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can become a ruler through ruthless violence, like Agathocles, who killed Syracuse's elite, or Oliverotto, who murdered leaders at a banquet, though such methods secure power without glory, whereas gaining citizen support offers a more stable path, as the people desire freedom while nobles seek power, making it crucial for a ruler to win the people's favor and carefully manage the nobility for long-term rule.
[사악한 방법을 사용하여 군주가 된 인물들]
(일개 시민에서/역자) 군주가 되는 방법에는 다른 두 가지가 더 있는데, 이 방법들은 전적으로 운명이나 역량 으로 돌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논의에서 생략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중 하나는 공화국을 다룰 때 상세하 게 논의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이 두 방법은 일개 시 민이 전적으로 사악한 수단들을 사용하여 권력을 장악 하는 방법과 동료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서 통치자가 되 는 방법입니다. 이제 첫 번째 방법을 검토하면서, 저는 고대와 현재로부터 두 가지 사례를 들겠는데, 이런 식으 로 권력을 잡는 방법의 장점을 직접 논하지는 않겠습니 다. 왜냐하면 이런 방법을 따를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는 두 개의 사례만으로도 족하기 때문입니다. 시라쿠사의 왕이 되었던 시칠리아의 아가토클레스 는 평민 출신(di privata fortuna)으로, 그것도 아주 미천 하고 영락한 가문의 태생이었습니다. 그는 도공(陶工)의 아들로서 항상 방탕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렇지 만 그는 악행에도 불구하고 심신의 기백(virtú)이 넘쳤기 때문에 군대에 들어가서 모든 단계를 거쳐서 결국은 시 라쿠사 군대의 사령관의 지위에 올랐습니다. 그 지위를 확보한 후 그는 군주가 되기로, 그것도 다른 사람들에 게 신세를 지지 않고 무력을 사용하여 권력을 장악하기 로 결심했습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는 군대 를 이끌고 시칠리아에서 전투를 수행 중이던 카르타고 인 하밀카르와 음모를 꾸몄습니다. 어느날 아침 그는 공화국의 중대한 일을 결정할 필요가 있는 것처럼 가장 하여 시라쿠사의 인민들과 원로원을 소집했습니다. 사 람들이 모인 다음에, 약속된 신호에 따라서 그의 군인 들이 모든 의원들과 그 도시의 부유층 인물들을 살해 했습니다. 이러한 참사를 저지른 후 그는 도시를 장악 하고 아무런 저항 없이 통치했습니다. 비록 그는 두 번이나 카르타고인들에게 패했고, 급기 야는 그들에게 포위공격을 당했지만, 포위된 도시를 방 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방어를 위한 군대의 일부를 남겨둔 채, 나머지 병력을 이끌고 (카르타고의/역자) 아프리카 본토를 공격했습니다. 그리 하여 단숨에 시라쿠사를 카르타고인들의 포위에서 구하 고, 그들을 궁지에 몰아넣었습니다. 그렇게 되자 그들은 그와 협정을 맺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 결과 그들은 아 프리카 본토에만 만족하고 그곳으로 철수하게 되었고 시칠리아를 아가토클레스에게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아가토클레스의 행적과 생애를 검토해보면, 그의 성 공에 운명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거나 아주 조그 만 역할만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앞에 서 말한 것처럼) 그가 군대에서 승진하여 권력을 잡고 그 권력을 대담하고 위험이 따르는 많은 결정들을 통 해서 유지하는 데에 어느 누구의 호의에 의해서가 아니 라 스스로의 힘으로 갖은 난관과 위험을 극복했기 때 문입니다. 그러나 동료 시민을 죽이고, 친구를 배신하고, 신 의가 없이 처신하고, 무자비하고, 반종교적인 것을 덕 (virtú)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그러한 행동을 통해 서 권력을 얻을 수 있을지언정 영광을 얻을 수는 없습 니다." 