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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샘] 한자와 함께하는 명심보감_146

The "Jeonggi-pyeon (正己篇)" emphasizes the importance of maintaining a righteous self. According to Confucianism, "cultivating oneself, managing the family, governing the country, and bringing peace to the world" begins with self-discipline. One should reflect on others’ virtues and faults as a mirror, practice tolerance, and accept constructive criticism for growth. Maintaining moderation in lifestyle and avoiding unnecessary speech or actions is crucial. Ultimately, refraining from listening to, seeing, or speaking of others’ faults is the path to becoming a noble person.

정기편(正己篇) : 몸을 바르게 하라

() '바르게 한다.' () '', '몸가 짐', '자기' 등을 뜻하며, 정기는 '몸을 바르게 하라.'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유교에서는 '먼 저 자기 심신을 닦고, 집안을 다스리고 난 뒤 에 나라를 다스릴 수 있고 그 후에야 비로소 천하를 평정할 수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 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란 말이 있다. '수신'을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행해야 할 것은 우선 자신의 몸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이 편에서는 몸을 바르게 하여 수신에 도움이 되는 글귀들 이 실려 있다.

 

다른 사람의 착한 점을 보면 내게도 그런 착한 점이 있나 살펴보고, 다른 사람의 나쁜 점을 보면 내게도 그런 나쁜 점이 있나 살펴보라. 이와 같이 해야 유익함이 있다. 《성리서(性理書)

 

見人之善이면 而尋己之善하고

견인지선 이심기지선

見人之惡이면 而尋己之惡하라.

견인지악 이심기지악

如此라야 方是有益이니라.

여차 방시유익

 

한자 풀이]

(볼 견) (착할 선) (찾을 심) (악할, 나쁠 악) (같을 여) (이차) (다할 익)

 

어휘풀이

如此(여차) : 이와 같다. 方是(방시) : 비로소 ~있다.

 

주제 엿보기

<논어>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 공자님께서 말씀하시길 '세 사람이 길을 갈 때는 반드시 나의 스승 이 있으니, 그 가운데 좋은 점을 골라서 따르고 좋지 않 은 점은 가려 내어 내 잘못을 고친다.'고 했다. 우리가 진심으로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어떤 상황이나 사 람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이다. 연암 박지원도 또 이렇게 말했다. '배움의 길은 다른 것이 없다.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 면 길 가는 사람이라도 잡고 물어보아야 한다. 또 동자 나 노비라도 나보다 한 글자라도 많이 알고 있다면 그들 에게도 묻고 배워야 한다. 만약 상대방보다 내가 못한 것이 부끄러워 묻고 배우지 않으면 종신토록 진보됨이 없을 것이다. 옛날에 순 임금은 순수 농사를 짓고 도자 기를 구웠으며 어부 생활을 한 후에 제왕의 자리까지 올랐다. 공자도 어렸을 때 신분이 천하여 비루한 일을 많 이 했다. 그러나 모두 남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 하지 않았고 배움을 좋아했다.'

주제 요약]

참으로 자신의 몸을 바로하기 위해 배우고 싶다면 어떤 사람이나 상황에서도 배울 점을 발 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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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포용할지언정 남에게 포용을 받는 사람이 되지 말라. <경행록>

 

大丈夫當容人이언정 無人所容이니라.

대장부당용인         무위인소용

 

한자 풀이]

(큰 대) (어른 장) (지아비, 장부 부) (마땅할 당) (포용할, 얼굴 용) (없을 무) (할위)(바소)

 

어휘 풀이]

容人(용인) : 남을 포용하다.

所容(소용): 남에게 포용되다.

 

주제 엿보기

조선의 정조대왕은 일찍이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관 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충고를 한 적이 있었다. “산보다 더 높은 것이 없고 바다보다 더 넓은 것은 없 지만 높은 것은 끝내 포용하는 것이 있을 수 없다. 그러 므로 바다는 산을 포용해도 산은 바다를 포용할 수 없 다는 것이다. 사람의 가슴도 바로 드넓어야지 한결같이 높은 것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이는 남보다 빨리 출세하기 위하여 높은 관직에 오르 는 것도 좋지만 자신보다 먼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 람이 진정한 대장부라는 뜻이다. <맹자>에는 대장부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천하라는 넓은 집에 살고, 천하의 올바른 자리에 서 고, 천하의 대도를 실천하여, 뜻을 이루면 백성들과 더 불어 함께 해 나가고, 뜻을 이루지 못하면 혼자서 자기 의 도를 실천하여, 부귀에도 그의 마음을 혼란시키지 못하고, 빈천하더라도 그 뜻을 꺾이지 아니하고, 무서 운 무력도 그를 굴복시키지 못하게 되어야 그것을 대장 부라고 하는 것이다.'

