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Bingley, a wealthy bachelor from the north, rents Netherfield and ignites Mrs. Bennet’s frantic hopes for advantageous marriages; Mr. Bennet teases and withholds, then secretly pays the first visit; gossip ripples through Longbourn; at the assembly Bingley proves affable and charmed by Jane, while his proud friend Mr. Darcy dismisses Elizabeth as “not handsome enough,” souring local opinion; Mrs. Bennet exults in Bingley’s attention to Jane and rages at Darcy’s slight; the Bennet sisters buzz with expectations, petty rivalries, and preparations for the next ball; letters, calls, and social calls become tactical moves; thus the comedy of manners sets its board, money and marriage the stakes, wit and vanity the weapons, and neighborhood talk the engine of the plot.
재산깨나 있으면서 배우자가 없는 남자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입니다. 이런 남자가 이웃에게 말한다면, 그의 감정이나 생각에 대 해 잘 모르더라도 사람들 마음속에 이 진리가 뿌리 쪽 숫자를 잡아 자신의 딸들가운데 있는 그를 차지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여보, 네더필드 파크에 세 사람이 정해졌다는 소문이 혹시 들어봤어?" 어느 날 베넷 부인이 남편에게. 베넷 씨 주인 못했고 대답했다. "정해졌대요"라고 하면서 베넷 부인은 말했다. "롱 부인이 방금 다녀가면서 말해주더군요." 베넷 씨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들어올지 궁금하지도 않아요?" 부인은 조바심 내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입이 근질근질하오? 그렇다면 들어나 보지, 뭐." 이 정도의 반응이라면 얘기를 늘어놓기 충분했다. "글쎄, 여보, 통 부인 말에 의하면, 네더필드 파크에 들어올 청년은 잉글랜드 북부 출신의 엄청난 재산가라지 뭐예요. 월요 일에 사두마차로 왔다가 집을 둘러보고는 아주 흡족해하며 바 로 계약했대요. 미카엘 축제(9월 29일에 성 미카엘 축제가 열 리는데, 때로 가을을 뜻하기도 한다.옮긴이) 전에 입주하기로 했고, 다음 주말까지 하인 몇몇이 먼저 들어온다고 해요." "이름이 뭐랍디까?" "빙리라던데요." "결혼은? 아직 미혼인가?" "당신도 참, 당연히 미혼이지요! 돈 많은 청년이라니까요. 연 수입이 4, 5천 파운드 정도라니 우리 애들에게 너무 잘된 일이 에요, 그렇죠?" "그게 애들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죠? "참나, 생각 없는 양반이네!" 부인이 내뱉듯 대꾸했다. "그 청년이 우리 애들 중 하나와 연결될 수도 있다는 얘기지요." "그런 꿍꿍이로 이곳에 온다는 거요?" "그런 꿍꿍이라니요! 참, 무슨 말을 그렇게...... 암튼 우리 애들 중 하나와 연애를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 청년이 이사를 오면 바로 찾아가 보세요." "굳이 내가 갈 필요까진 없지, 당신이나 애들 데리고 가보든 지 아니면 애들끼리 보내든지 해요. 맞아, 그게 더 낫겠군. 당신 의 미모가 애들과 비교해 그리 떨어지진 않으니 빙리 씨가 당 신을 가장 맘에 들어하면 어쩌지?" "싱겁게 사람 띄우지 말아요. 물론 내 외모가 처지는 편은 아 니지만 빼어나지는 않잖아요. 다 자란 딸이 다섯이나 있는데 미모를 내세우기는 좀 그렇죠." "하긴 그런 조건이라면 내세울 미모조차 없는 여자가 대부 분이겠지." "어쨌든 빙리 씨가 이사 오면 꼭 가서 만나봐요." "암튼 약속까지는 못하겠으니 그리 알아요." "하지만 우리 딸들 생각도 해야지요. 애들한테 얼마나 훌륭한 결혼 상대자인가요. 윌리엄 루카스 경 부부도 단지 그 이유 로 빙리 씨 집을 방문할 거라고 해요. 당신도 알다시피 그분들 이 새로 이사 온 사람 집을 방문하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꼭 가 셔야 해요. 