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lizabeth watches Bingley’s courtship of Jane rekindle amid visits,
smarting at Darcy’s reserve yet drawn to him,
as Mrs. Bennet’s contrived “leave-them-alone” tactics culminate in,
Bingley’s proposal and a household in rapture,
while Elizabeth half-suspects Darcy’s unseen help,
holds gratitude and shame in tension,
and as neighborhood gossip swells,
Lady Catherine arrives in her carriage,
interrogates Elizabeth over a rumored Darcy match and demands a renunciation,
brandishing lineage, rank, and insult,
but Elizabeth, “a gentleman’s daughter,” refuses to promise,
asserts her right to choose,
lets the furious lady depart without admitting anything,
and the chapter closes on Jane’s engagement fulfilled and Elizabeth–Darcy feelings poised for resolution.
두 사람이 떠나자마자 엘리자베스는 산책을 통해 원기를 되 찾을 작정이었다. 아니 차라리 더욱 원기를 잃게 만들 문제를 남의 방해 없이 곰곰이 생각해 볼 참이었다. 다아시 씨의 태도 는 그녀를 놀라게도 화나게도 했다. '입을 꼭 다물고서 엄숙한 표정을 짓고 시치미를 떼기만 하 면 다야. 그렇다면 왜 찾아온 거야?' 그녀는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 의문에서 속 시원한 답을 끌어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런던에 왔을 때만 해도 외삼촌과 외숙모님께는 그 토록 상냥스럽고 기분 좋은 태도를 취했으면서, 왜 나한테는 그러지 못할까? 내가 두렵다면 여기까지 올 게 뭐람? 그리고 이젠 더 내 생각을 않는다면 왜 줄곧 침묵만 지키고 있는 걸까? 심술궂은 사람이야, 정말 너무나 심술궂은 사람이야! 이제 다시는 그 사람 생각을 하지 않겠어. 그녀의 다짐은 언니가 옆 으로 왔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잠시 중단됐다. 언니는 쾌활한 표정으로 그녀와 어울렸는데, 이로 미루어 방문객들에 대해 엘 리자베스보다는 훨씬 만족하는 눈치였다. "이런 정도로 첫 대면이 끝나고 나니까 더할 나위 없이 느긋 한 기분이야. 이젠 내 힘도 알게 되었고, 그분이 찾아온다 해도 두 번 다시 내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을 테니까. 그분이 오는 화요일에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하게 된 것은 기쁜 일이야. 그때 가서 우리 두 사람 사이가 평범하고 무관한 사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모두 알게 될 거야." "그럼, 정말 무관한 사이지." 엘리자베스가 웃으며 말했다. "아, 언니! 조심해야 돼!" "어머나, 리지야! 나를 지금도 위험스러울 정도로 약한 여자 라 생각해선 안 돼." "내 생각엔 전처럼 격렬하게 그분을 사랑에 빠지게 할 만한 대단한 위험이 언니에겐 있어." 화요일이 돼서야 그녀들은 신사들과 다시 만났다. 그 사이 베넷 부인은 빙리 씨의 반 시간의 방문에서 그가 보여준 명랑 함과 평범한 예절에 의해 되살아난 행복한 계획에 온통 마음이 쏠리고 있었다. 화요일 롱본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중에서도 제 일 가슴 졸이며 기다리던 두 사람은 사냥꾼으로서의 시간 엄수 를 자랑이나 하듯 제시간에 도착했다. 그들이 식당으로 들어서 자 엘리자베스는 빙리 씨가 그 전의 어떤 파티에서든 한결같이 앉았던 자리, 즉 언니의 옆자리를 차지하는지 확인하려고 열심 히 지켜보았다. 세심한 그녀의 어머니도 같은 생각인지 그를 자기 옆으로 청해 보려는 마음을 억눌렀다. 식당에 들어서자마 자 그는 주저하는 빛이 보였으나 제인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가볍게 웃음을 흘리자 상황이 정리되었다. 그가 그녀 옆에 앉 은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득의만만한 상태로 그의 친구 쪽을 바라보았 다. 그는 초연한 표정으로 무게를 잡고 있었다. 만일 빙리 씨의 눈이 웃음기를 머금은 채 다아시 쪽을 향하는 것을 보지 못했 다면 빙리 씨가 친구로부터 행복해도 좋다는 인가를 이미 받아 들인 걸로 알았을 것이다. 식사 시간 내내 그의 태도에는 그녀를 애모하는 사실이 역력 하게 나타났으며, 그것이 그 전에 비하면 더욱 조심스럽기는 했지만, 만약 전적으로 그에게 맡겨진다면 제인의 행복도, 나 아가 그의 행복도 얻을 수 있으리라 엘리자베스는 믿었다. 그 러한 결과를 필연적인 것으로 믿고 안심할 만한 용기가 그녀에 게는 없었지만, 그런데도 그의 태도를 관찰하는 일은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결코 유쾌한 기분에 젖어 있지는 못했어도 그녀는 생기를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의욕에 불타고 있었다. 다아시 씨는 식탁을 가운데 두고 그녀로부터 가장 먼 거리에 앉아 있 었다. 