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ngshim-pyeon" emphasizes self-reflection and understanding others’ changing emotions. It discusses the importance of family harmony, filial piety, the fleeting nature of love and resentment, and the unpredictability of fate. The text highlights that human hearts are difficult to discern, even up close, and that wisdom grows through experience.
성심편(省心篇) : 마음을 살펴라
성(省)은 '살피다.' '반성하다.' 심(心)은 마 음'을 뜻하며, 성심이란 '마음을 살펴라.'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본편은 자신의 마음을 성찰할 수 있는 글뿐만이 아니라 시세에 변화하 는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꼼꼼히 살펴볼 수 있 는 글들이 실려 있다. 다른 편에 비해 그 분량 이 가장 많다.
집안이 화목하면 가난도 좋으나니, 의롭지 못하다면 부유해서 무엇하랴. 단 한 명의 자식이라도 효성이 지극하다면 자손이 많은들 무엇하랴.
家和貧也好니 不義富如何오.
가화빈야호 불의부여하
但存一子孝면 何用子孫多리오.
단존일자효 하용자손다
한자 풀이]
家(집가) 和(화목할 화) 好(좋을 호) (옳을의) 何(어찌하) 但(다만단) 用(쓸 용)
어휘 풀이]
家和(가화) : 집안이 화목하다./ 何用(하용):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주제 엿보기
명나라 말기에 단양 사람인 추본성은 아버지를 지극 히 섬긴 효자이다. 집안은 가난하고 그의 아버지는 술을 즐기는 사람인지라 살림을 돌보지 않았다. 그러나 아내와 더불어 아버지를 지극하게 모시고 행복하게 살았다. 그의 아내 속씨는 부지런히 길쌈을 하여 살림을 돕고, 추본성은 힘써 농사를 짓고 뽕나무를 가꾸고 가축을 기르고 물고기를 잡아서 아버지를 봉양했는데, 매일 아침에는 채소 반찬으로 정결히 밥상을 차리고, 낮에는 잘게 썬 회와 연한 고기를 드리고, 저녁에는 반드시 따뜻한 술에 안주를 갖추어 아버지에게 마시기를 권하고서, 부드러운 얼굴로 곁에 모시고 앉아서 술잔을 따른다. 아버지가 취하여 노래를 부르다가 노래가 끝나면 대야 를 받들어 얼굴을 씻어드린 다음 부축하여 잠자리에 들 게 한다. 밤에는 꼭 이불을 덮어드리고 휘장을 내렸으며, 잠든 뒤에는 반드시 병풍 뒤에 서서 코고는 소리를 듣고서야 물러나왔다. 첫닭이 울면 일어나 즉시 아버지 곁으로 가서 모셨으며, 매양 제철에 맞는 신선하고 아름다운 물건을 만날 때마다 반드시 온갖 방법으로 사서 드렸다. 그리고 부세를 바치는 일이나 반찬을 마련하는 일 외 에는 시장에 가지 않았고, 농사짓고 나무하는 일이 아니면 아버지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30여 년을 계속하는 동안에 조금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죽자 몹시 슬퍼한 나머지 뼈만 앙상히 남았고, 늙도록 아버지를 사모하는 마음을 가졌다.
주제 요약] 얼마 전부터 우리 사회 일각에선 '딸 하나 잘 두면 열 아들보다 낫다.'는 말이 생겼다. 효녀 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이다. 또 그 말 속에는 아들들 중에는 효도하는 자식이 적다는 소리이니, 남자 들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총애받고 있을 때는 버림받을 때를 미리 생각하고, 편안하게 지내고 있을 때는 위험에 처하게 될 때를 미리 생각하라.
得寵이면 思辱하고 居安이면 慮危하라.
득총 사욕 거안 려위
한자 풀이]
得(얻을 득) 寵(은혜, 사랑 총) 思(생각 사) (수치욕) 得(얻을 득) 安(편안할 안) (생각려) 危(위태로울 위)
어휘 풀이]
得寵(득총): 총애를 얻다./ 思辱(사욕): 욕됨을 생각하다./居安(거안) : 편안하게 지내다.
慮危(려위): 위험을 생각하다.
주제 엿보기
옛날에 미자하라는 미소년이 위나라 왕의 총애를 받 은 적이 있었다. 위나라 법에 임금의 수레를 훔쳐 타는 자는 발꿈치를 자르는 형벌을 받게 되어 있었다. 그런 데 어느 날 미자하의 어머니가 병이 나자 미자하는 몰 래 임금의 수레를 타고 어머니 병문안을 다녀오게 되었 다. 왕이 그 소식을 듣고는 '효성스럽구나! 어머니를 위 해서 자신의 발꿈치를 잘리는 형벌도 잊었구나.'고 말 하고, 미자하의 죄를 용서해 주었다. 다른 날 미자하는 왕과 더불어 과수원을 노닐었는데, 마침 복숭아가 탐스럽게 익었다. 그래서 미자하가 복숭 아 하나를 따서 반쯤 먹어보니 하도 맛이 좋아 남은 반 쪽의 복숭아를 왕에게 주었다. 왕은 이를 불경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말하길 '미자하가 나를 사랑하는구나! 맛있는 복숭아를 혼자서 다 먹지 않고 과인에게 남겨 주는구나.' 라고 했다. 세월이 흘러 미자하의 용모도 추하게 변했고, 또 왕 에게 죄까지 얻었다. 왕은 '옛날에 너는 과인의 수레를 몰래 훔쳐 타고, 또 불경스럽게 먹다가 남은 복숭아를 건네 준 적이 있었다.' 라고 말하고 과거의 죄까지 모두 합하여 형벌을 주었다. 사실 미자하의 행동은 처음과 변한 것이 없었는데, 이전에는 귀여운 용모 때문에 무슨 행동을 해도 왕의 총애를 받았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 과거 용모을 잃어 버리게 되자 왕의 눈 밖에 나서 조금만 잘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용서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주제 요약] 사랑과 미움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 당장 사랑 을 받는다고 자만하지 말고 항상 뒷날을 생각하여 신중 하게 행동해야 한다.
하늘에는 예측하지 못할 바람과 비가 있고, 사람에게는 아침 저녁으로 달라지는 화와 복이 있다.
天有不測風雨요人有朝夕禍福이니라.