주제 요약] 사회가 현대화 핵가족화되면서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나 가족이 더불어 행복하려면 남을 배 려하고 포용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의 착한 점을 말해 주는 사람은 내게 해로운 사람이요, 나의 잘못된 점을 말해 주는 사람은 내 스승이다. 소강절(邵康節)

 

道吾善者는 是吾賊이요 道吾惡者는 是吾師니라,

도오선자 시오적 도오악자 시오사

 

한자 풀이]

(, 말할 도) (나오) (착할, 잘할 선) (옳다. 이 시) (악할, 잘못될 악) (스승 사)

 

어휘 풀이]

吾賊(오적): 나의 적. 吾師(오사) : 나의 스승.

 

주제 엿보기

중국 제나라의 재상 추기(鄒忌)는 큰 키에 미남자였 다. 어느 날 정장을 하고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부인에게 물었다 “성북의 서공(徐公)과 나를 비교하면 어느 쪽이 남성 답소?" "아무리 서공이라도 영감을 따를 수 없습니다." 성북의 서공은 제나라 최고의 미남자이다. 추기는 믿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첩에게 물었다. "서공과 나는 어느 쪽이 미남자인가?" "물론 영감이 미남자시죠." 다음 날 그래도 믿지 못한 추기는 때마침 찾아온 손님에게 물어보니, 손님 역시 서공보다 자신이 더 낫다 고 칭찬했다. 얼마 후 서공이 찾아왔다. 추기는 상대방을 자세히 바라보았는데, 역시 자기가 따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하여 거울에 얼굴을 비추어 보 았으나 보면 볼수록 열등감이 들었다. 그날 밤 추기는 잠자리에 들어서 생각해 보았다. "아내나 첩이 내가 서공보다 잘생겼다고 하는 것은 내편이고 또 내가 화를 낼까 두려워서 그렇게 말했을 것이고, 또 손님은 내게 환심을 사려고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다음 날 추기는 입궐하여 임금을 알현했다. “전하, 신은 신보다 서공이 더 잘생겼다고 생각합니 다. 그런데 신의 처와 첩, 그리고 손님은 입을 모아 신 이 서공보다 더 잘생겼다고 합니다. 왜 그런 말을 하겠 습니까? 처와 첩은 신의 편이고 또 내가 화를 낼까 두려 웠고, 손님은 신의 환심을 사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제나라는 영토가 사방 1천 리에, 성 이 20여 개나 되는 대국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전하 측근에 있는 신하들은 모두 전하의 편으로 전하를 두려 워하면서 환심을 사기에 급급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 하께서는 눈을 가리고 계신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잘 알겠소." 임금은 바로 다음과 같이 포고했다. "지금부터 과인의 잘못을 직접 지적해 주는 자에게는 큰 상을 내릴 것이고, 시중에서 또는 조정에서 비판하 되 그 말이 과인의 귀에 들어와도 상을 내릴 것이다." 그러자 처음에는 간언하러 오는 신하들 때문에 궁궐 문이 다 닳을 정도였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자 찾아오 는 자가 거의 없었다. 그리고 1년 후에는 하나도 없게 되었다. 간언을 하려 해도 임금에게 잘못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주제 요약] '양약은 입에 쓰고 충언은 귀에 거슬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병든 몸을 고치고 잘못된 행 실을 바로잡을 수 있다. 반면에 아부와 아첨하는 말은 듣기에는 좋으나 몸에는 독약처럼 작용하고 잘못된 행 위를 더욱 조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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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색 피하기를 원수 피하듯이 하고, 바람 피하기를 화살 피하듯이 하라. 빈속에는 차를 마시지 말고 밤중에는 밥을 적게 먹어라. 《이견지(夷堅志)

 

避色如避讐하고 避風如避箭하라.