그런 위치에 있으면 어느 누구에게도 그다지 즐거움을 줄 수 없을뿐더러 이로울 일이 없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 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들릴 만큼 가까운 거리에 그녀가 앉아 있지는 못했으나, 두 사람이 거의 입을 떼지 않고 말을 건네는 경우에도 서로의 태도가 형식적이며 냉랭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어머니가 무례하게 군 탓에 자기네가 그에게 빚을 지 고 있다는 의식이 한층 더 엘리자베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녀는 때때로 가족 모두가 그의 친절을 알지 못하고, 눈치 채 지도 못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녀는 밤이 되면 그와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를 바 랐다. 그가 들어섰을 때의 단순한 의례적인 인사 이상의 좀더 이야기다운 이야기를 해보지 못한 채 이번 방문이 끝나버리지 말기를 기대했다. 초조하고 불안한 나머지 남자들이 식당에서 나오기 전에 응접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그녀는 거의 예의를 잊 을 만큼 따분하고 지겨워했다. 그녀는 그날 저녁의 즐거움을 누릴 기회가 온통 그 시점에 달려 있는 것처럼 그들이 들어서 기를 기다렸다. 이번에도 나한테 가까이 안와 바라 그때엔 그녀는 속으 로 발했다. '영원히 단념하고 마는 거야' 곧 남자들이 들이닥 쳤다. 그가 그녀의 희망을 이루어줄 그러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베넷 양이 차를 준비 하고 엘리자베스가 커피를 따르는 테이블둘레에 여자들이 간 모여 있어서 그녀 옆에는 의자 하나 들여놓을 빈 공간조차 있었다. 그리고 신사들이 다가오자 여자 중의 한 사람이 더 마 싹 다가서서는 나직한 소리로 속삭였다. 남자들이 와서 우릴 매놓지 못하도록 할 거야, 우리에겐 볼일 없는 사람들이니까, 안그래?" 다아시 씨는 방 한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눈으로 그의 뒤 를 쫓았고 그가 말을 건네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부러워했 으며, 커피를 남에게 권하는 것조차 짜증났다. 끝내는 그러한 자신의 아둔함에 화가 치밀기까지 했다! '한 번 청혼해 온 것을 거절한 사람인걸! 그런 애정이 다시 살아날 걸 기대할 만큼 내가 바보가 되다니! 같은 여자에게 두 번씩 청혼하려는 약한 마음씨에 반발심을 안 느낄 남자가 또 어디 있으려고? 그만큼이나 남자들의 감정을 다치게 하는 모욕은 또 없을 거야! 하지만 그가 자기 커피 잔을 직접 돌려주려고 왔을 때 그녀 는 어느 정도 기운이 났다. 그래서 그 기회를 포착해서 말했다.. "아주 기분 좋은 날이었어." 베넷 양이 엘리자베스에게 말했다. "모인 사람들도 제대로 골랐던 편이고, 서로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았어. 그 사람들이 다시 모였으면 좋겠어." 엘리자베스는 웃음을 지었다. "리지야, 너 그렇게 웃지 마. 날 의심하면 못써, 내 마음이 슬 퍼지니까, 확실히 해두지만, 호감이 가고 양식 있는 청년으로 서 그저 대화를 즐긴 것뿐이니까. 그 이상의 소망은 없단 말이 야. 다만 그분은 성품이 누구보다도 부드럽고 누구에게나 다 잘하려는 강한 의지를 지녔을 뿐이야." "언닌 너무 잔인해 동생이 받았다. 나더러 웃지 말라고 해 놓고선 시도 때도 없이 웃게 만들거든" "세상엔 아무리 믿어달라 해도 안 되는 경우가 있어." "아에 불가능한 경우도 있지!" "그런데 넌 왜 내가 인정하는 이상의 감정을 내가 지니고 있 다고 설득하려 난리지?" "그건 나로선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를 모르겠어, 사람들 은 모두 알 가치가 없는 것만 가르쳐주는 걸 좋아하잖아, 좀용 서해 쥐, 그렇게 무관심하다고 끝내 버티겠다면, 나를 마음 털 어놓는 사람으로 여기지 말아줘."
그들의 방문이 있은 지 며칠 후에 빙리 씨는 다시 한 번 찾아 왔는데 이번엔 혼자였다. 그의 친구는 그날 아침에 런던을 향 해 떠나 열흘쯤 지나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녀 들하고 한 시간 이상 자리를 함께 했는데 매우 기분이 좋아 보 였다. 베넷 부인은 그에게 꼭 식사를 하고 가라고 말해 보았지 만 유감스럽다는 말을 여러 번 늘어놓으면서 실은 다른 곳에서 약속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에 또 오실 때에는......." 그녀가 말했다. "우리에게도 기회를 주세요." 그는 언제라도 기꺼이 응하겠다고 하고, 가능하면 빨리 그 기회를 얻고 싶다고 했다. "내일은 어떠세요?" "괜찮지요." 내일 별다른 약속이 없다는 얘기였다. 그녀의 초대는 일사천 리로 이루어졌다. 그가 어찌나 시간을 잘 지켰는지 숙녀들은 아직 채 의상도 제대로 갖출 겨를이 없었다. 베넷 부인은 화장 용 가운을 입고 머리도 대충 손본 채 딸들 방 안으로 뛰어들면 서 큰소리로 외쳤다. "제인아, 서둘러 내려와라. 그분이 오셨다. 빙리 씨가 오셨 어. 정말 그분이 온 거야. 빨리 빨리, 이봐 사라, 이 길로 베넷 양에게 가서 옷 입는 것을 도와주도록 해요. 리지 양의 머리는 상관 말고 말이야."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내려갈게요." 제인이 말했다. "그렇지 만 우리 둘보다는 키티가 한 걸음 앞설 거예요. 반 시간 전에 벌 써 2층에 올라와 있었으니까요." "아, 키티야 아무러면 어때! 그애하고 무슨 관계가 있다고? 어서, 빨리 서둘러! 너의 허리띠는 어디 있니?" 그러나 어머니가 가버리고 나자 제인은 동생 하나를 안 거느 리고서는 내려가려 들지 않았다. 밤이 되었는데도 두 사람끼리 만 있게 하겠다는 어머니의 한결같은 걱정은 여전히 눈에 훤했 다. 차를 마시고 나자 베넷 씨는 평소처럼 서재로 들어갔고 메 리는 2층으로 올라가 피아노 쪽으로 갔다. 다섯 중 두 장애물이 치워지자 베넷 부인은 상당한 시간을 앉은 채로 엘리자베스와 캐서린을 바라보며 눈짓을 했는데도 두 사람에게는 이렇다 할 효과가 없었다. 엘리자베스는 그녀 쪽을 바라보려 하지 않았으며, 마침내 키 티가 그쪽을 바라보았을 때 그녀는 짐짓 천진스럽게 말했다. "무슨 일이야, 엄마? 왜 저한테 자꾸 눈짓을 하는 거야, 뭘 어 떻게 하라고?" "아무것도 아니다, 얘야. 