천유불측풍우 인유조석화복
한자 풀이]
天(하늘 천) (잴 측) 朝(아침조) 夕(저녁 석) 禍(재앙 화) 福(복복)
어휘 풀이]
不測(블측): 예측하지 못하다./ 風雨(풍우): 바람과 비,/ 朝夕(조석): 아침과 저녁,
주제 엿보기
옛날 중국의 한 변방에 점을 잘 치는 노인이 있었다. 그런데 그 집에서 키우던 말이 아무 까닭도 없이 오랑 캐의 땅으로 달아났다. 이웃 사람들이 모두 와서 위로 하니, 그 노인이 담담하게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이 갑자기 복이 될는지 누가 알겠소?" 그 후 몇 개월이 지나자 달아난 말이 오랑캐의 준마들을 거느리고 돌아왔다. 이웃 사람들이 모두 와서 축하하니, 노인이 또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이 갑자기 화가 될는지 누가 알겠소?" 집에 갑자기 좋은 말들이 많이 있고 부자가 되니, 그 아들이 종일토록 말타기를 좋아하다가 말 위에서 떨어 져 다리 병신이 되었다. 이웃 사람들이 모두 와서 위로 하니 그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이 갑자기 복이 될는지 누가 알겠소?" 일 년 정도가 지난 후에 오랑캐들이 변방을 침입하니, 마음 젊은이들이 모두 전쟁터로 나갔다가 열명중아 홉 명이 죽었다. 그러나 그 노인과 다리 병신이 된 아들은 전쟁터로 끌려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무사할 수가 있었다. 때문에 복이 화가 되고, 화가 복이 되는 그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다.
주제 요약] 이야기는 '변방에 사는 늙은이의 말'이란 뜻에서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한다. 또 '화 가 복이 된다.'는 '전화위복(轉禍為福)'과 그 의미가 서로 통한다. 알 수 없는 운명의 순리를 비유하고 있다.
-------------------------------------------------------------------------------------------------
물 속의 물고기와 하늘가의 기러기는 높아도 쏘아 잡고 깊어도 낚을 수 있지만 오직 사람의 마음만은 지척에 있어도 그 마음 도무지 예측할 수 없네. (풍간(飄諫))
水底魚天邊雁은 高可射兮低可鈞지만,
수저어천변안 고가사혜저가조
惟有人心咫尺間이나 咫尺人心不可料니라.
유유인심지척간 지척인심불가료
한자 풀이]
水(물수)低(밑저) 魚(고기어) 天(하늘 천)邊(가변) 雁(기러기 안) 射(쏠사) 兮(어조사 혜) 鈞(낚시조) 惟(오직 유) 咫(길이 지) 尺(자척) 間(사이 간) 料(셀, 헤아릴 료)
어휘 풀이]
水底(수저): 물밑. 天邊(천변) : 하늘가. / 咫尺間(지척간): 가까운 거리.
주제 엿보기
중국 위나라 왕이 초나라 회왕에게 미녀를 보냈다. 초나라 왕은 그녀를 어여삐 여겼다. 부인인 정수는 그 사실을 알게 되자 그 여인을 심히 귀여워했다. 의복, 침 구, 실내 장식, 노리개 등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장만해 주었다. 어찌나 귀여워해 주던지 회왕도 낮이 뜨거울 정도였다. 정수는 자기가 그녀를 질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왕이 알게 한 다음, 그녀에게 말했다. “왕께서는 지금 당신의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계시소. 그러나 당신의 코만은 불만이신 듯합니다. 왕 앞에서는 꼭 그 코만은 손으로 감싸서 감추도록 하오." 새 여인은 왕이 있을 때는 반드시 코를 감싸서 감추 었다. 회왕이 정수 부인에게 물었다. "새로 들어온 여인은 과인을 대할 때 코를 감싸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오?" 정수가 말하길, "제가 알고 있습니다." 왕이 말하길, "비록 나쁜 일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말해 보도록 하 시오" 이에 정수가 대답하길, "전하의 몸에서 나는 냄새가 싫다고 하더이다." 이에 왕이 분노하여 말했다. "이런 괘씸한지고." 그리고 곧바로 코를 베어 내는 형벌인 의형에 처하고 명령을 어기지 말라고 했다. 그리하여 회왕의 새 여인은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하는 추한 얼굴을 지니게 되었다. 이는 기실 정수의 질투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지척에 있으면서도 사람 마음을 알기 어렵다는 이야기 중의 하나이다.
주제 요약] 옛날 여인들을 집안에서 쫓아낼 수 있는 일곱 가지 사항인 칠거지악(七去之惡) 중에 하나가 질투이다. 이처럼 질투는 사람의 마음을 무섭게 만들 수 있다. 비단 질투할 때뿐만 아니라 개개인마다 처한 상황 과 세월에 따라 사람의 마음은 변화 무쌍하니 그 의도를 알기 어렵다.
-----------------------------------------------------------------------------------------------
바다가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볼 수 있지만, 사람은 죽더라도 그 마음을 알 수 없다.
海枯終見底나 人死不知心이니라.
해고종견저 인사부지심
한자 풀이]
海(바다 해) 枯(마를 고) 終(마침내 종) 見(볼견) 底(밑 저) 人(사람 인) 死(죽을 사) 不(아니 불) 知(알지) 心(마음 심)
어휘 풀이]
海枯(해고): 바다가 마르다.
주제 엿보기
조선 영조 임금의 왕비를 간택할 때, 사대부의 여자 들이 궁중에 많이 모였다. 그런데 한 여인이 방석에 바로 앉지 않고, 방석 뒤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이에 임금이 물었다. "무엇 때문에 방석에 바로 앉지 않느냐!" 그 여인이 말했다. "아버지의 함자가 방석 끝에 새겨 있어서 감히 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조선 시대 궁중에는 관리의 품계에 따라 자신의 이름 이 새겨진 방석이 별도로 있었는데, 아마도 그 관리 집 안의 딸이라는 의미에서 여인들에게 아버지가 앉는 방 석을 제공한 것 같다. 그런데 다른 여인들은 모두 자신 의 아버지의 이름이 새겨진 방석에 무심코 앉았는데, 그 여인만은 자신의 아버지의 이름이 새겨진 방석에 앉 는 것은 불경스런 일이라고 사양한 것이었다. 또 임금이 여러 여인들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어떤 사물이 가장 깊은가?" 이에 어떤 여인은 '산이 가장 깊다.'고 대답하고, 어떤 여인은 '물이 가장 깊다.' 라고 하는 등 의견이 분분 했다. 이때 자기 아버지의 방석에 앉지 않았던 여인만 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의 마음이 가장 깊습니다." 임금이 그 이유를 물으니, 그 여인이 대답했다. "어떤 사물이라도 그 깊이를 측정할 수 있는데, 오직 사람의 마음만은 그 깊이를 측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이 여인이 마침내 왕후로 간택되었는데, 바로 정순왕후이다.
주제 요약] 사람의 마음은 무궁무진하여 그 끝을 알기 어렵다. 심지어 어떤 때에는 자기 자신도 본인의 마음을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그 까닭은 사람의 마음은 세월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고, 또 어릴 때부터 쌓인 잠재된 여러 가지 마음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 문이다.
----------------------------------------------------------------------------------------------------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나지 않는다. 소광(疏廣)
不經一事면 不長一智니라.
불경일사 부장일지
한자 풀이]
經(경험, 경전 경) 事(일사) 長(길, 자랄 장) 智(지혜지)
어휘 풀이]
不經(불경): 경험해 보지 못하다.
