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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샘] 한자와 함께하는 명심보감_149

The chapters "Ipgyopyeon" and "Chijeongpyeon" highlight essential virtues for both public officials and individuals. Fairness and integrity are crucial in governance, while frugality and diligence form the foundation of a household. Historical figures such as Ham Yu-il from Goryeo and Kim Su-paeng from Joseon exemplify the importance of a life of integrity. The texts also stress the value of time, emphasizing the need for diligent study in youth. Moreover, they highlight that the people cannot be deceived, and officials should serve them with the same devotion as they would their own family.

입교편 : 가르침을 세워라

() '세운다. () '가르치다.' '가 르침 등을 뜻하며, 입교는 '가르침을 세워 라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 개인과 가정은 물론이고 한 사회와 국가가 올바른 원칙을 세 워서 가치 있게 살아갈 것을 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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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공정함과 청렴함이요. 집안을 이루는 도리는 바로 검소함과 부지런함이다. (경행록)

 

爲政之要는 日公與이요입니다.

위정지요    왈공여청

成家之道는 日儉與勤이니라.

성가지도    왈검여근

한자 풀이]

(할 위) (정사 정) (구할, 요체요) (말씀 왈) (공정할 공) (더불어 여) (맑을, 청렴할 청) (이룰 성) (집가) (, 도리도) (검소할 검) (부지런할 근)

 

어휘 풀이]

(위정) : 정치를 함. 成家(성가): 집안을 이룸.

 

주제 엿보기

고려 중기에 공부상서를 지낸 함유일(咸有一 1106-1185)은 높은 벼슬자리에 있으면서도 늘 초라한 삼베옷을 입고 다녔으므로 사람들은 '베옷 정승'이라 불렀다. 17대 인종 임금 13(1135)에 함유일은 군대에 들어 가서 서경의 난리를 평정하는 데 공을 세웠다. 그래서 군인을 뽑는 일을 맡은 선군기사(選軍記事)라는 요직에 임명되었다. 이 자리는 권세는 물론이고 돈도 많이 모 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관리들이 탐내었다. 그러나 함 유일은 항상 베옷과 삼신을 신고 검소하게 살면서 공평 하고 청렴하게 일을 처리를 했다. 심지어 외숙부가 찾 아와서 20세가 되는 외사촌 동생을 군사로 뽑아서 일하 도록 해 달라는 부탁도 단호하게 거절했다. 또 청렴한 관리로 인정받아 궁중 살림을 맡아보는 내 시로 승진했다. 이때도 전과 마찬가지로 나라를 위해 공평무사하게 일처리를 함은 물론이고 개인을 위한 사사로운 축재는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한 번은 임금이 여러 신하들을 거느리고 장원정이라는 곳으로 봄놀이를 갔을 때의 일이다. 이때 임금은 수 행한 신하들에게 활쏘기 시합을 벌여서 가장 활을 잘 쏘는 신하에게 금과 비단을 상으로 내렸는데 함유일이 1등을 했다. 그는 받은 상을 모두 군인들의 식당에 쓰는 낡고 부족한 그릇 등을 사는 데 썼다. 이처럼 함유일이 오직 나라일만을 위하고 개인이나 집안 살림을 걱정하지 않으니 그의 아내가 근심스럽게 물었다. "이제 우리 집안에도 아이가 여럿인데, 그 애들의 앞 날을 위해서 벼슬자리에 있을 때 재산을 조금이라도 더 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함유일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부인! 나는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외롭게 자라면 서, 바르고 부지런하게 천명을 따라 살았소. 그런데도 오늘과 같이 자리를 차지했다오. 우리 아이들도 마땅히 검소하고 부지런하게 살면서 천명에 따라 살아가면 아 무 문제가 없을 것이오. 가난은 걱정할 것이 못 되오." 그는 검소와 부지런함을 지니고 있으면 가난은 결코 부끄러워하거나 걱정할 일이 아니고, 또 잘살고 못사는 것은 천명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합유일은 70세가 넘어 벼슬자리에서 물러나와 80세 무렵 세상을 떠났다. 3품의 높은 벼슬자리에 올랐는 데도 한 번도 사치스런 비단옷을 입은 적이 없었고 삼 베옷을 입었고 일상 생활에서도 지극히 검소하게 살았 다. 때문에 고려에서 보기 드문 청렴한 관리로 인정받 았고, 후세에 훌륭한 이름을 전하게 되었다.

