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g Xiangjun, born of humble origins, rose to become a noble of Xue through persistence and wisdom. He welcomed people of all ranks, gaining support from many, which saved him in critical moments. Even after losing power, he regained his position as chancellor with Feng Huan's aid. Meng's legacy is marked by respect for others, understanding life's impermanence, and consistently hosting scholars despite wealth or adversity.
이름은 헛되이 전해지지 않는다
맹상군 : 개 짖는 소리와 닭 우는 소리로 위기를 모면하다
맹상군孟嘗君의 이름은 문이고 성은 전田다. 문의 아버지 전영은 제 나라 위왕威王의 첩에게서 태어난 아들이고, 제나라 선왕의 배다른 동 생이기도 하다. 일찍이 전영은 사절로서 한나라와 위나라에 가서 한· 위 나라를 제나라에 복종시키고, 그들 나라가 제나라 선왕을 맹주로 추 대하게 만드는 등 공이 많았다. 그래서 선왕의 뒤를 이은 민왕 때에는 설薛 땅을 하사받고 설의 제후가 되었다. 문은 전영의 40여 명의 아들 중 천한 첩의 소생이었다. 그는 5월 5일 에 태어났는데, 전영은 5월에 태어난 자식은 그 키가 지게문 높이로 자 라면 부모를 해한다며 내다 버리라고 했다. 세상에 자식을 내다 버리라니………………. 하지만 어느 어머니가 낳은 자식을 갖다 버리겠는가. 그래서 그 어미는 자식을 버리지 않고 몰래 길렀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문이 아버지에게 말했다. “사람이 태어날 때 운명을 하늘에서 받는 것입니까, 아니면 지게문에 서 받는 것입니까?" 아버지 전영이 묵묵히 있자, 문이 다시 물었다. “사람의 운명을 하늘에서 받는다면, 군께선 무엇을 근심하십니까? 그렇지 않고 운명을 지게문에서 받는다 해도 근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의 키가 닿지 않도록 지게문을 높이면 되지 않습니까? "그만하라. 더 말하지 않아도 네 뜻을 알겠다." 그후 문이 아버지 전영에게 다시 말했다. "위왕·선왕·민왕 3대의 임금이 다스리는 동안 군께선 정권을 잡고 계시지만 제나라 땅은 더 넓히지 못했습니다. 또한 군의 사가私家는 호 화로움을 더해 후첩까지도 비단옷을 입고 다니지만 주위에 현명한 선 비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렇게 가다간 국가의 재물이 바닥날 것인 데, 이런 죄를 짓고 군께선 몸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이 점을 걱정할 뿐입니다." 이 말을 듣고 전영은 드디어 문을 신임하여 집안일을 맡기고 빈객賓 客을 접대하게 했다. 그후 전영이 죽자 문이 아비의 뒤를 이어 설 땅을 다스리니 이 사람이 맹상군이다. 맹상군은 사람을 불러들이고 같이 어울리며 지내기를 좋아했다. 맹상군이 빈객들을 신분 차별 없이 잘 대한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자 그의 집에는 빈객들이 날로 늘어나 어느새 수천 명이나 되었다. 어느 날 저녁이었다. 맹상군이 빈객과 밥을 먹으려고 할 때 어떤 사 람이 불빛을 가리는 바람에 갑자기 방 안이 어두워졌다. 이때 빈객이 “손님의 밥보다 주인의 밥이 더 좋다”고 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 했 다. 맹상군의 음식이 손님의 음식보다 나은 것을 감추려고 일부러 어둡게 한 것이라 오해한 것이다. 그러자 맹상군이 일어나 자기 밥그릇을 들고 빈객에게 가서 똑같은 음식임을 보이자 빈객은 부끄러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맹상군에 대한 명성은 적군인 진나라에까지 알려져 있었다. 진나라 소왕은 맹상군을 두 차례 초청한 끝에 진나라에 발을 들여놓게 했다. 소왕은 맹상군을 만나본 후로 그를 즉시 진나라 재상으로 삼으려고 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반대를 하고 나섰다. “맹상군은 현명하지만 그는 엄연한 제나라 혈족입니다. 그가 진나라 재상이 되더라도 제나라를 위해 일할 것이니, 진나라는 분명 위태로워 질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소왕은 맹상군을 가두고 죽이려고 했다. 옥 안에 갇혀 꼼짝없이 죽게 된 맹상군은 빈객을 시켜 소왕이 총애하는 첩에게 석방 시켜 달라고 부탁하였다. “좋소. 하지만 나도 부탁이 있소이다. 맹상군이 갖고 있는 여우 겨드 랑이의 털로 만든 가죽옷을 주시오.” 첩은 엄청난 요구를 하였다. 이 옷은 값이 천금이나 되고 천하에 둘 도 없는 물건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맹상군이 진나라에 와서 이미 소왕 에게 바친 뒤였으며, 다른 옷은 없었다. 맹상군이 전전긍긍하자 빈객 중 ‘개의 흉내를 내며 도둑질을 잘하는 자'가 나섰다. “신이 여우 가죽옷을 구해오겠습니다." 그날 밤, 빈객은 개의 흉내를 내어 진나라 궁중 창고에 잠입한 뒤 소 왕에게 바친 여우 가죽옷을 훔쳐 돌아왔다. 맹상군은 이것을 소왕이 총 애하는 첩에게 바치게 했다. 그리하여 첩이 소왕의 마음을 움직여 비로 소맹상군은 풀려나게 되었다. 한편 소왕은 뒤늦게 맹상군에게 속은 것을 알고 추격군을 보내 그를 잡아오게 했다. 