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cules, trying to help his wife Deianira cross a river, was betrayed by the centaur Nessus, whom he killed. Before dying, Nessus tricked Deianira into keeping his blood as a love potion, which eventually led to Hercules' death. Vaccinations activate the immune system to build disease resistance, and organ transplants face challenges with immune rejection. Modern medicine has reached the stage of creating designer babies through genetic manipulation
네소스의 피의 복수
헤라클레스는 물살이 험한 에베노스 강가에 이르렀어, 강물은 겨울비로 엄청나게 불어나 건너기가 쉽지 않아 보였지, 헤라클레스 혼자라면 그 정도 물살은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아내 데이아내이라가 같이 있어 난감한 상황이었어. 그때 켄타우로스(반인반마)인 네소스가 다가왔어. 그대는 혼자서도 이 강을 헤엄쳐 건널 수 있겠지요? 부인은 내가 없어 강 저쪽으로 건너다 드리겠소 그래서 헤라클레스는 이 말을 믿고 아내를 맡기기로 했어. 그리고 그는 망설임 없이 물 속으로 뛰어 들어, 먼저 강을 건너갔어, 헤라클레스가 감기슭에 도착해 던져두었던 황을 집으려는데, 아내의 비명소 리가 들려왔어, 네소스가 자기의 믿음을 저버리려 한다는 것을 알고 격분한 헤라클레스는 네소스를 향해 화살 한 대를 날렸지. 화살촉은 도망치는 네소스의 등에 가슴으로 튀어나올 만큼 깊이 꽂혀서, 네소스의 등과 가슴에서는 레르네 샘에 살던 히드라의 독이 섞인 피가 쏟아져나왔어. 그러나 네소스도 만만치 않 았어. 네소스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천조각에 자신의 피를 적서, 장차 요긴한 사랑의 묘약이 될 것이라며 데이아네이라에게 주었지. 아무것도 모르는 데이아네이라는 이 피묻은 천조각을 깊이 간직했고, 결국에 는 이 천조리에 묻은 네소소의 피가 헤라클레스를 죽음에 이르게 했단다. "나는 죽되 내 피로 하여금 이 값을 치르게 하리라"
28. 수혈과 예방주사
어렸을 때 여름철이면 뇌염 예방주사, 속칭 '불주사'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불리던 BCG를 비롯해, 간염, 홍역, 볼거리, 수두, 풍진, 소 아마비, 티푸스 등 수많은 예방주사를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예방주사의 기본 원리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면역체계를 활성화 시켜 자체적인 질병 저항성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는 다 양한 종류의 면역세포들이 있어서 체내에 병원균이 들어오면 이를 물리치게 됩니다. 이들이 하는 일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항체 (antibody)를 만들어 외부 침입 물질(항원, antigen)을 감싼 뒤 이를 무력화시키는 기능과, 외부 침입물질을 직접 먹어치우는 기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방주사는 전자의 기능을 활용한 대표적이고 성 공적인 예입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질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을 뿐 아니라, 어떤 것이 해로운지, 그렇지 않은지를 구별하기는 더더욱 힘듭니다. 따라서, 우리 몸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모든 물질에 대해서 그에 대 항하는 항체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습니다. 항체는 반드 시 병원균에 대해서만 생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체내에 유입된 모든 외부 물질에 대해서 항 체가 생성되는 것이죠. 항원이 몸 속에 들어오면 면역세포들이 이를 파악하여, 이 항원의 특이한 모양을 인식합니다. 그래서, 그 특정 항 원만을 식별하여 선택적으로 달라붙을 수 있는 항체를 생성하게 되 는데, 아무래도 이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게 마련입니다. 생전 처음 보는 물질을 파악해서 그에 꼭 맞는 항체를 디자인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 작업은 상당히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한 번 들어왔던 항원이 나중에 다시는 침입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지요. 그러면 그때마다 힘들게 항체를 새로 만들어야 할까요? 우리 몸은 똑똑합니 다. 일단 한 번 들어온 항원에 대해서는 항체에 대한 정보를 보관하 는 세포들이 있거든요. 한 번 침입했던 적의 장단점을 기록하고 데 이터베이스화해 다음 번 침입에 대비하는 기능을 하는 기억 세포 (Memory cell)가 존재하기 때문에 일단 한 번 만들어봤던 항원에 대 한 항체는 다음에 똑같은 항원이 다시 들어오는 경우, 지체 없이 폭 발적으로 항체를 만들어내 단숨에 항원을 없애버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예방주사는 생체가 가지고 있는 이런 자연 치유 시스템을 교묘하 게 이용해서 병을 막을 수 있습니다. 즉, 인간의 체내에 그 자체로 병을 일으킬 수는 없으나 항체를 생성시킬 수 있는 것들을 일부 더 주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병원균을 일부러 허약하 게 만들거나 또는 항체가 병 원균을 인식하는 특정 부위를 인공적으로 만들어서 몸에 넣 어주는 것이죠. 그러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은 이를 진짜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여 그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이 정보를 메모리 셀에 보관하게 됩니다. 이젠 같은 종류의 병원균은 아무리 많이 들어와도 메모리 셀에 저장한 정보만 문제 없으면, 얼마 든지 물리칠 수 있으니까요. 다음의 상황을 살펴보죠.