당신이 안 가는데 우리끼리 가는 건 좀 그렇네요." "당신, 참 소심하군, 내가 장담하지. 빙리 씨는 당신을 보면 분명 반가워할 거요. 이참에 내가 몇 자 적어 보내겠소. 우리 딸 과 결혼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을뿐더러 누구를 선택해도 상관 이 없다고 말이오. 우리 귀염둥이 리지를 칭찬하는 말 한마디 정도는 덧붙이겠지만." "제발 그러지 좀 마세요. 리지가 다른 애들보다 나은 게 뭐 있죠? 미모는 제인 반도 못 따라가고, 리디아 반만큼도 상냥하 지 않은데, 당신은 유난히 리지만 편애하는군요." "걔네들한텐 남보다 나은 구석이 하나라도 있어야지. 다른 집 애들과 마찬가지야. 모두 어리석고 무식해. 하지만 리지는 동기들보다 영리한 데가 있지." 베넷 씨가 잘라 말했다. "당신은 어쩜 자식들을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죠? 날 화나게 만드는 게 그렇게 재밌나요? 내가 신경이 약하다는 건 안중에 도 없나요?" "당신,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내가 당신 신경을 얼마나 존 중하는데. 나한텐 오랜 친구인 셈이야. 신경증이 심해진다는 소리를 듣고 측은해한 지 족히 20년은 됐을걸." "당신은 정말 몰라요! 내가 얼마나 아픈지." "부탁하건대, 당신이 아픔을 잘 견뎌내 연 수입 4천 파운드 짜리 젊은이들이 집 근처로 많이 이사 오는 걸 볼 때까지 살아 주길 바라요." "스무 명이 오면 뭐해요! 그런 청년들이, 소용없는 일이에요. 당신이 방문을 안 할 테니 말이죠." "그럼 내가 약속하겠소. 그런 청년 스무 명이 모아지면 한꺼 번에 모두 방문하리다." 베넷 씨는 총명하면서도 냉소적인 데다, 내성적인 성향과 변 덕이 묘하게 뒤섞인 사람이라 23년 동안 겪었으면서도 부인은 남편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남편 입장에서는 부인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녀는 이해력이 떨 어지고,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며, 기분이 들쭉날쭉한 여자였다. 못마땅한 일이 생길 때마다 신경증이 심해진다고 멋대로 생각 하기 일쑤였다. 그녀 평생의 소망은 딸들을 시집 보내는 것이 고, 즐거움을 느끼는 경우는 이웃을 찾아다니며 수다를 떠는 일이 전부였다. 분명 반가워할 거요. 이참에 내가 몇 자 적어 보내겠소. 우리 딸 과 결혼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을뿐더러 누구를 선택해도 상관 이 없다고 말이오. 우리 귀염둥이 리지를 칭찬하는 말 한마디 정도는 덧붙이겠지만." "제발 그러지 좀 마세요. 리지가 다른 애들보다 나은 게 뭐 있죠? 미모는 제인 반도 못 따라가고, 리디아 반만큼도 상냥하 지 않은데, 당신은 유난히 리지만 편애하는군요." "걔네들한텐 남보다 나은 구석이 하나라도 있어야지. 다른 집 애들과 마찬가지야. 모두 어리석고 무식해. 하지만 리지는 동기들보다 영리한 데가 있지." 베넷 씨가 잘라 말했다. "당신은 어쩜 자식들을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죠? 날 화나게 만드는 게 그렇게 재밌나요? 내가 신경이 약하다는 건 안중에 도 없나요?" "당신,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내가 당신 신경을 얼마나 존 중하는데. 나한텐 오랜 친구인 셈이야. 신경증이 심해진다는 소리를 듣고 측은해한 지 족히 20년은 됐을걸." "당신은 정말 몰라요! 내가 얼마나 아픈지." "부탁하건대, 당신이 아픔을 잘 견뎌내 연 수입 4천 파운드 짜리 젊은이들이 집 근처로 많이 이사 오는 걸 볼 때까지 살아 주길 바라요." "스무 명이 오면 뭐해요! 그런 청년들이, 소용없는 일이에요. 당신이 방문을 안 할 테니 말이죠." "그럼 내가 약속하겠소. 그런 청년 스무 명이 모아지면 한꺼 번에 모두 방문하리다." 베넷 씨는 총명하면서도 냉소적인 데다, 내성적인 성향과 변 덕이 묘하게 뒤섞인 사람이라 23년 동안 겪었으면서도 부인은 남편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남편 입장에서는 부인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녀는 이해력이 떨 어지고,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며, 기분이 들쭉날쭉한 여자였다. 못마땅한 일이 생길 때마다 신경증이 심해진다고 멋대로 생각 하기 일쑤였다. 그녀 평생의 소망은 딸들을 시집 보내는 것이 고, 즐거움을 느끼는 경우는 이웃을 찾아다니며 수다를 떠는 일이 전부였다.