주제 엿보기
조선 초기의 문신인 강희맹(姜希孟 1424~1483)이 아들을 훈계하기 위해 지은 도자설(盜子說)이다. 도둑질을 하는 자가 일찍이 자기 아들에게 도둑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얼마 후, 아들은 자기 기술이 아버지 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도둑질을 하러 갈 때면 늘 아버지보다 앞서 들어가고 나올 때는 뒤에 나왔다. 또 가볍고 천한 것은 버리고 무겁고 귀한 것만 골라 가지 고 나왔다. 그는 귀와 눈이 밝아 먼 곳에서 나는 소리도 잘 들었고, 어두운 곳에서도 먼 곳을 잘 살필 수 있었다. 그러자 다른 여러 도둑이 그의 능력을 칭찬했다. 마침내 그는 아버지에게 자기 능력을 자랑했다. "소자가 아버지보다 기술은 조금 부족하지만 힘은 더 욱 쓸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아비 도둑이 말했다. "그렇지 않아. 지혜는 겸손한 자세로 배워야 이룰 수 있고, 또 그 지혜는 스스로 터득한 것이라야 더욱 훌륭한 경험이 되는 거야. 그런데 너는 아직까지 그런 경지 에 도달하지 못했어!" 아들이 대답했다. "도둑이야 재물을 많이 훔쳐오면 되는 것이 아닙니까? 보세요, 소자가 아버지와 함께 도둑질하러 가면 늘 아버지보다 더 많이 훔쳐오지 않습니까? 뒷날 소자가 아버지 나이가 되면 아마 보통 사람들이 도달하지 못하 는 특별한 경지에 이를 겁니다." "그렇겠지. 네가 만일 나의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군 대가 아무리 삼엄하게 경계하는 군영이라도 들어갈 수 있고, 또 아무리 깊이 감추어둔 물건이라도 찾아 낼 수 있을 거야. 그러나 백 번 잘하다가도 한 번 실수하면 패 가망신하는 실패가 뒤따르는 법이야. 그러니 물건을 훔 치는 도중에 어쩌다가 탄로가 나 붙잡힐 지경이 되면 상황을 보아 도망쳐 나오는 기술을 스스로 체득하지 않으면 안 돼. 내가 보기에는 아직 그런 경지에 이르지 못 했어."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 말에 승복할 수 없었다. 어느 날 밤, 도둑 부자는 도둑질을 하러 어느 부잣집 에 숨어 들어갔다. 곧이어 아들은 보물이 가득 차 있는 창고의 자물쇠를 따고 들어갔다. 아버지는 아들이 들어 간 창고의 문을 잠그고 그 문을 덜커덩덜커덩 흔들었다. 그러자 곤히 잠을 자던 주인이 놀라 달려나와 도망치는 아비 도둑을 쫓았다. 그러나 붙잡을 수 없게 되자 주인 은 돌아와 창고를 살펴보았다. 그는 그곳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음을 확인하고는 안심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 가 잠을 잤다. 그때 창고 안에 갇혀 있던 아들 도둑이 빠져나올 궁 리를 하다가 손톱으로 창고 문짝을 박박 긁으면서 '찍 찍하고 늙은 쥐소리를 냈다. 그러자 방에 들어갔던 주 인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허참, 쥐가 창고에 들어가 곡식을 다 축내는구나.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지." 그는 초롱불을 들고 와 자물쇠를 열고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아들 도둑이 문을 밀치고 도망쳐 나왔 다. 그러자 주인은 도둑이 들었다고 소리쳤다. 집안 식 구들이 모두 몰려나와 그의 뒤를 바짝 쫓아갔다. 도둑 은 거의 붙잡힐 지경이 되었다. 도둑은 그 집 마당 안에 파 놓은 연못 둑을 타고 도망치다가 큰 돌 하나를 집어 물 속에 던지고는 몸을 날려 둑 밑으로 숨었다. 뒤따르 던 사람은 도둑이 물 속으로 몸을 던진 줄 알고 모두 연못만 들여다보았다. 이 틈을 타서 도둑은 거기를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를 원망하며 말했다. "새나 짐승도 자식을 사랑하고 보호할 줄 아는데 아버지는 어찌하여 자식이 붙잡히도록 일부러 자물쇠를 잠갔습니까?" 아버지는 대견하다는 듯 아들을 보며 말했다. "이제부터는 네가 도둑으로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 구나. 사람이 남에게 배울 수 있는 기술은 한계가 있지만 스스로 터득한 것은 무한히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 지. 특히 위급한 처지를 당해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모 면함으로써 경험이 넓어지고 지혜가 발전하는 거야. 내 가 너를 위험한 경지에 빠뜨린 것은 닥쳐올 위험을 미 리 구제하려는 것이었단다."
주제 요약] 아버지 도둑이 아들 도둑을 고의로 곤경에 처하게 하여 '어떤 일이나 학문의 길에서도 직접 지 혜를 터득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평생에 눈살 찌푸릴 일 하지 않으면, 세상에 이를 갈 사람 하나 없으리. 큰 이름을 어찌 무딘 돌에 새기랴! 길가는 사람의 한 마디는 비석보다 나으리. <격양시(擊讓詩)〉
平生에 不作皺眉事면 世上에 應無切齒人이라.
평생 부작추미사 세상 응무절치인
大名을 豈有鐫頑石가. 路上行人이 口勝碑니라.
대명 기유전완석 노상행인 구승비
한자 풀이]
皺(주름 추) 眉(눈썹미) 事(일사) 應(응할 응) 切(끊을 절) 齒(이치) 豈(어찌기) 鍋(새길 전) 頑(무딜 완) 石(돌석) 路(길로) 行(갈행) 勝(이길 승) 碑(돌기둥 비)
어휘 풀이
皺眉(추미): 눈살을 찌푸리다. 頑石(완석) : 무딘 돌.
