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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에 대해]블루오션쉬프트-280

SM Entertainment’s Three Blue Ocean Innovations

Together, these three elements—systematized creative pipelines, foresight-driven R&D, and a dance-driven genre that appeals across borders—opened an uncontested “genre space” for SM, fueling K-pop’s global rise.

.Process Standardization over Product Discovery: Rather than scouting proven performers, SM identifies promising trainees and invests in long-term, in-house development—akin to knowledge-management rather than one-off creative genius. By replacing the old “winner-takes-all” live-performance model with a fully integrated training/production system (casting, years of preparation, concept development, A&R, marketing, agency functions), SM captures and internalizes creative risk. This contrasts with Japanese “talent school” models (which churn out many hopefuls but leave them to seek fame independently) and early Motown (where hitmakers’ personal flair dominated).

.Pre-Engineered, Non-Broadcast-Centric Investment: Instead of relying on Korean terrestrial broadcasters’ “selection filter,” SM targets teen “noncustomers” (first-time K-pop listeners) and foreign fans (language barriers) with tailored concepts. SM’s rigorous market research dictates every song, choreography, and promotional strategy—from debut financing (e.g., USD 3–4 million for a single debut) to campaign launches—ensuring lessons learned become proprietary planning knowledge. Company vision (“the biggest market produces the biggest stars”) is shared as a unifying narrative, aligning every department.

.“Culture Engineering” via Desegmented Hip-Hop + Choreography: Recognizing that “culture” is inherently local, SM invented K-pop by marrying hip-hop music with synchronized group dance—creating a “bricolage” genre that transcends language and borders. Choreography serves as a universal “language,” enabling fans worldwide to replicate moves, forging a global “SM Republic” fan community. By intentionally “desegmenting” music markets (rather than chasing micro-niches), SM turned non-fans into devotees. Early adoption of YouTube and official global fan clubs (“SM Town”) further bypassed traditional TV music shows, helping pioneers like BoA and Girls’ Generation dominate Japan and beyond.

SM의 새로운 접근법에 담긴 세 가지 특징을 자세히 살펴보자.

첫째기회를 발견discovery 하지 않고 창출 한다 당대의 관행은 앞서 말했듯이 현장(라이브공연에서 인정받은 가수를 발탁해 신곡을 창작하는 것이었다이는 경쟁 시장에서 승자와 패자를 선택하는 경제학의 오랜 논리와 닮아 있다반면 SM은 사전에 기획된 콘셉트를 잘 구현할 잠재력이 있는 지망생을 장기 육성한다이는 개 별 생산자와 장기 고용계약을 맺고 기업 고유의 역량을 개발하도록 유 도하는 지식경영의 논리와 닮아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경제학의 논리를 '산출의 표준화'라고 부른다반면 에 경영학의 논리를 '과정의 표준화'라고 부른다. SM은 창의성 기반의 음악 산업에서 과정의 표준화를 시도한 선도자다창작자의 명성에 의 존하는 구조에서 팬클럽 같은 소비자가 참여하는 구조로 시장 메카니 즘을 전환했다물론 창작자 고유의 영감을 중요시하는 작가주의 입장에서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전근대적인 도제 관계를 탈피해 집단 창작 을 반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기업가정 신의 본질을 드러낸다.' 방송사 같은 유통 기관에 협상력이 집중되던 시장에서 창작자의 위험을 내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SM의 시스템은 크게 캐스팅(신인 발굴), 장기간 훈련프로듀싱(음 악 콘셉트 결정), A&R(음악 작업 총괄), 매니지먼트(마케팅), 에이전시(섭외 및 일상적 계약 활동)까지 여섯 영역으로 분화되어 있다." SM의 육성 시스템은 종종 일본의 요시모토 홍업의 종합예능학원미국의 모타운레코드 Motown Records 와 비교된다그러나 SM 방식은 이들 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요시모토 종합예능학원에서는 매해 1,000 명의 신인 연기자가 배출된다졸업 후에 다양한 라이브 공연에서 명 성을 얻어야 방송에 나갈 수 있다반면 SM의 시스템은 소수의 유망 주를 장기 육성해 사전 기획에 따라 방송라이브 공연에 들어간다일 본 시스템에서는 성공한 배우라도 월급제로 보상을 받지만, SM에서 는 수익 배분권을 가진다경제적 위험의 배분 방식이 서로 다른 셈이 다장기 육성 측면에서 보자면 SM은 미국의 모타운레코드와 비슷하 다그러나 SM의 육성 시스템은 몇몇 프로듀서의 개인적 영감에 좌우 되는 것이 아니라시스템의 축적된 지식으로 운용된다는 점에서도 모 타운레코드와 차별점이 있다.' 이수만이 도자기공의 사례를 언급하며 의도한 바도 바로 여기에 있다.

