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ga-pyeon (治家篇)" discusses the principles of managing a household properly. It emphasizes filial piety, hospitality, and the respectful treatment of servants, which remain valuable ethics today. Ancient people shared food mindfully, ensuring elders' intentions were honored. Hospitality should be generous, but household management must remain frugal. Furthermore, leaders should consider their servants’ well-being first. These teachings highlight the virtues necessary for a respected and harmonious life.
치가편(治家篇) : 집안을 잘 다스려라
치(治)는 '다스린다.' 가(家)는 '집'을 뜻하 며, 치가는 '집을 다스린다.' 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집안을 다스리는 법에 대한 글들이 구체 적으로 실려 있다. 즉, 부모를 어떻게 섬기고 손님 접대나 아랫사람을 부리는 법 등등이다. 오늘날에도 크게 도움이 될 가정 윤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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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손아랫사람들은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제멋대로 하지 말고, 반드시 집안 어른께 여쭤보고 해야 한다." - 사마온공
凡諸卑幼는 事無大小를 母得專行하고
범제비유 사무대소 무득전행
必咨稟於家長이니라.
필자품어가장
한자 풀이]
凡(무릇 범) 諸(모두 제) 卑(낮을 비) 幼(어릴 유) 事(일사) 母(말무) 專(오로지 전) 行(행할 행) 咨(물을 자) 稟(줄, 받을 품)
이휘 풀이]
卑幼(비유): 손아래의 어린 사람./ 咨稟(자품): 윗사람께 여쭈어 보다.
주제 엿보기
증자가 아버지 증석을 봉양할 때에는 반드시 술과 고 기를 차려 내놓았다. 또 상을 물리려고 할 때에는 반드시 남긴 음식이 있으면 누구에게 줄 것을 물어보았고, 또 '여유분이 있냐?'고 물으면 반드시 '있습니다' 고 대답했다. 증석이 죽고 증자의 아들인 증원이 아버지를 공양하게 되었다. 이때 증원은 증자가 아버지를 공양할 때처럼 반드시 술과 고기 반찬을 차려 내놓았다. 그러나 상을 물릴 적에 남긴 음식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를 물어보지 않았고, '여유분이 있냐?'고 물어보면 '없습니다.'고 대 답했다. 남은 음식을 다시 차려 주기 위함이었다. 이것이 이른바 입과 몸만으로 윗사람을 봉양하는 것 이다. 증자 같으신 분은 어버이의 마음을 봉양했다고 할 수 있다. 어버이를 섬기는 데는 증자같이 하여야 한다.
주제 요약] 옛 사람들은 집안에서 가장 어른에게 먼저 좋은 음식을 올린다. 그러면 어른이 이 음식을 다 먹지 아니하고 남겨서 자신이 생각해 둔 집안의 아랫사 람에 주는 풍속이 있었다. 때문에 남긴 음식을 누구에게 줄 것인가를 물어본 것이다. 또 항상 여유분이 있냐고 물어서 다른 아랫사람들도 다같이 먹을 수 있는가를 물 어보았다. 그때 여유분이 있으면 안심하고, 없으면 자신 만이 좋은 음식을 먹었다는 점에서 마음이 불편해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증자와 같이 항상 윗사람의 마음을 살피고 사소한 것까지 물어보는 것이다.
손님 접대는 풍성히 하지 않을 수 없고, 살림살이는 검소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待客은 不得不豐이요 治家는 不得不儉이니라.
대객 부득불검 치가 부득불풍
[한자 풀이]
待(기다릴, 접대 점) 客(손님객) 豊(풍성할 풍) 治(다스릴 차) 家(집가) 儉(검소할 검)
[어휘 풀이]
不得不(부득불): ~하지 않을 수 없다.