피색여피수      피풍여피전

莫喫空心茶 하라 小食中夜飯하라

막끽공심다      소식중야반

 

한자 풀이]

 

(피할 피) (, 여색 색) (같을 여) (원수수) (바람풍) (화살 전) (말다 막) (먹다. 마시다 끽) (빌공) (차다) (먹을 식) (밤야) (밥반)

 

어휘 풀이

避色(피색): 여색을 피하다. 中夜(중야) : 한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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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실학자 이익(李瀷)이 쓴 '밤에 잘 때 머리를 덮는다.'는 뜻을 지닌 <야와부수(夜臥覆首)>란 글에는 장수의 세 가지 도가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다. 머리란 모든 양()이 모이는 데다. 모든 음맥(陰脈) 은 다 목과 가슴속에까지 왔다가 도로 가고, 유독 모든 양맥은 다 올라가서 머리에까지 오는 까닭에 얼굴이 추 위를 견디게 한다. 이 때문에 아이 기르는 자는 그 아이의 머리털을 갈 라 주어야 하고, 양생(養生)하는 자는 머리를 다듬어야 한다. 머리를 다듬는다는 것은 항상 머리를 씻고 빗질 함을 이름이다. 그러므로 바람과 서리가 뼈를 도려내는 듯해도 다닐 적에 얼굴을 싸매는 일은 있지 않다. 밤에 자면서 얼굴을 덮는 사람이라면 물어볼 것 없이 양기가 부족한 까닭이다.

위나라 문장가인 응거의 시에,

옛날에 길가는 사람이 있어 언덕 위에서 세 사람의 늙은이 만나보았네 나이는 각기 다 백 살이 넘는데 서로들 벼 밭에서 가라지를 뽑고 있었네 수레를 멈추고서 세 늙은이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이토록 오래 살게 되었느냐고 상늙은이 앞으로 나와 일러 주되 집안의 마누라가 얼굴 몹시 추했다오 중늙은이 앞으로 나와 일러 주되 제 뱃속을 헤아려서 먹는 것을 조절했다오 아랫늙은이 앞으로 나와 일러 주되 밤에 잠잘 적에 머리를 아니 덮는다오 긴요하도다, 이 세 늙은이 이르는 말이여 이 까닭에 남보다 오래오래 사는 거로세

했으니, 이에 의거하면 음식물과 여색이 생명을 해치는 이외에는 머리를 덮고 자는 것이 다음이다.

주제 요약] 여색을 피하라는 것은 여자를 아예 만나지 말거나 가까이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절도 있는 부부 생활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 음식물과 차를 적당히 조절하면 건강에 도움이 됨은 말할 것도 없고, '바람 피하기를 화살 피하듯이 하라.'고 했지만 우리 선 조들은 머리를 차갑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면 건강에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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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말과 급하지 않은 일은 버려두고 하지 말라. 순자(荀子)

 

 

無用之辯과 不急之察은 棄而勿治하라.

무용지변 불급지찰 기이물치

 

한자 풀이

(없을 무) (쓸 용) (말잘할 변) (급할 급) (살필 찰)(버릴기) (말다 물) (다스릴, 관리할 치)

 

어휘풀이

無用之辯(무용지변) : 쓸데없는 말.

不急之察(불급지찰) : 급하지 않은 일.

 

주제 엿보기

초나라의 대신인 소양이 위나라 군을 쳐부수고 대장 을 죽인 다음, 8개의 성을 공략했다. 그리고 다시 제나라를 치기 위해 떠났는데, 도중에 유세객인 진진을 만 났다. 진진은 소양의 전승(戰勝)을 축하한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말했다. 초나라에 한 사람의 귀족이 있었다. 어느 날 조상의 제사를 지낸 다음에 부하들을 위로하기 위해 한 단지의 좋은 술을 주어 모두 함께 마시도록 했다. 부하들은 상 의를 했다. 여러 사람이 마시기에는 적지만 한 사람이 마시면 충분히 취할 수 있을 것이므로, 뱀 그리기 경쟁 을 하여 먼저 그린 사람이 마시기로 했다. 모두 이 제안에 찬성을 했다. 그래서 각자 가까이에 있는 나뭇가지를 꺾어 땅바닥에 주저앉아서 생각이 나 는 대로 저마다 뱀의 그림을 동시에 그리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아주 빨리 그림을 그리는 자가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잘도 그려 버렸다. 그는 곁에 있던 술단 지를 끌어당겨 술을 마실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그는 생각했다. '이것으로 나의 기량을 보일 수 없다. 뱀에 발이라도 그려 넣어야지.' 라면서, 술단지를 왼손에 쥐 고 오른손으로 계속 그림을 그렸다. 그가 뱀에 발을 다 그려 넣기 전에 다른 자가 뱀의 그 림을 완성했다. 그리고 술단지를 빼앗아, 깜짝 놀라 바 라보고 있는 그에게 유쾌한 듯이 말했다. “원래 뱀은 발이 없는데, 너는 왜 필요없는 발을 그려 넣었느냐? 그것은 도저히 뱀이라고는 할 수 없어. 그러 므로 뱀을 가장 먼저 그린 사람은 바로 나란 말이야." 그리고는 멍하게 있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혼자 서 맛있게 마셔버렸다. 이 말을 들은 소양은, 자신은 이미 큰 공을 세웠는데 더 이상 무리하게 제나라를 쳤다가는 뱀의 발을 그린 사람처럼 '사족(蛇足)'의 신세로 전락할 것이 두려워 공격하지 않았다.

