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early 60s and 70s, household electronic products were limited to radios. How ever, today we are surrounded by various electronic devices such as audio systems, TVs, refrigerators, washing machines, PCs, and phones. In the next 10 years, the ubi quitous era will arrive, where we will be surrounded by computers. Inside these ele ctronic devices, there are PCBs (Printed Circuit Boards) that fix the positions of com ponents and connect them. PCBs contain various electronic components like resist ors, capacitors, diodes, transistors, and ICs. Resistors control the current, capacitor s store charge to stabilize voltage changes, diodes allow current to flow in one direc tion, and transistors and ICs are semiconductor products. The capacitance of a cap acitor is determined by the area of the conductors and the thickness of the dielectric.
회로를 인쇄한다고?
60,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반 가정에 있는 전자 제품 하면 라디오 정도가 고작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30~40년이 지난 지금 우 리는 오디오, TV, 냉장고, 세탁기, PC, 전화기 등등 수많은 전자 제품 에 파묻혀 살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 10년 후면 부지불식간에 온갖 컴퓨터에 둘러싸여 지낸다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가 도래한다고 한다. 그럼 이런 전자 제품의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 냉장고나 TV를 뜯어 본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가 짧은 PC를 뜯어 본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다른 전자 제품도 마찬가지지만, PC를 뜯 어 보면 내부에 기판들이 몇 장씩 들어 있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전자 제품 내부에는 그런 기판들이 한 장 혹은 수십 장씩 들어 있다. 회로를(circuit) 인쇄(printed)해 놓은 기판(board)이 라는 뜻으로 PCB(Printed Circuit Board)라 하는데, 이것은 각각의 부 품들의 위치를 고정시켜 주고 서로 연결할 수 있게 미리 구멍도 뚫 어 놓고 전기가 통하는 도체로 미리 연결시켜 놓은 것이다. 부품을 조립하기 전의 PCB를 보여 준다. 여기서 보면 (a)는 반도체인 IC(3장에서 자세히 다룰 것임)들이 들어갈 자리이고, (b)는 실제 부품과 핀(pin, 전기로 연결시킬 부품의 입력과 출력단자)이 들어갈 자리의 크기와 위치가 동일하게 프린트 되어 있다. (c)는 부 품과 부품을 연결시키는 도선들이 프린트 되어 있다. 이 도선들은 각 부품의 핀 위치까지 정확하게 프린트 되어 있다. (a)나 (b)는 잉크로 프린트 되어 IC나 부품이 들어갈 자리임을 나 타내 주지만, (c)의 도선은 잉크가 아니라 실제로 전기가 흐르는 도 체로 프린트(도금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되어 있어서 그 위치에 IC나 부품들을 삽입하면 의도한 대로 전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즉 초등학교에서 건전지와 꼬마전구를 이용하여 불이 켜지는 것을 실험할 때, 그 전깃줄이 PCB의 도선에 해당하고 전깃줄과 꼬마전구 그리고 건전지를 붙잡고 있는 사람의 손이 PCB에 해당한다. 