 

둘째지상파 방송사 중심의 규율과 규제에서 벗어나 SM 고유의 사전 기획에 따른 장기 투자를 강조한다 규제는 역설적으로 레드오션에 있는 사업자가 블루오션으로 진입하 는 것을 방해할 뿐이다지상파 방송사의 선별 기능 selection mechanism 에 최 적화된 기성의 음악 창작자는 SM 같은 새로운 시도를 꿈꿀 수도모방 할 수도 없다. SM은 방송사가 원하는 음악이 아니라 방송사가 귀담아 듣지 않았던 10대를 위한 음악즉 비고객을 위한 음악을 기획했다팝송에 익숙하고 세련된 외국 음악으로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20~30대 소비자는 첫 번째 비고객층이다가요의 소비 주체로 인정받지 못한 10대 소비자는 두 번째 비고객층이다그리고 설혹 한 국 음악에 관심이 있더라도 언어적 장벽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 는 해외 소비자는 세 번째 비고객층이다. SM은 두 번째 비고객층이 음 악 소비의 새로운 주체로 떠오르는 트렌드를 읽었고 애초부터 세 번 째 비고객층을 겨냥해 기획했다사전 기획에 따른 장기 투자는 개별 창작자의 경험을 거부한다철 저히 분석한 시장 동향에 따라 음악 콘셉트와 마케팅 방식을 조율한 다그리고 일관되게 장기 투자를 집행한다최종적으로 신곡을 발표 할 때까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그 결과 창작자의 다양 한 경험이 회사 내부에 축적된다이는 다시 기획력과 선행 투자로 리 소크를 흡수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동방신기 곡 하나 쓰는 데 50명이 모여서 썼고맨 처음 데뷔하는 데 40억 원이 들었습니다게다가 음반을 내는 프로모션비가 또 40억 원씩 들어갑니다." 사전 기획은 이야기로 공유된다회사의 장기 비전을 숫자와 텍스 트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도자기공 사례처럼 하나의 이야기로 압축해 공유하는 것이 SM 고유의 경영 방식이다." 회사의 세계화 지향 역시 '가장 큰 시장에서 가장 큰 스타가 나온다같은 이야기로 공유된다이는 구성원의 다양한 관점을 한 가지 방향으로 종합하는 조직 문화의 토대가 된다.

 