주제 엿보기
박수량은 전라도 장성 출신으로 어릴 때 김개를 스승으로 삼아 공부했으며, 23세에 과거에 급제했다. 그 후 38년 동안 관직 생활을 하였는데, 남달리 청렴결백하여 청백리의 대명사로 불리웠다. 또 그는 동료 관리의 부 정 부패를 용서하지 않았는데, 심지어 친동생이 부정을 저지르자 용서해 주지 않고 끝내 관직에서 물러나게 한 일도 있었다. 그리고 중요한 벼슬자리를 두루 지냈으나 변변한 집 한 채를 갖지 아니한 관리로서, 위로는 임금 과 아래로는 백성들에게까지 널리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한 번은 간신배의 농간으로 그가 나라 재산을 탐했다는 모략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에 임금은 암행 어사를 보내어 사실을 조사토록 했다. 이에 암행어사가 과객으로 변장하여 박수량의 집으로 찾아가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또 그 집에서 밥을 몇 번 얻어먹었으나 반 찬도 한두 가지뿐이었고, 집은 낡아서 빗물이 샌 자국 도 있었다. 암행어사가 돌아와 임금에게 사실대로 아뢰 었다. 그래도 간신배의 모략이 계속되자 임금은 다른 암행어사를 보내어 재조사를 해보도록 했다. 그러나 다른 암행어사도 조사를 마치고 돌아와 다음같이 말했다. "전하! 박수량이 관직에 오른 지 38년이 지나 이제 판 서 직위에까지 이르렀는데, 재산이라고는 초가 삼간뿐 이었습니다." 이런 보고를 받은 임금은 그의 청렴결백한 성품에 감 탄하여 그의 고향에 큰 기와집을 지어 주도록 하고, '청 백당' 이란 집의 이름까지 지어 주었다. 박수량이 지금의 서울시장 격인 한성 판윤을 지낸 후 세상을 떠날 때 자손들에게 이렇게 유언했다. "내가 죽거든 고향 땅에 묻되, 무덤을 크게 만들지 말 고, 비석도 세우지 마라." 그의 죽음 소식을 들은 임금은 사람을 보내어 조의를 표하도록 했는데, 문상을 다녀온 신하가 임금에게 다음 과 같이 보고했다. "전하! 박수량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서 고향으로 운 구할 비용조차 없다고 합니다." 이에 임금은 장례에 드는 비용을 나라에서 부담하도 록 하고 그의 묘에 비석을 세우도록 했다. 하지만 비문 은 새기지 말도록 했다. 그 까닭은 천하의 사람들이 박 수량의 청렴결백함을 알고 있기에 새삼스럽게 그의 행 적을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제 요약]
다른 사람에게 착하게 대하고, 사회나 나라를 요약 위해 공헌을 한 사람은 굳이 몇 마디의 글로 따로 행적을 적지 않아도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보고 후 세에까지 그 이름을 남긴다.
————————————-
복 있다고 다 누리지 말라.
복 다하면 그 몸이 가난해지네.
권세 있다고 함부로 부리지 말라.
권세 다하면 원수를 만나게 되네.
복 있을 때 항상 스스로 아끼고, 권세 있을 때 스스로 공손하라.
인생살이 교만하고 사치하면, 시작은 좋으나 끝은 형편없다. <격양시>
有福莫享盡하라. 福盡身貧窮이라.
유복막향진 복진신빈궁
有勢莫使盡하라. 勢盡寃相逢이니라.
유세막사진 세진원상봉
福兮常自惜하고 勢兮常自恭하라.
복혜상자석 세혜상자공
人生驕與侈면 有始多無終이니라.
인생교여치 유시다무종
한자 풀이]
후(누릴 향) 窮(궁할, 어려울 궁) 寃(원통할, 원수원) 逢(만날 봉) 惜(아낄 석) 驕(교만할 교) 侈(사치할 치)
어휘 풀이]
貧窮(빈궁): 가난함. 相逢(상봉): 서로 만남.
주제 엿보기
조선 중종 때, 조광조 일파를 모함하여 죽이고 남곤 과 더불어 막강한 세도를 누렸던 심정의 집에 남루한 차림의 선비가 찾아왔다. 집사가 호령하여 내쫓으려고 하는 사이 그 선비는 성큼성큼 걸어 대감의 방으로 들어갔다. 절을 하는 둥 마는 둥 한 다음 윗목에 털썩 주저앉더니 다짜고짜로 엉엉 울어대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본 주인 대감은 아무 말도 없이 윗목으로 가 그 선비의 손을 붙잡고 물었다. "대체 네가 무슨 일로 이다지도 서럽게 우느냐? 형이 새로 정승이 되었는데 무엇 때문에 우느냐?" 그 말에 선비는 대답했다. "어젯밤 꿈 속에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저를 보시고 내가 죽을 때 네게 주려던 것을 미처 주지 못한 것이 여한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꿈을 깨니 너무도 생 생하고 아버지, 어머니 생각이 간절하여 형님을 찾아 왔습니다." 선비는 말을 마치고 엉엉 우는 것이었다. 정승도 눈 물을 글썽이면서 말했다. "도대체 무엇을 주지 못해 한이 되셨다더냐?"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제가 부를 것이니 형님이 적어보십시오." "산호필통, 옥묵상, 또 봉황화류문갑, 계집종 복단이, 북바위의 논, 또 이태원의 밭 등등입니다." "이것뿐이냐?" "또 생각나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정승은 즉시 집사를 불러서 다락문을 열고 필통, 묵상, 문갑 등을 가져오라고 하고, 또 계집종 복단이를 불러서 말했다. "너는 이것을 작은댁에 갖다드리고 너도 아주 그 댁에 가서 있거라." 그리고 머리말의 문갑에서 토지 문서를 꺼내어 주여 술과 안주상을 내어다 아우를 위로했다. 그러자 아우는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바로 나가 버렸다. 이 아우가 바로 심의로, 그는 평소 형의 부도덕한 행 위를 싫어하여 자주 형의 집에 들르지 아니했다. 그러 나 형이 새로 정승이 된 것을 보고 한 번 속여보려고 그 런 장난을 했던 것이다. 형을 속여 뺏어온 재물은 모조 리 팔아서 가난한 여러 선비들을 구제했다. 원래 간사한 심정이지만 그 아우에 대한 우애가 지극 했고, 그런 아우가 자주 오지 않는 것을 섭섭하게 생각 하던 차에 뜻밖에 아우가 찾아와서 꿈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깜박 속아 떨어진 것이다. 아우가 돌아간 후에 비로소 속은 줄 안 심정은 며칠 후에 아우를 불렀다. 아 우는 형의 의중을 눈치채고 몇 달 동안 가보지 않다가 아버지 제사 때 비로소 형을 만나게 되었다. 심정은 아 우를 불러 말했다. "나도 어젯밤 꿈에 아버지를 뵈었다." 하면서 꿈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니, 심의는 단번에 눈치채고 이렇게 말했다. "어떤 말씀을 하시려는지 모르겠지만 꿈은 다 믿을 것이 못 되옵니다. 그리고 제가 지난번에 형님댁에서 가져간 물건들은 지금은 제 수중에 없습니다. 단지 종 복단이만은 다시 돌려 보내드리겠습니다." 그 뒤 심정의 생일날, 조정의 문무백관이 심정의 집 에 찾아와서 성대하게 잔치를 했다. 심의는 저녁 무렵 에 나타나서 인사를 하고 마루에 걸터앉아 손님상에서 술을 서너 사발 마신 다음에 귀빈들과 같이 앉아 있는 형 앞으로 가서 마당에 뚫린 쥐구멍을 가리키며 말했다. "형님, 술만 잡숫지 말고 저 구멍으로 들어가 보시오 같이 앉아 있는 분들도 한 번 들어가 보시오" 뜻밖의 봉변을 당한 손님들은 흥이 떨어져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몇 해가 지나자 남곤 일파가 조정에서 숙청되었다. 심정도 같은 죄로 귀양가고, 가산마저 나라로 몰수되었 다. 이 소식을 들은 심의는 형의 집으로 달려왔으나 모두 흩어지고 마당에는 풀만 우거졌으며 곳간문들은 어지럽게 젖혀져 있었다. 다만 쥐구멍만은 여전했다. 심 의는 이 쥐구멍을 내려다보고, 대청 마룻바닥을 두들기 면서 울먹이며 말했다. "쥐구멍은 여전한데 우리 형님은 어디를 가시고 안 계시느냐!"