베넷 씨는 빙리 씨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사실 진작 찾아볼 요량이었으나 부인에게는 끝까지 못 가겠다 고 버텼다. 때문에 부인은 남편이 빙리 씨를 방문한 날 저녁까 지 그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그날 저녁, 사실이 알려지게 된자 초지종은 이렇다. 둘째 딸이 모자에 장식을 다는 것을 바라보 던 베넷 씨가 불쑥 말을 꺼냈다. "빙리 씨가 그 장식을 맘에 들어했으면 좋겠지. 리지야?" "방문도 안 할 거면서 빙리 씨가 무얼 좋아할지 어떻게 알겠 어요." 어머니가 화가 나서 말했다. "잊으셨어요, 엄마? 무도회 때 만날 거고, 롱 부인께서 소개해 주기로 약속했잖아요." 엘리 자베스가 말했다. "롱 부인은 그런 일을 해줄 위인이 아니야. 자기 조카도 둘이 나 있는걸. 게다가 이기적이고 위선적이야. 그 여자한테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아."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베넷 씨가 말을 받았다. "롱 부인에 게 빌붙지 않는다니 기쁘군." 베넷 부인은 대답할 기력조차 없었지만 키티를 야단쳤다. "기침 좀 작작해라. 제발, 키티! 내가 신경이 약한 것도 생각 해야지. 아예 갈기갈기 찢어놓을 셈이구나." "조심성 있게 기침을 해야지 키티. 때를 가리지 못하는군." 아버지가 말했다. "누군 재미로 하나요. 기침을. 치!" 키티는 짜증스럽게 대꾸 했다. "다음 무도회는 언제지? 리지." "보름 후야." "그래 맞다." 어머니가 목청을 높였다. "롱 부인은 그 전날까지 돌아오지 않을 테니 그 여자가 빙리 씨를 소개해 줄 수는 없 지. 당연히 자신도 모를 테니까." "그럼 여보, 당신이 반대로 롱 부인한테 빙리 씨를 소개해 주 면 되지 않겠소?"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생판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소개 를 해요? 사람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당신은 정말 생각이 깊다니까, 보름 정도 알고 지내는 건 분 명 별거 아니겠지. 어떤 사람인지 보름 만에 알 수는 없는 노릇 이니까. 하지만 우리가 안 하면 다른 누군가가 할 테고, 결국 롱 부인과 조카들도 기회를 얻을 거야. 그러니 당신이 그 일을 하 지 않으면 내가 직접 나서는 수밖에. 롱 부인에게 친절이나 베 푸는 셈 치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딸들은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베넷 부인 은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하고 소리쳤다. "말도 안 된다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요?" 남편이 언성을 높 이며 말을 이었다. "소개 절차 말이요? 아님 그렇게 절차를 따 지는 게 말도 안 된다는 거요? 나는 당신의 그런 생각에 전혀 동의하지 않겠소. 너라면 어떻게 말하겠니. 메리야? 너는 사려 깊고 훌륭한 책도 많이 읽은 데에다 중요한 구절은 따로 적어 두지 않니." 메리는 무언가 그럴듯한 말을 하고 싶었지만 달리 떠오르지 않았다. "메리가 생각을 가다듬는 사이에." 하면서 그는 말을 이었 다. "우리 빙리 씨 얘기를 다시 합시다." "빙리 씨 얘기라면 신물이 나요." 부인이 소리 질렀다. "그거 무척 유감이군. 그럼 왜 진작 말해 주지 않았소? 오늘 아침에만 알았어도 찾아가지 않았을 텐데, 어쩔 수 없지. 좀 꼬 이긴 했어도 이미 방문했으니 이제 알고 지낼 수밖에." 그가 바라던 대로 여자들은 깜짝 놀랐다. 누구보다 베넷 부 인이 가장 놀랐을 것이다. 한바탕 넘치던 기쁨이 잦아들자 그 너는 진작부터 그럴 줄 알았다며 떠들어댔다. "당신, 참 좋은 분이에요. 결국 내가 당신을 설득할 줄 알았 지요. 당신처럼 딸들을 사랑하는 분이 그런 사람과 알고 지낼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지 않으리란 걸 말이에요. 정말 말할 수 없이 기뻐요! 어쩜 그렇게 사람을 잘 속이세요. 이미 아침에 다 녀왔으면서 지금까지 한마디도 안 하다니." "그럼 키티야. 이제 마음껏 기침해도 좋다." 베넷 씨는 이렇 게 말한 뒤 기뻐 어쩔 줄 모르는 아내의 모습에 넌더리를 치며 방을 나섰다. "얘들아. 너희는 정말 훌륭한 아버지를 두었다." 문이 닫히 자마자 그녀가 말했다. "너희가 아버지의 자애로운 마음에 정 말 보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점에선 나도 마찬가지고. 우리 나이쯤 되면 날마다 새로운 사람과 어울리는 게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단다. 하지만 너희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거다. 귀여운 리디아야. 네가 가장 어리긴 하지만 엄마가 생각 하기엔 빙리 씨가 다음 무도회에서 너와 춤을 출 것이 분명하다." "아이 참! 난 겁나지 않아. 아무리 어려도 키는 내가 제일 크거든." 리디아가 당당하게 말했다. 그날 저녁, 그들은 빙리 씨 가 베넷 씨의 방문에 얼마나 빨리 답례할 것인지를 가늠해 보 고, 만찬에 언제 초대하는 것이 좋을지 의논하면서 남은 시간 을 보냈다.