셋째문화를 엔지니어링의 대상으로 보고 새로운 카테고리의 음악을 만든다 문화는 지역성이 강하다한 지역 공동체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되 는 만큼 다른 지역에서는 대중적으로 그만큼 환영받기 어렵다애초에 해외 시장을 지향한 SM에게도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중 요한 과제였다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답으로 SM은 힙합과 군무의 결 합이라는 새로운 음악 장르를 개척해 내놓았다음악적 표현을 춤과 긴밀하게 연결하는 작업바로 브리콜라주 bricolage 방식이다춤의 가장 큰 장점은 언어적 소통 없이도 음악의 해석을 가능하 게 한다는 점이다동시에 같은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은 소비의 공동 체즉 팬클럽의 동류의식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반을 제공한 다같은 지역에 있지 않더라도 같은 춤을 모방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소비자의 출현이 SM의 선택을 뒷받침했다무엇보다도시장을 세분 화해 목표 고객을 찾는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과 달리 ''에 대한 10 대와 20대의 공통점을 겨냥해 시장을 정의했다세분화가 아니라 탈 세분화 desegmentation 방식으로 시장의 경계를 새롭게 정의한 것이다그 결과 가요에 내포된 지역적 한계를 넘어 서로 다른 문화권을 관통하 는 K-pop을 개척했다. SM의 이러한 접근법은 '버추얼네이션'Virtual Nation (가상 국가)이라는 모토에 축약되어 있다국경이라는 지리 적 제약을 넘어 SM 음악을 공통분모로 하는 글로벌 소비자를 마케팅 대상으로 삼는다는 뜻이다유튜브 같은 새로운 소통 매체의 성장 역시지역성을 초월한 소비 자 집단의 출현을 가능하게 했다. 2009년 소녀시대가 일본에 진출하 면서 지상파 방송국의 도움 없이 오로지 유튜브 채널만으로 홍보해 성 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Shinsegae Starfield Library: A Retail Blue Ocean
.Problem: After Coex Mall’s 2014 renovation, foot traffic and sales lagged. Its central “Centum Plaza” was a lifeless 15-meter atrium, undermining adjacent tenants and remaining mostly vacant despite major events.
.Strategy (Erase-Reduce-Raise-Create):

1) Erase: Traditional library requirements (membership systems, loan services, heavy security, online catalogues).

2) Reduce: Extensive collections (Coex’s 2,800 m² space holds ~60,000 volumes vs. 500,000+ at large public libraries) and formal “quiet” rules (permitting soft conversation and café noise instead).

3) Raise: Accessibility—open 24/7 without ID checks, “walk-in” browsing; magazine offerings (600 titles) to accommodate short visits, and proximity to Coex’s main traffic flow.

4) Create: A visually striking “book atrium” (13 m high, three open bookshelves under glass ceiling), integrated café and convenience store, and a rotating schedule of free lectures/performances—transforming a mall plaza into a “cultural living room.”

5) Outcome: Within five months, Starfield Library generated 40,000+ Instagram posts, revived Coex foot traffic (+30 %), eliminated mall vacancies, and became a “must-see” destination in global travel guides. By “engineering culture” (books + events + café in an open, Instagram-ready setting), Shinsegae turned a rent-free atrium into a high-impact social hub—demonstrating how a retail-landscape “Blue Ocean” can be created by reimagining conventional boundaries between library, café, and event space.

블루오션 시프트 시사점

SM엔터테인먼트는 음악을 하는 새로운 방식을 구현함으로써 K-pop 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아직도 회장이라는 명칭보다 총괄프 로듀서로 불리길 원하는 이수만은 블루오션적인 상상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을 시스템적으로 만 들어서 오늘날의 SM을 이루어냈다블루오션 시프트의 핵심적인 내용 중 하나가 통상적인 경계를 뛰어 넘는 융·복합적인 사고방식이다. SM은 국가의 경계를 기반으로 한 다 양한 이문화간의 차이에 구애받기보다는 국경을 뛰어넘어 그야말로 글로벌 시민들 사이에 공통적인 정서와 욕구에 근거한 문화권의 창출 을 생각했다노래와 춤을 복합한 것이나공학과 예술의 복합을 통해 문화를 창출한다는 CTCulture Technology의 개념음반이라는 제품에 머무 르지 않고 서비스의 복합을 통한 종합엔터테인먼트의 구현 등의 사고 방식은 전형적인 블루오션 시프트적인 발상이다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은 이제까지의 생각우리의 고정관념이 설정해놓은 다양한 인위적인 경계를 넘어설 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이제 이수만은 다시 새로운 꿈을 말한다기계학습과 고객 개인화 의 결합을 회사의 미래로 보고 다음과 같이 그의 비 전을 우리에게 공유한다. "셀러브리티 아바타가 나만을 위한 정보를 전하고 내가 좋아하는 음 악만을 골라 들려주는 날이 곧 온다."