오늘은 결혼한 지 1년 되는 날, 기념으로 아내와 여행을 떠났습니다. 좀 위험한 듯 했지만, 절벽 위의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아내가 서 있는 사진을 찍고 싶어서 무리하게 아내에게 올라가라고 한 것이 화 근이었습니다. 아차, 하는 순간 아내는 절벽 아래로 굴렀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수혈을 해야 한다는 말 을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아내와 저는 혈액형이 같습니다. 미안함과 아내에게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에 의사에게 팔을 내밀 었습니다. 내 피를 아내에게 넣어달라고. 얼마든지 수혈하겠다고. 하 지만, 의사는 고개를 흔듭니다. 왜? 왜, 나의 피를 아내에게 주지 못하게 하는 걸까요? 안됐지만, 남편의 혈액을 아내에게 수혈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 다. 실제로 이런 상황이 닥친다면 어떤 사람이라도 아내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당장이라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겁니 다. 그렇지만, 그런 행동은 자칫하면 미래에 더 큰 불행을 가져올 수 도 있기에 아주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리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 다. 아내를 살리기 위한 수혈이 미래의 아기를 죽이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니까요. 왜냐구요? 자, 다시 면역 시스템 이야기로 돌아가죠. 아무리 혈액형이 같아서 수혈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남편의 혈 액은 엄밀하게 말하자면 아내에게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입니 다. 또한 전혈 수혈의 경우, 적혈구뿐 아니라 백혈구, 혈소판 및 혈장 의 각종 성분들이 고스란히 아내에게 넘어가고, 그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단백질은 아내의 몸에서 외부 물질로 인식됩니다. 면역 시스템은 일단 외부에서 들어오는 모든 물질을 ‘적'으로 규 정하고 항체를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이를 인식한 아내 의 체내 면역 시스템은 즉시 이것을 외부 물질로 규정하고 이에 대 한 항체 시스템을 가동시킬 것입니다. 그 중에는 너무 양이 적거나 정보가 부족해서 항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들도 있겠지만, 별다른 해를 끼치진 않아도 항체를 만들 만큼 충분한 자극을 주는 물질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에 이 과정에서 항체가 만들어졌다면 그 정보는 기억 세포에 저장될 것이구요. 수혈의 경우에도 혹시 있을 이런 사 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같은 사람의 혈액을 계속해서 수혈하지는 않 습니다. 헌혈한 혈액에는 개인에 대한 고유 일련번호가 매겨져 관리 되기 때문이죠. 만약 남편이 아내에게 수혈을 하면 문제가 될 소지 가 다분해지지요. 특히 아이를 원하는 젊은 부부의 경우에는 더더욱 안될 말이죠. 임신을 하게 되면 어쨌든 모체에게 태아란 절반은 완전한 이물질 입니다. 따라서, 모체의 면역 시스템은 태아를 이물질로 규정하여 공격하는 경우가 생기고, 자연적인 상태에서 수정된 수정란 중 70% 가 이런 면역 반응을 이기지 못하고 착상조차 하지 못한 채 죽어갑 니다. 정상적인 경우도 그러한데, 남편에게 수혈을 받아서 혹시 남 편의 특정 유전자 타입에 대한 항체가 생성되어 있다면 이 아기가 면역체계의 엄청난 저항을 이기고 자궁벽에 착상하긴 정말 힘들게 됩니다. 수정란의 착상부터 방해를 받기 시작할 것이고, 요행히 착 상이 되었다고 해도 자연 유산이 자꾸 반복되곤 합니다. 이런 사태가 계속 되다 보면 최악의 경우, 아내와 남편 모두 생식 능력에 전혀 이상이 없는데도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비극적인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남편이 아닌 다른 누구의 아기라도 가질 수 가 있지만, 정작 사랑하는 남편의 아이는 낳을 수 없게 되는 아이러 니가 발생할 수도 있는 거죠. 자연의 법칙을 살펴보면 선의로 행한 일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때로는 선의의 행동이 사태를 더욱더 나쁘게 만들 수도 있지요. 자연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여 자신의 모습을 바꿔가지만, 그 속에 방향성과 목적성과 선 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지....... 진화는 사실이지 만,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가능성 에 대한 결과 중 자연 그 스스로에게 가장 적합한 결과만이 살아남 는 것뿐.
