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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문학 소설에 대해]멋진 신세계-303

The Director publicly condemns Bernard and proposes his exile to a lower district for threatening social stability, but Bernard undermines him by bringing Linda and John. The crowd is horrified by Linda’s appearance as she reveals her past with the Director and the fact that she bore his child. The Director panics and tries to escape, but Linda embraces him and expresses her pent-up emotions. When John appears, kneels, and calls the Director “Father,” the crowd erupts in shocked and mocking laughter. The word “Father,” taboo in their society, throws the people into confusion and hysteria. The Director flees in utter humiliation and dismay. This scene exposes the dehumanizing social order and reveals how genuine emotions can dismantle the illusion of stability. Bernard poses a threat by not conforming, yet paradoxically reveals the truth.

 

헬름홀츠는 그를 다시 받아주었다. 마치 상처를 감싸주듯이 어떠한 비난도 하지 않았다. 버나드는 헬름홀츠의 관대함 앞에서 감동과 더불어 굴욕감마저 느꼈다. 그 관용은 소마에 의한 것이 아니라 헬름홀츠의 성격 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굴욕적인 것이었다. 잊어버리고 용 서하는 것은 반 그램의 소마로 변한 헬름홀츠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헬름홀츠였다. 그를 다시 친구로 사귄다는 것은 큰 위로가 되었다. 버나드는 진심으로 감사하면서도 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버나드는 자신의 비참한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았다. 며칠 뒤에 버나드 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기만이 고통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도 역시 권위와 충돌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어떤 시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어. 나는 3학년 학생들에게 고등 감정공 학을 강의하고 있었어. 열두 번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일곱 번째 강의는 시에 대한 것이었지. 정확히 말해서 '도덕적인 선전과 광고에 있어서의 시의 효용에 대하여'라는 수업이었지. 나는 많은 전문적인 예를 들어 강 의했어. 그리고 내가 직접 쓴 시를 읊어주려고도 생각했어. 물론 완전히 미친 짓이었지. 그렇지만 그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네. 어떤 반응이 나 올 것인지 몹시 궁금했고 조금은 자랑을 하고 싶기도 했거든. 내가 시를 썼을 때 느꼈던 그 감정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똑같이 느껴보려고 했었 던 거지. 그런데 어떻게 되었는지 아나? 대단한 소동이 벌어졌지. 정말 엄 청난 소동이었다네. 교장은 나를 불러 당장 해고시키겠다고 협박하더군. 그 이후로 나는 요주의 인물이 되었네." "그 시의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데?" 버나드는 초조한 눈빛으로 다그쳐 물었다."고독, 고독에 대한 것이었어." 버나드는 깜짝 놀랐다. "괜찮다면 자네에게 읽어주겠네." 어제 있었던 위원회, 막대기는 있지만 찢어진 북, 도시는 한밤중인데, 진공 속의 플루트, 다문 입술, 잠자는 얼굴, 정지된 모든 기계들, 말을 잃고 쓰레기가 흩어진 곳. 군중들이 있었던 곳...... 모든 고요함이 기뻐하고, 흐느껴라 드높게 혹은 낮게 말하라 하지만 그 소리는 우리에겐 알 수 없는 소리 예를 들어 수잔과, 에제리아의 팔과 가슴과, 입술과 아, 엉덩이가 없을 땐, 천천히 어떤 일이 일어나거늘 누구의 것이냐? 그리고, 나는 묻는다. 무엇이냐 매우 우스꽝스러운 존재,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것이라도, 하지만 우리가 상대하는 그것보다 더 견실하게 공허한 밤을 살아야 하는데, 그것은 왜 그리 누추하게 보이는지? "이 시를 읊어주었더니, 학생들이 교장에게 보고를 했다네." 그러자 버나드가 헬름홀츠의 말에 동의했다.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잖아? 실제로 학생들은 수면교육을 받았으니 고독에 대한 경고를 적어도 25만 번은 들었을 것 아닌가." "그렇지. 그래서 나는 어떤 효과가 있을지 알고 싶었을 뿐이라네." "이제는 알겠군?" 헬름홀츠는 그냥 웃기만 했다. 그리고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말이야. 나는 내가 써야만 할 그 무엇인가가 생긴 것 같은 느낌 이 들어. 내 마음속에 있는 어떤 힘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말이야. 내 속에 잠재된 힘이라고나 할까, 어떤 무엇이 내게 떠오르는 것 같아." 버나드는 헬름홀츠가 무척 행복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 문제로 곤경 을 치렀으면서도 그는 오히려 커다란 기쁨을 발견한 듯이 보였다. 헬름홀츠와 존도 친구가 되었다. 그들은 만나자마자 너무나 잘 어울렸 고 서로를 좋아했다. 오히려 버나드가 심한 질투를 느낄 정도였다. 최근 몇 주일 동안 버나드는 존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헬 름홀츠에게 존을 괜히 소개시켜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런 자신 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질투심을 느끼지 않으려고 소마를 복용하기 시작 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도 별로 효과가 없었다. 소마 휴식 사이에는 필 연적으로 간격이 있었고 그 추악한 감정은 그 사이에 되살아나곤 했다. 존을 세 번째 만났을 때 헬름홀츠는 고독에 대한 시를 읊어주었다. "어떻게 생각해?" 헬름홀츠는 낭송을 마치고 존에게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존은 고개를 저었다. ", 이걸 좀 들어봐." 존은 서랍에서 낡은 책 한 권을 꺼냈다. 