 

신세계 별마당 도서관세상에 없는 도서관 만들기

별마당 도서관은 코엑스몰의 죽은 공간을 블루오션적으로 살려내서 유통업의 근본 히 성공 요인인 집객과 체류를 유발한 동시에 건강한 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기업의 이윤 추구와 사회적 공헌의 통념적인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서 양자 의 경계를 넘어서는 흥미로운 사례이다책의 바다독서와 휴식도서 나눔의 장무료 개방명사 강연의 명소책 읽는 쇼핑몰문화 공간으로서의 서점리딩테인먼트, 24시간 양심 도서관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 이는 모두 2017 5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오픈한 별마당 도서관의 특징을 표현하는 말들이다도서관을 지칭하는 표현들도 눈 에 띄지만 어딘지 평소 도서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다른 단어 들도 많이 보인다이곳은 2,800제곱미터의 광장에 13미터 높이의 서 가세 개, 6만여 권의 장서와 600여 종의 최신 잡지아이패드 전자책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면서도회원증이 필요 없고 출입구도 따로 없는 열린 도서관이기 때문이다별마당 도서관은 개장한 지 5개월 만에 인스타그램에 4만여 건의 포스팅이 올라왔고전 세계 배낭 여행자들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론 리플래닛》에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하는 곳 중 하나로 언급되었으며디 자인과 쇼핑몰 전문 웹사이트에서도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 았다이곳이 처음부터 명소는 아니었다이 장소는 리모델링 후 공실률이 5~10퍼센트에 이를 만큼 집객이 어려워 침체가 가속화되던 공간이 었다그러나 별마당 도서관이 들어서자 주변 상권의 매출이 30퍼센 트 정도 상승했으며공실률은 0퍼센트로 떨어졌다뿐만 아니라 보안 장치 하나도 갖추지 않은 열린 공간에서 회원증은 물론 별다른 신분 증명도 없이 자유롭게 책을 빌려 보는 시스템인데도 자료 분실이 거 의 없다는 후문은 아직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는 공동체 의식과 시민 의식에 대한 자부심마저 느끼게 한다유명 인문학자예술가는 물론 이고 일반 시민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로 채워진 서가는 회색 빛 도시 속 대규모 상업 시설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키면서 많은 이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죽은 공간의 부활

현재 별마당 도서관이 위치한 코엑스몰은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2014년 재개장했다그러나 기대와 달리 고객의 반응은 싸늘했고 매 출액은 기대한 수준에 근접조차 하지 못했다복잡한 동선병원 같은 느낌마저 드는 흰색 위주의 인테리어통로에 무질서하게 노출된 기둥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이러한 상황에서 신세계는 2016년 코 엑스몰 운영권을 인수한다당시 신세계는 기존 임차인들과 계약 기간 이 남아 있어 대대적인 매장 개편은 힘들다고 판단했다그리고 매장 개편보다 쇼핑몰 중앙에 자리 잡은 센트럴플라자 공간이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했다센트럴플라자는 무역센터 1층 광장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 오면 다다르는 쇼핑몰 한복판의 핵심적인 위치였지만충고가 15미터 에 달하고 안내데스크만 덩그러니 놓인 팽한 공간에 불과했기 때문이 다더욱이 이 공간에서 종종 이벤트가 열리는 탓에 복층 공간에 입점 한 상점들의 매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고입점 업체를 구하기도 어 려운 상황에 이르렀다신세계는 이 '죽은 공간'을 살리지 못하면 코엑 스몰의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블루오션으로의 전환을 위한 사내 TF팀을 구성한다그런데 코엑스몰은 내부만 문제가 아니었다이를 둘러싼 제반 경 쟁 환경 또한 녹록치 않았다코엑스몰 지근거리에 있는 롯데월드몰은 지상 123높이 555미터 롯데월드타워를 앞세워 총면적 42만여 제 곱미터의 공간으로 서울 동남권 고객을 흡수했다한편 온라인 쇼핑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가성비와 시공간적 편의성이라는 측면에 서 오프라인 쇼핑몰을 위축시켜왔다게다가 오프라인 매장으로 향하 던 고객의 발걸음은 여러 트렌드의 영향으로 각종 야외 활동이나 레 저 시설로 향했다신세계 TF팀은 이중고삼중고를 떠안은 상황이었 다즉 과거의 유통업은 상품가격서비스 같은 차원에서 경쟁력이 있 으면 그만이었지만이제 오프라인 쇼핑몰의 경쟁자보다 조금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하는 정도로는 반전을 꾀하기 어려웠다엄청난 스트레스와 고민 속에서 제안된 다양한 아이디어 가운데 TF 팀을 사로잡은 한 단어가 있었다바로 ''이었다. 21세기디지털 세 상강남의 쇼핑몰 한복판드넓은 광장어느 것도 도무지 책과 어울 리지 않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 감성을 대표하는 책 을 중심으로 문화예술휴식공감소통을 엮어낼 수 있다면 어떨까?, '그것이 가능하다면 책을 중심으로 새로 창출된 가치는 어떤 모습을 띄어야 할까? TF팀은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고현재 경험하고 있다이제 그 답을 찾는 과정 속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자.