관련사이트
면역학 http://www.antibody.co.kr/homeindex.htm
대한수혈학회 http://www.transfusion.or.kr
피에 대한 오해들 http://www.amc.seoul.kr/~swkwon/QTF-5MIS.html
광란의 디오니소스 축제
에키온의 아들 펜텍우스 왕은 신들을 믿지 않았어, 오만방자한 그에게 현자 테이레시아스는 충고했지
'가없은 젊은 왕이여, 디오니소스 신께서 이곳에 오실 날이 임박했소, 만일 거룩한 사당에서 이분을 섬기 는 명예를 거절한다면 그대의 어머니와 이모들은 그대의 온몸을 갈가리 찢어 숲에 뿌릴 것이라오. 테이레시아스가 소상하게 그 미래를 예언했는데도 조금도 뉘우치지 않은 펜테우스는 그를 욕하며 내쫒았다. 드디어, 디오니소스가 올 날이 가까이 왔고, 산야에는 신을 섬기는 자들의 찬양소리로 낭자했지, 테에 시 만들은 모두 거리로 몰려나와 새로 온 산을 위한 축제를 준비했지만, 콘테우스 왕만은 이를 완강하게 거부하 면서 오히려 그는 신도들을 탄압하기 위해 몸소 키리온 산으로 갔지. 그러나 맨 먼저 이 펜테우스를 알아보고 미친 듯이 달려 내려와 지팡이를 휘두른 사람은 놀랍게도 펜테우스의 어머니였어.
"예들아! 너희 둘 다 이리 와서 나를 도와다오 이 멧돼지! 우리 발을 들쑤시놓은 이 커다란 멧돼지를 창으로 찔러 죽여야겠다.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 열광해 있던 무리가 쏜살같이 기겁을 하고 서 있는 펜테우스 왕 쪽으로 돌진해 왔어. 왕은 두 이모를 향해 애원했다. '아우토노에 이모님, 저를 도와주세요. 부디 저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콘테우스가 이렇게 간참하는데도 아우토노에는 이 권태우스의 오른팔을 잘라버렸고, 또 한 이모인 이노는 그의 왼팔을 잘라버렸어. 그의 어머니 아가베가 그의 머리를 잘라버리자 기다리고 있던 신도의 무리가 울 려와 눈 깜짝할 사이에 전데우스 왕의 사자를 갈가리 찢어버렸다.
29. 면역계의 인식 오류, 알레르기와 자가 면역 질환
봄과 가을이면 꽃가루 알레르기가 기승을 부리고, 찬바람이 불면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이비인후과에 넘쳐나고,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들도 고생을 합니다. 비단 이런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음식물에 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닿기만 해 도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알레르기란 원래 '변형된 이라는 의미를 가진 그리스어 'allos'에서 유 래된 말로 1906년 프랑스 학자 폰 피 케르가 처음으로 이 용어를 쓰면서 점차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알래 르기의 증상은 가벼운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가 가장 일반적이지 만, 비염, 천식 등 상당히 괴로운 반응을 일으키기도 하고, 심한 경우 알레르기성 쇼크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페니실린 쇼크가 잘 알려져 있는데, 즉시 조치 를 취하지 않으면 심장마비 를 일으키게 되죠, 알레르기 는 어느새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어서 익숙한 단어 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알 레르기란 왜 일어나는 걸까 요? 알레르기는 체내의 면역계가 정상적이라면 반응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적으로 인석해 이상과민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입니다. 우리 몸 에는 적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면역체계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항체입니다. 항체란 인체에 들어온 해로운 물질이 우리 몸에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덮어씌워서 무력화시키는 물질을 말합니다. 체내에 들어온 병원균은 무엇이든 체내의 물질과 결합해 야만 살아남아 병을 일으킵니다. 항체는 이 병원균의 겉을 촘촘히 감싸게 되는데, 이렇게 잘 싸인 병원균은 먹기 좋은 당의정과 같아 킬러세포가 이들을 쉽게 잡아 먹을 수 있습니다. 원래 항체는 외부에서 들어 오는 물질 중 몸에 해롭다고 판 단된 것들만을 선택적으로 골라 없애버리는 임무를 띠고 진화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 항체들이 별로 해롭지 않은 것들, 심지어는 체내에 원래 존 재하는 것들을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들의 공격은 말 그대로 작은 전쟁입니다. 