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assage discusses various historical figures and economic principles related to wealth and prosperity. It emphasizes that a thriving economy requires a balance of agriculture, industry, and commerce, and that individuals should pursue their work based on their abilities, with wealth flowing naturally through efficient trade and resources. Key lessons are provided by historical figures like Gui, Fan Li, and Bai Gui, who demonstrate the importance of adapting to market changes, wisely managing resources, and cultivating wealth through hard work, humility, and strategic thinking. Ultimately, wealth is seen as both a necessity and a means for personal and societal advancement.
돈 버는 방법을 알려준 경제계의 영웅들
계연·범려 백규 : 농·공·상업이 활발해야 백성의 삶이 풍요롭다
산서·산동 지방과 용문·갈석의 북쪽 지방엔 자원과 특산물이 풍부 하고 다양했다. 중국 사람들은 이 자원과 특산물로 옷을 해 입고, 먹을 것을 구하며, 죽은 자를 장사지내는 도구로 쓴다. 그러므로 농부들이 양식을 재배하고, 산림관은 채벌하고, 도공들은 공산품을 만들고 장사 꾼은 이를 유통시킨다. 이것이 어찌 조정에서 강제적으로 시행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일인가. 사람들이 제각각 능력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한 결과일 뿐이다. 그러므로 물건값이 싸면 비싼 데에 팔고, 비싸면 싼 데서 사들이며, 각각 생업에 힘쓰고 자신의 일을 즐거워하는 것은 마치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아 밤낮으로 끊이지 않고 계속된다. 물건은 부르지 아니하 여도 절로 유통되며, 구하지 아니하여도 생산되는 것이다. 이 어찌 도 에 일치하고 자연법칙의 징험이 아니겠는가? (주세書)에 이런 글이 있다. '농업이 부진하면 식량이 부족해지고, 공업이 부진하면 공산품이 모 자라며, 상업이 침체하면 삼보三寶(식량·자재·상품)의 유통이 끊어지 고, 산림관의 활동이 활발하지 못하면 자재가 모자란다. 자재가 모자라 면 산림이나 택지는 개발되지 않는다.' 실로 이 네 가지는 백성이 입고 먹는 것의 근원이다. 이 근원이 활발 하면 백성들의 삶은 풍요하고, 근원이 침체되면 궁핍해진다. 또 위로는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아래로는 가정을 부유하게 만든다. 빈부라는 것은 누가 빼앗거나 주어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교묘한 자는 여유를 누리고 졸렬한 자는 궁핍에 빠지게 마련이다.
창고가 꽉 차야 예절을 안다
이전에 태공망(呂尙)이 영구丘에 봉해졌을 때, 그곳 땅은 염분이 많 고 백성들이 적었다. 이에 태공망은 어업과 제염업을 진작시켜 유통시 키고 부녀자들의 길쌈을 권장하니 사람들이 모여들고 물자가 남아돌 았다. 그리하여 제나라는 의복과 장신구를 천하에 공급하였고, 동해와 태 산 근방의 제후들이 부강해진 제나라를 찾아와 경의를 표했다. 그뒤 제나라는 한때 쇠하기도 했으나 관중이 경제를 일으켜 환공을 패자가 되 게 하였다. 관중 또한 몸은 신하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부는 열국列國의 군주를 능가했다. 그러므로 “창고가 꽉 차야 예절을 알고, 옷과 음식이 풍부해야 영욕 을 안다"는 말이 나왔다. 예라는 것은 재산이 있으면 생기고 없으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군자가 부유하면 덕을 베풀기를 즐겨하고, 소인이 부 유하면 자신의 능력에 맞게 행동하려 한다. 연못이 깊어야 고기가 살고 산이 깊어야 짐승이 뛰놀듯이, 사람은 부유해야만 인의가 따르는 법이 다. 부자가 세력을 얻으면 더욱 유명하게 되지만, 세력을 잃으면 문객 들이 모두 떠나고 아무도 따르지 않게 된다. 하물며 오랑캐 족속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속담에 '천금千金을 가진 부호의 자식은 저잣거리에서 죽지 않는다' 고 했는데, 이는 빈말이 아니다. 그러므로 “천하 사람들이 이익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찾아오고, 이익 때문에 분분하게 떠난다”라고 하는 것 이다. 천승千乘의 마차를 지닌 왕, 1만 가家를 가진 제후, 100실室을 소유한 대부도 오히려 가난함을 근심했는데, 하물며 보통사람이나 서민들이야 말해 무엇하랴.