하지만 아가토클레스가 대담하게 위기에 맞서고 그 위기를 타개하면서 보여준 역량과, 곤경을 참고 극 복하면서 발휘한 불굴의 의지를 고려한다면, 그는 그 어떤 유능한 장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판단됩니 다. 그렇지만 끔찍하게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행동 그리 고 수없이 저지른 악행으로 인해서 그는 훌륭한 인물로 평가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성취한 것을 운명 이나 역량 중 어느 하나에 의존했다고 할 수는 없습 니다. 알렉산데르 6세가 교황으로 재위했던 우리 시대에 페 르모의 올리베로토"는 부친이 일찍 죽었기 때문에 어렸 을 적부터 외삼촌인 조반니 폴리아니에 의해서 양육되 었습니다. 청년 시절에 그는 군무를 익혀 출세할 목적으 로 파올로 비텔리에게 보내져 군사 훈련을 받았습니다. 파올로가 처형되자. 12) 그는 파올로의 동생인 비텔로초 밑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는 영리하고 심신의 활력 이 넘쳐 단시일 내에 비텔로초가 통솔하는 군대의 지도 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다른 사람의 휘하에 있 는 것이 굴욕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비텔로초의 지 원과, 조국의 자유보다 노예상태를 원하는 페르모의 일 부 시민들의 도움으로 페르모의 권력을 장악하기로 결 심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숙부인 조반니 폴리아니에게 편지를 써 서 오랫동안 고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돌아가서 숙부와 조국을 보고 싶으며 자신의 유산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그가 그동안 노력 한 이유는 오직 명예를 얻어서 그의 동료 시민들에게 그 가 허송세월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 문에, 명예로운 방법으로 곧 그의 친구들과 부하들 중에서 선발한 100명의 기병을 인솔하여 귀환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서 그는 조반니에게 페르모의 시민 들이 그를 적절한 예우로 영접하도록 주선해줄 것을 간 청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절차는 단순히 그 자신뿐만 아니라 그를 양육한 조반니 자신에게도 명예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반니는 자기 조카를 정성을 다하여 최대한의 예우 로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조반니의 주선으로) 시민들 역시 올리베로토를 정중하게 맞이했습니다. 그후 그는 조반니의 저택에 머물게 되었는데, 거기에서 계획된 범죄 를 저지르기 위해서 며칠 동안 필요한 만반의 준비를 비 밀리에 마친 다음 공식 연회를 열었으며, 14 연회에 조반 니 폴리아니와 페르모의 저명한 시민들을 모두 초대했 습니다. 연회와 그런 행사에 으레 따르는 여흥이 끝난 후, 올리베로토는 알렉산데르 교황 및 그의 아들 체사 레의 막강한 권력과 다양한 업적들을 이야기하면서 짐 짓 심각한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조반니와 다른 사람 들이 그의 이야기에 관해서 대꾸하자, 그는 별안간 일어 나서 그런 문제는 좀더 은밀한 장소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다른 별실로 들어갔고, 조반니와 다른 사람들이 그의 뒤를 따랐습 니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마자, 숨어 있던 올리베로토의 병사들이 튀어나와 조반니와 다른 모든 사람들을 살해 했습니다. 이러한 참살을 자행한 후, 올리베로토는 말을 타고 돌아다니며 도시를 장악했고, 주요 관리들의 집들을 포 위했습니다. 그들은 너무나 겁에 질려서 그에게 복종하 게 되었으며, 그는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고, 그 스스로 군주가 되었습니다. 자신을 가해할 만한 모든 저항세력을 제거한 후, 올 리베로토는 새로운 민정(民政)과 군제(軍制)를 통해서 권력을 확립했습니다. 