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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너지 백과사전을 읽고]청소년 입문서_1#27

청소년 에너지 입문서[수소에너지 백과사전_1]

"Jeremy Rifkin argues for the hydrogen economy as a clean energy source essential for combating environmental degradation. In his book The Hydrogen Economy (2002), he emphasizes that hydrogen can replace fossil fuels, which are finite and environmentally damaging. Despite initial skepticism, advancements in technology are making hydrogen a viable energy alternative. Rifkin envisions a democratic energy landscape where hydrogen production is accessible to all, potentially disrupting the fossil fuel-dominated global economy. As hydrogen's role in energy production expands, it may reshape societal structures and offer a sustainable path forward for humanity."

 

 

수소에 대한 폭넓은 상식을 기대하며

 

제레미 리프킨은 왜 수소 경제를 말하는가?

"지구 환경 변화와 오염을 막기 위한 가장 적합하고 청정한 에너지원은 '수소'밖에 없다."

 

2002, 미국의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그의 저서 **『수소혁명(The Hydrogen Economy)**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레미 리프킨은 다양한 관점에서 과학과 기술 발전이 사회, 경제,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세계적인 미래학자다. 인류의 미래를 진단하고 새로운 사회상을 제시해 왔던 그가 앞으로 '수소의 시대'가 온다고 20여 년 전에 선언한 것이다. 그의 주장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앞서 발간된 그의 또 다른 저서 『엔트로피(Entropy: A New World View)』 때문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저서 **『엔트로피』**에서 아무리 기술 발전을 위해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도 반드시 그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구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화석 연료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지구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지구에 해를 끼치지 않는 인간과 동물의 노동력이 모든 에너지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런 그가 '엔트로피' , 에너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점찍은 것은 다름 아닌 '수소'였다.

 

인류는 불을 갖게 되면서 나무를 사용했고, 이후 석탄의 힘으로 산업 혁명을 이루어냈다. 그 뒤를 이어 석유와 가스의 등장으로 현재 문명 사회가 완성되었다. 모두 화석 연료가 가진 탄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화석 연료가 가져다 준 인류 번영 이면에는 불행의 씨앗이 잉태되어 있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가 그것이다.

 

자원의 무분별한 소비가 낳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세계 국가는 1992년 리우에서 'UN 기후 변화 협약'을 맺었다. 각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했다. 이후 태양광, 풍력, 지열 발전과 같은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수소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재생 에너지라고 하기보다는 화학적 반응으로 만들어지는 신 에너지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수소를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가 발생되기 때문에 '저탄소 시대'에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레미 리프킨이 수소 혁명을 외친 지 17년이 지난 지금, 그의 예견은 적중했음이 증명되고 있다.

 

화석 연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는 수소밖에 없다는 그의 주장은 바로 지금, 현실화되고 있다. 재생 에너지가 지닌 한계인 간헐성 등을 넘어설 수 있는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구나 화석 연료의 대안으로 등장한 수소는 직접 에너지원이 되기도 하고, 생산된 에너지를 수소로 저장하고 이동해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그런데 단-순히 이런 장점들만 가지고 제레미 리프킨이 '수소 혁명'을 외친 것일까? 그에 따르면 수소는 가장 민주적인 에너지다. 즉 수소 에너지가 미래의 인류 문명을 재구성하고, 화석 연료 중심으로 이루어진 세계 경제와 권력 구조를 개편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누구나 쉽게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다. 수소의 평등한 생산과 공급이 미국과 중동에 몰려 있는 화석 연료 중심의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고 한다. 미국과 중동 특정 국가 간 갈등 유발은 세계 경제의 위험이 되기도 하고, 유가의 가파른 상승을 가져오기도 한다. 제레미 리프킨에 따르면 수소는 석유가 곧 권력인 세계 경제 질서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힘이 없는 제3세계 국가가 큰 부담 없이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수소 에너지 경제 질서가 탄생되는 것이다.