 

주제 요약] 무슨 일이든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을 지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충분히 만족할 만할 때에 그만두는 것도 지혜로운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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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는 남의 그릇됨을 듣지 않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않고,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 거의 군자에 가깝다.

耳不聞人之非하고 目不視人之短하고

이불문인지비       목불시인지단

口不言人之過라야 庶幾君子니라.

구불언인지과      서기군자

 

한자 풀이]

(귀이) (들을 문) (아닐, 거짓 비) (눈목) (볼 시) (짧을, 단점단) (입구) (말씀 언) (지날, 허물과) (거의 서) (기미, 거의 기)

 

어휘 풀이]

庶幾(서기) : 거의 ~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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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흠(申欽 1566~1628)이 쓴 <검신편(檢身篇)>에 나오는 글이다.

자기의 허물만 보고 남의 허물은 보지 않는 이는 군 자이고, 남의 허물만 보고 자기의 허물은 보지 않는 이 는 소인이다. 몸을 참으로 성실하게 살핀다면 자기의 허 물이 날마다 앞에 나타날 것인데, 어느 겨를에 남의 허 물을 살피겠는가. 남의 허물을 살피는 사람은 자기 몸을 성실하게 살피지 않는 자이다. 자기 허물은 용서하고 남 의 허물만 알며 자기 허물은 묵과하고 남의 허물만 들추 어내면 이야말로 큰 허물이다. 이 허물을 고칠 수 있는 자라야 바야흐로 허물이 없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주제 요약]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허물에 대해서 관대하게 용서하고, 남의 허물에 대해선 크게 흉 보고 용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올바른 태도 가 아니고, 자아 발전에도 걸림돌이 된다. 남의 허물에 대해서 가능하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자신의 허물에 대해서 철저하게 반성하고 고쳐 나간다면 보다 완전무 결한 사람으로 거듭 태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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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여가 낮잠 자는 것을 보고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더러운 흙으로 만든 담은 흙손질을 할 수 없도다." <논어>

 

宰子晝寢이어늘 子日,朽木은 不可雕也요

재여주침 자왈 후목  불가조야

糞土之 不可圬也니라.

분토지장 불가오야

 

한자 풀이]

(낮 주) (잠잘 침) (썩을 후) (똥분) (담장) (흙손오)

 

어휘 풀이]

晝寢(주침): 낮잠을 자다. 朽木(후목): 썩은 나무. 糞土(분토) : 더러운 흙.

 

주제 엿보기

공자가 제자인 재여가 대낮에 화려한 침실에서 잠을 자는 것을 보고 실망하여 단단히 화가 나서 꾸짖은 것 이다. 재여의 자()는 자아이며 보통 재아(宰我)라고 불리워진다. 재아는 공자의 제자로 자공과 더불어 언변 으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며, 또한 탁월한 관료의 재질 을 가진 유능한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언변과 달리 행실은 일치하지 않았다. 그래서 공자께서는 나중 에 말하길 '처음에 나는 사람에 대하여 그의 말을 듣고 그의 행실을 믿었는데, 지금 나는 사람에 대하여 그의 말을 듣고 그의 행실까지도 본다. 재여를 보고서 이렇 게 고쳤다.'고 했다.

주제 요약] 공자께서 재아가 단순히 낮잠을 잤다고 꾸짖은 것만은 아니다. 그는 이미 평소에 뛰어난 언변 으로 공자와 다른 사람들에게 촉망받는 선비로 기대받 았는데, 그 행동은 언변과 일치되지 않은 위선자였다. 그래서 꾸짖고 교육시킬 가치조차 없다고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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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분편(安分篇) : 분수대로 살아라

() '편안하다.' '안주하다.' () '분수'를 뜻하며, 안분이란 '분수을 지켜 안주 하라.'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만족할 줄 알면 즐겁고, 탐욕에 애쓰면 근심스럽다.'는 말처럼 헛된 명리를 쫓거나 탐욕스런 생활을 버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분수를 편안하게 생각하며 살아갈 것을 권유하고 있다.