난 너한테 눈 한 번 깜박하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앉아 있다가 이런 중요한 때를 헛되게 보낼 수 는 없었는지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키티에게, "얘, 너 이 리로 온. 할 말이 있다." 하고는 그녀를 방에서 데리고 나갔다. 제인은 곧바로 엘리자베스에게 어머니가 미리 꾸민 책략은 곤 란한 일이니 너만은 제발 그 술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간청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리지야, 너에게 할 말이 있단다." 엘리자베스는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쟤들끼리 남겨두는 것이 좋지 않겠니." 복도로 나가자 곧 어머니가 말했다. "키티와 난 2층으로 올라가서 내 화장실에 있겠다." 엘리자베스는 어머니한테 따지지 않고 그녀와 키티가 보이 지 않을 때까지 조용히 복도에 남아 있다가 응접실로 돌아왔다. 이날의 베넷 부인의 계획은 효과가 없었다. 빙리 씨는 모든 면에서 마음에 들게 행동했으나 공공연히 딸의 애인 행세를 하 지는 않았다. 그의 여유 있고 명랑한 점이 그날 밤의 모임에 다 시없는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어머니가 부질없이 간섭하려 드 는 것을 참아냈으며, 제인으로서 각별히 감사해야 할 인내와 의연한 표정으로 어머니의 바보스러운 말을 듣고 있었다. 그에 게 저녁식사 때까지 남아 있어 달라고 청하는 것조차 필요 없 는 일이었다. 그리고 돌아가기 전에 주로 베넷 부인의 뜻을 고 려해 내일 아침 그녀의 남편과 사냥을 하기 위해 다시 오겠다 고 약속했다. 그날 이후로 제인은 자기로서는 무관심이니 하는 말을 하지 못했다. 빙리 씨에 관해서는 자매들 사이에서 한마디 말도 주 고받지 않았으나, 엘리자베스는 다아시 씨가 예정보다 앞당겨 서 돌아오지만 않는다면 모든 일이 급속하게 결말을 보리라는 행복한 믿음으로 잠자리에 들곤 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 녀는 그 모든 일이 다아시 씨의 합의에 힘입어 이만큼 진척되 었다고 하는 편이 옳은 일같이 느껴졌다. 빙리 씨는 약속한 시간을 어기지 않았다. 전날 말한 대로 베 넷 씨와 함께 오전 시간을 보낸 것이다. 베넷 씨는 빙리 씨가 예 상한 것보다 훨씬 친숙해지기 쉬운 편이었다. 빙리 씨에게는 베넷 씨의 비웃음을 살 만하다거나 불쾌한 침묵으로 빠져들게 할 만큼 잘난 체하거나 어리석은 면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배 넷씨가 보기에 빙리 씨는 주제넘은 구석이 없었다. 그래서 그 는 빙리 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즐겁게 말을 하고, 그다지 괴 팍하게 굴지 않았다. 저녁때가 되어 그들은 식사를 하러 돌아 왔다. 그리고 그와 자기 딸을 딴 사람들로부터 떼어놓으려는 베넷 부인의 계획이 다시 한 번 시도되었다. 엘리자베스는 편 지를 써야 해서 차 시간이 끝나자 식당으로 갔다. 나머지 사람 들이 카드 놀이를 시작했기 때문에 구태여 그곳에 남아 어머니 의 계획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편지를 다 쓰고 응접실로 돌아오니 놀랍게도 어머니 의 영리함이 그녀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혀를 두를 만한 일이 벌어졌다. 문을 열자 언니와 빙리 씨가 나란히 난로 옆에 서서 진지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것만으로는 아무런 의심도 살 만한 것이 아니었지만, 두 사람이 놀라며 돌 아다보더니 서로 떨어질 때의 표정에서는 자초지종을 읽어낼 수 있었다. 두 사람에게도 자못 난처한 일이겠지만, 오히려 자 신 쪽이 더욱 그러했다. 서로 말 한마디도 하려 들지 않았기 때 문에 엘리자베스가 다시 그 자리를 뜨려 하니까 언니와 같이 있던 빙리 씨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언니에게 몇 마디 속삭이고 는 밖으로 뛰쳐나가 버렸다. 제인은 고백해서 즐거울 일이면 엘리자베스에게 감추질 못 하는데, 곧바로 그녀를 끌어안고서 자기만큼 행복한 사람은 이 세상에는 없을 것이라고 더할 나위 없이 강한 감동을 받은 것 만은 스스로 인정했다. "너무 벅차올라!" 그녀가 말을 이었다. "정말 너무 과분해. 나로선 그럴 만한 자격이 없어. 남들은 왜 나만큼 행복하지 못 할까!" 엘리자베스는 말만으로는 부족할 만큼 성실성과 온정과 환 희의 정을 가지고 축하했다. 따뜻한 한마디 말마다 제인에게는 새로운 행복의 원천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런 경우에 동 생한테만 머물러 있을 여유도, 아직 남아 있는 나머지 반의 이 야기를 할 여유도 없었다. "이 길로 어머니에게 가야겠어." 그 녀가 소리쳤다. "이 딸이 귀여워서 걱정을 하시는 것을 어떤 이 유로든 가볍게 생각하거나, 나 말고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듣 게 해드리고 싶지 않단 말이야. 그분은 벌써 아버지한테 가버 렸을 거야. 아, 리지야, 내가 할 말이 우리 가족 전체에 얼마나 큰 기쁨을 안겨다줄까! 이토록 큰 행복을 내가 어떻게 견디어 낼 수 있을까!" 그러고는 그녀는 키티와 위층에 앉아 있는 어머니에게로 갔 다. 혼자 남은 엘리자베스는 지금까지 몇 달을 두고 신경 쓰며 가슴 졸이던 문제가 마침내 한꺼번에 쉽사리 마무리된 것을 보 고 웃음을 지었다. "음, 그분 친구가 이리저리 재면서 온갖 걱정을 하던 일이 이렇게 끝나네." 그녀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분 누이의 거짓과 책략의 결말인 거야! 가장 행복스럽고 가장 현명하며 가장 도리에 맞는 그런 결과일 거야!" 잠시 후 빙리 씨가 돌아왔는데 아버지와의 대화는 짧기는 했 으나 잘 끝난 모양이었다. "언닌 어디 있습니까?" 그가 문을 열면서 황급히 말했다. "어머니하고 위층에 있을 거예요. 