주제 요약] 요즈음 언론지상에서 일부 공직자들의 부정 부패와 부자들의 사치스런 행각이 자주 사회적인 문제로 거론된다. 물론 과거에도 그런 공직자와 부자들 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정 부패한 공직자와 사치스런 행각은 자신은 물론이고 집안과 그 사회, 더 나아가서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마땅히 경계 하고 또 경계하여 건강한 집안과 사회,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달려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달려 있으며,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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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공부하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날에 할 일을 하지 못한다. (공자 삼계도(三計圖)

 

一生之計는 在於幼하고 一年之計는 在於春하며 一日之計가 在於寅이니라.

일생지계 재어유   일년지계 재어춘         일일지계    재어인

幼而不學이면 老無所知요 春若不耕이면 秋無所望이고 寅若不起면 日無所辦이니라.

유이불학      노무소지    춘약불경    추무소망     인약불기 일무소판

 

한자 풀이]

(피 계) (어릴 유) (봄춘) (인시인) (밭갈 경) (힘쓸 판)

 

어휘 풀이]

在於寅(재어인) : 새벽에 달려 있다. ()은 인시(寅時)로 새벽 3시부터 5시를 말하고, 흔히 새벽 으로 통칭하기도 한다.

 

주제 엿보기

중국 송나라의 대학자 주자는 젊은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권학시를 남겼다.

오늘 배우지 않고서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마라 올해 배우지 않고서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마라 해와 달은 지나가고 세월은 나를 위해 늦추지 않으니 아아 늙었구나! 누구의 허물인가!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성취하기 어렵네. 짧은 한순간도 가벼이 여기지 마라 연못가의 봄풀은 아직도 꿈을 꾸는데 어느덧 섬돌 앞 오동나무 가을을 알리네

 

주제 요약] 시간은 황금보다 소중한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시간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젊 어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의 행복 과 불행이 결정된다. 마땅히 노력하여 훗날 후회 없는 삶이었다고 자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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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살이 할 때는 공평함만한 것이 없고, 재물을 대할 때는 청렴함만한 것이 없다. 충자(忠子)

 

治官엔 莫若平이요 臨財엔 莫若廉이니라.

치관 막약평         임재 막약렴

 

한자 풀이]

(평평할, 공평할 평) (청렴할렴)

 

어휘 풀이]

臨財(임재): 재물을 대하다. 임하다.

 

주제 엿보기

홍기섭이 젊었을 때 찢어지게 가난했다. 하루는 이른 아침에 어린 계집종이 기뻐서 어쩔 줄 모르며 돈 일곱냥을 바치며 말했다. "이 돈이 솥 안에 있었습니다. 이 돈이면 쌀 몇 가마 나 땔나무 몇 바리를 살 수 있습니다. 분명히 하늘이 내려 주신 겁니다." 공도 놀라서, "이게 도대체 어디서 난 돈인가?" 하면서 대문 앞에 '돈 잃은 사람은 찾아가시오.' 라고 써 서 붙이고 주인을 기다렸다. 얼마 후에 유씨라는 사람 이 찾아와서 대문에 글을 써 붙인 까닭을 물었다. 이에 공이 자세히 사정을 말해 주었다. 유씨가 말했다. "남의 집 솥 안에 돈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말이 안 됩 니다. 참으로 하늘이 내려 주신 것 같은데, 왜 그것을 갖지 않으십니까?" 공이 말했다. "내 것이 아닌데 어떻게 갖겠습니까?" 이에 유씨가 끓어 엎드리며 말했다. "기실은 소인이 어젯밤에 솥을 훔치러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공의 집안 살림살이가 너무도 없고 마음이 안되어 솥 안에 돈을 놓고 돌아갔습니다. 지금 저는 공의 둑질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항상 곁에서 모시고 청렴하심에 감동하여 제 양심도 움직입니다. 다시는 도 싶습니다. 그러니 제발 이 돈은 받아두십시오." 그러자 공이 돈을 되돌려 주면서 말하기를, "당신이 착한 사람이 된 건 기뻐할 일이지만 이 돈은 도저히 받을 수 없습니다." 라며 끝끝내 사양했다. 공이 나중에 대성하여 판서가 되었고 그의 아들 재룡 도 헌종의 장인이 되었다. 유씨도 신임을 얻었고 그 집 안도 크게 번창했다.