 

어디에 도달할 수 있는지 상상하기

진정으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려면 기존 경쟁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다케오 시립도서관이 출발점이 되었다츠타야 서점으로 유명한 마스다무네아키가 디자인한 이 도서관은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전통적 인도서관의 모습을 탈피해 편안하고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그래 서 주민들의 삶 속으로 책이 녹아드는 공간으로서 도서관을 구현했다자연 채광을 이용해 밝은 느낌을 주었고보유 장서 대부분을 개가식 으로 진열해 접근성이 용이했으며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느낌을 주었다또 도서관 안에는 서점과 스타벅스도 입점해 있어 단순한 도 서관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라이브러리'라는 공간을 제시했다신세계 TF팀은 다케오 시립도서관을 단순히 모방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환경적 조건이 달랐을 뿐 아니라 도서관 이상의 그 무엇즉 신세계만이 줄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추구했기 때문이다별마당 도서관이 위치한 곳은 거대한 쇼핑몰 내의 탁 트인 공간이 기 때문에 경계가 명확해야 하는 도서관이 자리하기에는 적합한 공 간이 아니다게다가 화재 발생에 대비한 안전한 대피 경로를 확보해 야 하는 등 각종 법규를 준수해야 했기 때문에 여느 도서관처럼 닫힌 공간으로 꾸미기가 불가능한 상황이기도 했다더욱이 열린 공간으로 만든다면 전통적인 도서관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정숙성은 포기해야 하 는 상황이었다여러 불리한 조건하에서 책 자체가 아니라 책을 매개 로 한 열린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면도서관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만 했고 도서관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문화 공간들이 가진 특성을 도 입해야 했다도서관이 충족시켜주는 정보에 대한 기능적인 관점에서 벗어난 공 간 배치도 중요했다사람이 흐르는 광장이라는 공간과 정적인 활동 인 독서를 결합하는 묘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다이를 위해 책상과 의자 형태의 선택과 배치전시 자료의 선택과 배열카페 편의점 같은 상업 시설과 전시·문화 공간이 가진 특징들의 조화를 고 려했다동시에 하드웨어 측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도 반영했다강연과 공연을 지속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책을 넘어 다양한 문화행사 가 진행되는 소통과 휴식의 장을 추구했다그 결과 한쪽에서는 강연 이 진행되고그 옆에서는 책을 읽고 있고또 다른 사람들은 차를 마시 며 담소를 나누는 어디서도 찾기 어려운 독특한 문화 공간이 만들어 졌다.