자만하면 손해를 부르고, 겸손하면 이익을 받게 마련이다. <서경(書經)>

滿招損하고 謙受益이니라.

만초손     겸수익

 

한자 풀이]

滿(찰만) (부를 초)(덜 손)(겸손할 손) (받을 수) (더할 익)

 

어휘풀이]

招損(초손): 덜어낸다. 受益(수익): 이익을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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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선비인 홍언필은 젊어서 학문에 매진하여 진 사와 생원을 뽑는 사마시에 합격했다. 그러나 죄인의 자제로 과거에 응시했다고 하여 옥에 갇히고, 그 후에 멀리 귀양가는 불우한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후일에 죄를 사면받고, 중종 때에 과거에 급제하여 인종 때 영 의정이 되었다. 홍언필은 젊어서부터 고생을 한 탓에 매사 조심성이 많고 일상 생활에서 매우 검소했다. 회갑 생일에 아들 들이 노래와 춤으로 권하는 화려한 잔치를 마련하는데, 그는 높은 벼슬자리에 있을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면 서 사치스런 잔치를 열지 못하게 했다. 그는 검소하고 겸손한 것을 가풍으로 삼아서 아들과 사위들도 벼슬이 높았으나 언제나 화려한 행차는 엄두 도 못 내었다. 한 번은 판서가 된 아들 홍섬이 초헌을 타고 다니게 되었다. 초헌이란 종2품 이상의 고급 벼슬 아치가 타는 외바퀴 수레이다. 때문에 그의 어머니는 매우 기뻐하여 이 일을 자랑삼아 주변 사람에게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홍언필은 즉시 아들을 불러 엄하게 꾸짖었다. "지금 내가 정승 지위에 있고, 또 네가 판서가 되었 다. 나는 항상 이러한 복을 두려워하고 있는데, 네가 어찌하여 초헌을 타고 다닌단 말이냐. 이것은 우리 집안 의 복이 아니라 망칠 징조이다." 그리고 나서 아들에게 초헌을 타고 마당을 돌라고 했 다. 홍섬은 아버지의 꾸지람을 들은 뒤로 다시는 초헌 을 타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아들에게 경계했다. "물이나 물건이 그릇에 가득 차면 넘치거나 그릇이 넘어지기 쉬운 법이다." 이런 교훈을 가슴에 새긴 아들 홍섬은 13대 명종 임 금 때에 청렴하고 매사에 조심성이 많은 관리에게 주는 염근리로 뽑히게 되었다.

 

주제 요약] 고금을 통하여 자기 분수를 알고 조심하여 복을 누린 자는 있지만, 교만하고 재물과 명예를 좋아하는 자가 끝까지 안전했던 적은 극히 드물다.

분수를 편안히 여기면 자신에게 욕됨이 없을 것이요, 조짐을 알면 마음이 저절로 한가할 것이다. 몸은 비록 인간 세상에 살고 있으나 마음은 도리어 인간 세상을 벗어나네. <안분음(安分吟)>

 

安分身無辱이요 知機心自閑이라

안분신무욕 지기심자한

雖居人世上이나 却是出人間이니라.

수거인세상 각시출인간

 

한자 풀이]

(, 수치 욕) (기미 기) (비록 수) (도리어 각) (이시) (날 출)

 

어휘풀이

安分(안분) : 분수에 편안하다. 知機(지기) : 조짐을 알다. 却是(각시) : 도리어.

 