아마 곧 내려올 텐데." 그러자 그는 문을 닫고 그녀에게로 다가와 처제로서 축하와 사랑의 말을 들려달라고 했다. 엘리자베스는 친척 관계가 맺어 진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진심 에서 우러나는 뜨거운 악수를 나눈 후 언니가 내려올 때까지, 자신이 지금 얼마나 행복하며 제인이 또한 얼마나 완벽한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들을 수밖에 없었다. 사랑에 빠졌을망정 행복에 대한 그의 기대는 모두 다 이성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 이라고 엘리자베스는 확실히 믿었다. 왜냐하면 그 기대 속에는 제인의 뛰어난 이해심이나 나아가 더욱 훌륭한 그녀의 성품이 랄지, 또는 그와 그녀 사이의 감정이나 취미가 전반적으로 비 슷하다는 점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가족 모두의 즐거움은 특별한 것이었다. 베넷 양 은 매력 있고 발랄한 빛을 얼굴에 드리운 채 만족감을 나타냈으며, 여느 때보다 더욱 눈부신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키티 는 그저 싱글벙글하면서 자기 차례도 곧 올 것이라 기대했다. 베넷 부인은 반 시간 동안이나 빙리 씨에게 별다른 이야기를 못했지만, 그녀로서는 어떤 말로도 자기 감정에 흡족할 만한 동의나 승낙을 표현할 수 없었다. 저녁식사 때 함께 한 자리에 서 베넷 씨는 그의 목소리나 태도로 보아 진정으로 행복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날 밤 손님과 작별할 때 까지는 그 일에 대해 한마디 말도 없었으며, 손님이 떠나가 버 리자 딸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제인, 축하한다. 넌 정말 행복한 여자가 될 거다." 제인은 바로 아버지에게로 가서 입을 맞추며, 아버지의 진정 한 사랑에 감사했다. "넌 착한 딸이다." 아버지가 말했다. "너의 일이 이렇게 행복 하게 자리 잡게 된다고 생각하니 난 기뻐 어쩔 줄 모르겠구나. 너희 두 사람이 잘해 나가리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 로 성격이 매우 닮았어. 너희는 상대를 따르는 성격이라 어떤 일이고 결정을 못 내리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마음이 좋아서 하인들의 속임수에 당할 것 같기도 하구나. 그리고 너그러워서 언제나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고 말 테지." "전 그렇지 않기를 바라요. 금전상으로 경솔하다든가 무분 별하다든가 하는 일은 저희에게는 용납될 수 없어요." "수입을 초과한다고요! 아니 여보." 베넷 부인이 언성을 높였다. "무슨 말씀을 하는 거예요? 그 사람 연 수입이 4, 5천 파운드 아녜요, 그 이상이 될는지도 모르는데." 그러고 나서 딸에게 말했다. "어휴, 제인아, 네 어미는 정말 기쁘구나. 난 틀림없이 밤새도록 눈을 붙이지 못할 것 같구나. 어떻게 될 것인가 난 알고 있었다. 끝내는 이렇게 되고 말 것이라는 걸 알았지. 네가 이렇게 아름다운데 아무 감정 없이 지나칠 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단다. 지금도 기억하지만, 작년에 그 사람이 처음 하트퍼드셔에 왔을 때 난 보자마자 너희가 함께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 내 생전에 그렇게 잘생긴 남자를 본 일이 없거든!" 그녀는 위컴 씨나 리디아에 대한 일은 까맣게 잊고 말았다. 어머니에게 제인은 제일 아끼는 사랑스런 딸이었다. 그 순간에 는 다른 어떤 일도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손아래 동생들은 언 니가 앞으로 베풀 혜택을 얻으려고 이런저런 부탁을 했다. 메 리는 네더필드의 서재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간청했으며, 키티 는 겨울철마다 몇 번씩이고 무도회를 열어달라고 졸라댔다. 빙리 씨는 이때부터 줄곧 매일 롱본을 찾아오는 방문자가 되 었다. 때로는 아침식사 전에 찾아와 저녁식사 때까지 남아 있 곤 했다. 하기야 제아무리 미워해도 아주 야만스러운 이웃 사 람들로부터 초대를 받고 그 뜻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경 우는 별문제였다. 현재의 엘리자베스는 언니하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조금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왜냐하면 그가 있는 동 안에는 제인이 다른 누구한테도 관심을 쏟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 자신은 이따금 두 사람이 떨어져 있어야 할 경우 에 자신이 두 사람 어느 쪽에도 쓸모 있는 존재임을 알 수 있었 다. 제인이 없을 때의 그는 그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엘리자베스 곁을 떠날 줄을 몰랐으며, 빙리 씨가 없을 때에는 제인이 끊임 없이 같은 수법으로 위안의 손길을 바라곤 했다. "그이 말을 들으면 행복해." 어느 날 저녁 제인은 엘리자베 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분이 이런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지 난 봄 런던에 갔던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지 뭐니!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난 그러리라 생각했어." 엘리자베스가 대답했다. "그런데 어떤 식으로 설명했지?" "십중팔구 누이들이 한 짓이었을 거야. 그들은 나하고 그가 사귀는 걸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건 너무나도 뻔한 거야. 