물론 이렇게 생긴 것들은 그 기능을 따져 주기판(main board, mother board), 도터 보드(daughter board)라고도 하고, PC에서는 그 래픽 카드, 오디오 카드 등 카드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여기서 카 드(card)란 주기판에 꽂을 수 있게 만든 기판을 말하고, 마더 보드란 전자 제품에서 기본 주기능을 하는 기판을 의미하고, 도터 보드는 말 그대로 마더 보드에 붙어서 부가기능을 하는 보드라는 의미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마더 보드에는 옵션(option)으로 필요한 도터 보드들을 손쉽게 꽂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도터 보드들은 마더 보드 에 쉽게 꽂을 수 있게 카드 형태로 제작하므로 마더 보드를 주기판 (main board), 도터 보드를 카드라고도 한다. 주기판이든 카드든 전 자 부품들을 삽입하고 서로 연결하게 해놓은 모든 기판을 PCB라 한다. PCB에는 그 용도에 따라 여러 가지 전자 부품들을 삽 입하고 연결한다. 전자 제품에 사용하는 여러 가지 부품들은 일부를 나타냈다. 저항(resistor)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듯이 저항은 전압에 따른 전류의 크기를 정한다. 반대의 경우, 주어진 전 류에 따라 전압 값을 결정하기도 한다. 중간에 여러 가지 색의 띠가 보이는데 이것은 저항 값을 나타내는 기호다. 즉 수치를 색으로 나 타낸 것이다. (b)의 둥근 원통형과 납작한 모양의 것은 캐패시터 (capacitor)다. 캐패시터는 전기를 띤 어떤 입자(전하, charge)를 저장 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런 성질이 급격한 전압 상승이나 하락을 억지한다. 즉 외부 전압이 자신의 전압보다 높게 올라가면, 자기 자신이 전 하를 축적하여 자신의 양극간의 전압도 더불어 올라가 회로 전반적으로 전압의 상승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외부 전압이 자신의 전압보다 내려갈 때는 자신이 축적하고 있던 전하를 방출하 여 자신의 양극간의 전압도 낮추면서 회로 전반적으로 전압의 하강 속도를 낮추는 성질이 있다. 일종의 전하의 저수지라고 생각하면 된 다. 홍수 때는 저수지에 물을 가둬 두어 하류의 범람을 막고, 가뭄 때는 자신이 저수하고 있는 물을 방출해 하류의 가뭄을 막는다. 이 때 저수지에 저수한 물 입자는 전하에 해당하고, 물의 높이 즉, 수압 차는 전압에 해당한다. 하류의 물의 흐름은 전류에 해당한다. 캐패시터의 이런 저수지 같은 성질은 전원부에서 전압을 안정하 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반대로 반도체 내부에서 동작 속도를 느리 게 하는 부작용도 있다. 근래에는 이런 저항과 캐패시터도 아주 작 은 값이나 정교한 값을 만들기 위하여 반도체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저항과 캐패시터는 반도체가 아닌 전자 부품이다. (c)는 다이오드(diode)로 전류를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성 질이 있다. 다이오드의 양극에 + 전압이 걸리고 음극에는 전압이 걸리면 전류는 양극에서 음극으로 흐르지만, 반대로 양극에 전압 이, 음극에 + 전압이 걸리면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d)는 몇 가지 트 랜지스터(Tr)를 보여 주고, (e)는 반도체 칩인 IC이다.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IC가 반도체 제품들이다. 몇 가지 부품들의 기호를 나타냈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유전체라고도 함)로 양쪽 에 전기가 흐르는 도체판을 붙이면 캐패시터가 된다. 캐패시터는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되므로 구조를 알아두자. 캐패시터는 전하를 담아 두는 저수지와 같다고 했다. 그럼 어느 정도의 전하를 담아 둘 수 있는 것일까? Q=CV 여기서 Q는 캐패시터에 담아 둘 수 있는 전하의 양, V는 캐패시 터 양단(도체) 간의 전압, C는 캐패시턴스(capacitance)라고 하는데 캐패시터의 용량을 나타내며 단위는 F(패럿)이다. 이 캐패시턴스는 도체의 면적 A와 도체 간의 거리 즉, 유전체의 두께 그리고 사용한 유전체의 고유 성질인 (입실론) 값에 따라 식 1.2로 표현된다. 이 8 은 유전율이라 하는데 그 값은 물질마다 다르다.
