 발전소가 46.2%, 천연가스 발전소가 21.1%이며, 원자력 발전소 26%, 그리고 수력•태양열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의 비율은 2.8%밖에 되지 않는다. 전력 생산을 화석연료와 원자력 발전에 많이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자원 빈국에 더해 에너지 후진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안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자력 발전의 존도는 세계 평균의 2.5배이며, 석탄 발전 비율 역시 매우 높아 비 OECD 국가 수준으로 뒤쳐져 있다. 반대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는 OECD 국가들의 절반 수준이다. 우리나라 국가 위상에 전혀 걸맞지 않는 에너지 비중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공급원의 쏠림 현상은 막대한 에너지 수입 비용으로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준다. 또 큰 문제는 중동의 전쟁 위협과 같은 비상사태가 일어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크다는 점이다. 석유나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대부분의 에너지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다. 그래서 수입처를 확보하기 위해 주요 발전사들은 중동으로, 호주, 캐나다로 향한다. 전쟁 위험•기술 정도•지형•원료의 혼탁함 등 모든 것을 감안하여 협상을 진행한다. 당당한 OECD 가입국으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 있으며 세계를 이끌어가는 첨단 산업 국가이지만 에너지 분야만큼은 다른 나라로부터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약자의 위치에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에너지 자원을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화석 연료가 만드는 기후 변화•미세먼지•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방사능이라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는 원자력에 대한 의존 또한 점점 줄여나가려 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는 청정 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계획하고 노력하고 있다.
화석 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환경을 보호하는 측면도 있지만, 에너지 빈국에게는 에너지 수급의 다원화와 자립화를 가져올 수 있다. 에너지 종속국에서 독립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수다. 그중에서도 자연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으며, 열과 에너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고, 안전하게 저장이 가능한 수소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소 경제를 통한 에너지 부국으로의 전환,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원자력에너지도 수입에너지라고요?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는 석유, 석탄, 가스와 같이 대부분 수입 에너지입니다. 그런데 원자력발전도 수입 에너지라는 것 다 아시죠? 원자력발전에서 쓰이는 우라늄 역시 수입품이거든요.
우라늄은 우리나라에도 매장되어 있지만 농축시설이 없어서 외국 광산에서 구매한 우라늄을 프랑스 등에 있는 전문 가공공장에 위탁 제련하여 연료용으로 변화시켜 농축 단계를 거친 우라늄을 가져옵니다. 이런 농축 우라늄을 한전원자력연료라는 공기업에서 성형 가공 공정을 거쳐 각 원자력 발전소에 공급합니다.
원자력발전은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라도 결국 수입 에너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자력발전 특성상 농축 우라늄은 석유나 천연가스보다 더 큰 이익을 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석유나 가스에 붙는 개별소비세를 전혀 내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화석연료의 개별소비세는 사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환경오염 등의 사회적 비용을 보전하는 의미였습니다. 원자력발전소 역시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갖고 있죠.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폐로 문제, 사용하고 남은 핵폐기물 처리 문제, 발전소 안전 문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2011년 일본에서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자력발전의 폐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피해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죠. 최근에 일본은 100만 톤이 넘게 쌓인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국제적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에 따른 안전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2018년 10월 국회에 원자력발전의 형평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우라늄에도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처럼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원자력발전 단가가 특별히 싼 이유 중 하나는 원자력발전의 연료인 우라늄을 수입할 때 개별소비세가 붙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안시스템 홈페이지에 들어가 '이원욱 의원'이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개별소비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보실 수 있습니다.
2040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우리는 왜 여기에 서 있나?"
2019년 5월,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에서 생산하는 다임러(Daimler)의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올라 칼레니우스( Ola Källenius)의 질문이다. 다임러는 이어서 탈탄소를 선언했다. 벤츠가 탈탄소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 선언은 2018년 폭스바겐의 탈탄소 선언에 이어 세계 최대 프리미엄 자동차 생산기업의 선언이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의 습격 앞에 서 인류는 새로운 길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다임러는 제조와 운용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겠다고 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내연기관차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직은 내연기관차와 수소전기차를 같이 생산하는 현대자동차와 같은 우리 기업 역시 곧 이러한 선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기후변화가 몰고 올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우리나라 산업에 미칠 파장도 매우 크다.
수송 분야 산업은 인류 문명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지만 동시에 온실가스를 증가시켰다. 19세기 초 등장한 증기기관차가 철도를 달리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증기기관차는 말처럼 채찍을 들고 재갈을 물리지 않아도, 중간중간 쉬어가며 풀을 주지 않아도 물과 석탄만 넣어주면 철길이 깔린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증기기관차의 등장으로 인류는 새로운 세상이 시작됐음을 알게 된 것이다.