주제 엿보기

조선의 문인인 안정복(安鼎福 1712~1792)은 안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분수란 일정하게 제한된 분량이 있음을 일컫는 말이 다. 비유하자면 국토를 나누어 서쪽으로 한 걸음 들어 가면 진()나라가 되고 동쪽으로 한 걸음 들어가면 제 ()나라가 되는데, 한 걸음의 땅이라도 혹시나 넘어가 려고 생각한다면 이는 넘친 것이요 제 분수가 아니다. 벼슬에 비유하자면, 나아가 일품의 지위에 이르면 공 ()이요, 그 위로 한 자리 올라가면 왕()이 되는 것인 즉 혹시라도 지나친 생각을 하면 이는 곧 참람한 것으 로 분수가 아니다.... 구덩이에 가득 찬 물을 더하면 넘 치는데, 그 구덩이가 바로 물의 분수이다. 잔뜩 잡아당 긴 활을 더 당기면 활이 부러지는데 잡아당기는 한도가 활의 분수인 것이다. 분수란 사람에게 이미 정해져 있 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사사로운 욕심이 더해지면 온갖 화근이 아울러 나타나게 된다. 강절 소 선생은 이르기 를, '분수에 편안하면 일신에 욕됨이 없다.'고 했다. 멋 지다. 이 말이여! 왕공(王公) 귀인이야 내 감히 말할 것은 못 되고, 나 같은 사람의 분수야 또한 일찍부터 알고 있다. 도시락 밥과 한 바가지 물로 끼니를 이으며 도를 즐기는 것은 안자()의 분수요, 굶주림을 참고서 책을 읽었던 것 은 채씨(蔡氏)의 분수였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천리마 가 되기를 바라는 말 역시 천리마가 될 말이요, 안자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곧 안자가 될 사람이라.'고 했다. 진실로 행하기만 한다면 지금 사람도 옛사람과 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주제 요약] 분수를 지킨다는 것은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는 것이지 자포자기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따라서 자기가 처한 현재의 상황에 불평 불만하지 않고, 그 위 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이에 만족하고 사는 것이 분수를 지키고 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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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심편(存心篇) : 마음을 보존하라

() '지니다.' '보존하다.' ()은 마 음, 마음가짐'을 뜻하며, 존심은 마음을 보 존하라.'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마음을 보존 하란 말은 마음속에 항상 바른 예()와 인()을 지니고 살아가란 말이다. 일찍이 맹자가 말 하길 '군자가 남과 다른 까닭은 그 마음을 보 존하고 있는 것 때문이니, 군자는 인과 예를 마음에 지닌다.' 라고 했다. 이는 유가(儒家)의 대표적인 실천 명제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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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에 앉아 있어도 마치 탁 트인 사거리에 앉은 것처럼 하고, 작은 마음을 제어하기를 마치 여섯 필의 말을 부리듯 하면 허물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경행록)

 

坐密室을 如通衢하고

좌밀실 여통구

馭寸心을 如六말면 可免過니라.

어촌심 여륙마 가면과

 

한자 풀이

(앉을 좌) (조용할 밀) (, 방실) (통할 통) (사거리 구) (부릴 어) (마디 촌) (말마) (면할 면) (지날, 허물과)

 

어휘 풀이

(통구) : 사방으로 통하는 사거리.

免過(면과): 허물을 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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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유학자인 화담 서경덕(徐敬德 1489~1546)은 지금의 개성인 송도 화정리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양반에 속했으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무반 계통의 하 급관리를 지냈을 뿐, 남의 땅을 부쳐먹을 정도로 형편 이 어려웠다. 어머니가 공자의 사당에 들어가는 꿈을 꾸고 잉태하여 그를 낳았다 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매우 총명하고 영특하여 스스로 학 습하여 터득한 적이 많았고, 과거 공부에 얽매이지 않 고도학 공부에 매진했다. 그의 나이 31세 때에는 조광 조에 의해 채택된 현량과에 응시하도록 수석으로 추천을 받았으나 사양했다. 현량과란 정식 과거시험 제도가 아니고 시골에서 도와 덕이 높은 사람들을 특별 추천받 아 특별히 관료로 채용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그는 이를 사양하고 개성의 화담(花潭)에서 재를 세우고 연구와 교육에 더욱 힘썼다. 하지만 1531 년에 어머니의 간곡한 요청으로 생원시에 응시하여 장 원으로 급제했으나 벼슬을 단념하고 돌아와서 더욱 성 리학의 연구에만 힘썼다. 비록 관직에 나아가지는 않았지만 그의 학문과 고결 한 인격적 명성은 날로 높아졌다. 그런데 당시 개성에 는 팔도에서 유명한 기생인 황진이가 살고 있었다. 황 진이는 전국의 명사들이 꿈속에서라도 한 번 사귀어보 고 싶어하는 절색의 미모와 예능을 지니고 있었다. 한 번은 황진이가 30년간 벽만 바라보고 수도에 정진하던 지족선사를 찾아가 미색으로 시험해 결국 굴복시키고 말았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유명했다. 그녀는 서경덕의 인품이 고결하고 줏대가 있다는 소 문을 듣고, 그를 유혹하여 굴복시키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하여 서경덕을 유혹하기 위하여 그의 서재 를 찾아갔다. 그를 만난 그녀는 별별 유혹을 다했다. 그 러나 서경덕은 조금도 몸과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점잖 게 타일러서 가라고 했다. 그런 경우를 처음 당해본 황진이는 감탄을 하면서 그에게 말했다. "선생님, 송도에는 절미한 세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인가?" "박연폭포와 선생님, 그리고 소녀입니다."