 

그곳에 도달할 방법 찾기

결론적으로 별마당 도서관의 성공을 블루오션 시프트 도구인 전략 캔 버스로 표현하면 <그림 1>과 같다이 요소들을 각각 어떻게 제거-감소-증가 창출했는지 하나씩 살펴 보자.

 

제거

별마당 도서관에서는 일반적으로 도서관 하면 떠오르는 많은 기능은 제공되지 않는다이렇게 중요한 요소를 제거하거나 감소시킴으로써 전체 운영비용을 낮췄다회원제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 필요한 운용 비용이나 시스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책 도난과 분실에 대 비한 보안 관련 운영 시스템도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비용도 절감 했다여기에 더해 일반적인 도서관에서는 홈페이지 등 온라인 서비스를 활용해 책이나 다양한 디지털 자료를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지만별 마당 도서관은 이러한 요소를 제공하지 않는다그리고 별마당 도서 관은 많은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요소인 책 대출 서비스타 도서관 소 장 도서에 대한 상호 대차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다.

 

설명

일반 도서관보다 수준을 낮춰 제공하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첫 번 째 감소시킨 요소는 장서 보유량이다기존 도서관 기준으로는 보유 장서량이 도서관의 질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경쟁 지표다예를 들어 국립중앙도서관은 약 1,000만 권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은 약 500만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별마당 도서관과 면적이 비슷한 대학 도서관에서 보유한 장서도 약 100만 권이다별마 당 도서관이 보유한 장서는 약 6만 권이다더욱 놀라운 것은 이 책들 조차도 일반 시민들의 기부와 유명학자예술가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는 것이다이는 책 구매에 드는 원가를 절감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내 책을 보러유명인이 기증한 책을 보러예술가의 책에는 어떤 낙서가 있을까 궁금해 보러 오게 만드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두 번째 요소는 좌석 수다국립중앙도서관은 1,050대형 대학교 는 7,000~9,000석의 좌석이 있지만 별마당 도서관의 좌석은 200석 정도에 불과하다세 번째는 도서 배치다장서가 수만 권에 이르면 체계적인 분류체 계 없이는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없다별마당 도서관의 분류 방식은 전 통적이지 않다그래서 때로는 혼란을 주기도 한다그러나 특정한 책 을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방문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오히려 개가식 서가에서 우연히 집거나 훑어본 책에서 추억이나 소소한 기쁨 같은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마지막은 정숙성이다도서관 하면 사각사각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공간으로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다그러나 사람들이 지 나다니는 열린 광장인 별마당 도서관은 굳이 정숙함을 강요하지 않는 다오히려 가벼운 소곤거림과 옆에서 들리는 강연·공연 소리가 편안 함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공간이다.

 

활발하게

블루오션 사고는 단지 중요한 요소를 제거하거나 감소시켜 비용을 줄 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즉 그동안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도서관을 이 용하는 데 문제점으로 작용되어온 요소들과 그 가치는 증가시켜야만 한다별마당 도서관은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쇼핑몰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 많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다동시에 회원증도 필 요 없기 때문에 접근성 측면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도서 관이라고 할 수 있다더불어 모든 자료를 개가식으로 배치했기에 누 구든 자료를 탐색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더했다그리고 열 린 공간의 특성상 장시간 집중하기가 힘들다는 단점을 보완해 다양한 이슈와 아이디어를 손쉽게 접하도록 600여 종의 국내외 최신 잡지를 구비해놓았다.

 