전쟁이니 그 전장(여 기서는 사람 몸이 되겠죠)이 어떻게 될까 요? 당연히 이상이 옵니다. 이들이 체내 에서 전쟁을 벌이면 당사자는 가려움, 기 침, 콧물, 통증 등을 느끼게 되는 거죠. 아 직까지 왜 어떤 사람에게는 괜찮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지, 예전에는 괜찮았는데 왜 요즘 와서는 알 레르기를 일으키는지 정확한 기전은 밝혀 지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알레르기 치료 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유발물질(알레르 겐, allergen)을 없애고, 증상을 경감시키는 대중요법에 머물 뿐 근본적인 치유 방법은 없습니다. 왜 일어나 는지 확실히 알 수 없으니까요. 얼마 전부터 알레르기에 대한 재미있는 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만들어내는 항체는 크게 다섯 그룹으로 나눌 수 있는 데. 그 중 하나인 IgE(immunoglobulin-E) 종류에 속하는 항체들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학설이 점차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실 IgE는 항체 중 우리 몸에 매우 적은 수만 존재하여(실제로 IgE 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항체 전체량 중 십만분의 일 정도에 불과하거든요) 어떤 기능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지금껏 알려진 유일한 IgE의 기능은 기 생충에 대한 방어 작용을 한다 는 것 정도입니다. 즉, 알레르기 와는 전혀 상관없는 물질로 보 였죠. 그러나 알레르기가 이렇 게 창궐하게 된 시기가 기생충 이 없어지기 시작한 시기와 맞 물리고 있다는 것이 어느 예리 한 학자에게 포착됐답니다. 알레르기가 이렇게 유명해 전 건 불과 수십 년도 채 안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천식 환자나 알 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이렇게 많지 않았어요. 그럼 그때는 봄가을에 꽃가루가 덜 날렸을까요? 고양이나 개의 털이 지금보다 덜 빠졌을까 요? 물론 요즘 와서 각종 매연이나 분진 등 해로운 화학물질이 많아 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예전에도 꽃가루는 날렸을테고, 집집마 다 기르는 소나 말, 양 등의 가축에게서 대량의 털과 진드기들이 떨 어졌을테니까요. 아이러니컬하게도 알레르기는 문명이 가져다준 선의의 필요악이 라는 것이 바로 IgE와 알레르기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랍니다. 사람들이 구충제로 기생충을 박멸한 이후, 서양식 입식 주거 방식으로 흙을 밟지 않고, 깨끗한 방안에서 난방을 통해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를 공급받으면서부터 알레르기는 점차 늘어났죠. 급격하게 께 끗해진 환경이 인간의 몸에 유입되는 위험물의 수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자, 할 일이 없어진 항체들이 이제는 건드리지 않았던 비병원 성 물질이나 심지어는 같은 편인 자신의 조직까지 공격하게 되었다 는 이론이 바로 IgE와 기생충의 역학 관계에 대한 가설의 핵심이랍 니다. 인간 사회 역시 제도의 변화가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사람들이 급격히 변하고 시대 조류도 변했지만, 기존의 낡고 고리타분한 관습들과 제도들은 여전히 유지 되어 변화하는 시대에 제동을 걸고 삐걱거리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 은 아니죠. 제가 늘 말씀드리는 것처럼 인간 사회의 모든 현상들은 자연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그대로 닮아 있습니다.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증명이나 하듯이. 어쩌면 알레르기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인 지도 모릅니다. 생물이란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속에서 진화해 발전해 나가는 것 이 숙명이듯, 인간 사회 역시 그렇게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해 나 가야 한다고, 그러한 발전을 거스르려 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쇼크로 죽을 수도 있다고. 자연은 인간에게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닐까요.