왜냐하면 그가 여러 면에서 훨씬 훌륭한 상대를 고 를 수 있었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나와 함께라면 행복해질 수 있음을 그들이 알아주리라 생각해. 그렇게 되는 날이면 그들도 흡족해할 것이고, 우리 모두 의좋게 될 거니까 말이야. 서로 원 래대로는 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언니한테 그렇게 용서할 줄 모르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어." 엘리자베스가 말했다. "착하기도 하신 우리 언니! 언니가 빙리 양의 거짓 우정에 다시 넘어가는 것을 본다면 난 정말 마음이 아플 거야." "넌 믿어주겠지 리지, 작년 11월에 그이가 런던으로 갔을 때 날 사랑하면서도 다시 돌아오지 않은 것은 오직 내가 무관심하 다는 생각 하나뿐이었음을 말이야." "그분이 약간 오해하신 것 같아, 틀림없이. 하지만 그게 그분 이 겸손하다는 말도 되겠지." 그러자 제인은 그의 겸손과 자기 장점을 그다지 내세우지 않 는 점을 입이 닳도록 칭찬하기 시작했다. 엘리자베스는 빙리 씨가 친구의 간섭을 누설하지 않았음을 알고 매우 기뻐했다. 비록 제인이 세상에 둘도 없이 관대한 마음의 소유자이긴 했으 나, 그 일에 관해서만은 그의 친구에 대해 커다란 편견을 품게 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만큼 운 좋고 행복한 사람은 세상에 없을 거야!" 제인이 큰소리로 말했다. "아, 리지야, 내가 어떻게 우리 가족 중에서 이렇게 선택이 되어 어느 누구보다 혜택을 누릴 수 있단 말이 냐? 너도 나와 다름없이 행복하게 됐으며 얼마나 좋겠니! 너에 게도 그분 같은 남자가 있다면 말이야." "언니가 그런 분을 마흔 명 준대도 난 언니만큼 행복해질 순 없을 거야, 언니의 그런 성품, 그리고 그러한 선량항 없이는 나 로선 언니 같은 행복을 얻을 수 없어, 아냐, 아냐, 내 힘으로 어 떻게 해봐야지, 누가 알겠어, 만일 억세게 재수가 좋으면 제2의 콜린스 씨와 만나게 될지 동본 일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가 오랫동안 비밀로 날 아 있을 수는 없었다. 베넷 부인은 그것을 필립스 부인에게 속 삭이는 특권을 휘둘렀고, 필립스 부인은 허가도 얻지 않고 메 라든의 모든 이웃들에게 똑같은 것을 감행한 것이다. 베넷 김 안은 불과 수주일 전에 리디아가 달아났을 때만 해도 불운한 가족이라고 세상에 널리 알려졌으나, 자금에 와서는 별안간 세 상에서 가장 복받은 집안이라고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밸리 씨와 제인이 약혼한 지 일주일쯤 지난 어느 날 아침, 그 와 이 집안 여자들이 함께 식당에 앉아 있을 때, 마차 소리가 들 려와 모두 창가로 눈길을 돌렸다. 사두마차가 잔디밭으로 달리 오는 것이 눈에 띄었다. 방문객이 찾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 고 마차 장비 또한 이웃 누구의 것과도 달랐다. 말은 여마였고, 차대며 선두에 서 있는 하인의 옷도 눈에 익은 것이 아니었다. 아무튼 누가 찾아온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에 병리 씨는 그러한 갑작스런 방문객에 붙잡혀 있지 말고 관목 숲으로 산책이나 하 자며 배넷 양을 설득했다. 두 사람은 나가버렸고 남은 세 사람 은 누구일까 추측했으나, 그다지 소득이 없었다. 그때 별안간 문이 활짝 열리고 방문객이 들어섰다. 바로 캐서린드버그 영부인이었다. 물론 모두 뭔가 놀라운 일을 예상했지만, 이렇게 경악할 줄은 몰랐다. 엘리자베스의 경우, 충격이 그녀가 초면 인 베넷 부인이나 키티의 경우보다 훨씬 컸다. 부인은 어느 때보다 불손한 태도로 방안에 들어섰으며 엘리 자베스의 인사에 고개를 약간 숙여 보였을 뿐, 말 한마디 없이 자리에 앉았다. 엘리자베스는 소개를 부탁받은 일도 없었지만 부인이 들어섰을 때 어머니에게 이름을 알려주었다. 베넷 부인 온 이토록 지체가 높은 손님을 맞은 것이 뿌듯했지만 소스라치 게 놀란 나머지 다시없이 정중한 태도로 그녀를 영접했다. 잠 시 말없이 앉아 있다가 부인은 아주 딱딱한 두로 엘리자베스에 게 말했다. "잘 있었지요, 베넷 양, 거기 부인은 어머닌가 본데?" 엘리자베스는 매우 간단하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저쪽이 자배 중의 하나인가보군? "그렇답니다. 영부인 베넷 부인은 캐서린 영부인과 대화하 게 된 것을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 "끝에서 둘째 되는 말입니 다. 막내딸은 최근 결혼했고, 맏딸은 정원 어딘가에서 젊은 남 자분하고 거닐고 있습니다만, 그분은 얼마 안 있어 저희 가족의 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정원이 무척 작은 편이군." 잠시 동안 침묵을 지키고 난 뒤에 캐서린 영부인이 말을 되 받았다. “송구스럽지만 로징스와는 비교가 되질 않겠지요, 영부인 그러나 윌리엄 부커스 경 내보다는 훨씬 큰 거로 알고 있습니다” "이 방은 여름 한철 저녁을 지내긴 불편한 거실이로군, 창문 이 정서향이니." 베넷 부인은 정찬이 끝난 뒤로는 이 땅에 남아 있지 않겠다 고 말하고 나서 덧붙였다. "영부인에서 미나오실 때 콜린스 내외께선 안녕하시겠지 "그뿔소, 잘들 있어요. 그저에 저녁에 두 사람을 만났지." 엘리자베스는 이제 영부인이 샬럿이 보낸 편지를 꺼낼 것임 을 알았다. 그녀가 찾아온 동기라면 그것 외에는 없기 때문이 었다. 그러나 편지는 나오지 않았고, 그녀는 좀 어리둥절했다. 베넷 부인은 매우 예절 바르게 가벼운 음료를 들지 않겠는지 뜻을 물어보았으나 영부인은 사뭇 단호하게 아무것도 들고 싶 지 않다고 말한 뒤 그 길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엘리자베스에게 말했다. "베넷 양, 잔디밭 한편에 보기 좋은 야생림 같은 곳이 보이던 데 당신이 나하고 같이 잠깐 산책을 했으면 좋겠군 "엄은 가짜에 어머니가 큰소리로 말했다. "영부인 이곳 저곳 산책길을 안내해 드리도록 해라. 부인께서 작은 간목 숲 을 보시면 좋아하실 게다." 