그리고 권력을 잡은 지 1년 만에 페르모 시에서 확고한 기반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모 든 인접 국가들에게 두려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위에서 쓴 바와 같이)'s 오르시니 파의 지도자들과 비텔로초 비 텔리가 시니갈리아에서 사로잡혔을 때 올리베로토 역시 체사레 보르자의 속임수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올리베 로토를 축출하는 것은 아가토클레스를 축출하는 것만 큼이나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외삼촌을 죽인 후 1 년 만에 올리베로토 역시 그곳에서 체포되었으며, 역량 에 있어서든 악행에 있어서든 매사에 그의 선생이었던 비텔로초와 함께 교살당하고 말았습니다. 아가토클레스나 그와 같은 다른 인물들이 수없이 많 은 배신과 잔인한 일을 저지르면서도 어떻게 해서 자신 의 나라를 안전하게 오랫동안 통치하고 외적을 잘 방어 함은 물론 시민들의 음모에도 걸려들지 않았는가에 대 해서 의아스럽게 생각할 사람들이 의당 있을 법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다른 지배자들이 잔인한 짓을 저지른 경 우에, 언제나 불확실한 상황인 전시에는 말할 것도 없고 평화시에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차이가 잔인한 조치들이 잘 이루어졌는 가 또는 잘못 이루어졌는가에 따라서 좌우된다고 믿습 니다. 그러한 조치들이 잘 이루어졌다는 것은 나쁜 일에 도 '잘(bene, well]'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면) 자 신의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일거에 모 두 저질러진 것을 말하며, 연후에는 지속되지 않고 자신의 신민들에 게 가능한 한 유익한 조치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합니 다. 잔인한 조치들이 잘못(male, badly) 이루어졌다는 것 은 처음에는 빈도가 낮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 하기보다는 증가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첫 번째 방법 을 따르는 군주들은, 아가토클레스가 그랬던 것처럼, 신과 인간 앞에서 자신의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는 몇 몇 수단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방법 을 따르는 군주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할 수 없습 니다. 따라서 정복자는 국가권력을 탈취한 후에 그가 저지 를 필요가 있는 모든 가해행위에 관해서 결정해야 하며, 모든 가해행위를 일거에 저질러서 매일 되풀이할 필요가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그는 절제를 통해서 민심을 수습하고, 시혜를 베 풀어 민심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소심하 거나 판단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든지 손에 항상 칼을 쥐고 있어야 할 것입 니다. 그는 결코 신민들을 믿고 의지할 수 없을 것입니 다. 왜냐하면 지속적으로 저지르는 가해행위로 인해서 신민들이 결코 그에게 안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해 행위는 모두 일거에 저질러야 하며, 그래야 그 맛을 덜 느끼기 때문에 반감과 분노를 작게 일으킵니다. 반면 에 은혜는 조금씩 베풀어야 하며 그래야 그 맛을 더 많 이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군주는 무엇보다도 그의 신민들과 함께 살 아야 하며, 그러면 좋건 나쁘건 우발적인 사태로 인해 서 자신의 행위를 수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18) 왜냐 하면 (함께 살지 않으면/역자) 비상시에는 단호한 조치 를 취할 시간적 여유를 가지지 못할 것이며, 그런 상황 에서는 군주가 베푼 어떠한 은혜도 군주 자신에게 도움 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은혜는 마지못 해 베푼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아무런 믿음도 얻 지 못합니다.