C=εA/t
식 1.1과 1.2의 개념을 정리해 보자. 식 1.1에서 저수지에 저수할 수 있는 물의 양은 당연히 담수 용량에 비례할 것이다. 그러니 C가 클수록 Q도 커질 것이고, 같은 담수 용량을 가진 저수지라면 당연히 수위가 높을수록 많이 담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양단 도체의 전 압 V가 클수록 Q가 커지는 것이다. 식 1.2는 캐패시터의 용량 캐패 시턴스는 도체판과 중간의 유전체와 접하는 면적이 클수록, 그리고 유전체의 두께가 얇을수록 커진다고 이해하면 된다. 다이오드에서 +, - 표시는 각각 양극, 음극을 나타내 는 것으로 + 단자에 단자보다 높은 전압이 걸리면 전류가 흐르고 이 연결상태를 순방향(forward bias)이라 한다. 반대의 경우는 전류가 흐르지 않으며 이 연결상태를 역방향(reverse bias)이라 한다. 따라서 건전지의 양극에 다이오드의 + 단자를 연결하면 꼬마전구에 불이 켜지고, - 단자를 연결하면 불이 켜지지 않는다. 다이오드도 이 책 에서 자주 언급되는데, 그 구조나 원리는 2장과 8장에서 설명하겠다.
쉬어가는 글 ------------------------------------------------------------------------------------
영어 약자는 자음과 모음이 섞여 있으면 단어처럼 읽고, 자음만 있으면 알파벳으로 읽는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혼용해서 쓰기도 한다. 의 미 자체는 뒤에 차차 나오니 그냥 읽는 법이나 익혀 두자.
MOS: 모스 TR: 티알 PMOS: 피모스 NMOS: 엔모스 RAM: 램 ROM: 롬 EPROM: 이피롬
그런데 EEPROM의 경우 E'PROM 이라고 많이 쓰며 읽기는 E의 제곱 이라고 썼으니, 그 의미를 살려서 '이 스퀘어(square) 피 롬'이라고 읽 는다. 전자 공학에선 약자의 철자가 EEPROM과 같이 연속해서 반복할 경우 그 알파벳을 두 번 쓰지 않고 제곱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IIC도 IC로 주로 쓰며 '아이 스퀘어 씨'라고 읽는다. IIS도 I'S로 쓰고 '아이 스퀘어 에스'라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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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 are various ways to classify fruits, and similarly, semiconductors can be class ified based on different criteria. Semiconductors have properties between conduct ors and insulators, with silicon and germanium being well-known examples. Semic onductors are divided into p-type and n-type based on their electrical properties, a chieved by doping with impurities to control the number of free electrons. P-type s emiconductors carry positive charge, while n-type semiconductors carry negative c harge. The number of free electrons in semiconductors changes with temperature, allowing them to conduct current. Semiconductors are highly efficient and are use d in various electronic devices.
반도체