주제 엿보기
송흠은 조선 중종 때의 문신이었다. 그는 청렴하고 검소하여 당시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는데, 흔히 '삼마 태수(三馬太守)'라고도 불렸다. '삼마 태수'라는 별명은 그가 지방관으로 부임할 때마다 언제나 말 세 마리만 이용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즉, 자신이 타는 말 한 필, 어머니와 아내가 타고 가는 말 각각 한 필이었다. 보통 새 수령이 부임하게 되면 그 지방민들이 경비를 많이 들여 수십 필의 말을 동원하여 사치스럽게 부임 행차를 하는데, 송흠은 말 세 필로 간소하게 부임하여 백성들이 삼마태수라고 불렀던 것이다. 송흠은 평소 재산에 마음을 두지 아니하고 늘 청렴한 공직 생활을 하고 백성을 위해 성실히 임무를 처리했다. 그는 언제나 백성의 편이 되어 그들의 고통을 덜어 주 려고 애썼다. 흉년이 들면 조정의 독촉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감면해 주고,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는 법이 라고 주장했다. 송흠이 전라도 여산 군수가 되었을 때의 일이다. 그곳은 상경하는 관원이나 지방관이 부임할 때 거치고, 백성들의 왕래도 잦은 교통상의 요지였다. 그렇기 때문 에 찾아오는 손님이 많았다. 손님이 오는 것은 기쁜 일 이나 마땅히 접대할 장소나 음식이 마땅치 않았으며 공무를 집행하는 데에 시간 낭비가 많았다. 또 접대비도 만만치 않았다. 이에 송흠은 집에서 직접 '호산주'란 술을 담가서 정성껏 대접하니 손님마다 매우 흐뭇하게 생각했다. 이처럼 송흠은 관청의 돈을 쓰지 않고 스스 로 손님을 접대하니, 부하들은 물론 현지 백성들에게 더욱 칭송을 받게 되었다. 그러자 수탈을 일삼는 다른 수령들의 시기를 불러일 으켜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송흠은 이에 아랑 곳하지 않고 청렴과 검소를 신조로 삼아 생활하여 청백 리로 선출되었다.
주제 요약] 과거 우리 선조들은 지나가는 과객에게도 식사를 했는가 물어보고 식전이면 기꺼이 밥상을 내주곤 했다. 비록 당시에는 숙박과 식당 등의 편의 시 설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탓도 있었지만 사람마다 따뜻한 인정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님 대접을 정성껏 하고 살림살이를 검소하게 하는 것은 인정이 넘치 고 집안을 일으키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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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하인을 부릴 때 먼저 그들이 배고프고 춥지 않은지 염려하라.
凡使奴僕에 先念飢寒하라.
범사노복 선념기한
한자 풀이]
凡(무릇 범) 使(부릴 사) 奴(종노) 僕(중복) 先(먼저 선) 念(생각념) 飢(주릴 기) 寒(추울 한)
어휘 풀이]
飢寒(기한): 굶주림과 추위.