[시민형 군주국]
이제 군주가 되는 두 번째 유형," 곧 일개 시민이 사 악한 방법이나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이 아니라 동료 시민들의 호의(favore, fovor)에 의해서 군주가 되는 사 례를 논의하겠습니다. 이러한 유형은 시민형 군주국 (principato civile, civil principality)이라고 할 수 있습니 다(시민형 군주의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역량만이나 행운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행운을 잘 이용 하는 영리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지위에 오르는 데 에는 인민(populo, people)의 호의에 의한 방법과 귀족 (grandi, nobles)의 호의에 의한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모든 도시에는 인민과 귀족의 두 계급이 있기 때문입니 다. 이러한 상황은 한편으로 인민은 귀족에게 지배당하 거나 억압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한편 으로 귀족은 인민을 지배하고 억압하고자 하기 때문에 초래됩니다. 도시에 존재하는 상이한 이 두 가지 요인으로부터 세 가지 가능한 결과가 초래되는데, 곧 군주정 (principato, principality), 공화정(libertà republic) 그리고 무정부(licenza, anarchy)가 그것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군주정이란 인민이나 귀족 중 어느 일파가 행동할 기회를 장악함으로써 탄생하게 됩니다. 귀족은 인민의 압력을 감당할 수 없을 때, 자신들 중의 어느 한 사람을 지원하고 추대하여 지배자로 만든 연후 에 그의 보호하에서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시키려고 합 니다. 다른 한편 인민은 귀족에게 대항할 수 없음을 깨 달을 때, 자신들 중의 한 사람을 지원하고 추대하여 지 배자로 옹립한 연후에 그의 권위를 통해서 자신들을 보 호하려고 합니다. 귀족의 도움으로 군주가 된 사람은 인민의 도움으 로 군주가 된 사람보다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스스로를 그와 대등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 주위에 있어서 그가 원하는 대로 명령을 내리거나 그들을 다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인민의 지지를 받아 군주가 된 사람은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데, 주위에 그에게 반 대할 인물들이 없거나, 있어도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입 니다. 더욱이 군주는 타인을 해치지 않고 명예롭게 행동함 으로써 귀족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 게 행동함으로써 인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데, 왜냐하 면 인민들의 목표는 귀족들의 목표보다 더 명예롭기 때문입니다. 즉 귀족들은 단지 억압하고자 하는 데에 반 해서 인민들은 단지 억압당하는 데에서 벗어나고자 하 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군주는 적대적인 인민들로부터 자신을 결코 보호할 수 없는데, 인민들은 우선 숫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적대적인 귀족들로부터 자신 을 보호하는 일은 그 숫자가 적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 니다. 적대적인 인민들로부터 군주가 당할 수 있는 최 악의 사태는 그들로부터 버림을 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적대적인 귀족들로부터는 버림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염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군주에게 반역행위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귀족들은 선견지 명이 있고 교활하기 때문에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항상 앞서서 행동하며, 승산이 있는 자의 비위를 맞추 려고 합니다. 그리고 군주는 늘 같은 인민들과 살아야 하지만, 늘 같은 귀족들이 없더라도 살 수 있습니다. 왜 냐하면 원할 때면 언제든지 그는 귀족들에게 작위를 줄 수도 있고 빼앗을 수도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바에 따 라서 그들에게 권세를 줄 수도 있고 빼앗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좀더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귀족들에 관해 주로 두 가지 점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귀족들 은 당신의 운명(성공/역자)에 자신들의 운명(성공/역자) 을 결부시켜 처신하거나 아니면 그와 반대로 행동합니 다. 전자의 부류로서 탐욕스럽지 않은 자는 우대하고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당신에게 확실한 충성을 표하지 않는 귀족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처신에 깔린 두 가지의 상이한 이유를 구별해야 합니다. 만약 그들이 소심하거나 타고난 기백이 없어서 그렇게 행동한다면, 당신은 그 들을, 특히 훌륭한 조언을 줄 수 있는 자들을 잘 활용 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번영의 시대에는 당신을 명예롭게 하고, 역경의 시기에도 그리 두려워할 만한 존 재가 못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귀족들이 교활하게 야 심을 품고 당신에게 충성을 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들이 당신의 이익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더 중시한다 는 징표입니다. 