여기에 포도, 사과, 귤, 복숭아, 배, 수박, 참외, 딸기가 있다고 하 자. 이 과일들을 나름대로 분류하면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A, B, C 세 사람에게 이 과일들을 분류해 보라고 했더니, 표 2.1과 같이 A와 C는 여덟 개의 과일들을 네 가지로 분류했고, B는 두 가지로 분류했 다. 누구의 분류법이 맞는 것일까? A는 과일 한 개의 크기를 기준으로 비슷한 크기대로 분류했고, B 는 과일이 열리는 식물이 넝쿨인지 나무인지에 따라서 분류했다. C 는 과일이 자연상태에서 열리는 계절을 기준으로 분류했다. 그럼 이 세 사람 중 누구의 분류법이 맞는 것일까? 세 사람 모두 맞다. 이처 럼 과일은 여러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 냐에 따라 함께 분류될 수도 있고 따로 분류될 수도 있다. 반도체는 마법의 돌인가? 물질도 마찬가지다. 물질은 여러 가지 성질이 있으므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과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주기율표는 최외 각 전자의 수에 따라 I족, II족, III족... 등으로 분류한 것이고, 물질 의 전기적 특성을 기준으로 분류하면 전기가 잘 흐르는 도체(導體, conductor), 전기가 흐르지 않는 부도체(不導體, insulator), 도체와 부 도체의 중간 성질을 가진 반도체(半導體, semiconductor)로 나눌 수 있다. 도체는 구리, 알루미늄, 철, 금, 은 등으로 대부분의 금속들이 여 기에 속하고, 부도체에는 다이아몬드, 고무, 플라스틱 등이 있다. 반 도체에는 널리 알려진 실리콘(Si), 게르마늄(Ge) 등이 있다. 그러나 반도체에는 이런 단일물질 반도체도 있지만 갈륨아사나이드(GaAs), 갈륨포스포러스(GaP) 등과 같은 화합물 반도체들도 있다. 사실 화합물 반도체의 가짓수가 훨씬 더 많으나 이런 화합물 반 도체는 특수 용도에 사용하고,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는 역시 실리콘(silicon), 즉 규소다. 반도체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나 원 소 이름들은 몇 가지는 우리말로 번역이 되어 있으나 대부분은 번역하지 않고 원어를 그대로 사용하기에 본 책에서는 번역된 용어들과 사용할 때는 규소라는 말로, 번역되지 않는 용어들과 함께 쓰일 때 는 실리콘이라는 말로 규소와 실리콘을 혼용해서 사용하겠다. 표 2.2는 대표적인 몇 가지 반도체의 종류를 보여 주고, 표 2.3은 원소의 주기율표 일부를 나타냈는데, 이는 화합물 반도체 이름을 왜 III-V족, II-VI족으로 부르는지 알게 해 준다. 반도체는 한자로는 半導體, 영어로는 세미컨덕터(semiconductor) 이다. 한자로나 영어로나 '반쯤 도체'라는 의미다. 이 용어는 가장 적 절한 표현이지만, 바로 이 용어 자체가 반도체를 매우 혼동하기 쉽 게 만든다. 반쯤 도체라면 전기가 도체에 비해 반 정도 흐른다는 말 인가? 그렇다면 같은 전류를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중학교 과학시간 에 배운 I(전류)=V(전압)/R(저항) 공식에 따라 전압을 더 높여야 하 지 않을까? 왜 전기가 잘 흐르는 멀쩡한 도체를 놔 두고 굳이 전기 효율이 떨어지는 '반쯤 도체'를 사용할까? 80년대 초 카세트에는 1.5 볼트 건전지 네 개 내지 여섯 개가 사용되었는데 날이 갈수록 줄어 들어 요즘은 대부분 한 개만 사용한다. 그렇다면 전류가 반쯤 흐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일을 절반 정도의 전류를 가지고 해 낸다는 말인가? 그건 혹시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은 아닐까? 반도 체는 마법의 돌인가? 이에 대한 설명은 이 책의 후반부에 나올 것이다. 앞의 두 가지 의문은 반도체 물질 자체의 성질로는 설명할 수 없다. 일단 설명은 접어 두고 답변부터 하면, 반도체는 전기가 도체에 비해 반쯤 흐르 는 물질도 아니고, 도체에 비해 절반 정 도의 전기로 같은 일을 하는, 에너지 를 증폭시키는 물질도 아니다. 반도 체는 마법의 돌이 아니다. 반도체 광석이다. 마법을 부리게 생 겼는가?