주제 엿보기
세상에 어떤 사람들은 자기보다 젊거나 신분이 낮은 자를 만나면 몰상식하게 함부로 대하거나 무시하는 언 행을 일삼는 사람이 있다. 이는 교만스럽고 인정머리가 없는 소인배라고 할 수 있다. 조선의 정조대왕은 일찍이 미천한 마부를 대할 때도 이놈 저놈이라고 부른 적이 없었고, 신하들과 말할 때 에도 그 신하의 부모와 형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 았다고 한다. 이는 신중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 에서 비롯된 것이다. 명나라의 진사였던 당일암은 어느 날 여러 벗들과 만 나 밤에 이야기하다가 자려고 할 때 이렇게 물었다. "지금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 있는가 없는가?" 여러 벗들이 없다고 하자, 일암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밤은 차가운데 우리들은 매우 즐겁게 술을 마셨지 만, 따라온 종들은 아직도 잘 곳을 마련하지 못했는데, 어찌 할 일이 없단 말인가?" 일암의 말에 여러 선비들은 남을 배려할 줄 몰랐던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고 각기 데리고 온 종들의 거처를 마련해 주었다. 역시 명나라 때 장원급제한 노탁도 한 번은 먼 길을 가다가 눈비를 만났다. 밤에 여관에서 쉬는데, 어린 마부가 추위에 시달리는 것을 가엾게 여겨 곧 그를 자신 의 이불 속에 들어와 자게 하고 이렇게 시를 지었다. 반쯤 해진 푸른 적삼을 입은 어린 마부 비록 말을 모는 신세가 되었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다 똑같은 자식인데 여염집 사람과 좀 다르다고 뭐 대단하랴 세상의 일은 정에 매인 거라 모두 가소로우나 내 아이 생각하는 마음으로 은혜 베풀기 어렵지 않네 내일 진흙길이라 다시 힘을 써야 하니 너그럽게 대함을 부질없이 의심치 말라
주제 요약] 윗사람으로서 아랫사람을 함부로 부리는 사람들은 아랫사람에게도 존경받지 못하는 소인배 이다. 정조대왕과 두 선비처럼 남의 윗사람된 자가 아랫 사람을 생각하고 은혜를 베푼다면 남에게도 존경받고, 인정이 넘치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안의편(安義篇) : 의리 있게 살아라
안(安)은 '안주하다.' '편안하다.' 의(義)는 '의리'를 뜻하며, 안의는 '의리를 편안하게 여 기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의리를 잘 지키 며 살아갈 것을 권유하고 있는데, 특히 가족간 에 지켜야 할 의리와 친구간에 지켜야 할 의리 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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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손발과 같고, 부부는 의복과 같으니 옷은 떨어지면 다시 새것을 얻을 수 있지만 손과 발이 끊어지면 다시 잇기 어렵다. - 장자
兄弟爲手足이요 夫婦為衣服이니
형제위수족 부부위의복
衣服破時엔 更得新이나
의복파시 경독신
手足斷處엔 難可續이니라.
수족단처 난가속
한자풀이]
(형형) 弟(아우제) (할, 될 위) 手(손수) 足(발족) 夫(지아비 부) 婦(아내부) 衣(옷의) 服(옷복)破(깨뜨릴파) 時(때 시) 更(다시 갱) 得(얻을 득) 新(새로울 신)斷(끊을 단) 處(살, 둘처) 雞(어려움 난) 續(이을 속)
어휘풀이]
手足(수족): 손과 발 兄
주제엿보기
중국 삼국 시대 촉나라의 유비는 전쟁에서 절체절명 의 어려운 순간이 닥칠 때마다 처자식을 버렸다. 한두 번도 아니고 무려 네 번이나 반복하여 버렸는데, 처음 과 두 번째는 여포에게 처자식이 사로잡혔고, 세 번째 와 네 번째는 조조에게 억류되었다. 그 중에서 네 번째 처자식을 버렸을 때에는 다행히 조운이 되돌아가 장판 파에서 종횡무진의 혈투를 벌이며 감 부인을 보호하고 아두를 구출해 냈다. 당시 조운의 목숨을 건 이 사건으로 유비는 화가 머 리끝까지 나 자신의 아들인 아두 때문에 명장 조운이 죽을 뻔했다고 피붙이 아이를 던져버린 일화는 잘 알려 져 있다. 또 그 전에 두 부인이 조조에 잡혔을 때는 관 우가 다섯 관문을 지나며 여섯 장수의 목을 베고 두 부 인을 데리고 돌아온 일도 삼국지에 잘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처자식이 여포에게 잡혔을 때는 장비가 자신 의 책임이 크다고 자책하여 죽음으로써 사죄하려고 하 자, 유비는 '형제는 수족과 같고, 처자식은 옷과 같다. 는 말로 처자식의 존재보다 형제의 가치를 중요시했다.