엘리자베스는 시키는 대로 했으며, 파라솔을 가지러 자기 방 으로 뛰어 들어갔다가 아래층에 있는 고귀한 손님한테로 내려 갔다. 현관을 지나면서 캐서린 부인은 식당과 응접실로 통하는 문을 열어 잠시 살피고 나서 품위 있는 방이라고 말하면서 발 걸음을 재촉했다. 그녀가 타고 온 마차가 현관 앞에 그대로 있었는데, 엘리자 베스는 그 속에 하녀가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들 은 잡목 숲을 통하는 자갈길을 조용히 걸었다. 엘리자베스는 오늘따라 평소보다 훨씬 거만하며 불유쾌해 보이는 영부인에 게 말을 건네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여자 를 어떻게 조카하고 닮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녀는 영부 인의 얼굴을 바라다보며 생각했다. 그들이 잡목 숲으로 들어서자, 곧 캐서린 부인은 서두를 땠다. "베넷 양, 당신은 내가 왜 여기에 왔는지 잘 알 거야. 본인의 마음이, 아니 당신 자신의 양심이 어째서 내가 왔는지를 가르 쳐 줄 것이 틀림없을 테니까." 엘리자베스는 실로 놀라움을 내보이며 바라보았다. "저어, 그건 잘못 아신 것입니다. 영부인, 여기까지 오신 이유를 저로서는 전혀 알 수 없어요." "베넷 양" 부인은 매우 화난 투로 말했다. "알아둬야 할 일 이지만 날 우롱해서는 안 되는 일이야. 당신 쪽에서 제아무리 불성실한 태도를 취해도 내 쪽은 그렇지가 않아. 원래 내 성격 은 급한 점과 솔직한 점에서 남들의 상찬을 받거든. 지금 같은 중요한 문제에서도 거기에서 한 걸음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요. 불과 며칠 전에 정말 놀랍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소문이 내귀 에까지 들려왔어. 당신의 언니는 매우 좋은 조건의 결혼을 할 뿐만 아니라 바로 당신 엘리자베스 양도 그와 너무도 비슷하게 바로 내 조카, 어김없는 내 조카인 다아시와 곧 결혼하리라는 소문이 있다고 들었어. 그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만 큼 그 사람을 욕되게 하고 싶지가 않지만, 내 기분이 어떤지 알 려주고 싶어서 곧 여기로 올 결심을 한 거야." "그런 일이 정말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하신다면" 짐짓 경악 과 경멸감으로 얼굴을 붉히면서 엘리자베드가 말했다. "어떻 게 이렇게 먼 곳까지 찾아오셨는지요? 또 어떻게 하실 의향이 신지요?" "그러한 풍문은 전적으로 사실을 아님을 알리려는 거지." "저나 저의 가족을 만나려고 롱본까지 찾아오신 것은........ 엘리자베스는 냉정하게 말했다. "오히려 소문이 사실로 확인 될 텐데요. 만약 그런 소문이 있다면 말입니다." "만약이라니! 그럼 그런 사실을 모른 체라도 할 참인가? 자 신이 애써가며 퍼뜨린 결과가 아니냐는 말이야? 그래 세상이 다이는 그런 풍문을 모른다고 말하는 거야?"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 그런 소문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일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나?" "전 영부인만큼이나 솔직하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 다. 영부인이 아무리 질문을 하신다 해도 저에게는 대답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습니다." "이건 정말 견딜 수 없는 일이군. 베넷 양, 납득이 가도록 말 해봐. 그래 내 조카가 그대에게 청혼이라도 했다는 건가?" "영부인께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하셨습니다.""마땅히 그래야지. 이성을 가진 한에서는 마땅히 그래야지. 그러나 당신의 기교나 유혹 때문에 한때 정신이 나가버려 자신 이나 일족에 대해 과연 어떤 의무가 있는지 잊고 있는지도 모 를 일이지. 당신이 그 사람을 꾀었을는지도 모를 일이니까." "만약 그랬더라도 저로선 절대로 고백하지는 않을 거예요." "베넷 양, 내가 누군지 알고 있나? 난 그런 식의 말버릇에는 익숙해 있지 않은 사람이야. 난 이 세상에서 그에게는 제일 가 까운 친척이니 그에 대한 중요한 문제는 죄다 알 권리가 있다 고" "그러나 제 일까지 아실 권리는 안 가졌을 것으로 압니다. 더 욱이 이런 식으로 나오시면 결코 아무 말도 못 들으실 겁니다." "내 말을 잘 들어. 당신이 자기 신분에 넘치게 바라는 이번 혼담은 절대로 성립이 안 될 거야. 아니, 절대로, 다아시는 내 딸하고 약혼한 사이니까. 자, 이래도 할 말이 있나?" "이 말씀만 해두지요.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분이 제게 청혼하리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을 게 아닐까요." 캐서린 영부인은 잠시 주저하다가 이내 대답했다. "그애들 약혼은 특별한 경우야. 어릴 적부터 짝지어 주기로 돼 있었던 거야. 그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 어머니도 바란 일이고, 그애들이 아직 요람 신세를 지고 있을 때부터 우 린 이런 식으로 연분을 맺어주기로 했어. 그런데 이제 우리 자 매의 바람이 성취될 때쯤 해서 집안도 우리보다 못하고 아무런 사회적 지위도 없고 우리 일족하고는 동떨어진 그런 젊은 여자 하나가 방해하다니! 그래 당신은 그 사람의 집안끼리의 소망이 라든가 드 버그 양과 그 사람 사이에 맺어진 묵계 같은 것은 어 떻게 되어도 괜찮다는 건가? 절도 있는 태도랄지, 아량 같은 감정을 전혀 안 가졌다는 건가? 어릴 적부터 그 사람이 사촌하 고 결혼할 운명이라고 말하는 것이 당신 귀에는 안 들리나?" "예, 들었어요. 그 전에도 들은 적이 있고요. 그런데 그것이 저에게 어쨌다는 거지요? 제가 조카하고 결혼하는 데 이의가 없다면 설령 그분의 모친과 영부인 사이에 드 버그 양과 혼인 시킬 희망을 가진 걸 알았다고 저에게 방해될 일은 없는 거예 요. 