주제 요약] 재물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공평해질 수 있다. 공평해지면 남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신뢰 를 얻어야 큰일을 맡길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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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정편(治政篇) : 정치를 잘하라

() '다스린다.' () '정사(政事)', '정치', '바로잡는다.' 등을 뜻하며, 치정은 '정사를 잘 다스린다.' 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정사를 다스리는 관리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논한 것인데, 특히 공평, 청렴, 근신, 근면 등 공무원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미덕을 강조 하고 있다. 현재 우리 공무원 사회에도 귀감이 될 만한 글들이 많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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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는 지휘하는 임금이 있고, 중간에는 전달하는 관리가 있으며, 아래에는 따르는 백성이 있다. 백성들이 바친 비단으로 옷을 지어 입고, 창고에 쌓인 곡식을 먹으니, 너희들의 녹봉은 모두 백성들의 기름이니라. 백성들은 학대하기가 쉽지만 푸른 하늘은 속이기 어렵다. (당태종)

 

上有麾之하고 中有乘之하며 下有附之라.

상유휘지      중유승지     하유부지

幣帛衣之요 倉廩食之하니

폐백의지   창름식지

爾俸爾祿이 民膏民脂니라.

이봉이록 민고민지

下民은 易虐이어니와 上蒼은 難欺니라.

하민 이학 상창 난기

 

한자 풀이]

(지휘할 휘) (탈 승) (기댈, 따를 부) (비단 폐) (비단 백) (곳집 창) (곳집, 쌓을 름) (너 이) (녹봉) (살찔 고) (기름지) (사나울 학)

 

어휘 풀이]

幣帛(폐백): 비단. 倉廩(창름): 창고./ 易虐(이학) : 학대하기 쉽다./ 難欺(난기) : 속이기 어렵다.

 

주제 엿보기

김수팽은 조선 영조 때의 문신이다. 그는 나라의 재 정을 맡아보는 호조의 관리로 있었다. 그의 성품은 재 물에 욕심이 없고, 자기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라도 나라의 일을 착실히 안 보거나 잘못 처리할 때는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어느 날 그가 결재 서류를 들고 재상집으로 가니, 재 상이 손님과 바둑을 두고 있었다. 한참 기다렸으나 끝 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참다못한 그는 바둑판을 손으로 휘저어 버리고 뜰 아래로 내려와 엎드리며 말했다. "지금 소인은 대감에게 큰 실례를 했습니다. 그러나 나라의 일은 늦출 수가 없습니다. 저의 행동이 그릇되 었다면 저 대신 다른 사람을 쓰시길 바랍니다." 그러자 재상이 꾸짖지 않고 결재해 주면서 말했다. "결재가 늦은 것은 나의 잘못일세. 그러나 자네도 바 둑을 두어보면 알겠지만 한 번 시작하면 손 떼기가 쉽 지 않네." 다른 날, 숙직을 하고 있는데 내시가 와서 어명이라 고 10만 냥을 지출해 달라고 독촉했다. 김수팽은 바로 지출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너의 말만 믿고 돈을 내어 줄 수 없다. 나라의 재정을 맡은 호조판서의 결재를 받은 후에 지출할 것이니 기다려라." 그러고는 판서의 집으로 달려가서 결재를 받고 지출 했는데, 이때가 이른 새벽이었다. 그는 나랏돈을 이만 큼 소중하게 여기었다. 또 다른 날에 호조판서가 호조의 창고 속에서 은덩이 몇 개를 꺼내면서, “나의 외동딸에게 패물을 만들어 주어야겠다.” 라며 가져가려고 하자, 김수팽이 판서보다 더 많은 은 덩이를 집어들고 말했다. "소인은 딸이 다섯이니 대감보다 은덩이가 더 필요합니다." 이 모습을 본 판서는 기가 막혀 집었던 은덩이를 도 로 내려놓고 말았다. 김수팽도 은덩이를 내려놓고 창고 를 자물쇠로 잠가 버렸다. 아랫사람으로 윗사람의 부정 을 경계했으니 그의 청렴결백한 성품을 짐작할 수 있다.