베넷 부인은 다섯 딸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묻고 또 물었지 만, 빙리 씨가 어떤 사람인지 남편으로부터 만족할 만한 대답 을 끌어내지 못했다. 그들은 여러 방식으로 베넷을 공격했다. 노골적으로 묻거나 엉뚱한 추측을 하였고, 슬쩍 떠보기도 했 다. 그러나 그는 이런 공격을 요리조리 피해 갔다. 결국 그들은 이웃에 사는 루카스 부인에게서 간접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 다. 루카스 부인은 매우 반가운 얘기를 들려주었다. 윌리엄 경 역시 그를 매우 좋게 보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젊고 굉장한 미남이며, 친절한 데다 다음 사교 모임에 많은 사람을 데려올 예정이라고 했다. 이보다 좋은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춤을 좋 아한다는 것은 사랑이라는 연못에 한 걸음 발을 들여 놓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까. 때문에 모두들 빙리 씨의 마음을 사로잡을 희망이 있다는 사실에 들떴다. "우리 딸 중 하나가 네더필드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나 머지 아이들 역시 이에 못지않은 결혼을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베넷 부인이 남편에게 말했다. 며칠 뒤 빙리 씨가 답례차 베넷 씨를 방문하여 10분 정도 서 재에 머물렀다. 그는 미모가 뛰어나다는 이 집 딸들을 한번 만 나게 되리라 기대했지만 아버지만 보았다. 딸들은 그보다 운이 좋았다. 빙리 씨가 푸른 겉옷에 검은 말을 타고 오는 것을 위층 창문에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뒤 베넷 씨 가족은 파티에 참석해 달라는 초대장을 빙 리 씨에게 보냈다. 베넷 부인은 살림 솜씨를 뽐낼 수 있는 식단 까지 마련해 놓았으나, 답장을 받고 나서 모든 계획을 연기했 다. 이튿날 런던에 가야 할 일이 생겨 영예로운 초대에 응할 수 없다는 내용의 답장이었다. 베넷 부인은 당혹스러웠다. 그녀는 빙리 씨가 하트퍼트셔에 오자마자 바로 런던에 무슨 볼일이 있 어 가는 것인지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혹시 그가 이곳저곳 떠다니는 것을 좋아해 네더필드에 눌러앉지 않는다면 어쩌나 근심이 컸다. 반드시 눌러앉아야 할 텐데 말이다. 루카스 부인 이, 그가 런던에 간 까닭은 단지 사람들을 모아 무도회에 참석 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여 베넷 부인은 조금 마음이 놓이기 는 했다. 아니나다를까 그가 숙녀 열두 명과 신사 일곱 명을 데리고 올 거라는 소식이 잇따랐다. 처녀들은 여자 수가 너무 많다고 걱정했지만, 무도회가 열리기 전날 그가 데려온 여자는 여섯 명뿐인 데다, 누이 다섯 명과 사촌 한 명이라는 말에 마음을 놓 았다. 게다가 정작 무도회장에는 빙리 씨와 두 명의 누이, 큰 누 이 남편, 그리고 청년 한 명 등 모두 다섯 명만 나타났다. 빙리 씨는 잘생겼으며 신사다웠다. 수려한 외모에 가식 없이 편한 태도를 지녔다. 그의 누이들은 상류층 분위기를 풍겼으 며, 행동거지가 훌륭했다. 매부인 허스트 씨는 흔한 신사의 모 습이었다. 그러나 친구인 디아시 씨는 멋진 데에다 훤칠한 몸 매, 눈에 띄는 이목구비, 고상함을 갖추어 금방 실내에 있는 모 든 이의 눈길을 끌었다. 그가 들어온 지 채 5분이 되지 않아서 그의 연 수입이 1만 파운드나 된다는 사실이 온 방안 사람들에 게 알려졌다. 남자들은 그가 탁월한 인물로 보인다고 했고, 여 자들은 빙리 씨보다 훨씬 잘생겼다고 대놓고 말했다. 디아시 씨는 그날 밤 절반의 시간 동안 찬사의 눈길을 한몸에 받았지 만 그가 태도를 바꾸어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샀으며, 이로 인 해 인기가 떨어졌다. 거만하고 타인을 무시하며 까다롭게 군다 는 사실이 밝혀졌던 것이다. 