관련 사이트
대한 천식 및 알레르기 학회 http://www.allergy.or.kr
알레르기성 질환 http://user.chollian.net/~pain7575/m_allergy.htm
페니실린 쇼크 http://drjun.pe.kr/anaphylaxis.htm
펠롭스의 왼쪽 어깨
펠롭스는 리디아의 왕 탄탈로스의 아들이었어.
너무나 뛰어난 인간이었던 탄탈로스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신들과 함께 식사하며, 암브로 시아와 넥타르를 먹어 불사신이 되었지, 불사의 몸이 된 탄탈로스는 우쭐한 마음에 신에게 불 경을 저지르게 되지. 그는 감히 신을 시험하려 했던 거야. 어느 날, 탄탈로스는 신들을 식사에 초대하고는 자기 아들인 펠롭스를 죽여 그 고기로 국을 끓여 신들에게 대접함으로써 오만하게도 신들의 전능을 시험하려 했지. 그러나 이런 작은 속임수에 속아 넘어간다면 신이 아니지. 참석한 모든 신들은 그것이 인간의 고기인줄 알고 먹 지 않았으나, 그 당시 페르세포네를 잃은 슬픔에 빠져서 정신을 반쯤 놓고 있던 데메테르만이 별 생각 없이 이 불경한 음식을 먹고 말았어. 분노한 신들은 탄탈로스를 지옥에 가두고 영원히 갈증에 시달리게 하는 형벌을 내렸다고 해. 불쌍한 펠롭스는 어떻게 되었냐고? 제우스의 명을 받아 헤르메스가 펠롭스를 저승에서 데 려오고, 다른 신들이 자신들의 접시에 담겨 있던 펠롭스의 사지를 붙여서 그를 살려냈지만, 왼 쪽 어깨 부분만은 찾을 수가 없었어. 슬픔에 잠긴 데메테르가 먹어버렸기 때문이지. 할 수 없이 신들은 펠롭스의 왼쪽 어깨를 상아로 메워놓았다. 이때부터 펠롭스의 자손은 태어나면서 흰 어 깨를 가지게 되었다고 한단다.
30. 장기 이식에 대하여
현대 의학은 이제 더 이상 치료할 수 없을 만큼 손상된 장기는 떼 어내버리고 새로운 장기로 대체하는 데까지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의학 기술들이 외과 수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에서 기술 적으로 장기 이식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기증받을 수 있는 장 기의 수가 모자라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때로는 죽어가는 실 정입니다. 아직까지 인간의 장기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기술은 없으 니까요. 따라서, 장기 이식을 받으려면 같은 인간의 생체에서 생겨 난 조직을 받아야 하는데 신장 같은 것은 두 개씩 있으니까 그나마 괜찮지만, 심장이나 간 같은 장기는 하나뿐이니 이식해줄 사람을 구 하기가 어렵지요. 다행히 자신의 장기를 기꺼이 나눠주겠다는 사람 이 나타나도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인간의 면역 시스템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질은 무조건 '적'으 로 규정하고 공격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장기를 함부로 이식했다가는 당장 면역 시스템의 공격으로 망가질 뿐 아니라, 이식받은 사 람조차 거부반응으로 죽을 수도 있지요. 따라서 자신의 부모 또는 형제 자매의 장기를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일란성 쌍둥이라면 하늘이 주신 기회일테고, 같은 부모에게서 난 형제자매라면 면역체 계가 비슷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환자는 무사히 살아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이제 장기 이식밖에는 방법이 없군요. 혹시 형제 중에 장기 이식 을 해주실 만한 분이 없나요?" "하지만, 선생님, 전 형제도 없고,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어허, 이거 곤란하게 됐군요. 인척관계가 아닌 타인과 골수가 맞 을 확률은 십만분의 일이 넘는데.... "그럼, 그럼 전 어떡합니까?" "현재로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저 골수가 같은 사람이 나타날 때 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예전처럼 형 제자매가 많지 않기 때문에, 또는 그 외 다른 이유로 장기 이식만 받으면 살 수 있는 사람인데도, 자신과 맞는 타입의 장 기를 기증받을 때까지 살지 못하는 사람 들이 많습니다. 현대의 발달된 기술과 죽 음을 두려워하는 생명체의 본능은 이제 더 이상 신의 자비에 엎드려 구원을 비는 대신, 자신의 손으로 생명 을 연장시키고자 나섰습니다.