주제 요약] 백성이 없으면 나라와 관리도 없다. 따라서 임금과 관리는 사리 사욕을 채우기보다 백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백성은 어리석은 것 같으나 속일 수 없으며, 천하나 이길 수 없는 존재임을 명심해 야 한다. 백성들의 마음을 잃으면 임금도 필부가 된다. 그런 까닭에 백성을 하늘처럼 섬겨야 한다.

임금을 부모 섬기듯 하고, 상판을 형님 섬기듯 하며, 동료를 내 가족처럼 대하고, 부하들을 내 집 하인같이 대하며, 백성을 내 처자식처럼 사랑하고, 관청일을 내 집안일처럼 처리해야 한다. 그런 후에야 내 온 마음을 다했다고 할 수 있으니, 만약 털끝만큼이라도 다다르지 못한 점이 있다면 모두가 내 마음에 아직 극진하지 못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동몽훈(童蒙訓)>

 

事君을 如事親하고 事官長을 如事兄하며

사군    여사친    사관장   여사형

與同僚를 如家人하고 待群吏를 如奴僕하며

여동료 여가인 대군리 여노복

愛百姓을 如妻子하고 處官事를 如家事然後에야

애백성 여처자 처관사 여가사연후

能盡吾之心이니 如有毫末不至면

능진오지심 여유호말부지

皆吾心에 有所未盡也니라.

개오심 유소미진야

 

한자 풀이]

(동료료) (다할 진) (터럭 호) (모두 개)

 

어휘 풀이]

이들이 群吏(군리) : 여러 아전, 奴僕(노복): , 하인. 毫末(호말): 털끝만큼,

 

주제 엿보기

손변은 고려 고종 때 경상도 안찰부사가 되었다. 그 백성들 중에 송사를 벌려 서로 다투는 남매가 있었다. 남동생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우리 남매는 이미 한 핏줄을 타고난 동기인데, 어찌 하여 누님만 유독 부모님의 전 재산을 독차지하고 동생 에게는 그 몫이 없습니까?" 이에 대해 누이는 반론하여 말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에 집안의 모든 재산을 통틀 어 나에게 물려 주셨다. 네가 받은 것은 다만 검은 옷 한 벌, 검은 갓 한 개, 미투리 한 켤레, 그리고 종이 한 권뿐이다. 유언장이 갖추어져 있으니 어찌 어길 수 있 겠는가?" 이리하여 유산 문제를 놓고 송사한 지 여러 해가 지 났건만, 그때까지 해결하지 못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이에 손변이 그들 두 사람을 불러 앞으로 나오게 하고 물었다. "너희들의 아버지가 죽을 때 어머니는 어디에 있었는가?" "어머니는 먼저 죽었습니다." "너희들은 아버지가 죽을 때 나이가 각각 몇 살이었는가?" "누이는 이미 시집을 갔고, 동생은 한창 코흘리개였 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서 손변은 다음과 같이 그 남매들을 타일러 말했다. "부모의 마음은 어느 자식에게나 다 똑같은 법이다. 어찌 장성하여 출가한 딸에게는 후하고 어미 없는 코홀 리개에게는 박하겠는가? 다만 이 경우에는 동생이 의지 할 데란 누이뿐인데, 만약 어린아이에게 재산을 누이와 균등하게 나누어 준다면 동생에 대한 누이의 사랑이나 양육이 혹 지극하지 못할까 봐 그게 염려될 따름이다. 그러나 아이가 이미 다 자라서는 이 종이를 가지고 고 소장을 써서 검은 옷과 검은 갓을 외출복으로 착용한 채 미투리를 꿰어 신고 관가에 고소하면 언젠가는 이 사건을 잘 판별하여 줄 관원이 나올 터이니, 너희 아버 지가 오직 이 네 가지 물건만을 동생에게 남겨 준 것은 그 의도가 대개 이와 같았을 것이다." 누이와 남동생은 이 말을 듣고는 느끼고 깨달아 서로 부여잡고 울었으며, 손변은 마침내 그 재산을 반분하여 그들 남매에게 나누어 주었다.