주제 요약] 봉건적인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처보다 형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왜냐하면 부부 관계가 없으면 부모 자식 과 형제 관계도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 부모의 유산 상속 때 자신과 처자식만을 위하여 형제들끼리 서로 다투는 일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바 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마땅히 처자식과 형제들 모두 중 시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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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다고 친하려 하지 않고 가난뱅이라고 멀리하지 않아야 이가 바로 인간 세상에 대장부요, 부자라서 찾아가고 가난뱅이라서 떠나가면 이가 바로 인간 세상에 진짜 소인배라네. (소동파)
富不親兮貧不疎는 此是人間大丈夫요 부불친혜빈불소 차시인간대장부 富則進兮貧則退는 此是人間真小輩니라. 부즉진혜빈즉퇴 차시인간진소배
한자 풀이]
兮(어조사 혜) 疎(멀리할 소) 此(이차) 是(옳을시) 進(나아갈 진) 退(떠나갈 퇴) 眞(참진)輩(무리 배)
어휘 풀이]
人間(인간) : 인간 세상, 小輩(소배): 소인배.
주제 엿보기
중국 제나라의 명재상 안영은 충신이자 학식이 높은 사람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도 이따금씩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해 개탄한 적이 있었다. 즉, 제나라에 북곽소라는 사람이 짐승을 포획하는 그 물을 엮거나 짚신을 삼는 일로 모친을 봉양하고 살았는 데, 생계 유지가 어려워서 안영의 집을 방문하여 이렇게 말했다. “저는 평소에 선생의 인의(仁義)를 사모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염치 불구하고 찾아왔는데, 노모를 부양 하기 위해서 약간의 양식을 구걸하고자 합니다." 이에 안영은 창고에서 약간의 돈과 재물, 또 양식을 꺼 내서 북곽소에게 나눠 주었다. 그러나 북곽소는 돈과 재 물은 거절하고 당장 먹을 양식만 얻어 가지고 돌아왔다. 한동안 시간이 흐른 뒤, 안영은 조정에서 의심을 받 아 떠나는 길에 우연히 북곽소의 집 문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안영은 갑자기 그가 궁금하고 혹여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들렀다. 북곽소는 안영을 보 자 집으로 모시고 안영에게 물어보았다. "선생님께서는 어디로 가시는 길이십니까?" "나는 지금 조정의 의심을 받아 도피하는 중이네.” 라고 안영이 대답하니 북곽소는 의외로, "앞으로 잘 풀리시길 바랍니다." 라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 말은 들은 안영은 내심 섭 섭하여 수레에 타고 가면서 원망투로 말했다. "내가 사람을 잘못 보았지! 그에게 무슨 도움을 받고 자 찾아갔던고?" 안영이 떠나자, 북곽소는 자신의 친구를 찾아가서 '내 가 평소 안영의 인의를 흠모했다가 노모를 부양하기 위 해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제 내가 목숨을 걸고 그 를 구명해 주어야겠다.' 라고 말하고, 친구에게 검과 대 바구니를 들게 하여 자신의 뒤에 따르게 하여 궁중으로 찾아갔다. 그는 궁중 앞에서 다음과 같이 소리쳤다. "안영은 현자로 지금 임금님과 간신들의 미움과 의심 을 받아서 제나라를 떠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제나라 는 반드시 큰 손해를 볼 것입니다. 현자를 잃고 나라도 손해를 보는데, 평민이지만 가만히 지켜볼 수 없습니다. 제가 자결하여 안영이 청렴결백하고 무고하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합니다." 이어서 그는 친구에게, “자네는 내가 자결하면 나의 머리를 대바구니에 담 아서 궁중에 나의 뜻을 전해 주기 바라네." 라고 말했다. 그리고 검으로 자신의 목을 베어 자결했 다. 그 친구는 북곽소의 머리를 궁중의 문지기에 전하 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북곽 선생의 머리요. 그가 안영과 나라를 위 해서 죽었고, 나도 지금 그를 위해 죽겠소.” 그는 말을 마치고 검을 뽑아 자결하고 말았다. 왕은 이 소식을 전해 듣고 대경실색하여 스스로 직접 수레에 타고 안영을 뒤쫓아가서 데리고 왔다. 안영은 전후 사 정을 전해 듣고 탄식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가난한 선비의 참된 뜻을 이해하지 못했구나!"