부자가 되면 즐겨 덕을 베푼다
옛날에 월나라 왕 구천이 오나라에 패해 회계산에서 고통을 당할 때, 범려와 계연(범려의 스승)이 왕을 모셨다. 계연이 구천에게 계책을 올렸다. "전쟁이 일어날 것을 안다면 미리 방비를 해야 하고, 때와 쓰임을 안 다면 어떤 물건을 준비해야 하는지 압니다. 이 두 가지를 정확하게 알 면 모든 재물의 실정을 제대로 알게 됩니다. 쌀값만 해도 그렇습니다. 쌀값이 너무 싸면 농민을 병들게 하고, 너무 비싸면 장사꾼을 병들게 합니다. 장사꾼이 병들면 유통이 안 되고, 농민이 병들면 농지가 황폐 해집니다. 그러므로 쌀값을 농민과 장사꾼이 만족할 수준으로 적절하 게 조절하면 농민과 장사꾼이 다 함께 이득을 보게 됩니다. 쌀값을 안 정시키고 물자의 유통을 고르게 하여 관문이나 시장에 물자가 결핍되 지 않게 하는 것이 나라를 다스리는 길입니다. 물자를 축적하는 원칙은 물건을 온전하게 보관하는 데에 있지 장기간 쌓아두는 데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자는 적절한 시기에 방출하여 유통시켜야 합니다. 물자의 흐름을 막아서는 안 되며, 고가의 물건일수록 빨리 유통시켜야 합니다. 물자의 과잉과 부족 현상을 잘 파악하면 가격을 예상하는 것은 쉽습니다. 가격 이란 극도로 치솟아 오르면 다시 떨어지고, 극도로 떨어지면 다시 올라 가게 마련입니다. 값이 오르면 미련 없이 팔아 치우고 떨어지면 주저없 이 사 두어야 합니다. 이렇게 돈과 물자는 흐르는 물처럼 원활하게 유 통시켜야 합니다. 이것은 쌀값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물의도리이니 이를 바탕으로 하여 나라를 다스리면 국고는 넘쳐나고 군사 는 강성해집니다. 부디 이 이치대로 나라를 다스리십시오." 구천이 계연의 계책을 받아들여 실천에 옮긴 지 10년, 정말로 나라가 부유해지고 군사들은 후한 상을 받게 되었다. 군사들은 목마른 자가 물 을 구하러 가는 것같이 날아오는 화살을 뚫고 적을 향해 용감하게 뛰쳐 나갔다. 드디어 구천은 오나라에 보복하여 최후의 승자가 되어 오패五 覇(춘추시대의 다섯 제후)로 불리게 되었다. 범려는 회계산의 치욕을 씻고 패자의 위용에 스스로 취해 있는 구천 의 모습을 지켜보고는 이렇게 탄식했다. “계연의 일곱 가지 계책 중에서 구천은 다섯 가지를 써서 패권을 차 지했다. 나라에서는 이미 써 보았으니, 나머지는 집에서 써 보리라.” 그리고는 조각배를 타고 강호를 떠다니며 성과 이름을 여러 번 바꾸 었는데, 제나라에서는 치이자피라 하고 도陶 땅에서는 주공朱公이라 하였다. 범려가 도 땅을 택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도는 천하의 중심으로 사방 여러 나라와 통해 있기 때문에 무역 중 계지로서 최적의 장소다.' 그리고 장사를 시작하여 물자를 축적했다가 시세의 변동에 따라 비 싼 값에 팔아 이익을 챙겼는데, 결코 상대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은 하 지 않았다. 주공은 19년 동안에 무려 세 번이나 천금을 벌었다. 주공은 장사해서 번 돈을 두 차례나 가난한 벗과 먼 형제들에게 나눠 주었다. 그야말로 "부자가 되면 즐겨 덕을 베푼다"라는 옛말의 표본이 된 셈이다. 나중에 노쇠해지자 자손에게 일을 맡겼는데, 자손들이 생업을 관리하고 재산을 늘려 수만 금을 축적했다. 그런 까닭에 후세에 부 를 말하는 자는 모두 도주공을 제일 먼저 입에 올렸다.
시세에 따라 맹수나 새처럼 민첩해야 부자가 된다
백규白圭는 주나라 사람이다. 위문후魏文侯 때, 이극李克은 토지의 생 산력을 증대시키는 데 힘을 기울였으나, 백규는 시세의 변화에 따른 물 가변동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풍년이 드는 해와 흉년이 드는 해를 잘 관찰했다. 풍년이 드는 해에는 작물을 구입했다가 흉년이 드는 해에 팔 았다. 이처럼 사고파니 해마다 재산이 두 배로 늘어났다.