맹상군은 풀려나오자마자 밤새 말을 달려 함곡관까지 도망쳐 왔다. 그러나 함곡관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국경의 법으로는 첫닭이 울 어야 비로소 문을 열게 되어 있었다. 맹상군의 뒤에서는 이미 추격군의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는 듯했다. 맹상군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때 같이 있던 빈객 중 평소 닭울음 소리를 흉내내는 자가 하나 있었다. 그가 교묘하게 닭울음소리를 내자 근처에 있던 닭들이 따라 요란하게 울기 시작했다. 관문병들은 닭 우는 소리를 듣고 관문을 열었다. 그래서 맹상군은 무사히 국경을 통과하게 되었다. 진나라 병사들이 함곡관에 도착하였지만 맹상군 일행은 금세 국경을 빠져나간 뒤였다. 그들은 할 수 없이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처음 맹상군이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과 닭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을 빈객으로 맞이하였을 때 다른 빈객들은 쑥덕거리며 그들과 같은 자리에 앉기도 꺼려했다. 그런데 맹상군이 진나라에서 위태로움에 처했을 때 이 두 사람이 나 서서 그를 구하게 되니 비로소 다른 빈객들은 맹상군을 다시 보며 깊이 따르게 되었다. 맹상군이 일행과 함께 제나라로 돌아오는 도중에 조나라를 지나게 되었다. 조나라 평원군은 그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대접했다. 그런데 평소 맹상군에 대한 소문을 듣고 있던 사람들이 구경하러 몰려나왔다 가 그를 직접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맹상군이 키가 훤칠한 대장부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작은 키에 좀스럽게 생겼구먼.” 맹상군이 이 말을 듣고 화를 벌컥 내자 좌우에 있던 빈객들이 구경꾼 수백 명을 베고, 마침내 한 고을을 전멸시킨 뒤 길을 떠났다.
군주가 이익에 눈이 멀면 백성이 떠난다
제나라에 돌아온 맹상군은 재상이 되어 국정을 맡았다. 어느 날 풍환 馮驩이란 자가 맹상군이 빈객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서 짚신을 신고 찾아왔다. “먼 길을 오시느라 수고가 많았구려. 그런데 선생은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시겠소?" 풍환이 입을 열었다. “군께서 선비를 좋아한다기에 그저 찾아왔소이다. 이 몸을 당신에게 맡기고 싶소이다.” 맹상군은 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 머무 는 숙소에서 지내게 했다. 그가 식객으로 있은 지 10일째가 되자 맹상 군이 객사客舍의 책임자에게 물었다. “손님이 무슨 일을 하던가?" “풍환 선생은 가난해서 있는 거라곤 칼 한 자루밖에 없습니다. 그나 마 새끼줄로 자루를 감은 보잘것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풍환 선생은 그 칼을 손으로 두드리면서, ‘장검이여, 돌아가자. 식사에 고기반찬이 없 구나!라고 노래를 부릅니다.” 맹상군은 그를 중간 계층의 빈객이 머무는 객사로 옮겨주었다. 5일 뒤에 맹상군이 물으니 객사의 책임자가 대답했다. “손님이 또 칼을 두드리며, ‘장검이여, 돌아가자. 밖에 나가려고 해 도 수레가 없구나'라고 노래를 부릅니다.” 맹상군은 수레가 있는 더 좋은 객사로 옮겨주었다. 5일 뒤에 맹상군 이 다시 물으니 객사의 책임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손님은 만족할 줄 모릅니다. 이번에는 '장검이여, 돌아가자. 살아갈 집이 없구나'라고 노래를 부릅니다." 맹상군은 이 말을 듣고 불쾌하게 여겼다. 그후 1년 동안이나 풍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맹상군의 식객은 점점 늘어나 3,000명이나 되었다. 맹상군은 자신의 영지인 설 땅의 사람들에게 돈을 꿔 준 뒤 그 이자를 거두어 식객을 접대해오고 있었다. 맹상군은 빈객을 접대할 돈이 떨어질 형편에 놓이자, 풍환에게 빌려 준 돈을 거둬들이도록 설 땅으로 보냈다. 그런데 풍환은 원금만 거두고 원금에 대한 이자는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형편이 어려워 이자를 못 갚는 사람들의 차용증서를 불태워 채무를 면제해주었다. 맹상군이 이를 듣고 화를 내며 당장 풍환을 불러오게 했다. 맹상군은 그를 보자 마자 크게 꾸짖으며 도대체 어찌 된 일인지 풍환에게 물었다. "원금도 갚을 능력이 없는 자에게 빚 독촉을 하면 10년이 지나도 회 수할 가망이 없고 이자만 점점 많아질 뿐입니다. 그렇게 자꾸 재촉하면 사람들은 곧 도망갈 것입니다. 만일 이렇게 되면 위로는 군주가 이익을 탐하여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평을 듣게 되고, 아래로는 백성들이 돈을 갚지 않으려 군주를 떠난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이렇게 하는 것 은 백성들을 격려하고 군주의 명성을 널리 떨치게 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유명무실한 차용증서를 불태워 없앰으로써, 백성들이 군주를 존경하고 군주의 명성을 드러나게 하려고 한 것입니다. 제가 무슨 잘못 한 일이라도 있습니까?" 맹상군은 손뼉을 치며 잘했다고 칭찬을 했다.