주제 요약] '어진 선비는 자기를 알아 주는 자를 위해 죽기를 마다하지 않고, 여인은 자기를 기쁘게 해 주는 자를 위해 예쁘게 단장한다.'는 말이 있다. 진정한 사귐은 빈부와 관계없이 진심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준례편(遵禮篇) : 예절을 따르라
준)은 '따르다.' '순종하다.' 예(禮)는 '예절'을 뜻하며, 준의는 '예절을 따르다.' 란 의미 를 지니고 있다. 예절이란 인(仁, 사랑)을 실천 하기 위한 형식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따라 서 반드시 예절을 잘 따르고 표현하는 것이 중 요하다. 예컨대 내가 어떤 상대방에게 사랑하 는 마음을 품고 있는데, 겉으로 표현하지 않으 면 상대방은 내가 어떤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공경하고 사랑 한다는 의미에서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는 것이 다. 또 그 시발점은 부모 형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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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아들의 훌륭함을 말하지 않고, 아들은 아버지의 허물을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
父不言子之德하고 子不談父之過니라.
부불언자지덕 자부담부지과
한자 풀이]
父(아비 부) 言(말씀 언) 德(덕덕) 談(말씀 담) 過(지날, 허물과)
어휘 풀이]
不言(불언): 말하지 않는다./ 不談(부담): 이야기하지 않는다.
주제 엿보기
(맹자)에는 옛 사람들이 아버지가 아들을 직접 가르 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손추가 맹자에게 물었다. "군자가 자기 아들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 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힘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가르 치는 데는 반드시 올바른 것을 가지고 가르치려고 하는 데, 통하지 않으면 욕심이 앞서 성을 내게 된다. 즉, '왜 그것을 못 하느냐?'고 성을 내면 도리어 아버지와 아들 사이가 틈이 벌어지게 된다. 또 아들은 '아버지는 나를 올바른 것으로 가르치지만 조급하게 성을 내는 것은 올 바른 것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게 되면, 그것으로 인해 아버지와 아들 사이가 서로 서먹해지고 거리를 두게 되 는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불만을 가지고 해치 면 나쁘다. 그래서 옛날에는 아들을 바꿔서 가르쳤고,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잘 되라고 꾸짖지는 않았던 것 이다. 잘 되라고 꾸짖으면 사이가 벌어진다. 사이가 벌어지면 상서롭지 못하기가 그보다 더할 게 없다.”
주제 요약] 아버지는 아들을 엄하게 가르치면서 자만하지 말라는 뜻에서 훌륭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 이요, 아들은 아버지가 아무리 허물이 있더라도 키워 주 신 은혜를 생각해서 허물을 말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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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편(言語篇) : 말을 조심하라
언(言)과 어(語)는 모두 '말'을 뜻한다. 그러 나 약간의 의미 차이가 있다. 즉, 언은 자기 스 스로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이고, 어는 상대방 과 더불어 이야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편에 서는 자신이 일방적으로 하는 말부터 남과 더 불어 이야기할 때 언제나 말조심을 하며 신중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 과 품행을 엿볼 수 있는 것으로 말 한 마디로 천냥 빚도 갚을 수 있고, 불구대천의 원수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말을 신중히 할 것을 권 유하고 있다.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유회(劉會))
言不中理면 不如不言이니라.
언부중리 불여불언
한자 풀이] 言(말씀 언) 理(이치 리)
어휘 풀이] 不如(불여) : ~만 못하다.