쥐가 갉아먹은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다. 아주 높은 소리로 노래하는 새를 외로운 아라비아 나무 위에 앉게 하라. 슬픈 전령이 되어 나팔을 불게 하라........ 헬름홀츠는 점점 더 흥분하며 들었다. '외로운 아라비아 나무'라는 말 에 그는 깜짝 놀랐다. '그대, 외치는 듯한 소리를 지르는 선구자' 라는 구 절에서는 유쾌한 듯이 미소를 지었다. '악독한 날개를 가진 모든 새들' 이 라는 구절에서는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나 '죽음의 음악' 이라는 구절에서 는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감정으로 부들부들 몸 을 떨었다. 존은 계속 읽어나갔다. 그들은 재산 때문에 두려워하며, 자아는 예전 같지 않도다. 단 하나의 자연에 두 가지 이름이니 그 어느 것으로도 불리지 않았노라. 이성은 스스로 혼동되어 융합해야 하는 것을 깨닫는다....... "오르지 포지!" 버나드는 불쾌하다는 듯이 큰 소리로 웃으면서 존의 낭송을 방해했다. "마치 공동예배 찬송가처럼 들리는데?" 그는 그들 두 친구가 서로 더 친한 것에 대해 복수하고 있었다. 그 후 몇 번 만나는 동안에도 그는 번번이 이 작은 복수 행위를 반복했 다. 그것은 아주 사소한 행위였다. 그러나 헬름홀츠와 존은 자기들이 좋아 하는 시가 여지없이 조롱을 당하는 것에 대해 고통을 느꼈다. 그 복수 행 위는 대단히 효과가 좋았다. 마침내 헬름홀츠는 다시 한 번 방해를 하면 방에서 쫓아내겠다고 버나드를 위협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음 번에는 어 이없게도 헬름홀츠 자신이 방해를 하고 말았다. 존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큰 소리로 읽고 있었다. 그는 늘 자기 자신을 로미오로, 그리고 레니나를 줄리엣이라고 상상하며 정열적으로 읽었다. 헬름홀츠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처음 만나는 장면을 당황해하면서도 흥미 로워하며 귀를 기울였다. 과수원에서의 장면은 시적인 요소가 있었기 때 문에 그의 마음을 즐겁게 만들었고, 묘사된 감정 표현은 미소를 짓게 했 다. 여자를 소유할 때 이런 감정에 빠진다는 것이 어쩐지 조금 우스꽝스럽 고 유치하게 들렸다. 하지만 단어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그 작품은 참으로 우수한 감정 공학적 작품이었다. "그 늙은이 말이야, 우리의 일류 선전요원도 그 늙은이 앞에서는 꼼짝 도 못할 거야." 존은 의기양양하게 미소를 짓고는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잘 나가다가 제3막의 마지막 장면에서 캐플렛과 그의 부인이 줄리엣에게 패 리스와 결혼하라고 윽박지르기 시작했다. 헬름홀츠는 그 장면에 이르자 처음부터 끝까지 안절부절못했다. 그러나 존은 줄리엣이 외치는 소리를 슬프게 읽어나갔다. 구름 속에 앉아서 내 슬픔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동정하는 사람은 없나요? . 사랑하는 어머니, 제발 저를 버리지 마세요. 한 달, 일주일만이라도 이 결혼을 연기해주세요. 그렇게 못하시겠다면, 신부의 잠자리를 티볼트가 누워 있는 저 어두컴컴한 무덤 속에다 만들어주세요………………. -로미오와 줄리엣, 3막 제5장 그런데 그때 헬름홀츠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자기 딸이 원하지도 않는 사람과 강제로 결혼시키 려고 하다니! 그 바보 같은 여자는 자기가 더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는 말을 입 밖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니!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모순이란 말 인가! 그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떠올리며 웃고 또 웃어댔다. 사랑하는 어 머니와 화장도 하지 않고 어두컴컴한 무덤 속에서 자신의 인)을 낭비하 면서 죽어 누워 있는 티볼트에 대한 대목에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웃다가 울다가 하면서 마침내 참지 못하고 눈물을 주르르 흘리고 말 았다. 존은 헬름홀츠의 모습을 보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줄곧 웃다 가 울고 있는 헬름홀츠를 노려보다가 책을 소리 나게 덮고 일어섰다. 그러 고는 서랍 속에 팽개치듯이 책을 집어넣었다. 헬름홀츠는 숨을 가까스로 돌린 후에 감정을 누그러뜨리면서 변명을 늘어놓았다. "나도 그와 같은 우스꽝스럽고 미치광이 같은 상황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네. 하기야 달리 잘 쓸 수도 없는 노릇이지. 그런데 그 늙은이는 왜 그렇게 놀랄 만한 선전기술자가 된 거지? 그것은 그가 흥분할 수 있는 광적인 요소와 괴로운 것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야. 상처를 받지 않고 마 음이 동요되지 않으면 정말로 멋있고 통찰력이 있는 X광선과 같은 글귀 는 생각할 수 없을 거야. 하지만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가 하는 말 헬름홀츠는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하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남자가 여자를 소유한다든가 소유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것에는 아무도 흥미를 느끼지 않는단 말일세." 존은 다시 한 번 헬름홀츠를 쳐다보았다. 헬름홀츠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듯 마룻바닥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결론을 내렸다는 듯이 말했다. "아냐. 그건 안 돼. 우리는 다른 종류의 광기와 폭력이 필요한 거야. 하 지만 그것이 무엇일까? 어디서 그것을 찾을 수 있지?" 그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러고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난 모르겠어. 정말 모르겠어."

 

A society ruled by science and control can suppress emotions and even erase the concept of family, undermining personal dignity. We must remain cautious that even in today’s tech-driven world, human values and emotions may be neglected or ridiculed. Truth and emotion are powerful forces that can shake a system, and courage to confront authority awakens society.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정승섭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