두 분께서 그 결혼 계획에 최선을 다하셨을 줄로 믿고 있어 요. 다만 그 결혼이 성사되는 건 전혀 딴 사람이 맡게 되는 일이 지요. 왜 그 밖의 사람을 선택해선 안 된다는 건지요? 그리고 그분이 만약 절 선택한다면 전들 받아들이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는 건가요?" "왜냐하면 명예, 예의, 분별의 문제 아닌가? 이해 관계가 그 걸 금하니까 그렇지. 그래, 베넷 양, 이해 관계란 거야. 만약 아 가씨가 그 사람의 가족이나 친척 되는 사람들의 의향에 반해 가며 제멋대로 하다간 모든 사람에게 호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그와 관련 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경시와 멸시 를 받게 마련이야. 이 연분은 수치스런 것이 되고 당신의 이름 은 이후엔 우리 입에 오르지도 않을 거야." "정말 큰 불행이군요." 엘리자베스가 대답했다. "하지만 다 아시 씨의 부인이 되는 날이면 거기에 따르는 좋은 일이 생기 게 마련이니 전체적으로 후회할 일은 별로 없을 것 같군요." "이 완고하고 고얀 것 같으니! 오히려 내가 다 부끄러워지는 군! 그래 이게 바로 지난 봄에 친절을 베푼 데 대한 감사 표시인 가? 그 일에 대해선 아무것도 못 느낀다는 건가? 어서 앉기나 해.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일은 베넷 양, 내가 여기까지 온 까닭은 어떤 일의 목표를 관철시키려고 굳은 결심을 했기 때문이 야. 난 어떤 일이 있어도 단념 안 하는 성미야. 실망을 참고 견 디는 일이 나에겐 없단 말이야." "그렇다면 영부인의 현재 입장은 더욱 딱하다고 말할 수 있 겠군요. 전 제 마음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요." "남의 말을 방해하지 마! 잠자코 내 말을 듣기나 하란 말이 야. 우리 딸과 조카 두 사람은 천생연분이야. 외가 쪽은 모두 고 귀한 혈통이고 친가 쪽은 설령 작위는 없어도 존경받을 만하고 명예스러운 유서 깊은 집안이고, 재산은 쌍방에 말할 필요도 없고. 두 사람은 저마다 집안끼리 여러 사람의 뜻으로 결합되 어야 할 운명이란 말이야. 그 사이를 무엇이 갈라놓겠다는 거 야? 가문도, 친척도, 재산도 제대로 못 갖춘 젊은 여자가 건방 지게 권리를 주장하다니! 이걸 어떻게 참으라는 거야? 이런 일 을 하게 내버려 둬선 안 돼! 만약 당신이 자신의 행복에 대해 분 별이 있다면 자기가 자란 테두리 밖으로 나오고 싶은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하는 거야." "조카님하고 결혼한다 해도 전 제 자신이 그 테두리 밖으로 나갔다고 생각하진 않을 거예요. 그분은 신사이고 저 또한 신 사의 딸입니다. 그 점에서 평등한 거예요." "맞아. 당신은 분명 신사의 딸이야. 그러나 당신 어머니는 어 떤가? 이모부와 이모는 또 어떻고? 어떠한 지위의 사람들이란걸 우리가 모른다고 생각해서는 안 돼." "저의 집안이 어떻든 간에.” 엘리자베스가 말했다. "영부인 의 조카가 이의 없다면 부인과는 상관없는 줄 알아요." "여러 말 할 것 없어. 그 사람하고 약혼했니?" 엘리자베스가 단지 캐서린 영부인을 만족시킬 의도라면 그 질문에 답하지 않았겠지만 한참 동안 생각하고 나서 이런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 안 했어요." 그 말을 듣자 캐서린 부인은 매우 기뻐하는 것 같았다. "그럼 나한테 약속해 줄 수 있겠나? 약혼 같은 건 앞으로도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그런 식의 약속은 드릴 수 없습니다." "베넷 양, 난 지금 너무 놀라 어쩔 줄을 모르겠어. 난 당신을 좀더 사리 분명한 젊은 사람으로 생각해 왔는데, 그렇다고 나 란 사람이 뒷걸음을 치리라고 잘못 생각하지는 말아. 내가 원 하는 약속을 해줄 때까지 난 이곳을 떠나지 않을 작정이니까." "그런 약속은 전 절대로 안 하겠습니다. 위협당한다고 해서 이치에 닿지 않는 짓을 할 사람이 아니거든요. 영부인께선 다 아시 씨와 댁의 따님과의 결혼을 바라겠지만 만약 원하신 대로 제가 약속을 한다고 해서 두 분의 결혼이 쉽게 이뤄진다는 게 가능하겠습니까? 가령 그분이 절 사랑할 경우, 제가 그분의 손길을 거절했다고 그 손길을 조카님에게로 넘겨줄 것 같은가요? 캐서린 부인, 지금의 부탁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을뿐더러, 그 런 터무니없는 부탁을 뒷받침하는 논리가 시시하게 여겨집니 다. 그리고 제가 그런 식의 설득으로 움직여질 수 있다고 생각 한다면 제 성격을 대단히 잘 모르고 계시는 거예요. 조카님이 자신의 문제에 영부인께서 간섭하는 것을 어느 정도로 인정할 지는 모를 일이지만, 영부인에게 제 문제에 관여할 만한 권리 가 없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니 제발 이 문제로 해서 절 더 이 상 괴롭히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어. 절대로 끝났다고 생각지 않으 니까. 지금까지 말한 것에 덧붙이고 싶은 게 하나 있다. 난 당신 막내 동생이 수치스럽게 도망간 자세한 내용을 알거든. 그 청 년이 동생하고 결혼한 것은 당신 아버님과 외숙부가 돈을 들여 가며 이럭저럭 주물럭거린 결과란 것까지 다 알고 있어. 그래 그런 여자가 내 조카의 처제가 될 수 있을까? 그 여자의 남편, 즉 돌아가신 아버지의 집사 아들이 조카의 손아래 동서가 될 수 있겠어? 천만의 말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펜벌리의 영 령들을 그렇게 더럽혀도 좋단 말이야?" "이젠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시겠죠." 그녀는 분개해서 대답했 다. "부인께선 절 모욕하신 거예요. 이제는 집에 돌아가게 해 주세요." 그 말을 하면서 그녀는 일어섰다. 캐서린 부인도 따라 일어 나 두 사람은 되돌아갔다. 부인은 부아가 끓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내 조카의 명예도 신용도 아무렇게 돼도 좋다 그 말인가! 