주제 요약] 남에게 인덕을 베풀고 선행을 해도 집안을 온전히 보존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남에게 해를 끼치고 얻은 부귀공명으로 이룩한 집안은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있을 때 더 많이 아 끼고 남과 원한을 사지 않으면서 사치와 교만을 조심하 는 것이다.
--------------------------------------------------------------------------------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라, 안락함이 훨씬 더 값진 것이다.
黃金이 未是貴요 安樂이 值錢多리나.
황금 미시귀 안락 치전다
한자 풀이]
黃(누를 황) 金(황금 금) 未(아닐 미) 是(이, 옳을 시) 貴(귀할 귀) 樂(즐거울 락) 値(값 치) 錢(돈전) 多(많을 다)
어휘 풀이]
值錢(치전): 값어치.
주제 엿보기
고려 공민왕 때에 두 형제가 함께 가다가 아우가 황 금 두 덩어리를 주웠다. 이에 아우는 형과 황금 한 덩어 리씩 나눠 가졌다. 얼마 후 공암진이란 나루터에 이르 러 함께 배를 타고 건너가는 도중에 아우가 갑자기 자 신이 지닌 황금 한 덩어리를 물 속에 던져 버렸다. 형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 까닭을 아우에게 물었다. 아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평상시에 형을 끔찍이 사랑했는데, 오늘 황금을 나눠 가진 후로 갑자기 내 마음속에 형을 기피하는 마음이 싹트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황금은 좋은 물건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강물에 던져 버려서 그것을 잊고자 했습니다." 형이 아우의 말을 듣고는, "너의 말이 진실로 옳은 것 같다." 형도 아우와 마찬가지로 강물에 황금을 던져 버렸다.
주제 요약] 고려 최영 장군은 그의 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늘 '황금 보기를 돌같이 여겨라.'라고 하여 항상 이 네 글자를 큰 띠에 써서 종신토록 지니고 다녔 다고 한다. 이는 오늘날의 자본주의 관점에서 보면 불합 리한 것 같아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집안에 재산에 많으면 자녀들이 큰 뜻을 세워 노력하지 않을 수 있고, 또 후일 형제끼리 서로 재산 때문에 분쟁할 소지를 없 애기 위함이다.
------------------------------------------------------------------------------------
사람의 의리는 다 가난한 데서 끊어지고, 세상의 인정은 바로 돈 있는 집으로 쏠린다.
<왕참정사유명(王參政四留銘)〉
人義는 盡從貧處斷이요 世情은 便向有錢家니라.
인의 진종빈처단 세정 변향유전가
한자 풀이]
義(의로울의) 盡(다할 진) 從(따를 종) 貧(가난할 빈) 處(곳처) 斷(끊길단) 便(곧 변) 錢(돈 전) 家(집가)
이휘 풀이]
從貧(종빈): 가난한 데서, 錢家(전가): 돈 있는 집.
주제 엿보기
소진은 춘추 전국 시대에 가장 유명했던 유세가 중의 하나였다. 그는 동주의 낙양 사람인데, 제나라에 가서 스승을 찾아 귀곡 선생한테서 학문을 배웠다. 본국을 떠나 유학하는 수년 동안 많은 고생을 하고 돌아왔다. 이때 형제·형수·누이 아내·첩조차 모두 은근히 비 웃으며 말했다. "주나라 사람들의 풍속은 농업을 주로 하고 상공업에 진력하여 2할의 이익을 올리기에 힘쓰고 있는데, 당신 이란 사람은 본업을 버리고 입이나 혀끝을 놀리는 일에 만 몰두했으니 고생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소진은 이 말을 듣고 부끄럽고 한심스런 생각에 방문을 걸어 닫고 틀어박혀 책이란 책은 모두 끄집어 내어 다 읽어보고 말했다. "도대체 선비라는 자가 남에게 머리를 숙여가면서 글 을 배우고도 지위가 높고 영화로울 수 없는 것이라면 아무리 많은 책을 읽은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러던 중 태공망이 지은 병법서인 <음부경>을 읽고 나서 남의 마음속을 알아 내는 방법을 생각해 내었다. 그리고 말했다. "이 방법을 가지면 오늘날의 여러 왕들을 설득할 수 있다." 그리하여 먼저 진(秦)나라의 군주에게 가서 천하를 통일할 수 있는 방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진나라에서는 그를 경멸하고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소 진은 다른 여러 나라를 찾아다니며 서로 힘을 합쳐 진 나라에 대항할 수 있는 방책을 내놓았는데, 이른바 6국 합종의 맹약론이었다. 이 방책은 성공하여 소진은 맹약의 장(長)이 되어 6국 의 재상을 겸임하게 되었다. 그가 여러 나라를 지날 때 마다 각국의 군주들이 보내온 마차와 재물들이 산처럼 많이 쌓였고, 수행하는 행렬이 임금의 행렬과 비길 만 하게 성대했다. 그가 득의양양하게 고향을 지날 때 소 진의 형제·형수·처는 곁눈으로만 볼 뿐 감히 쳐다보 지도 못했다. 또 다가가서는 식사하는 시중만을 들었다. 소진이 웃으면서 형수에게 말했다. "전에는 그렇게 거만하더니 지금은 이렇게도 공손하 니 무슨 까닭입니까?" 형수는 넙죽 엎드려서 얼굴을 땅에 대고 사과하며 말 했다. "도련님의 지위가 높고 재산이 많은 것을 보았기 때 문입니다." 소진이 장탄식하면서 말했다. "나는 한 사람의 동일한 몸인데 부귀하면 일가 친척 도 두려워하며 공경하고, 빈천하면 가볍게 보고 업신여기니 하물며 일반 세상 사람들이야 더할 것이 없겠구나. 또 만약 내가 낙양성 부근의 비옥한 옥토 2백 묘만 가 졌더라도 어찌 6국 재상이 되었겠는가?" 그리고 나서 1천금을 뿌려서 일족과 벗들에게 주었 다. 처음에 소진이 고향을 떠날 때 돈 백전을 꾸어 노자로 삼았는데, 부귀 해진 후 백금으로 이것을 갚았다. 그 리고 이때까지 여러 가지로 은혜를 입은 사람들에게 빠 짐없이 사례했다.