반도체가 약물을? 물(H2O)은 일상 생활에서 우리와 아주 친숙한 물질이다. 상온에서는 액체 상태지만 섭씨 100도로 끓이면 기체 상태로 변한다. 우리는 이 것을 수증기라 한다. 끓는 주전자에서 나오는 김을 수증기로 혼동하 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수증기가 주전자 입구로 나오면서 식어 다시 액체 상태로 변화한 작은 물방울이다. 물론 그 김도 매우 뜨겁 다. 그러나 섭씨 100도는 아니다. 안개도 작은 물방울, 즉 액체 상태 의 물이다. 수증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기체 상태의 물질은 눈으로 볼 수 없다. 연기는 보인다고? 연기는 작은 고체 상태지 역시 기 체 상태는 아니다. 물의 온도를 낮추면 얼음 즉, 고체 상태로 변화한 다. 모두가 잘 아는 이 일상적인 현상을 과학 용어로 바꾸어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액체 상태의 물이 열 에너지를 받으면 기체 상태로 변화하고, 반 대로 액체 상태의 물이 열 에너지를 방출하면 고체 상태로 변화한다. 주의할 점은 기체, 액체, 고체 상태의 물은 언제나 그 분자 구조 (H₂O)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분자와 분자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모든 물질은 에너지를 받으면 불안정 상태가 되고, 에너지를 빼앗기면 안정 상태로 된다. 에너지에는 열 에너지, 빛 에너지, 전기 에너지, 위치 에너지, 운동 에너지등 여러 종류가 있다. 전기가 흐르는 원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이미 전자의 움직임이 전류라고 배웠다. 정확하게는 전자는 음의 전기를 띠고 있어서 전자 의 흐름의 반대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는 것이다. 이것은 전자를 발 견하기 전에 전기를 먼저 발견한 역사적인 배경 때문이라는 것도 배 웠다. 그 당시에는 전기를 띤 아주 작은 입자가 + 전기를 띠고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엄밀하게는 자유전자(free electron)가 존재해야 전 류가 흐른다. 전자 자체는 모든 원자에 존재하니까.... 과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온도 단위 섭씨(℃)보다 절대온 도(K)를 많이 사용하는데, 절대온도 0도는 섭씨 영하 273도이다. 즉, 섭씨 0도는 절대온도로는 273도이다. 또한 과학에서 상온(room temperature)이라는 표현도 자주 사용하는데, 상온은 섭씨 25도 즉, 절대온도 298도를 의미하는데 절대온도로 나타낼 때는 298K 대신 주로 300K(27℃)도 많이 사용한다. 절대온도 0도에서 도체에는 자유전자가 존재하는 반면, 부도체 와 반도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온도가 올라가거나(열에너 지를 받으면 빛을 쬐면(빛 에너지를 받으면 부도체와 반도체에서도 자유전자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반도체와 부도체의 차이는 무엇일 까? 자유 전자가 발생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양의 크고 작음이다. 반 도체는 부도체에 비해 훨씬 적은 양으로도 자유전자가 발생한다. 다시 말해 반도체는 부도체에 비해 상온에서 훨씬 더 많은 자유 전자가 존재한다. 따라서 상온에서는 부도체든, 반도체든 약간의 자 유전자가 존재한다. 얼마나 많은 자유전자가 존재하는 가는 물질마 다 다른데, 대표적인 반도체인 순수 실리콘의 경우 1입방센티미터당 약 100억 개(10"/cm')가 존재한다. 굉장히 많아 보이지만 이 정도의 자유전자로는 무시할 만큼의 아주 미세한 전류(수 밀리암페어의 백만 분의 일 정도)만을 흘려 보낼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전기적으로 무언가를 하려면 최소한 이보다 약 10만 배 정도는 많아야 한다. 이 자유전자의 개수를 높이는 방법은 온도 를 상온보다 더 높이면 해결할 수 있다. 그러자면 우리 주변의 전자 제품마다 정교한 히터가 붙어 있어야 할 것이다. 