주제 요약]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자기의 심신을 닦고 집안을 다스리는 일인 '수신제가'에 비유한 것 이다. 그 중에 핵심은 백성을 처자식처럼 사랑으로 대해 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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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에 맞아 죽더라도 바르게 간하고 가마솥에 넣어 삶아 죽더라도 옳은 말을 다하면 이 사람이 바로 충신이다. 포박자(抱朴子)

迎斧鉞而正諫하며 據鼎鑊而盡言이면 此謂忠臣也니라

영부월이정간      거정확이진언     차위충신야

 

한자 풀이]

(맞이할 영) (도끼 부) (도끼 월) (바를 정) (간할 간) (의거할 거) (솥정) (가마 확) (다할 진) (말씀 언) (이차) (이를 위)

 

어휘 풀이]

斧鉞(부월) : 도끼. 鼎鑊(정확): 가마솥.

 

주제 엿보기

고려 후기의 충신인 우탁(禹倬 1263~1342)의 호는 역 동(易東)이다. 역동이란 칭호를 얻게 된 데는 흥미로운 전설이 있다. 우탁은 고려 후기의 충신이다. 중국 원나라에 들어갔 을 때 여러 서적을 섭렵하다가 사서 삼경의 하나인 《주 역)을 보게 되었는데, 그 책을 고려에 가지고 오고 싶었 으나 당시 중국의 법이 엄하여 책을 가져올 방법이 없 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 책을 읽고 모두 외워서 돌아 왔다고 한다. 그리하여 주역을 해동(海東, 우리나라)에 전했다는 의미에서 역동이란 호를 지니고 있다. 그가 처음 영해군 사록(司錄)이란 벼슬을 할 때, 그 고을에는 팔령(八鈴)이라는 요사스런 신을 제사 지내는 사당이 있었다. 현지 백성들은 그 미신에 현혹되어 많 은 재물을 바치는 등 폐해가 컸다. 우탁이 부임하자 즉 각 요사스런 사당을 없애버리고 바다에 던져버리니 마침내 고을에 미신이 없어졌다. 고려 26대 임금 충선왕 즉위 초, 우탁은 '감찰규정'에 재직하고 있었다. 당시 충선왕이 부왕의 총애를 받 던 숙창원비와 남몰래 눈이 맞아 불륜 관계를 맺고 있 었다. 이에 우탁이 소복 입고 도끼와 질방석을 매고 궁 궐로 들어가 임금과 숙창원비의 잘못을 간하는 상소문 을 올렸다. 측근 신하는 상소문을 펼쳐들고 감히 읽지 를 못했다. 그때 우탁이 큰 소리를 질러 꾸짖었다. "그대는 가까이서 임금을 모시고 있으면서 임금의 잘 못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으니 이와 같은 추악한 일이 생겼다. 그대는 자신이 얼마나 큰 죄를 저질렀는지 아 는가?" 좌우에 있던 신하들이 모두 놀라 떨었고, 왕도 부끄 러운 기색이 있었다. 우탁이 소복을 입고 도끼를 들고 상소문을 올린 까닭은 내 말이 틀리다면 도끼로 내 머 리를 쳐 죽여달라.'는 비장한 뜻이니, 다른 신하와 왕도 숙연하게 느꼈다. 그 후, 우탁은 벼슬에서 물러나 예안현에서 여생을 보냈다. 충선왕은 우탁의 충의를 가상히 여겨 다시 여 러 차례 불렀으나 그는 학문에만 정진했다.

 

주제 요약] 도끼를 들고 올리는 상소를 '지부상소(持斧上 요일'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우탁의 경우처럼 목숨을 아끼지 않고 간을 올리는 선비가 많았는데, 1591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겐소 등을 사신으로 보내 명나라를 치기 위해 길을 빌릴 것을 요청해 오자 당시 충신이었던 조헌은 선조에게 지부상소를 통해 일본 사 신의 목을 벨 것을 요구하며 대궐 밖에서 사흘간 버티 었다. 또 최익현 선생도 1876년 병자수호조약에 반대해 지부 상소를 올렸다가 흑산도로 유배를 당하면서도 계속 상 소를 멈추지 않았다. 양약은 입에 쓰고 충신의 말은 귀 에 거슬리나 몸과 나라에 좋은 법이다.

 

명심 보감

추적 지움/ 김영진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