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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 스마트 제조] 책 보기#6

공학 대학원 강좌용[스마트 제조_6]

 

To achieve smart manufacturing, the smartization of equipment is essential, which involves several stages such as sensing, data interpretation, connectivity, flexibility, and reconfigurability. Smart equipment must be able to detect internal and external signals, interpret their meanings, and make decisions accordingly. Additionally, the connectivity between equipment is crucial, as it facilitates data sharing and collaboration. Utilizing digital twin technology allows for the virtualization of actual manufacturing processes, enhancing efficiency and enabling predictive maintenance and quality control. The integration of systematic data collection and digital twins has become a key element in realizing an optimized manufacturing environment.

좋은 악기만으로 좋은 연주를 할 수 없다 : 스마트 기술의 활용

스마트 제조를 위해서는 스마트한 설비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능화'란 화두로 제조와 관련된 많은 기술들이 발전되어 왔다. 지능화 장비, 지능형 제조 시스템 등등 '지능형 생산 자동화'라는 주제 아래 여러 가지 요소 기술과 통합 기술들이 개발되고 보급되었다. 그렇다면 스마트 제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스마트 설비는 어떤 기능들이 필요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마치 좋은 악기만 가지고는 좋은 연주를 할 수 없는 것처럼, 어떻게 하면 스마트한 설비들을 가지고 스마트 제조를 실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한 사람은 없다. 배워가면서 스마트해지는 것인데, 배우는 것은 기본적으로 보고, 듣고, 만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부모, 친구, 선후배로부터, 또는 서적과 인터넷 등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 설비들도 기본적으로 내외부의 신호와 명령을 수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센싱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한 설비들은 주어진 프로그램 명령에 의해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내외부로부터의 변화를 감지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간단한 예를 들면, 현재 가동 중인 기계의 윤활유는 얼마나 소비되고 있는지, 현재 발생하고 있는 진동과 열은 얼마나 되는지, 가공 중인 부품의 부품 번호는 무엇인지, 다음에 수행해야 할 작업 명령은 어디서, 어떤 형태로 올 것인지 등과 같은 내외부의 정보를 감지하는 것이다.

 

책을 수십 권 읽은 사람이라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않으면 지식을 쌓을 수 없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페이지의 종이를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에 대한 통찰과 이해를 의미하는 것이다. 종이에 쓰여 있는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그 글자들의 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문장들과 단락들의 의미를 받아들이는 것이 책을 읽는 것이다. 이와 같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지식을 센싱하는 첫 번째 단계인데, 단순한 센싱, 혹은 감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설비들이 스마트해지기 위한 첫 번째 단계를 센싱 기능이라 했다면,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센싱된 신호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기능이다. 어떤 신호라도 의미 파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 같은 이야기를 해보자. 당신의 통장에 1억이라는 금액이 찍혀 있다. 큰돈인가, 아니면 아직도 부족한 액수인가? 제주도 여행을 떠나기 위한 돈으로는 큰돈이지만, 강남의 주택을 마련하기 위한 돈으로는 부족한 금액이라는 데 동의하는가? 같은 금액을 5살짜리 아이에게 보여준다고 하자. 그 아이는 1억이라는 금액의 많고 적음을 판단할 수 있을까? 단지 1이라는 숫자 뒤에 0이라는 숫자가 여덟 개 있는 문자에 불과하다. 그 친구에게는 여덟 개의 0이나 일곱 개의 0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센싱을 했지만 그 의미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왜 이런 신호, 다시 말해서 데이터에 대한 의미 해석의 기능이 필요할까? 이는 자신의 현재 상태에 대한 진단과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서이다.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저축 중이라면 1억은 아직은 부족한 금액이고, 더 많은 저축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여행을 갈 목적으로 모은 돈이라면 벌써 여행을 떠났어야 한다. 1억이라는 금액까지 모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통장 잔액을 센싱하고 있다가 중간에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는 상황이 되면 적절한 행동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스마트 제조에서 설비 간의 '연결'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데이터 센싱과 데이터 의미 해석은 자신의 상황 진단, 의사 결정과 더불어 타 개체와의 정보 교환을 염두에 둔 것이다. 여기서 다른 개체란 다른 기계, 장비, 컴퓨터, 사람, 심지어 다른 조직까지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포함할 수 있다. 이렇게 다른 개체와의 연결 기능을 갖는 것이 스마트 설비를 위한 세 번째 단계이다. 스마트 설비 간의 연결과 정보 전달은 뒤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한다.