따라서 군주는 이런 귀족들을 매우 조 심스럽게 관찰해야 하며, 마치 공공연한 적인 것처럼 두 려워해야 합니다. 그들은 군주가 역경에 처하면 언제라 도 군주를 파멸시키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인민들의 호의로 군주가 된 사람은 그들의 환심 을 계속해서 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인민들이란 단지 억압당하지 않는 것만을 원하기 때문에 이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민들의 의사에 반해서 그리고 귀족 들의 호의에 의해서 군주가 되었을 때에는 다른 무엇보 다도 먼저 인민들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며, 이는 당신이 그들을 보호함으로써 쉽게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이란 박해를 예상했던 사람으로 부터 은혜를 받게 되면 시혜자에게 더욱 애정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인민들은 자신들의 호의로 권력을 잡은 군 주보다 이러한 군주에게 곧장 더 끌릴 것입니다. 군주가 인민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데에는 많 은 방법들이 있는데, 그 방법들은 상황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확실한 원칙들을 열거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제쳐놓기로 합시다. 다만 저는 군주가 자신에게 호의적인 인민들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 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역경에 처했을 때 속수무책의 상태에 빠질 것입니다. 스파르타의 군주 나비스는 그리스의 모든 세력들은 물론 승승장구하고 있던 로마 군의 포위공격을 잘 견 더내어 자신의 국가와 권력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위 험이 닥쳐왔을 때, 그는 단지 소수와 대적하는 것만으 로 족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인민들이 그에게 적대적이 었더라면, 그러한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했을 것입 니다. 이러한 저의 견해에 대해서 “인민 위에 서 있는 자는 진흙 위에 서 있는 것과 같다"라는 케케묵은 격언을 인 용하면서 저의 주장에 의구심을 표해서는 안 됩니다. 이 격언은 인민들의 호의를 얻어 권력을 장악한 일개 시민 이 적이나 관리들에 의해서 궁박한 처지에 내몰린 상황 에서 인민들이 그를 구원하러 올 것이라고 믿을 때 적용 될 것입니다. 그와 같은 경우에 그는 로마의 그라쿠스 형제나 피렌체의 조르조 스칼리가 당했던 것처럼 종종 자신이 속았음을 깨달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민들을 토 대로 하여 군주가 되고 인민들을 부리는 법을 알며, 용 맹이 뛰어나서 역경에 처해도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기 백과 정책을 통해서 인민들이 사기를 잃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군주라면, 인민들에게 배반당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자신의 권력이 확고한 토대 위에 서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시민형 군주국을 절대적인 체제로 변혁시 키려고 할 경우 큰 어려움에 부딪치게 됩니다. 왜냐하면 시민형 군주는 직접 통치하거나 관리를 통해서 지배하 기 때문입니다. 후자의 경우 군주의 지위는 자신의 관리 로서 봉사하는 시민들의 선의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됨 으로써 약화되고 매우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특히 역경에 처할 때 인민들은 반란을 일으키거나 군주에 대한 복종 을 거부함으로써 군주를 아주 쉽게 권좌에서 몰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이 역경에 처할 때 군주는 절대적인 권위를 장악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시민(cittadini, citizens)이건 신민(sudditi, subjects)이건 평 소에 관리들에게 복종하는 데에 익숙해 있어서, 역경의 시기에 군주에게 복종할 태세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 니다. 그리고 불확실한 시기에 군주는 자신이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항상 부족할 것입니다. 그러한 군주는 평화의 시기에, 곧 시민들이 그의 정부 를 필요로 했을 때에 보여주었던 것에 의지할 수 없습 니다. 왜냐하면 평화의 시기에는 모든 사람이 몰려들며, 누구나 충성을 약속하고, 실로 죽을 가능성이 없기 때 문에 군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합니다. 10) 그러나 막상 역경에 처해서 정부가 시민들의 봉사를 필요로 할 때, 그런 시민들은 찾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제서야 그들의 충성도를 시험하는 일은, 처음이자 마지 막이기 때문에, 지극히 위험합니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 라면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지 시민들이 정부와 자기를 믿고 따르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렇게 해야만 시 민들은 그에게 항상 충성할 것입니다.