주제 엿보기
건전한 논의나 논쟁은 상호 발전을 위해서 좋은 일이 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주 논쟁을 위한 논쟁, 내편과 남 의 편을 가르고 시비를 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차라리 어느 한 편을 일방적으로 편들기보다 말하 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 귀한 것이 된다. 조선 시대 홍문관에는 학이 있는데 숙직하는 여러 관 원이 모여 이야기하면서, 어떤 자는 '꼬리가 겁다' 느니 어떤 자는 '날개가 검다.' 느니 하면서 얼른 결정을 못 짓자 어떤 늙은 관리가 대답하기를, "그 말이 확실히 옳지만 이 말도 그르지는 않다."라고 하므로 모두 그 까닭을 물었다. 그랬더니 늙은 관리 대답이, "학이 날 적에는 날개가 검고, 서 있으면 꼬리가 검기 때문이다." 라고 했다. 그래서 듣는 자들이 기절할 뻔했다고 한다. 또 조선 초의 재상을 지냈던 황희는 성질이 너그러워 남의 뜻을 거스르지 아니하여, 어떤 사람이 '삼각산이 무너졌다.'고 말하면, 다만 '너무 높고 뾰족했었다.'고 대답하고는, 이윽고 또 '그렇지 않았다.'고 말하면 '기 세가 완전하고 굳건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러한 처세관은 주관이 없는 것이 아니고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 가능성과 합당함을 인정해 준 결과인 것이다.
주제 요약] '더불어 말할 수 있는 사람인데도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 것이요, 더불어 말하지 못할 사 람인데 말하면 말을 잃는 것이다.' 라는 옛말이 있다. 서 로 의기투합하고 이치에 맞으면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 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 쓸데없이 소모적인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
입과 혀는 화의 근심의 문이요, 몸을 망치는 도끼이다.
口舌者는 禍患の门이요 滅身の斧也 니라.
구설자 화환지문 멸신지부야
한자 풀이]
군평(君平) 舌(혀 설) 禍(재앙화) 患(근심환) 滅(망할 멸) 斧(도끼 부)
어휘 풀이] 口舌(구설): 입과 혀./ 禍患(화환): 재앙과 근심./ 滅身(멸신): 몸을 망치다.
주제 엿보기
중국 전국 시대 때 평원군 조승은 빈객을 좋아하여 수천 명의 식객이 그의 집으로 찾아왔다. 평원군의 저 택은 이층인데, 민가로 향해 있었다. 하루는 평원군의 애첩이 이층에서 절름발이가 물을 긷는 모습을 바라보 며 허리가 끊어지게 웃었다. 다음 날 절름발이가 평원 군의 문전에 와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당신이 선비를 좋아하고 첩을 천하게 여긴다고 들었습니다. 때문에 선비가 천리길을 멀다고 생각하지 않고 믿고 찾아오는 것입니다. 제가 불행하게 곱추가 되는 병에 걸렸지만 당신의 첩이 저를 내려다보고 조소 했습니다. 원컨대 제게 조소한 첩의 목을 주십시오." 평원군이 웃으면서 '좋소'라고 하고 절름발이가 돌 아가자, 다시 평원군이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 저놈이 내 애첩이 한 번 웃었다고 죽이라고 하 니 너무 심하지 않는가." 라며 결국 애첩을 죽이지 않았다. 그 후 일 년 남짓이 지나자 갈수록 찾아오는 선비와 가신들이 줄어들고 절 반 이상이 가버리고 말았다. 평원군이 이상하게 여겨 식객들에게 말했다. "내가 여러분에게 대우하여 큰 실수를 한 적이 없는 데 떠나는 사람이 많으니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식객 중의 한 사람이 나와서 대답했다. “당신께서 절름발이를 조소하신 첩을 죽이지 않는 것을 보고, 당신은 여색을 사랑하고 선비를 천대하는 인물이 라 여겨 선비들이 떠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원군은 절름발이를 조소한 애첩의 목을 베어가지고 친히 그 집까지 찾아가 사과를 했다. 그랬더니 떠나갔던 선비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주제 요약] 경박한 언행은 화의 근원이 된다. 항상 전후 사정을 살피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하 는 습관을 길러서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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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이롭게 하는 말은 솜옷처럼 따스하고 남을 다치게 하는 말은 가시처럼 날카롭다.