주제 요약] 중국 속담에 '돈이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중국에는 지금까지 집집마다 재물의 신인 '재신(財神)'을 모시고 간절히 돈 많이 벌 게 해달라고 빈다. 그러니 소진이 빈천하여 세인들의 무 시를 받았다가 한순간에 부귀해져 존경을 받는 것은 이 상할 것이 없다. 단지 이러한 물질 만능 사상이 우리들 의 인정 세태와 정신 세계까지 황폐하게 만드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다.
--------------------------------------------------------------------------------------------------
하늘에 올리는 제사와 사당에 제례를 올릴 때 술이 아니면 흠향하지 않고, 임금과 신하, 친구와 친구 사이에도 술이 아니면 의리를 두렵게 할 수 없으며, 다룬 후 서로 화해할 때 술이 아니면 권하지 못한다. 그런 연고로 술에는 성공과 실패가 있으니 함부로 마셔서는 안 된다.
郊天禮廟는 非酒不享이요,
교천례묘 비주불향
君臣朋友에 非酒不義며,
군신봉우 비주불의
闘爭相和는 非酒不勸이니라.
투쟁상화 비주불권
故로 酒有成敗而不可泛飲之니라.
고 주유성패 이불가범음지
(사기(史記))
한자 풀이]
郊(교외교) 禮(예도 예) 廟(사당 묘) 酒(술 주) 享(누릴 향) 투(싸움 투) (다툴 쟁)勸(권할 권) 泛(뜰범) 飲(마실음)
어휘 풀이]
郊天(교천) : 하늘에 교제를 지내다. 교제란 교외에서 지 내는 제사로, 동지에 남쪽 교외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하지에는 북쪽 교외에서 땅 에 제사를 지낸다.
禮廟(예묘): 사당에 제례를 올리다.
泛飲之(범음지): 함부로 술을 마시다.
주제 엿보기
조선 효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남용익(南龍翼 1648~ 1692)의 <술은 소인이다>는 <주소인설(酒小人說》에서 일 부만 뽑은 것이다. 아! 밥과 술은 다 곡식에서 오는 것이다. 그러나 밥은 곡식의 성질을 온전하게 보존해서 그 맛이 담담할 뿐 감칠맛이 없다. 그러므로 하루에 두 끼니만 먹으면 그 만이고 일생 동안 늘 먹어도 물리지 않으며, 사람으로 하여금 건강히 오래 살게 만든다. 이것이야말로 군자가 천성을 온전히 보전하여 그것으로 임금을 섬겨 서로 미 워하거나 싫어함이 없이 덕을 높이고 어진 이를 높여서 나라를 이롭게 함과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술은 곡식의 성질을 어지럽혀 누룩으로 띄우 고 술을 빚어 그것을 걸러 마시는데, 더러는 소주로 만 들기까지 하면서 반드시 독한 것을 좋은 술로 여긴다. 사람마다 모두 그 맛을 좋아하여 백 잔이고 천 잔이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퍼마셔대어, 마침내 사람의 오장 육부를 상하게 해서 명을 재촉하고 있으니, 이것은 바 로 소인이 천성을 해치고 그 잘못된 천성으로 임금을 섬기되 서로 헐뜯고 미워하며, 덕 있는 이와 어진 이를 멀리하게 해서 나라를 해롭게 하고 제 집을 망치는 것 과 같은 것이 아닌가. ……………나는 젊어서부터 술을 매우 좋아했다. 그러다가 근래에 와서야 비로소 술을 멀리 하나 아직도 끊지는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이 글을 지어 내 자신을 경계하는 한편, 나라를 다스리고 가정을 가진 이들을 경계한다.
주제 요약] 어떤 식자는 '술을 마시는 민족은 망하고 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한다.' 라고 주장했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벗과 마시는 술, 천 잔도 모자란다.' '술 한 잔에 만고의 시름이 사라진다.' 등 대인 관계를 유지 하고 응어리진 마음을 푸는데 술 만한 것도 드물다. 따라 서 술은 자신의 건강에 해가 되지 않고, 남에게 실수하 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마시는 것이 좋을 듯하다.
----------------------------------------------------------------------------------------------
어느 하루 맑고 한가로우면 나는 바로 그 하루의 신선이다.
一日清閑이면 一日仙이니라.
일일청한 일일선
한자 풀이]
日(날일) 淸(깨끗할 청) 閑(한가로울 한) 仙(신선 선)
어휘 풀이]
清閑(청한): 깨끗하게 맑고 한가롭다.
주제 엿보기
단 하루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자연을 벗삼아 자 유자적함을 느낄 수 있다면 비록 한나절이라도 신선의 경지에 볼 수 있다. 조선 시대의 문인인 이덕유(李德悠 1741-1793)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름지기 벗이 없음을 한탄하지 마라. 책과 더불어 노닐지어라. 책이 없으면 저 구름과 노을이 내 친구가 된다. 구름과 노을이 없을 때는 허공 밖으로 날아가는 갈매기에 내 마음을 실어보낼 수 있으리라. 갈매기가 없다면 마음 남쪽에 있는 꽤나무를 바라보며 친할 수 있다. 원추리잎 사이에 앉아 있는 귀뚜라미도 바라보며 즐길 일이다. 무릇 내가 그것들을 아껴도 시기할 사람 이 없으니 모두 나의 좋은 벗들이다. 신선이란 별다른 사람이 아니다. 마음이 담백하여 때 에 얽매임이 없으면 도가 이미 원숙해지고 내 몸 안에 서 금단(金丹)이 거의 이루어지는 것인데, 저 허공을 날 아오르고 껍질을 벗어 신선이 된다는 것은 억지를 부리 는 것이다. 만약 내가 잠깐이라도 얽매임이 없다면 이 는 잠깐이나마 신선인 것이다. 반나절 동안 그러하다면 반나절 동안 신선이 된 것이다. 나는 비록 오래도록 신 선이 되지 못해도 하루에 서너 번씩 신선이 되곤 한다. 그러나 저 발아래 붉은 먼지를 일으키고 바빠 다니는 자들은 일생 동안 단 한 번도 신선이 되지 못하리라'
주제 요약] 현대 사회에선 모두가 바쁘게 살아간다. 성인은 2일 물론이고 학생들도 학교와 학원, 그리고 집에 있어도 정신적인 여유가 없다. 단 하루라도 자연을 감상 하고 자유자적함의 여유를 가져보자.
----------------------------------------------------------------------------------
남의 흉한 일을 민망하게 여기고 남의 착한 것을 즐겁게 여겨라. 남의 다급한 일을 도와 주고 남의 위태한 일을 구하여 주라. (경행록)
悶人之凶하고 樂人之善하라.
민인지흉 낙인지선
濟人之急하고 救人之危하라.