부귀가 가면 벗도 떠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세월이 흐르면서 맹상군의 이름은 나라 안팎으로 더욱 높아졌다. 그 러자 제나라 왕은 맹상군이 정권을 마음대로 휘두를까 두려워 그를 파 면했다. 거의 모든 빈객들은 이제 맹상군의 시대는 다 끝났다고 생각하 며 그의 곁을 떠나버렸다. 풍환이 맹상군에게 말했다. "제가 진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수레 한 대만 주십시오. 그렇게 해주 신다면 군을 제나라에서 다시 중용되게 하고 봉읍도 더 넓혀 드리겠습니다." 맹상군은 수레를 준비하여 그에게 주었다. 풍환은 수레를 타고 진나 라로 들어가 왕 앞에서 이렇게 말을 꺼냈다. “지금 서쪽의 진나라와 동쪽의 제나라는 자웅을 겨루고 있습니 다. 천하의 선비들 또한 이 두 나라 중 어느 한 나라 편을 들기 위해 오 고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두 나라가 양립하여 둘 다 수컷이 될 수는 없 습니다. 실로 수컷이 되는 나라가 천하를 얻을 것입니다.” 진나라 왕이 꿇어앉아 풍환에게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진나라가 수컷이 될 수 있겠소?" 풍환이 말했다. “왕께서는 제나라에서 맹상군이 파면된 일을 알고 있습니까? 맹상군 은 이 일로 제나라를 원망하고 있습니다. 그는 제나라를 천하에 알린 유능한 사람이니, 진나라에서 인재로 등용하십시오. 실로 맹상군만큼 제나라의 내부 실정을 잘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를 진나라에서 중용 한다면 제나라 땅을 얻는 것은 누워서 식은 죽 먹기입니다.” 진나라 왕은 매우 기뻐하며 수레 10대와 황금 2,000냥을 보내어 맹 상군을 데려오도록 했다. 한편 풍환은 진나라 사신보다 먼저 제나라에 돌아와 제나라 왕을 이렇게 설득했다. “지금 진나라 사신이 와 맹상군을 데려간다고 합니다. 제나라와 진나 라가 자웅을 겨루고 있는 이때에 맹상군이 진나라로 가면 제나라가 위 험합니다. 그러니 어서 맹상군을 다시 등용하십시오.” 제나라 왕은 즉시 맹상군을 재상의 지위에 복직시켰다. 또한 옛 봉읍 의 땅 외에도 1,000호의 땅을 더 보태주었다. 진나라 사자는 그 소식을 듣고 수레를 돌려서 돌아갔다. 풍환은 흩어졌던 빈객들을 다시 맞아들 이려고 하였다. 빈객들이 맹상군의 문 앞에 도착하기 전이었다. 맹상군이 탄식하며 풍환에게 말했다. “선생도 알듯이, 저는 그동안 3,000명이나 되는 빈객을 예를 다해 대 접해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파면되자마자 저를 버리고 가버렸다가 복 직이 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이렇게 저를 찾아오고 있습니다. 내 그들의 얼굴에 침을 뱉어 크게 욕보일 것입니다.” 그러자 풍환이 엎드려 절하고 말했다. “군께서 실언하셨기 때문에 절하는 것입니다.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된다는 것이 사물의 이치입니다. 부귀하면 선비가 많이 모여들고, 가난하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세상의 이치입니다. 군께서는 혹시 아침 에 저잣거리로 몰려가는 사람들을 보신 적이 없습니까? 이른 아침인데 도 어깨를 서로 부딪치며 먼저 가기를 다둡니다. 그러나 해가 저문 뒤 에는 팔을 휘저으면서 저잣거리는 돌아보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아침 을 좋아하고 저녁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저녁의 저잣거리에는 기대 하는 물건이 없기 때문입니다. 군께서 벼슬을 잃었으니 객들이 다 떠나 간 것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선비들을 원망하여 함부로 빈객들이 오는 길을 끊어서는 안 됩니다. 군께서 빈객을 예전과 같이 대우하기를 원합니다." 맹상군은 두 번 절하고 말했다. “명에 따르겠습니다. 선생의 말씀을 들은 이상 어찌 가르침을 받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 전하는 말로 맹상군은 귀한 손님이 찾아오는 것을 기쁨으로 여겼다 했는데, 아마도 그 이름이 헛되게 전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소설보다 재미 있는 사기열전
지은이 : 사마천
편역자 : 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