남을 이롭게 하는 한 마디 말은 천금의 값어치가 나가고 남을 다치게 하는 한 마디 말은 칼로 베는 것처럼 아프다.
利人之言은 煖如綿絮하고 傷人之語는 利如荊棘이라 합니다.
이인지언 난여면서 상인지어 이여형극
一言利人에 重値千金이요 一語傷人에 痛如刀割이니라.
일언이인 중치천금 일어상인 통여도할
한자 풀이]
利(이로울 이) 言(말씀 언) 煖(따뜻할 난) 絮(솜서) 荊(가시나무 형) 棘(가시나무 극) 值(값 치) 痛(아플 통) 刀(칼도) 割( 베다, 쪼갤 할)
어휘 풀이]
利人(이인) : 남을 이롭게 하다./ 傷人(상인): 남을 상하게 하다./ 綿絮(면서): 솜옷. 荊棘(형극): 가시. / 刀割(도할): 칼로 베다.
주제 엿보기
중국 제나라의 재상 안영은 박학 다식하고 언변에 능했다. 그러나 외모가 왜소하고 못생겨서 자주 비웃음을 샀다. 한 번은 안영이 초나라에 사신으로 갔는데, 초나 라 왕이 그를 놀리기 위해 대문 옆에 작은 문을 세워서 그 문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이에 안영이 말했다. "만일 개나라에 사신으로 왔다면 개 문을 이용해야겠지만 지금 초나라의 사신으로 왔으니 대문으로 들어가 야 마땅하지 않는가?" 이에 접대하는 사람이 다시 대문으로 안내했다. 초나 라 왕이 안영이 도착한 것을 보고 말했다. "제나라에는 인재가 그리도 없습니까? 어째서 당신 처럼 볼품없는 사람이 우리나라 사신으로 왔습니까?"" 안영이 말했다. "제나라에서 사신을 파견하는 기준은 재주와 덕입니 다. 어진 사람은 어진 나라에 보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나라에 파견합니다. 그런데 저는 못난 외모 때문에 초 나라의 사신으로 보내졌습니다." 초나라 왕은 한 마디도 말하지 못했다. 또한 내심 승 복할 수 없어서 제나라 출신 도적 하나를 잡아다 놓고 안영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제나라 출신의 도적놈이오. 제나라에는 도적놈이 그리도 많소?" 안영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대답했다. “회남(淮南)의 귤을 회북(淮北)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됩니다. 나라의 환경도 이와 같습니다. 저 사람은 제 나라에서 도적질을 하지 않았는데 초나라에 와서 도적 질을 했다면 초나라의 풍속이 문란한 데서 원인을 찾아 야 하지 않을까요?" 초나라 왕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허허, 당신을 놀려 줄 생각이었는데, 뜻밖에 내 스스 로 놀림감이 되어 버렸소. 현명한 사람에게 함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었소." 안영의 정정당당한 기개와 재치가 돋보인다. 또 다른 고사이다. 제나라 왕의 등에 악성 종기가 났 다. 이때 고자와 국자가 병문안을 왔는데 왕이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나의 등짝에 난 종기를 살펴보아라. 종기 에 열이 나는 것이 보이더냐? 열과 색깔은 어떻고 크기는 얼마나 되느냐? 또 종기에 난 고름은 어떤 모습인가?" 고자가 말했다. "열이 심한 것 같습니다. 종기에서 불이 나는 것 같은 데, 덜 익은 배 색깔을 띠고 있으며, 크기는 먹는 콩만 합니다. 고름은 헌 가죽신이 곧 터질 것 같은 형상입니다." 고자와 국자가 나간 뒤에 안영이 찾아왔다. 왕은 안 영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했다. 이에 안영이 대답했다. "열이 태양 빛같이 따스합니다. 종기의 색깔은 청석 (靑石)의 옥색 같고, 그 모양 또한 옥과 같습니다. 고름 은 옥을 걸어 놓은 형상입니다." 안영이 물러가고 난 다음 경공이 탄식을 하며 말했다. "나는 저처럼 도덕 수양이 된 바른 사람을 보지 못했 다. 저속한 고자와 국자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주제 요약] '말 한 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똑같은 말이라도 상대방을 기분 좋게 도 또는 나쁘게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아침이나 아부를 통해서 상대방의 기분을 무조건 맞추라는 말은 아니다. 아첨이나 아부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얼 마든지 고운 말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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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사람을 찍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은 어디 있든 편안하리라.