구인지위 제인지급
한자 풀이]
悶(민망, 번민할 민) I凶(흥할 흉) 濟(건질, 구할 제) (구할 구) 危(위태로울 위)
어휘 풀이]
人凶(인지흉): 남의 흉한 것.
주제 엿보기
염희도는 조선 숙종 때 사람이다. 그는 성품이 고결 하고 친구를 좋아하여 남의 급한 것을 보면 몸이 부서 져도 도와 주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양반 출신이 아니라서 영의정 허적의 집에서 심부름꾼 역할을 하고 있었다. 비록 심부름꾼이지만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성격 이라 당시 허적의 집에다 뇌물을 주고 아부하는 광경을 목격하면 바로 허적에게 직간을 하여 말렸다. 때문에 허적은 한편으로 미워하면서도 한편으로 기특하게 생 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염희도가 보는 앞에서 일절 뇌 물을 받지 않았다. 한 번은 염희도가 허적의 심부름을 하려고 가다가 길 거리에서 은자 2백 냥이 담긴 보자기를 주웠다. 이 사실 을 허적에게 말하니 그는, "네가 넉넉지 못한데 그걸 가지고 요긴하게 써라!" 그랬더니 염희도가 정색을 하고 말했다. "소인을 그다지도 얕보십니까? 저는 아무 까닭도 없이 주운 것을 갖지 않습니다. 다만 대감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대감이 관직에 있으니 은의 주인을 찾아 주 실 수 있을 것 같아서 드린 말씀입니다." 이에 허적은 웃으면서 말했다. "장하다! 내가 관청에 들어가면 꼭 알아보리라.” 며칠 후 허적은 염희도를 불러 말했다. "내가 어제 관청에 수소문을 하니 병조판서가 은자 2 백 냥으로 말 한 필을 광성부원군에게 팔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집 종이 돌아오다가 그만 잃어버렸다고 한다. 한 번 병조판서의 집에 가서 사실을 확인해 보아라." 그리하여 병조판서의 집에 가니 때마침 돈을 잃어버 린 종이 벌로 매맞아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 염희도가 급히 처벌하는 것을 막고 은을 상환하고 종을 풀어 줄 것을 청했다. 병조판서가 염희도를 기특하게 여겨 은의 절반을 주려고 하니 그는 정중하게 사양했다. 염희도가 병조판서댁의 문을 나서니 종의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 다가 그에게 절을 했다. 그 중에 한 노파가 말했다. "우리 아이가 얼마 전에 말 값을 잃어버려 맞아 죽을 뻔했습니다. 은공 덕분에 살았으니 이 은혜를 어떻게 갚으면 좋겠습니까?" 염희도가 말했다. "남의 물건을 주인에게 돌려 주는 것은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그 후, 허적의 아들이 반역죄로 걸려 허적 일가와 관 련된 사람들을 모두 국법으로 엄히 다스리게 되었다. 염희도도 허적 일가의 심부름꾼이라고 붙들려 끌려가 문초를 당하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안 은을 잃어버렸던 종과 그의 가족들이 자신의 주인인 병조판서에게 알려 서 염희도를 구해 달라고 통사정했고, 병조판서도 염희 도의 인간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반역에 참여하지 않 았음을 조정에다 보고하고 그를 구해 주었다.
주제 요약] '선과 악은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이 있다. 특히 어려울 때 도와 주는 사람은 평생 잊지 못 하는 법이다. 평소 선행을 많이 쌓아서 복 받도록 하자.
나무는 먹줄을 따르면 곧아지고, 사람은 충고를 받아들이면 성스러워진다. 공자
木從繩則直하고 人受諫則聖이니라.
목종승즉직 인수간즉성
한자 풀이]
繩(줄, 먹줄 승) 直(곧을 직) 諫(간할 간) 聖(성스러울 성)
이휘 풀이]
從繩(종승): 먹줄을 따르다./ 受諫(수간): 간언을 받아들이다.
주제 엿보기
중국 제나라의 경공에게 한 필의 좋아하는 말이 있었다. 그런데 말을 관리하는 사람이 그 말을 죽여 버리는 일이 생겼다. 왕이 그 일을 듣고 몹시 노하여 직접 창을 잡고 그 관리를 죽이려고 나섰다. 안영이 보고는 경공에게 말했다. "전하께서 그를 죽이려고 하는데, 그는 자신의 죄도 모르고 있습니다. 죽여도 죽는 까닭을 알고 있어야 합 니다. 제가 그의 죄상을 명백하게 알려 주겠습니다." 경공은 안영의 의도를 모르고 승낙했다. 안영이 창을 들고 말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가서 말했다. "너는 우리 임금의 말을 잘못 길러서 죽인 큰 죄를 지 었으니 죽어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 임금이 말 한 마리 때문에 사람 한 명을 죽였다는 일이 다른 제후국에 퍼 지면 모두 어질지 못한 임금이라 지탄할 것이다. 그 죄 도 역시 죽어 마땅하다." 제경공이 듣고는 곧 말했다. "어서 그를 풀어 주시오! 나의 인덕까지 해칠 수는 없 소!" 제경공의 성격은 원래 대단히 거칠고 급했다. 하루는 어떤 한 사람이 사소한 죄를 범했는데도 몹시 화가 나 서 그를 죽여서 시체까지 토막을 내라고 명령하고 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누구라도 나에게 그를 위해 간언을 한다면 그 또한 죽이겠다." 이때 안영이 들어왔는데, 왼손은 범죄자의 머리를 잡 고, 오른손은 칼을 지닌 채 말했다. "옛날부터 성군들이 사람의 시체를 토막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누가 그 역사를 알고 있으면 나 에게 일러 주십시오. 나도 그들의 법을 본받겠습니다." 경공이 듣고는 갑자기 깨달아 시체를 토막내는 형벌을 금했다.
주제 요약]
인격이 높은 사람만이 남의 충고를 받아들이는 요약 것은 아니다. 비록 자신의 성질이 급하고 고집 이 세더라도 상대방의 올바른 충고를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자기 발전이 있는 것이다.
——————------------------------------------------------------------------------
아무런 까닭 없이 천금을 얻으면 큰 복이 있는 게 아니라 반드시 큰 화가 닥칠 것이다. 소동파(蘇東坡)
無故而得千金이면 不有大福이라 必有大禍니라. 무고이득천금 불유대복 필유대화
한자 풀이]
故(옛, 까닭 고) 得(얻을 득) 金(쇠 금) 有(있을 유) 福(복복) 禍(재앙 화)
어휘 풀이
無故(무고): 까닭 없이.