주제 요약] 선비란 뜻을 고상하게 가지고, 배움을 돈독하게하며, 예절을 밝히고, 의리를 지니며, 청렴과 염 치를 긍지로 삼고, 자신의 학문이 성취되면 가문과 나라 를 위해 봉사할 사람들이다. 따라서 평소에도 몸가짐을 바로하고 언행일치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비록 남들 이 보지 않는 방 안에 있을지라도 마찬가지로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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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베풀고서 보답받기를 바라지 말고, 남에게 주었거든 후회하지 말라. <소서(素書))

 

施恩이어든 勿求報하고 與人이어든 勿追悔하라.

시은 물구보 여인 물추회

 

한자 풀이]

(베풀 시) (은혜은) (말 물) (구할 구) (보답할 보) (더불어, 줄여) (쫓을 추) (후회할 회)

 

어휘 풀이]

施恩(시은): 은혜를 베풀다. /  與人(여인): 남에게 주다. / 追悔(추회): 후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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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조 때 홍순언이라는 역관이 있었다. 그는 중 국말도 능숙할 뿐더러 학식도 풍부하고 외교 수완도 뛰어난 사람이었다. 또한 여러 차례 중국을 왕래하여 그 나라의 인심과 풍습도 잘 아는 외교관이었다. 어느 해인가 사신 일행으로 명나라에 갔다가 현지에 서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려고 주막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어느 술집에서 전 병부상서의 딸이 갑자기 돌아 가신 부친의 장례에 쓸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구차하게 기루에 일하러 나왔다. 홍순언은 그녀를 불쌍하게 여겨 자신이 지니고 있던 거금을 아무 조건 없이 그녀에게 주었다. 문제는 그 돈이 홍순언 일개인만의 것이 아닌 데 있었다. 그는 귀국 후에 공금을 축낸 죄로 옥살이를 하게 되었다. 한편 그 당시 명나라와 조선 사이에는 해결하지 못한 외교 현안이 하나 있었다. , 중국의 법전인 《대명회 전>이란 책에 조선의 시조인 태조 이성계의 아버지 이 름이 잘못 올라 있었다. 이를 고치려고 조선 조정에서 기회 있을 때마다 사신을 파견하여 그 수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명나라 조정에 의해 번번이 거절당했었다. 그리 하여 그 책임을 장차 역관에게 물으려고 했다. 이에 놀 란 역관들은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사정하여 승낙을 받은 상태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에도 해결하지 못하 면 엄벌을 받을 것을 두려워한 역관들이 아무도 명나라 에 가려고 하지 않았다. 이때 역관들은 옥살이를 하고 있는 홍순언을 떠올리고 그가 빚진 돈을 대신 갚아 주고 옥에서 빼줄 터이니 명나라에 가라고 권유했다. 이에 홍순언은 옥살이하는 것보다는 나을 듯하여 자 청하여 명나라로 갔다. 그런데 명나라에 도착해 보니 예전과 달리 명나라 조정에서 융숭한 대접을 하는 것이 었다. 알고 보니 지난번에 자신이 거금을 주어 구해 준 여자가 명나라 조정의 예부시랑의 아내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예부시랑이란 오늘날 외교부 차관 정도의 고위 공무원에 해당된다. 그의 도움으로 홍순언은 2백 년 동 안 중국책에 잘못 기재된 조선 왕족의 계보도를 무사히 수정할 수가 있었다. 또 체류하는 동안 예부시랑 부부 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고 귀국길에 올랐다. 조선에 돌아오니 선조 임금은 대단히 기뻐하며 그의 공을 치하하여 공신록에 이름을 올리고 종3품으로 직 위를 크게 높여 주었다. 당시 역관으로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직위가 정4품이었으니 파격적인 승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에 급히 명나 라에 원군을 청하러 갈 때도 홍순언이 사신 일행으로 갔는데, 공교롭게도 도움을 준 예부시랑이 병부상서가 되어 있었다. 병부상서는 오늘날에 국방부 장관에 해당 하는 직위이다. 이번에도 그의 도움으로 신속히 조선에 명나라 원군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후일, 그 공으로 홍순언은 정2품 자헌대부에 올랐다.