산업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던 증기기관은 이후 석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으로 교체되면서 또 다른 교통 혁명을 가져왔다. 철로 위를 달려야 하는 기차와는 달리 너무도 간편하고 더 빠른 자동차가 등장한 것이다. 자동차는 증기기관차처럼 연료와 그 밖에 필요한 요소들만 충족되면 어디든지 갈 수 있었다. 게다가 한 방향으로 가는 철로가 아닌 사방으로 뚫린 도로를 달릴 수 있었다.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출발했지만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는 인류의 동반자로 함께 성장했다. 젊은이들은 웅장한 배기음을 내며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스포츠카에 열광했고, 가족은 자동차를 타고 산이나 바다로 언제든 떠날 수 있게 되었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사람들의 삶이 풍요로워지면서 자동차는 점점 커지고 속도가 빨라졌다. 당연히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게 되었다. 자동차에 쓰이는 휘발유, 경유 등의 연료는 땅 속에서 뽑아낸 화석연료인 석유를 정제해서 만들어진다. 자동차가 커지면서 배기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 게다가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의 증가 속도도 가팔랐다. 당연한 결과로 거리는 오염이 심해졌다.
자동차 배기가스에는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질소산화물(NOx), 포름알데히드(HCHO), 벤젠(C6H6) 등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연료를 태우면서 이들 물질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왔고, 대기를 오염시켰다.
우리나라에서 2016년 기준 부문별로 초미세먼지를 배출하는 비율을 보면, 수송 분야가 24%를 차지합니다.
기후변화, 미세먼지, 인체 유해성 등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주로 선진국에서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한 규제가 시작되었다. 자동차가 배출하는 유해물질은 탄화수소,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으로 오염을 생성하고, 지구온난화를 유도한다. 규제 중 대표적인 것이 유럽연합(EU)의 배기가스 배출 기준이다. 1993년 현재는 일반 승용차와 소형 트럭을 대상으로 규제를 피다가 2010년부터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규제는 단지 해당되는 것만은 아니다. 환경 보호 기준에 맞지 않는 자동차는 생산이 금지되었고, 수입과 판매도 제한받고 있다.
정책 효과는 바로 나타나 자동차 배기가스에 함유된 유해물질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동차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새로 생산되는 차량에 대한 배기가스 제한 조치는 사실상 임시적인 조치에 불과했다.
또 일부 비도덕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이런 제한 조치를 눈속임으로 돌파하기 위해 법을 위반하는 눈속임 기술을 만들기도 했다. 유명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은 2008~2015년 배출가스를 조작하여 약 12만 대를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통제하는 전자제어장치에 이중 소프트웨어를 달아 실내 시험을 하는 경우에만 배출 기준을 만족시켜온 것이다. 실제 해당 차량들은 인증 시험을 받을 때보다 10배에서 40배나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컸다. 그만큼 배기가스 제한 조치는 자동차 회사들에게 중요한 경영 요인이 되고 있다.
이제 세계는 내연기관차의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흐름이다. 세계 각국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이에 따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에 대한 신차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고, 덴마크, 독일, 인도는 2030년부터 휘발유 및 경유차 판매 금지를 발표했다. 프랑스는 2024년부터 경유차가 파리 도심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며, 2040년에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결정했다. 영국도 2040년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다. 2030년 이후 자동차 회사들은 각국의 정책으로 내연기관차를 판매하는 일이 어려워질 것이다. 각국이 제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할까?
우리 역시 각종 지원 정책을 통해 친환경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시즌제를 추진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는 시기인 12월~3월에 집중적으로 대기질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이다. 서울 도심에서 공해를 유발하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금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환경부도 2040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들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라는 강한 조치를 내리거나 계획하는 데 있어 대안은 무엇일까? 내연기관차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은 것일까?
현재 내연기관을 대신할 수 있는 자동차로는 리튬이온전지를 이용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두 종류가 전부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두 기술이 결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자동차로, 완벽한 친환경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성격의 수단이다. 우리나라에서 전기차는 보조금과 친환경 지원 정책으로 점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수소전기차의 경우 정부와 지방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등 강력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에 비해 턱없이 충전소가 부족하고, 충전소를 설치하는 데 각종 규제가 있어 아직은 확산이 더디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두 종류의 친환경 자동차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소는 많아졌지만 배터리 충전 시간이 길고, 배터리 자체 무게가 무거운데다가 아직까지 무거운 짐을 싣고 장거리를 이동하기 힘들다. 수소전기차의 경우 한 번 충전으로 장거리를 갈 수 있지만 충전소가 부족하고 아직 차값과 연료값이 비싸 전기차에 비해 경제적인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 두 가지 친환경 자동차의 장단점을 고려한다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40톤 트럭을 기준으로 수소전기트럭은 전기트럭보다 차량 무게가 약 30% 가벼우며, 이를 주행 거리와 비용에서 분석해보면 주행 거리 100km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수소트럭이 경제적으로 더 저렴하다.
이 결과를 통해 단거리용 차량은 전기차를, 100km 이상 장거리용 차량에는 수소전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두 차량이 갖고 있는 단점을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의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수소충전 인프라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미래에는 수소전기차가 전기차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는 단 하루도 자동차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자동차를 포기할 수 없다면 우리의 선택은 단 하나뿐이다. 글로벌 기업인 폭스바겐과 벤츠가 선택한 친환경차로의 대전환, 바로 그 길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닐까?
"우리는 왜 여기 서 있나?" 기후변화를 목도하고 있는 우리와 당신의 질문도 바로 이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수소에너지백과사전
지은이 이원욱, 이승훈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