口是傷人斧요 言是割舌刀니 閉口深藏舌이면 安身處處牢니라.
구시상인부 언시할설도 폐구심장설 안신처처뢰
한자 풀이]
口(입구) 是(이, 옳을 시) 傷(상처 상) 斧(도끼 부) 藏(감출 장) 牢(굳을 뢰)
어휘 풀이]
傷人(상인): 사람을 상하게 하다. 舌刀(설도) : 혀를 베는 칼. 閉口(폐구) : 입을 닫다.
주제 엿보기
중국 삼국 시대에 오나라의 대신 제갈근의 아들인 제 갈각은 신동으로 유명했다. 한 번은 손권이 제갈각이 총 명하다는 말을 듣고 직접 시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수하 에게 한 마리의 당나귀를 가져오게 한 다음, 종이 위에 '제갈자유(諸葛子瑜)'라는 글을 써서 당나귀의 얼굴에 붙였다. '제갈자유'는 제갈각의 부친인 제갈근의 자(字) 로 그의 생김새가 당나귀와 몹시 닮았기 때문이었다. 이 광경을 보고 여러 신하들은 모두 웃기 시작했다. 그때 제갈각은 손권의 곁으로 가서 공손히 붓을 빌려 서 당나귀의 얼굴 위에 써 붙인 '제갈자유' 옆에 '지려 (之驢)'라고 썼다. 즉 '제갈자유의 당나귀'라는 뜻으로 바꿨다. 이 일은 제갈 부자에겐 치욕적인 일이라 손권 도 본래 그렇게까지 심하게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제 갈각이 고치고 나서 대단히 익살스럽게 변했다. 그래서 좌중은 그를 찬탄하고, 다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 다. 손권도 미안한 탓에 웃으면서 그에게 말했다. "이 당나귀를 너에게 선사하마." 한 번은 태자가 기분이 나쁜 일이 있어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고자 하는데, 마침 제갈각이 자기 눈앞 에 보였다. 태자는 그에게 무지막지하게 이렇게 욕했다. "제갈각은 말 오줌을 먹어라!" 이 소리를 들은 제갈각은 공손하게 회답했다. "태자께선 계란이나 드시지요!" 손권이 곁에서 그 소리를 듣고 기이하여 제갈각에게 물어보았다. "태자는 너에게 말 오줌을 먹으라고 했는데, 너는 태 자에게 계란이나 드시라고 한 것은 무슨 연고인가?" 제갈각이 대답했다. "계란이나 말 오줌이나 모두 엉덩이 꽁무니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까? 맛은 다르나, 나오는 곳은 마찬가지입니다." 손권이 듣고 박장대소했다. 그러나 후일, 제갈각은 고집이 세고 남에게 뒤지기 싫어하며 재능만을 믿고 겸손하지 못해서 손량에 의해 비참하게 죽었다.
주제 요약] <논어>에 '교묘하게 말을 하고 낯빛을 꾸미는 자는 인자함이 적다.'는 말이 있다. 교묘한 말로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도 나쁘게도 만든다. 그러나 겸손 하지 못하고 도에 지나치면 끝내는 돌이킬 수 없는 화를 자초하게 된다.
명심 보감
추적 지움/ 김영진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