2000년 이맘때쯤, 신문에 작은 사진이 실렸습니다. 여섯 살 난 여자 아이 하나가 갓 태어난 자신의 남동생 뺨에 키스하는 사진. 얼핏 보면 어린 남매의 다정한 포즈를 담은 사진이 신문에 실린 건 그 갓난아이(애덤)가 누나(몰리)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몰리라는 이 여섯 살짜리 소녀는 치명적인 유전질환인 팬코니 빈혈증을 앓고 있습니다. 유일한 치료법은 골수이식뿐, 이식을 받지 못하면 아이는 대개 7~8세를 넘기지 못하고 죽어버립니다. 자신의 골수가 아이에게 이식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은데다가 골수 기증자 가 나타날 때까지 아이가 살아 있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 이 급해진 부모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신과 자연의 법칙에 도전할 생각을 합니다. 몰리를 살리기 위해서는 몰리와 유전자 타입이 같거나 혹은 아주 유사해서 골수 이식시 거부반응을 나타내지 않을 형제가 필요합니 다. 젊고 건강한 그들 부부는 얼마든지 몰리에게 동생을 낳아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태어난 아이가 팬코니 유전병에 대해서 정상이라 는 보장은 없는데다가, 또한 그 아이가 몰리에게 골수를 기증해줄 만한 유전자 타입을 가지고 태어나리라는 보장은 더더군다나 없습 니다. 그럼 병도 없고 몰리와 유전자 타입이 맞는 아기가 태어날 때 까지 둘이고 셋이고 계속 낳아야 할까요? 하지만, 그들에겐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정자와 난자를 추출하여 시험관 속에서 수 정시켰습니다. 그렇게 수정된 수정란들에서 DNA를 추출하여 몰리 와 유전자 타입이 가장 비슷하고 팬코니 빈혈증에 걸리지 않은 정상 적인 수정란을 골라냈지요. 그 수정란을 몰리 엄마의 자궁으로 돌려 보내 태어난 아이가 바로 몰리가 키스하는 어린 동생 애덤입니다. 애덤은 그저 남들과 똑같은 아이일 뿐이지만, 그의 탄생은 신의 손에 맡겨지기 이전에, 인간의 손에 맡겨졌습니다. 이 사건은 유전 자 질환을 치료하는 쾌거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으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있습니다. 애덤과 동시에 수정되었던 또 다른 애덤 들은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해보셨습니까? 정상적인 애덤들은 혹시 나 애덤의 부모가 또 다른 자식을 원할 때까지 액체질소 속에 냉동 보관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애덤들은? 몰리와 마찬 가지로 팬코니 빈혈증을 유전자 속에 가진 애덤들은 실험실로 가지 않았을까요? 팬코니 빈혈증은 희귀한 유전질환이라서 생생한 생체 샘플을 보고 싶어하는 학자들이 부지기수일테니까. 몰리와 애덤은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인간 유전자 탐구에 따라붙 는 달콤한 어둠의 열매인 '적극적인 우생학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실례입니다. 유전자 탐구에 대한 연구가 궤도에 오르면서 '적극적인 우생학, 즉 태어날 아이의 유전자 구성을 미리 알아서 좋은 형질을 가진 아이만을 낳는다거나, 좀더 나아가 아이의 유전형질을 부모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맞춤아기의 탄생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데 사람들은 의견을 같이 합니다. 사람들은 이 문제에 이중적으로 반응합니다. 유전자를 손본다는 사실 자체에는 꺼림칙해하면서도, 자신의 아이가 뛰어난 우성형질 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데에는 솔깃하니까요. 따라서, 자신이 남들보 다 우월해야 한다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아 무리 도덕적으로 안 된다느니, 윤리적인 문제라느니, 신에 대한 도 전이니 하고 떠들어도, 인간은 유전자에 손을 대고 말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인간으로서 어찌 그런 짓을 할까, 신의 영역에 어찌 감히 인간이 도전을 할까, 하는 것은 피상적인 망상에 불과합니다. 인간은 알고서는, 더군다나 이익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는 절대 그대로 내버 려두지 않는 존재입니다. 어쩌면 인간이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도 한 단계 나은 존재로 진화해가는 단계 중 하나일지도 모르니까요.
관련 사이트
장기 이식센터 http://www.transplant.or.kr
국립장기 이식관리센터 http://www.konos.go.kr
몰리 이야기 http://www.cnn.com/2000/HEALTH/10/03/testube.brother
우생학 http://user.chollian.net/~cobar/reading/science/sc4.htm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이은희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