더비셔에 있다는 그의 광활한 영 지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 그는 몹시 불쾌하고 친구와 비교할 가치조차 없는 사람으로 전락했다. 빙리 씨는 방안 사람들과 정겹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는 활 달하며 거침이 없었고 매번 빠지지 않고 춤을 추었다. 그러더 니 무도회가 너무 빨리 끝난다고 화를 내면서 자신이 네더필드 에서 무도회를 한번 열겠다고 했다. 호감 어린 그런 성품은 절 로 남의 눈에 띄게 마련이다. 반면 그의 친구는 얼마나 대조적 인가. 다아시 씨는 허스트 부인과 한 번, 빙리 양과 한 번 춤추 었을 뿐 다른 여자들을 거들떠보지 않았고, 남은 시간 내내 방 을 돌아다니며 일행과 대화를 나눌 뿐이었다. 더 볼 것도 없는 성격이었다. 그는 무도회장에서 가장 기분 나쁘고 거만한 사람 이 되었고, 모두들 그가 다시 그곳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랐다. 다아시를 극히 싫어한 사람 가운데 하나가 베넷 부인이었는데, 그의 태도 하나하나가 싫기도 했지만, 자신의 딸 중 하나가 그 에게 무시를 당하자 더욱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엘리자베스 베넷은 신사의 수가 부족해서 춤이 두 번 진행되 는 동안 자리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때마침 다아시 씨가 가까이 있어 빙리 씨와 그가 얘기를 나누는 소리를 들었다. 빙리 씨는 춤추는 사람들 사이에서 빠져나와 친구에게 같이 춤을 추자고 권했다. "다아시. 춤을 춰야지." 하고 그가 말했다. "자네 혼자 그렇 게 멍하니 있는 것은 보기에 안 좋네. 춤을 추는 게 나을 것 같아." "안 추겠네. 내가 얼마나 춤을 싫어하는지 알지 않나. 친하지 않은 상대와 이런 무도회에서 춤추기란 쉽지 않네. 자네 누이 들한테는 이미 상대가 있고, 다른 여자와 춘다는 건 어쩌면 나 에겐 벌이라네." "저런, 자네처럼 까다로운 사람은 처음이야!" 하고 빙리 씨 가 목소리를 높였다. "정말 오늘처럼 괜찮은 아가씨들을 많이 본 것은 평생 처음이야. 자네도 보다시피 미모가 출중한 아가 씨도 몇 있고 말이야." "여기서 미녀라곤 자네와 춤추는 여자 하나뿐인걸.” 다아시 씨는 베넷 집안의 맏딸을 보면서 말했다. "그건 그래, 저렇게 예쁜 아가씨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어! 그건 그렇고 저 여자의 동생 하나가 자네 뒤에 앉아 있는데, 무 척 예쁘고 성격도 매우 좋아 보이는군, 내 파트너한테 자네 소 개를 부탁하지." "누구 말인가?" 디아시 씨는 몸을 돌려 잠시 엘리자베스를 바라보다 눈이 마주치자 외면하면서 차갑게 말을 이었다. "그만하면 봐줄 만은 하네. 하지만 구미가 당길 정도로 예쁘 지는 않은걸. 그리고 나는 남자들에게 외면당한 여자의 체면을 세워줄 기분이 아니네. 자넨 돌아가서 파트너와 즐거운 시간이 나 보내라고, 공연히 나한테 시간 빼앗기지 말고." 빙리 씨는 그의 충고에 따랐다. 다아시 씨가 자리를 옮기자, 엘리자베스는 그에게 별로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 만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방금 전 이야기를 열심히 해주었 다. 무엇이든 재미있는 일을 보면 참지 못하는 활달하고 장난 기 어린 성격 때문이었다. 그날 밤, 베넷 씨의 가족은 대체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베 넷 부인은 네더필드 사람들이 자신의 맏딸 제인을 매우 좋아한 다는 사실을 알았다. 빙리 씨와는 두 번이나 춤을 추었고, 그의 누이들도 그녀를 남다르게 보는 것 같았다. 그다지 내색하지 않았지만 제인은 어머니만큼 만족했다. 엘리자베스는 제인이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메리는 누군가 빙리 양 에게 자신을 이 지역에서 가장 교양 있는 여자라고 소개하는 소릴 들었고, 캐서린과 리디아는 상대 없이 가만히 있을 시간 이 없었을 만큼 운이 좋았다. 