무정하고 이기적인 여자구먼! 당신하고 결혼 하면 그 사람은 세상 사람들 앞에서 명예가 먹칠 당하게 된다 는 것은 생각지 않나?" "캐서린 부인, 전 이젠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의 기분 은 그만하면 아시겠지요." "그래 끝내 그 사람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말겠다는 거지?" "그런 말씀은 드린 적 없습니다. 전 부인이나 혹시 저하고는 전연 관계없는 누구든 상관없이 저의 행복이 될 수 있다면 행 동하기로 결심했을 뿐입니다." "좋아! 그래 끝까지 내 말을 안 듣겠단 말이지, 의무, 명예, 감 사 같은 것들이 요구하는 것에는 승복 않겠다 그 말이지. 집안 을 통틀어 그의 평판을 밑바닥까지 내려뜨리고 그 사람을 세상 사람들의 경멸의 표적으로 만들고 말겠다는 다짐인가 보군." "의무고 명예고, 그리고 감사고간에." 엘리자베스가 대답했 다. "현재 저에게 아무것도 요구할 수 없어요. 제가 다아시 씨 와 결혼한다 해도 어느 원칙에도 위배되는 건 아니니까요. 나 아가 그분 집안의 노여움이랄지, 세간의 분개랄지 하는 것들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설령 집안의 노여움을 사는 한이 있더라도 저로선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에요.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한 덩어리가 돼서 절 경멸할 만큼 상식이 결여되어 있다고 보 지 않습니다." "그래, 이게 당신의 진정한 본심이구만! 마지막 결의란 말이 지! 아주 훌륭해. 이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게 됐어. 베넷 양, 자기의 야심이 채워지리라 생각지 말게. 난 시험해 보려고 왔을 따름이니까. 지각 있고 사리가 통하는 줄 알고 찾아왔는 데. 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난 내 생각대로 해볼 생각이니 까." 이런 식으로 캐서린 부인은 말을 계속해 나갔으나, 어느새 두 사람은 마차 문 앞까지 와 있었다. 영부인은 갑자기 뒤돌아 보면서 덧붙였다. "작별 인사를 하지 않겠어, 베넷 양. 어머니에게 인사도 안 하고, 당신네는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니까 말이야. 난 심히 불쾌해." 엘리자베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부인한테 집 안으로 들어가 자고 권해 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서 자기 혼자 조용히 집 안으 로 들어섰다. 위층으로 올라왔을 때 마차가 떠나는 소리가 들려 왔다. 화장실 입구에서 어머니가 초조해하며 그녀를 맞아들였 고, 캐서린 영부인이 왜 안으로 들어와서 쉬지 않는지 물었다. "그러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딸이 말했다. "그냥 가야 하신 대요 부득부득” "정말 멋지게 생긴 분인데, 여기까지 찾아주시다니 정말 천 절하기도 하시지! 콜린스 내외가 잘 지낸다고 안부 정도 전하 러 오신 걸까. 어딘가 가는 길 같아 보였는데, 메리턴을 지나시 다가 갑자기 널 만나보고 싶어진 거겠지. 너에게 특히 할 말이 있는 건 아닐 텐데 말이야. 리지야?" 일이 이쯤 되고 보니, 엘리자베스는 거짓말이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오고간 이야기를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
On screen, block the dinner table so Bingley’s seat choice and glances visually restart the courtship,
play Mrs. Bennet’s meddling in comedic rhythm (furtive whispers, doors, scraped chairs),
stage the proposal in backlit fireplace hush with ambient drop to heighten intimacy,
cut to a joy-montage of family reactions (hands clasping, stair dashes, letters),
then introduce Lady Catherine with wheel-rumble and a burst-door high angle to announce power,
shoot the garden confrontation as two-shot → over-the-shoulder → extreme close-up, migrating camera authority from rank to parity,
score key lines—rank, lineage, “a gentleman’s daughter”—with purposeful silence,
use a turntable set for seamless “parlor-to-garden” shifts in stage versions,
costume her in imposing silhouettes against Elizabeth’s restrained lines to costume the value clash,
grade warm romance tones vs. cool confrontation tones to polarize mood,
end on Elizabeth’s silent close-up and pen-tip fade, foreshadowing resolve,
and in film (e.g., 2005), lean on steadicam walks, sonic drops, and close-up acting,
while a musical might follow the village gossip ensemble with a solo aria crystallizing the “gentleman’s daughter” theme.
제인 오스틴 지음/ 오영숙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