생산

별마당 도서관은 기존 도서관에서는 찾을 수 없는 요소들을 가미함으 로써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가장 먼저 생각해볼 것은 시각 적 즐거움이다도서관 자체로부터 아름다움을 기대하는 사람이 얼마 나 될까별마당 도서관은 넓고 높은 광장을 차지하고 있는 높이 13미 터의 서가와 그 위 유리천장으로 보이는 하늘이 낮과 밤 서로 다른 분 위기를 연출해 독특한 공간 분위기를 자아낸다이 때문에 디자인 전 문가들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일반 시민들이 지방에서도 일부러 찾아와 사진을 찍고 SNS에 포스팅하는 트렌드가 생겨나기도 했다다시 말해 코엑스몰에 쇼핑하러 왔다가 책을 잠시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별마당 도서관에 사진 찍으러 왔다가 코엑스몰 에서 밥도 먹고 쇼핑도 하는 새로운 행동 유형을 창출한 것이다별마 당 도서관을 구경하려고 약속 장소로 이곳을 정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최근에는 도서관에서 여러 문화 행사가 개최되고 있기는 하지만 별 마당 도서관처럼 다양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빈번하게 제공하는 도서 관은 없다. 2017 5월 개장 이후 10월 말까지 일주일에 2~3회씩 총 53회의 강연·공연을 개최함으로써별마당 도서관은 책을 넘어선 문 화공간으로서 의미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전통적인 도서관은 폐쇄적인 공간이며 그 안에 매점 같은 상업 시 설은 제한되는 편이다그러나 별마당 도서관 안에는 커피숍과 매점이 자리 잡고 있고 음료 반입에 대한 제한 규정 등도 전혀 없다사고 싶 은 책을 바로 살 수는 없지만이동성이라는 측면에서 쇼핑몰과 도서 관을 함께 경험하는 별마당 도서관은 우리가 꿈꿔온 디지털 노마드의 스마트 모빌리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마지막으로 별마당 도서관은 지적인 활동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찾아가는 공간이라는 기존 도서관의 의미를 완전히 파괴하고아무 목 적 없이 빈둥거리다가 아주 우연히 새로운 정보 혹은 맛있는 디저트나 예쁜 옷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동창을 만날 수 있는 최초의 공간이 되었다. '구경 가는 도서관'이라는 별마당 도서관의 가치 요소를 ERRC 그리 드에 담을 수 있다

 

블루오션 시프트 시사점

별마당 도서관을 마련하는 데 투입된 자금은 총 60억 원예상되는 운 영비는 연 5억 원으로 만만치 않다면적당 매출액과 이익으로 평가 받는 유통업에서 신세계는 왜 쇼핑몰 한복판 광장에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시설을 설치했을까경제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없지 않다많은 사람이 별마 당 도서관을 찾으니 주변 상점의 매출이 늘었고 코엑스몰이 침체 분위 기에서 벗어났다그리고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는 단기간에 그칠 것으 로 보이지 않는다별마당 도서관이 기존의 도서관과 완전히 구별되는 블루오션을 만들었기 때문이다기존 도서관에서는 전혀 제공하지 못 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도서관과의 경쟁을 무관하게 했을 뿐 만 아니라상업시설과 결합된 열린 문화 공간이라는 도서관의 새로운 영역을 창출했다유통 경쟁사들이 이와 유사한 노력을 기울인다 해 도 별마당 도서관만큼의 효과를 단기간에 거두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 다별마당 도서관 같은 곳은 상업 시설에 위치한 도서관이라는 새로 운 하드웨어가 아니라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역량과 경험이 축적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별마당 도서관은 신세계의 기존 활동과 동떨어진 활동 혹은 우연한 산물이 아니다유통을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삶의 질 을 향상하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그동안 꾸준히 투자해온 연장선상에 서 이 프로젝트를 이해해야 한다신세계는 2014년부터 '인문학 중흥이라는 기치 아래 '지식향연같은 인문학 기반의 청년 인재 양성 프로 그램에 연간 20억 원을 투자해왔다뿐만 아니라 계열사인 신세계프라 퍼티는 전 직원에게 매년 한 차례씩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도 해외에 나가 견문을 넓히도록 하는 등의 투자도 지속해왔다결과적으로 이러한 요소들이 조직 전체의 DNA로 자리 잡은 덕분에 그동안 조직 내에 축적된 문화적 역량이 신세계가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에서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별마당 도서관이라는 블루오션 시프 트 역시 신세계라는 조직의 역량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블루오션 시프트

김위찬·르네 마보안 지음/안세민 옮김 김동재 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