주제 엿보기
김재찬은 조선 정조 때에 호조판서를 지냈다. 호조판 서는 오늘날의 재경부 장관에 해당한다. 재직 중 어느 날 상감이 급히 찾아서 대궐로 들어가니, 조선에 온증 국 청나라의 사신이 황제의 명령으로 은 3천 냥을 마련 하라는 명을 받았다. 그런데 호조에는 은 2천 5백 냥밖 에 없었고 나머지는 외부의 감영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사신이 준비하라는 날짜까지 준비하기가 어려웠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잠도 자지 못하고 식사까지 거르 면서 근심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니가 그 사정 을 물어보았다. "아실 일이 아닙니다." 그 말을 들은 어머니가 정색을 하고 말했다. "어미가 아녀자라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이냐? 살펴보 니 호조에 관련된 나라의 큰일이 생긴 것 같구나. 내가 아무리 아녀자라고는 하지만 당당한 영의정의 아내로 정승의 부인이니 비록 여자일망정 나라일을 알려고 하 는 것이 무슨 변괴가 된단 말이냐. 자세히 이야기를 해 보렴." 그제서야 아들이 자초지종을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껄껄 웃으시며, “네가 일국의 호조판서로서 그만한 일에 침식을 폐한 단 말이냐. 아무 걱정하지 말고 밥이나 먹어라.” 다음 날 어머니가 아들에게 말했다. "얘야, 우리가 예전에 약현동에 살았던 집이 기억나 느냐? 오늘 그 집에 찾아가서 지금 주인에게 시가보다 넉넉히 주고 다시 사도록 해라." 아들은 영문을 모르기 때문에 궁금했지만 어머니가 분부하신 말이라 거역하지 못하고 그 집을 찾아가 다시 샀다. 뒤따라온 어머니는 일꾼 대여섯 명에게 부엌 한 귀퉁이를 파게 했다. 일꾼들이 파들어가다 보니 괭이 끝에 큰 독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머니는 일꾼들에 게 더 이상 파지 못하게 하고 아들을 불러서 말했다. “저 독의 뚜껑을 열어보아라." 아들이 그 뚜껑을 열어보니 그 속에 은이 가득 차 있 었다. 어머니는 예전에 그 집에 살았을 때 부엌을 수리 하다가 우연히 발견했는데 '갑자기 졸부가 되면 상서롭 지 못하다.' 라고 생각하고 다시 묻어두고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갔던 것이다. 그리고 20년이 지나 아들이 호조 판서라는 지위에 이르도록 그 말을 한 번도 입 밖에 내지 않았던 것이다. 그 까닭은 아들이 집에 돈이 많은 것을 알면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면 지금처럼 훌륭한 대신도 되지 못했을 것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또 어머니는 아들에게 말했다. "이 은은 우리나라 물건이 아니라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인들이 군용으로 가지고 왔다가 다시 가져가지 못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 중국 사신이 우리나라에게 은을 요구한 것을 보니, 이 은은 다시 제 고향으로 돌아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는 하늘이 시킨 것이나 진배없다." 아들은 곧 대궐로 돌아가서 정조 임금에게 은이 준비 되었다고 보고하고, 은을 마련하게 된 사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 말을 들은 임금은 무릎을 치며 말했다. "장하다! 정경부인이여! 이것은 정승 부인의 처사가 아니라 곧 정승의 처사로다." 그리고 승정원에 명령을 내려서 말했다. "지금부터 호조판서의 어머니를 정경부인으로 대우 하지 말고 부인 정승으로 예우하라. 그리고 예물을 하 사하고 호조판서의 계급을 높여 주도록 하여라.”
주제 요약] 누구나 집 안에 재물이 많을수록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 많은 재물은 자녀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바람직 한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근검하고 성실한 생활 태도만이 스스로 큰 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덕이 보잘것없으면서도 지위가 높고, 지혜가 모자라면서도 도모하는 일이 크다면 화를 당하지 않을 사람이 드물다. (주역(周易))
德微而位尊하고 智小而謀大면 無禍者鮮矣니라.
덕미이위존 지소이모대 무화자선의
한자 풀이]
德(큰 덕) 微(작을 미) 位(자리 위) (높을 존) 謀(꾀할모)
어휘 풀이 : 位尊(위존): 지위가 높다.
주제 엿보기
한때 맹자에게 배운 일이 있는 분성팔이 제나라에서 벼슬을 하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맹자께서 이렇게 말했다. "분성괄은 틀림없이 살해될 것이다." 그 후 과연 분성괄이 남의 손에 살해되었다. 맹자의 예언이 적중한 것을 기이하게 여긴 나머지 문인들이 질 문했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그 사람이 살해될 것을 미리 아셨습니까?" 맹자께서는 문인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분성괄의 사람됨이 약간의 재주는 있는데 군자가 따르는 인의의 대도를 모르고 있어 재주만 믿고 교만하게 군다. 그러니 결국 자기 몸을 죽이기에 꼭 알맞을 뿐이다."
주제 요약] 군자는 인의에 따라 만사를 처리해야 하는데, 단지 약간의 재주만 믿고 날뛴다면 스스로 생 명의 위험을 자초하게 된다.
-----------------------------------------------------------------------------------------------
작은 재주라도 한 가지 몸에 가지고 있는 게 낫다. 좋은 땅 만경을 가지느니, -태공
良田萬頃이 不如薄藝隨身이니라.
양전만경 불여박예수신
한자풀이
良(좋을 양) 田(밭 전) 萬(일만만) 頃(밭의 넓이 경) 薄(적을 박) 藝(기예 예) 隨(따를 수) 身(몸신)
어휘 풀이]
良田(양전) : 좋은 밭, 즉 기름진 밭./ 薄藝(박예): 작은 기예.
주제 엿보기
중국 송나라에 평생 동안 무명 바래는 일을 가업으 로 삼고 사는 사람이 손발을 트지 않게 하는 약 기술을 조상으로부터 전수받았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한 나그 네가 그를 찾아와 약 만드는 처방을 백 금에 사고 싶다 고 했다. 그래서 그는 가족을 모아 놓고 상의를 했다. "우리는 조상 때부터 가업인 무명 바래는 일을 해왔 지만, 돈벌이래야 고작 오륙 금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데 지금 이 약 처방을 팔면 당장 백 금이 생긴다. 팔도 록 하는 것이 좋겠다." 라고 결정을 보게 되었다. 그 기술을 산 나그네는 오나 라의 왕에게 가서 그 약을 군대에 쓰도록 권했다. 얼마 안 있어 오나라와 월나라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자, 오 왕은 그를 대장으로 삼아 한겨울에 월나라 군사와 물에 서 싸우게 했다. 오나라 군사들은 약 덕분에 손발이 어 는 일이 없어 크게 승리를 거두었다. 왕은 그에게 땅을 봉해 주고 대부의 벼슬을 내렸다.
주제 요약] 손발을 트지 않게 하는 약 기술은 비록 작은 기예이지만 한 사람은 대대로 먹고 살 수 있었 고, 또 한 사람은 큰 공을 세우고 벼슬까지 얻을 수 있 었다. 작은 기예라도 쓰기에 따라 천금보다 귀할 수 있 다는 교훈을 가르쳐 주고 있다.
===========================================================
명심 보감
추적 지움/ 김영진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