사실 반도체(트랜지 스터)가 발명되기 전부터 전자 제품들이 있었는데, 진공관이 그것이 었다. 진공관은 마치 백열전구 비슷하게 생겼고 동작하기 전에 전자를 발생시켜 주는 필라멘트의 온도를 일정 수준까지 올리기 위해 예 열 시간이 필요했다. 따라서 이 온도를 높여 주는 데 많은 전기 에너 지를 열 에너지로 바꾸어 주었고 그래서 옛날 전자 제품들은 컸고 시간이 좀 지나야 작동하고 전력 소모도 높았던 것이다. 요즘 TV 뒷면을 뜯어 보면 유리관 같이 생긴 것이라고는 퓨즈밖 에 없지만, 70년대에 만든 TV만 해도 새끼 손가락만한 것부터 해서 긴 것은 어른 한 뼘 정도 되는 것까지 유리관들이 빽빽이 들어 있었 다. (물론 그 당시에도 반도체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100퍼센트 반도체 부 품들은 아니었다) 이 손가락만한 진공관이 트랜지스터 하나에 해당한 다. 때문에 전력의 대부분이 어떤 전기적 동작을 위해 사용되기보다 는 진공관들의 온도를 높이고 유지하는 데 소모되었던 것이다. 이는 마치 사람이 음식을 섭취해 에너지로 바꾸어서 그 70퍼센트 정도를 체온 유지에 소모하고 약 30퍼센트만을 운동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과 흡사하다. 반도체에서는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사용해 자유전자의 개수를 늘리고 있는데 불순물(impurity)을 주입하는 것이다. 불순물이란 이 름은 왠지 부정적인 의미가 있어서 마치 있어서는 안 되는 미처 없 애지 못한 물질처럼 느껴지지만 자유전자의 개수를 높이기 위해 의 도적으로 주입하는 물질로 그 과정을 도핑(doping)이라고 한다. 물에도 전기가 흐르는가? 우리는 어릴 때부터 젖은 손으로 전기 콘센트를 만지지 말라고 들어 왔다. 그 말은 물에서 전기가 통한다 는 말이다. 그러나 순수한 물은 전기가 흐르지 않는다. 단지 우리 주변에 순수한 물이 없어서 그렇다. '순수한 물'이 깨끗한 물을 의미하 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물에는 H₂O 외에도 다른 물질들 이 섞여 있다. 이 불순물들에 의해 물이 전기가 흐르는 것이다. 반도체도 이와 비슷한 원리를 사용한다. 규소는 주기율표에서 IV 족 원소다. 이는 최외각 전자가 네 개라는 의미다. III족 원소인 붕소 (B)는 최외각 전자가 세 개다. 붕소는 규소보다 최외각 전자가 하나 적다. 전자는 음의 전기를 띠고 있으니까 규소 원소들이 잔뜩 있는 데에 붕소 원소를 섞으면 순수 규소 원소들만 있는 것보다 전자의 개수가 적어 결과적으로 양(positive)의 전기를 띠게 된다. 그래서 III 족 원소를 도핑한 반도체를 양의 전기를 띤다 하여 포지티브 타입 (positive type) 반도체, 줄여서 p-type 반도체라고 한다. 반대로 IV족 인 규소들만 있는 곳에 최외각 전자가 하나 더 많은 V족인 인(P)과 같은 원소를 섞으면 규소들만 있는 것에 비해 전자의 개수가 많아져 음의 전기를 띠게 된다. 음(negative)의 전기를 띤다 하여 네거티브 타입(negative type) 반도체, 줄여서 n-type 반도체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반도체도 부도체처럼 절대온도 0도에서는 전류가 흐를 수 있는 자유전자가 없기는 마찬가 지다. 단지, 부도체보다는 자유전자가 발생하는 밴드 갭 에너지(band gap energy)가 낮아서 상온에서 부도체보다 자유전자의 개수가 많기 는 하나, 여전히 우리가 이용할 만큼 전류를 흘려 보내기에는 부족 하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불순물을 주입하는데, III족 원소를 IV족 원소인 실리콘에 불순물로 주입하면 양의 전기를 띤 p-type 반도체가 되고, V족 원소를 불순물로 주입하면 음의 전기를 띤 n-type 반도체가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 2퍼센트 부족함을 느끼는 독자가 있다면 14장을 참조 하기 바란다. 그러나 14장은 모든 독자들이 이해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은 14창의 내용을 몰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반도체 제대로 이해하기 [강구창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