 

우주의 탄생, 빅뱅(Big Bang)으로부터 만들어진 수소는 단순한 연료가 아니다. 제우스의 아들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는 인류에게 불을 준 대가로 매일매일 독수리에게 심장을 뜯기고 있다. 불은 신에게서 벗어나 인류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되었고, 불을 얻은 인류는 불을 이용해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대가는 혹독하다. 인류뿐 아니라 지구의 모든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지구 온난화 문제다.

이제 인류 스스로 답을 만들어야 할 때다. 그 해답으로 등장한 '수소'는 불변할 줄 알았던 에너지 권력의 지형, 그곳으로부터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제레미 리프킨의 '수소 혁명' 선언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프로메테우스의 선택에 답해야 한다.

 

궁금해요/ 우주에서 가장 가볍고, 가장 많은 원소는?

냄새도 맛도 색도 없는 기체, 수소는 원자 중에서 가장 간단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원소 번호 1번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모든 물질 중에서 가장 가벼워 대기 중에 인위적으로 놓게 되면 금세 위로 확산됩니다. 그런데 대기 중에는 실제 수소가 전혀 없습니다. 수소가 자연에 존재하는 경우는 다른 원자와 결합해 있는 경우뿐입니다. , 수증기, 메탄 등이 수소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 영양을 공급하는 포도당(C6H12O6)뿐 아니라 거의 모든 유기 화합물에도 수소는 필수 구성 성분입니다.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인공적으로 물과 수증기, 메탄 등으로부터 수소를 분리해야 합니다. 우리가 얻는 수소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수소로, 자연 발생적으로 얻을 수는 없습니다. 수소를 추출하기 위한 별도의 에너지가 필요한 셈이지요. 그래서 값싸게 수소를 얻기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이 이루어집니다.

 

우주로 눈을 돌려보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우주의 97%는 수소입니다. 우주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양은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75%가 수소로, 약간의 탄소와 산소, 철 등 무거운 원소를 빼면 수소가 태양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수소의 구조는 어떠할까? 수소 원자는 양성자 1개와 그 둘레를 돌고 있는 전자 1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접하는 수소는 수소 원자 2개가 공유 결합하여 수소 분자(H)로 존재합니다. 수소 원자에서 전자가 떨어지면 수소 이온(H)이 되며 양성자만 존재하는 형태입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수소는 양성자 1개가 원자핵을 구성하는 ¹H의 형태로 존재하지만, 양성자 1개와 중성자 1개가 원자핵을 구성하는 중수소(²H)와 양성자 1, 중성자 2개가 원자핵을 구성하는 삼중수소(³H)의 형태로도 극히 소량 존재합니다.

 

핵융합 에너지 발생 원리

경수소(기본 수소)  /  중수소(듀테륨)  /   삼중수소(트리듐)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높은 압력 속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것이 태양이 빛을 내는 원리입니다. 핵융합 반응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면 매우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인공 태양, 즉 핵융합 발전입니다. 이제 수소를 이용한 수소 에너지, 핵융합 발전 등을 통해 수소 경제라는 새로운 영역이 열리고 있습니다. 수소의 새로운 탄생이 기대되지요?

 

.생명체의 근원, 바다에서 수소를

바다에서 에너지를 얻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지구 표면의 3분의 2를 덮고 있는 바다는 태양이 보내주는 에너지를 듬뿍 품고 있는 에너지 보물창고입니다. 바람과 바다가 만들어내는 파도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파력 발전, 해류의 흐름을 이용한 조류 발전도 있습니다. 그리고 달의 인력으로 인해 생기는 조석 간만의 차를 이용하는 조력 발전도 있죠. 또 얕은 바다와 수백 미터 깊은 바다의 10℃에서 20℃의 온도 차이를 이용한 해양 온도차 발전도 있습니다. 심지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염분 차를 활용해 삼투압 작용으로 물을 끌어올려 낙차의 힘으로 전기를 만드는 염분 차 발전도 있습니다.