 

앞서 사람에게는 악수하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은 행동일 수 있지만, 로봇에게는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다. 악수하는 로봇 손을 어렵사리 만들었다고 하자. 그런데 사람은 손으로 악수도 하지만,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며, 물건도 집고, 식사도 한다. 소위 말해서 아주 다양한 쓰임새가 있는 것이다. 악수를 할 수 있는 로봇 손이 다른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로봇에 대한 대폭적인 수정 작업이 필요하다. 심지어 다시 만들어야 할지 모른다.

 

이렇듯 설비가 스마트해지기 위해서는 기능적 '유연성'도 갖춰야 한다. 개개인이 요구하는 다양한 개인 맞춤형 제품 제조가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인 스마트 제조에서는 이러한 기능적 유연성을 갖춘 설비가 더욱 절실하다.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장비로 3D 프린터를 떠올릴 수 있지만, 현실의 제조 시스템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한 형태의 기능적 유연성을 갖춘 장비들이 필요하다. 앞서 예를 들었던 어린 시절의 변신 로봇처럼 원하는 기능에 따라 장비의 셋팅이 달라질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휴대용 전화기를 이른바 "스마트폰"이라고 한다. 센싱, 데이터 의미 해석, 연결, 다양한 기능이 접목되어 유연하게 사용된다는 측면에서 앞서 이야기한 스마트 설비와 상당히 유사하다. 예전에 집집마다 있었던 전화기와 자동차에서 사용하던 카폰과 비교하면 그 기능 면에서 월등하게 뛰어나지만, 무엇보다도 스마트폰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이동성과 휴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 제조에서 향후 설비의 스마트화는 이러한 이동성과 휴대성을 갖춘 개인화, 소형화에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개인이 태블릿 PC를 이용한 설계자가 될 수도 있고, 개인용 3D 프린터를 이용한 제조가도 될 수 있으며,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기를 이용한 공정 제어자가 될 수 있는 스마트 제조 환경 구축에 이러한 개인화, 소형화 설비는 갈수록 그 중요성이 증대될 것이다.

 

개별 기계의 기능적 유연성을 다수의 기계로 구성된 시스템 관점으로 확장하여 제조 설비의 재구성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개별 장비의 설정 변환보다, 여러 대의 기계, 로봇, 운반 장치,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작업자들로 구성된 공장을 제품의 사양, 개수, 주문자, 또 제품 가공 방법 등 다양한 요구 사항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필요하다. 이름 하여 재구성 가능 제조 시스템(Reconfigurable Manufacturing System)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스마트 제조를 위한 설비의 스마트화 단계(센싱 기능, 의미 해석 기능, 연결 기능, 유연성, 재구성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모든 설비들이 스마트해야 할까? , 모든 설비들이 위에서 언급한 스마트화 단계를 모두 만족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소위 말해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경제적, 기술적 자원의 한계를 가진 현재의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필요한 요구 사항과 구현 가능성에 대한 비교 분석이 우선되어야 한다. 스마트 설비의 단계를 펼쳐놓고 각 단계별로 적용 가능한 자신의 제조 프로세스를 기능별로 정리하여 매칭시키는 작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설비 스마트화 단계별 기능 매칭'이라 부르면 어떨까?