무도회에서 그들의 관심사는 그 게 전부였다. 베넷 일가는 자신들의 집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 을 롱본으로 기분 좋게 돌아왔다. 베넷 씨는 아직 잠자리에 들 지 못했다. 한번 책에 집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성격인 데 다. 이번 행사의 경우 워낙 기대가 컸기 때문에 강렬한 호기심 이 발동했다. 그는 새로 이사 온 사람에 대한 아내의 기대가 실 망으로 바뀌길 바랐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여보! 정말 즐거운 밤이었어요. 무도회가 굉장하네요." 그녀가 방에 들어서면서 말했다. "당신도 함께 갔더라면 좋았을 텐데. 모두들 제인을 칭찬했고, 인기도 최고였어요. 게다가 사 람들 모두 제인을 보고 아름답다고 했다니까요. 빙리 씨도 제 인이 매우 예쁘다며 두 번이나 춤을 추었어요. 여보, 한번 생각 해 봐요. 글쎄 두 번씩이나 추었다니까요. 제인만이 유일하게 말이에요. 처음엔 루카스 양에게 신청하는 걸 보고 화가 났지 만 좋아하는 눈치는 아니었어요. 하긴 그럴 사람이 없게 생겼 지만요. 그러다 제인이 춤추는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한 것 같 았어요. 글쎄 사람들에게 제인에 대해 알아보더니 춤을 신청하 는 것 아니겠어요. 그리고 세 번째에는 킹 양, 네 번째에는 머라 이아 루카스, 다섯 번째에는 다시 제인, 그리고 여섯 번째에는 리디아, 그리고 블랑제 춤에서는......" "그 친구가 나를 동정했더라면 그들 중 반 정도와는 안 추었 을 텐데!" 참지 못한 남편이 소리쳤다. "제발 부탁이오. 그 사 람의 춤 파트너에 대해 더 지껄이지 마오, 에이, 첫 번째 춤에서 발목이라도 어긋나 버리지 그랬어!" "어휴! 여보, 정말 그 사람 맘에 들더라고요." 베넷 부인이 말 을 이었다. "아주 잘생겼고, 매력 있는 누이들도 그렇고, 그들 보다 우아한 차림을 한 사람은 본 적이 없어요. 허스트 부인 드 레스에 달린 레이스 말인데요......" 그쯤에서 그녀의 말이 잘렸다. 베넷 씨가 옷차림에 대해 입을 열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때문에 다른 화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신랄하게 다아시 씨가 저지른 충격적인 무례함을 화난 어조로 과장 섞어 말했다. "한데 이건 분명해요." 그녀가 덧붙였다. "리지가 그 사람 맘 에 들지 않는다고 손해 볼 건 별로 없잖아요. 기분 나쁘고 고약 한 사람 마음에 들어 봤자 좋을 게 없으니까, 아주 도도하고 잘 난 척하니 누가 견뎌내겠어! 여기저기 다니면서 뭐 대단하기나 한 것처럼! 춤을 같이 출 정도로 잘생기지도 않았으면서! 당신 이 함께 있었다면 당신 방식으로 혼쭐을 내주었을 텐데. 진짜 맘에 안 드는 사람이에요."
How this material is used in film/plays — one sentence (EN)
Adaptations—from the 1995 BBC series to Joe Wright’s 2005 film and numerous stage versions—use this opening to swiftly establish theme and tone by staging Mrs. Bennet’s marriage-mission as comic propulsion, contrasting Bingley’s warmth with Darcy’s hauteur in a kinetic ball sequence, visualizing class and gender stakes through costume and choreography, and planting the central romantic and satirical conflict whose beats (the first snub, the neighborhood gossip, the strategic
제인 오스틴 지음/ 오영숙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