[군주국의 국력은 어떻게 측정되어야 하는가]
이러한 군주국들의 성격을 규명할 때에 염두에 두어 야 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즉 군주가 필요시에 자신 을 방어할 만큼 충분히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항상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하는가의 문 제입니다." 이 문제를 좀더 명백히 하기 위해서, 어떤 군 주가 자신의 국가를 공격하는 어떠한 세력에 맞서서 야 전(野戰)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군대를 가지고 있다면 (군주가 많은 병력을 거느리고 있거나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국가를 방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 원리에 따라서 저는 전장에서 적과 맞설 수 없어 자신의 성벽 안으로 피신해서 적을 방어해야 하는 군주라면, 항상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고 판단합니다. 첫째 유형에 관해서는 이미 논의했고, 나중에 필요 할 때 좀더 상세하게 논의하겠습니다. 둘째 유형에 관해서 말씀드리면, 그러한 통치자는 성 밖의 영토에는 신 경 쓰지 말고 그의 도시에 요새를 튼튼히 쌓고 식량을 충분히 비축해야 한다고 권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조 언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외부세력은 자신의 도시를 잘 요새화하고 신민들을 이미 언급한 방법 대 로 다루는 그리고 앞으로 논의할 방법으로 다루는 통 치자를 공격하는 데에 한참 망설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무릇 인간이란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전투를 시작 하는 것을 언제나 꺼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민들에 게 미움을 받지 않고 잘 방어된 도시를 지배하는 군주 를 공략하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게 보일 것입니다. 독일의 도시들은 완전히 독립적이고, 농촌지역의 영 토를 별로 가지고 있지 않으며, 그들이 원할 때만 (신성 로마 제국의/역자) 황제에게 복종합니다. 그들은 황제 나 다른 인접 세력들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 는 그 국가들은 방어가 잘 되어 있어서 그 국가들을 포 위, 공격하는 일을 누구나 대단히 지겹고 어려운 일이라 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국가들은 모두 강력한 성 벽과 해자로 둘러싸여 있고 충분한 대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창고에는 1년을 버티기에 충분한 식량, 식수 및 연료가 항상 비축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평민들이 공적 인 비용 없이도 1년 동안 도시 생활의 유지에 필수적인 직종에 종사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평민들이 생계를 유지하도록 합니다. 더욱이 그 국가들은 군사훈련을 매우 중히 여기며, 이를 유지하기 위한 많은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렇게 질서가 잡힌 견고한 도시를 가 지고 있으면서 인민들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 군주는 어 떤 공격에도 안전합니다. 그를 공격하는 자는 누구나 결국 수치스러운 퇴각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 면 너무나 변화무쌍한 이 세상에서 1년 내내 하는 일 없 이 군대로 성을 포위하게 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 기 때문입니다. 도시 밖에 재산을 가지고 있는 인민들이 자기 재산이 파괴당하는 것을 보면 참을성을 잃는 데 다가 포위가 지속되면 이기심이 발동하여 군주에 대한 충성심이 약해진다고 반론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 는 강력하고 용기를 가진 군주는 그의 신민들에게 그러 한 고난이 오래 지속되지 않으리라고 믿도록 설득하고 희망을 주며, 적의 잔혹함에 대해서 경각심을 일깨우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자들을 교묘하게 처리함으로써 그 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대꾸하겠습니다. 게다가 적군은 아마 도착하자마자 당연히 성 밖의 외 곽지역을 불태우고 약탈하겠지만, 그때는 아직 시민들 의 사기가 드높고 버틸 각오가 되어 있을 때일 것입니 다. 따라서 며칠이 지나면 시민들의 흥분은 가라앉게 되 며, 피해는 이미 발생했고 희생을 감당한 연후이므로 거 기에 대해서 더 이상 어떤 조치를 취할 수도 없기 때문 에, 군주는 두려워할 이유가 줄어들게 됩니다. 더욱이 시민들은 군주를 방어하기 위해서 자기들의 집이 불타 고 재산이 약탈되었고, 그 결과 군주가 자기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데 뭉쳐 더욱더 군 주와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신이 받은 은혜는 물론 베푼 은혜에 의해 서도 유대가 강화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모든 점을 조심스럽게 고려할 때, 필요한 식량과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는 한, 포위공격 이전이나 이후에 상 관없이 현명한 군주가 시민들의 사기를 유지하는 일이 어렵지 않으리라는 점은 명백합니다.
군주론 지은이 : 니콜로 마키아밸리
옮김이 : 강정인, 김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