 

이렇게 바다가 갖고 있는 자체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도 있지만 어마어마한 바다 공간을 이용해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거나 풍력 발전기를 설치해 에너지를 얻기도 합니다. 수상 태양광, 해상 풍력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중공업이 제주 한경면 바다에 해상 풍력 발전기 10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30kW 규모의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등도 계획하고 있어 해상 풍력 발전은 앞으로 더욱 그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바다 에너지의 결정체는 바로 수소입니다. 물을 전기분해해서 얻는 수소는 바다가 존재하는 한 얻을 수 있는 무한의 자원입니다. 자연에서 얻는 그린 수소의 정수라고도 할 수 있지요. 바다에서 수소를 얻는 그린 수소 생산 기술이 발전하면, 대량 수소 생산 시대를 열어나갈 것입니다. 바다와 수소, 그리고 인류가 만나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수소를 200년 전부터 도시가스로 이용했어요

 

"홈즈는 아직 불이 꺼지지 않은 가게 앞에서 서성이는 사람들 사이를 성큼성큼 빠져나가, 곧 작은 남자를 뒤따라가 그의 어깨를 툭 하고 쳤다. 남자는 깜짝 놀라며 뒤돌았는데 가스등 불빛에 비친 그의 얼굴은 핏기가 하나 없이 창백해 보였다."

 

코난 도일 작 『셜록 홈즈의 모험』 (원제: The Adventure of Sherlock Holmes) 중에서

1800년대 영국 런던의 밤거리, 명탐정 셜록 홈즈는 짙은 밤안개 사이를 다니며 범인을 추적한다. 사계절 흐린 날씨에 달빛 하나 없기로 유명한 런던의 밤거리에서 우리가 셜록 홈즈의 그림자라도 따라가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런던 거리에 줄줄이 늘어선 가로등 덕분이었다. 당시 가로등은 가스로 불을 밝혀 '가스등'이라고 불렸다.

 

해질 무렵이면 가스등 지기가 거리를 다니며 가스등에 일일이 불을 붙였다. 가스불꽃은 처음엔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했지만 어둠이 도시에 완전히 깔리면 그제야 선명한 레몬빛을 내며 주변을 밝혔다. 이렇게 가스등이 런던 거리를 환히 밝힐 수 있게 된 것은 1800년대 초에 보급된 '도시가스' 덕분이다.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인 1800년대 초에 도시가스를 사용했다니,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사실이다.

 

초기에 사용한 도시가스는 석탄과 석유를 이용하여 만들었다. 석탄가스의 경우 1798년 영국의 발명가 윌리엄 머독(William Murdoch)에 의해서 처음 등불로 활용되었다. 석탄가스의 놀라운 능력이 알려지면서 1812년 런던에서 가스 사업이 시작됐다. 파리에서는 1820년에, 독일의 베를린에서는 1826년에 시작되어 석탄가스는 점차 여러 곳으로 보급되었다.

처음 유럽에서 사용된 석탄가스의 주성분은 놀랍게도 수소였다. 수소 49%, 메탄 28.5%, 이산화탄소 19.5%, 일산화탄소 3%로 구성된 가스였고, 그중 수소가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따라서 그 당시 도시가스를 사용한 것 자체가 수소를 사용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이 흐른 후에는 석탄가스 대신 천연가스를 사용하게 된다. 천연가스는 원래 수소가 주성분이고, 메탄 80%, 에탄 10%, 그 외 다른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다. 오늘날의 도시가스는 천연가스다.

수소는 과거 200년 동안 도시가스의 핵심 성분이었다. 수소를 분리해 연료전지로 만든다면, 우리는 탄소 배출 없이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수소를 다시 주목해야 할까? 200여 년 전과 같은 도시가스, 즉 과거로 돌아가는 것인가? 아니다. 수소가 인류의 앞날을 여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기후위기가 다가오는 지금, 우리는 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만드는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린 수소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대두되고 있다. 수소가 풍부한 바다와 새로운 연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수소에너지백과사전

지은이 이원욱, 이승훈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