 

사물인터넷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체계적 데이터 수집

우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생활과 관련된 데이터를 끊임없이 발생시킨다. 내가 언제, 어느 역에서 지하철을 탔는지, 내가 탄 지하철 객차 호는 몇 번인지, 내가 의식하건 의식하지 않건 간에 참으로 많은 데이터들이 생성되고, 일부는 어딘가에 저장된다. 설비에서도 마찬가지로 과거에는 설비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스템이 수동으로 구축되고 운영되었다면, 이제는 스스로 데이터를 발생시킬 수 있는 기계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기계가 스스로 센서를 달고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스스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스마트 설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스마트 제조에서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기계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작업이다.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기계와 기계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정보란 데이터를 생산하기 위한 '프로세스' '데이터의 의미'를 정의하고, '어떻게 수집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첫 번째 단계에서 기계들은 개별적으로 다양한 의미의 데이터를 발생시킨다. 이 데이터들이 연결되어 의미를 갖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데이터는 서로 다른 기계가 발생한 데이터일 수도 있고, 같은 기계에서 발생한 여러 번의 데이터일 수도 있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개별 데이터를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 데이터를 통해 의미 있는 '정보'를 만드는 것이란 점이다. 이 정보가 모이면 하나의 '지식'이 된다.

이러한 체계적 데이터 수집을 통해 제조 프로세스가 가시화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체계적 데이터 수집을 할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은 원칙이 있다.

 

첫 번째, 사전 정의된 정보가 필요하다. 데이터는 개별적으로 의미가 없다. 어떤 데이터는 다른 데이터와의 비교를 통해 의미가 도출된다. 기계의 가동 시간, 온도, 소음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데이터를 모은다고 하자. 가동 시간만으로는 그 기계가 정상 가동인지 비정상 가동인지 판단할 수 없다. 기계의 가동 시간 외에도 가동 중인 상태에서의 온도나 소음 등 여러 가지 데이터와의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데이터 간의 관계를 정의하기 위한 기준이 필요하다.

두 번째, 데이터는 수집할 시점이 중요하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점에 대한 '타이밍'이 필요한 것이다. 기계의 가동 상태와 진단을 위해서는 많은 조건들이 결합되어야 하므로 시점이 중요하다. , 언제 수집하는지에 따라 데이터의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수집 주기가 너무 길면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 실패할 수 있고, 너무 짧으면 소음이 발생한 기계가 결국 정지할 것이라는 경고 신호를 놓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집한 데이터는 빠른 의사 결정에 활용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데이터의 가치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수집했는데도 불구하고 반년 뒤에 활용된다면 그 데이터는 이제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워진다. 다시 말해 제조 프로세스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근거로 즉각적인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실제로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나중에 이를 바탕으로 발생되는 의사 결정 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디지털 트윈을 통한 가상화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을 통해 이제 가시화된 제조 프로세스를 데이터로 삼아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다. 현실 세계의 시스템을 반영하는 디지털 세계의 복제물, 즉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으로 의미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여 특정한 시스템의 동작을 예측할 수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요소 기술 중 하나로 이미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그 효과가 검증되고 있다. 제조 분야에 있어서 디지털 트윈의 활용 사례를 생각해보면, 개별 기계의 동작이나 공장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들을 통합하여 실시간으로 가상화된 공정을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을 더할 수 있다. 데이터 수집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가상화된 공정을 바탕으로 실제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장 예측과 품질 관리, 물류 흐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을 통한 가상화는 단순히 시뮬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기계들 간의 상호작용과 프로세스를 모사하여 최적화된 제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또 모든 제품의 제조 이력을 기록할 수 있으며, 특정 제품에 대한 품질 보증도 가능해진다. 디지털 트윈에 대한 기존의 오해 중 하나는 디지털 트윈을 사용하는 것이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트윈은 원래의 제조 과정이 지닌 복잡함을 그대로 반영한 것일 뿐이다. 복잡함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복잡함을 명확히 표현하고, 가상화하여 더 나은 의사 결정을 지원하게 하는 것이 디지털 트윈의 본래의 의미이다.

 

디지털 트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물리적인 시스템과의 연결이다. , 실제로 발생하는 데이터와 가상의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일치시킴으로써 더 정교한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시스템의 가동률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미리 고장 예측을 통해 불필요한 다운타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제조 설비에 디지털 트윈을 도입하는 것이 고비용의 설비 투자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비효율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체계적 데이터 수집과 디지털 트윈의 활용은 스마트 제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와 정보, 그리고 가상화를 통한 시뮬레이션까지 가능해진다면, 최적화된 제조 환경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제조를 위한 설비의 스마트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에 대해서_2022 산업 공학 대학원 강좌 정리

강좌 자료(책) : 스마트 제조

지은이 : 신동민외 3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