주제 요약] 홍순언은 사심 없이 남에게 도움을 주고 보답 요약을 기대하지 않았다. 이러한 그의 착하고 의로 운 마음은 상대방의 마음을 감복시켜 결과적으로 스스 로는 물론 조선 왕조의 명예를 회복하고, 전쟁으로 도탄 에 빠진 조선 왕조를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실로 착한 덕을 베푼 자는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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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백 년도 살지 못하면서 쓸데없이 천 년 뒤를 계획한다.

 

人無百歲人이나 枉作千年計니라.

인무백세인     왕작천년계

 

한자 풀이

(, 나이 세) (굽을, 쓸데없이 왕)

 

어휘풀이

枉作(왕작): 쓸데없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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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백 살도 살기 어렵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 들은 천년 만년 살 것처럼 욕심을 부린다. 이 어리석은 생각은 과거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다음 은 당나라 때 시승(詩僧) 한산(寒山)의 시이다.

인생은 백 년을 채우지 못하는데 언제나 천 년 걱정 가지고 있다네 내 자신의 병은 또 그렇다 치고 또 자손들의 걱정까지 한다네 밑으로는 벼 뿌리를 살펴보면서 위로는 뽕나무 가지 끝을 살펴본다네 쇠망치를 동쪽 바다에 떨어뜨려 밑바닥에 닿아서야 쉴 줄 아는가!

주제 요약] 인생살이 백 년도 넘기기 힘든데, 천년 만년 살 것처럼 욕심을 부리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쓸 데없는 욕심을 버리고 사는 동안만이라도 가치 있는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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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편안하면 초가집도 편안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롭다. (익지서)

心安이면 茅屋穩이요 性定이면 菜羹香이니라.

심안   모옥온       성정     채갱향

 

한자풀이

(멋집 모) (집옥) (평온할 온) (나물 채) (국갱) (향기 향)

 

어휘풀이

菜羹(채갱): 나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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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기의 대학자였던 이황(李滉 1501~1570)은 항 상 겸손하고 검소한 생활로 한평생을 살았다. 부귀와 영화를 한갓 뜬구름같이 여기고 예법으로 몸가짐을 바 로했다. 다음은 그가 자신의 서재 모습을 시로 읊은 것 중의 하나이다.

보잘것없는 오막살이 위로는 비가 새고 옆으로는 바람이 부네 마른 곳을 찾아 가구를 자주 옮기니 서책은 헌 상자 속에 담아 거두노라

말년에 도산서원을 지어 제자를 가르쳤는데, 그의 서 실인 완락재의 넓이가 사방 3미터쯤밖에 안 되었다. 이처럼 작은 서재였으나 그는 생각보다 지나치게 높고 크 다고 오히려 걱정했다고 한다. 또한 한평생 일상 생활도 매사에 검소했다. 세수 대 야도 질그릇을 쓰고, 베옷을 입으면서도 항상 만족했으며, 외출할 때에는 칡으로 삼은 신에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소박하게 차리고 다녔다. 서울 서소문에서 살고 있을 때의 일이었다. 하루는 경기도 어사 권철이 찾아와서 함께 음식을 먹게 되었는 데, 반찬이 간장, 된장 외에 나물뿐이었다. 권철은 차마 먹을 수가 없어서 숟가락을 들지도 않고 그대로 돌아가 고 말았다. 권철은 다른 사람에게 고백하길 '나는 입이 너무 짧아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다.'고 했다고 한 다. 나중에 권철의 말을 전해들은 이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이란 고기 반찬만 먹으면 뱃가죽에 기름이 끼어 다른 반찬을 못 먹지만, 나물밖에 못 먹어본 사람은 고 기 반찬도 잘 먹을 수 있는 법이라네." 이황은 높은 벼슬도 하고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 자로서 이렇게 지냈으니, 얼마나 청빈한 생활을 했는지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주제 요약] 조선 세종 임금 때, 정승 유관은 '벼슬자리는 백성을 위하는 것이고, 벼슬을 한다고 해서 백성들 보다 호화스럽게 산다면 백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사리 사욕을 채우기 위함이다.' 라며 평생 청빈하 게 초가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오늘날의 관리도 옛 선비 들의 검소함의 미덕을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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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 보감

추적 지움/ 김영진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