돈을 불리려고 곡식을 구매할 때는 싼값으로 사들이고 비싼 종자를 사들여 수확을 늘렸다. 그러면서 자신은 거친 음식을 먹고, 기호품엔 입맛을 들이지 않았으며, 의복을 검소하게 입고 하인들과 고통과 즐거 움을 함께했다. 그러나 시세에 따라 행동해야 할 때는 마치 맹수나 새 처럼 민첩했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가 산업을 다스리는 이치는 이윤과 여상이 계책을 쓰듯이, 손자孫 武와 오기가 병법을 부리듯이, 상앙이 법을 시행하듯이 하였다. 이런 까 닭으로 임기응변의 조치를 취할 지혜가 없거나, 일을 결단할 만한 용기 가 없거나, 주고받을 만한 어짊이 없거나, 지켜야 할 만한 지조도 없는 사람이라면 비록 나에게 가르침을 청한다 해도 가르쳐 줄 수가 없다.” 대체로 천하의 재산 증식법을 논하는 자는 백규를 원조로 친다. 백규 는 자신의 고유한 재산 증식법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신이 부자가 됨으로써 그것을 증명해냈다.
모든 생업의 제1목적은 바로 부富다
한나라가 천하를 통일한 뒤 치산치수의 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 따라 각지에 관문과 교량이 설치되니 부자 상인들과 대상들이 천하를 두루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천하 각지에 필요한 물품이 유통 공급 되었다. 천하 각 곳은 지세의 특성에 따라 물자가 적은 곳도 있고 많은 곳도 있다. 또한 백성의 풍습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산동 지방에서는 바다에서 나는 소금을 먹고, 산서 지방에서는 산소금을 먹으며, 영남· 사북 지방에서는 소금이 산출된다. 물건과 사람의 관계는 대체로 다음 과 같다. 예를 들면 초楚·월越 지역은 땅이 넓고 인구는 적으며, 쌀밥 에 생선국을 먹는다. 먹을 것이 풍성해 굶는 사람은 없으나 게으름을 피우며 살아가 가난한 자가 많다. 이런 까닭에 강수와 회수 남쪽으로는 굶어 죽는 사람은 없으나 천 금을 소유한 부자도 없다. 기수·사수와 그 북쪽 지역은 오곡을 심고 뽕나무와 마를 재배하고 가축을 기르기에 적당하다. 그러나 땅이 적고 사람이 많으며 자주 홍수 가 나고 가뭄의 해를 입는다. 그곳 백성들은 저축을 좋아한다. 그러므 로 진秦·하夏·양梁·노 지역에서는 농사를 권장하고 백성을 소중히 여긴다. 삼하三河·원宛·진陳의 땅 또한 마찬가지이나, 이에 더하여 상 업에 힘을 쏟고 있다. 제나라. 조나라 지역 사람들은 재주를 부리고 교묘한 사기술로 이익을 잡으려 하며, 연나라·대나라에서는 농사를 짓 고 목축을 하며 양잠도 한다. 이렇게 지세에 맞는 생업을 택해 좇는 것이 바로 부富다. 현인이 궁궐 깊은 곳에서 계책을 꾸미고 조정에서 의논하고 신의를 지키며 절개에 죽는 것이나, 동굴 속에서 은거하는 선비가 명성을 얻으려는 것은 결국 무엇 때문인가? 바로 부를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청렴한 벼 슬아치는 관직에 오래 있을수록 더욱 부유해지고, 청렴한 장사치도 신 용을 얻어 마침내 부유하게 된다. 부富는 사람의 타고난 본성인지라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열심히 추구 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장수가 전투에 임해 목숨을 돌보지 않고 용맹 을 발휘하는 목적은 바로 큰 상을 받은 데 있다. 촌구석의 강도가 사람 을 해치고 물건을 빼앗는 등 악행을 저지르고, 유협의 무리가 목숨을 벗에게 맡기고 그를 대신하여 원수를 갚아주는 것 또한 재물을 얻기 위 해서다. 그뿐이 아니다. 조나라와 정나라의 미녀들이 어여쁘게 화장을 하고 거문고를 손에 들고, 긴소매를 살랑살랑 흔들고 가볍게 발을 놀리며, 눈짓으로 유혹하고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천 리를 멀다 않고 나가며, 나이가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는 것도 역시 부를 얻으려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한가하게 노니는 귀공자들이 관과 검을 장식하고 수레와 말을 끌고 다니는 것 역시 부귀를 과시하려는 것이며, 어부와 사냥꾼들이 새 벽과 밤을 가리지 않고 눈보라를 무릅쓰고 깊은 골짜기를 돌아다니는 것 또한 먹고 싶은 고기를 구하기 위함이다. 도박·경마·닭싸움·개싸움에 낯빛을 붉히면서 이기기 위해 소리 를 지르는 것은 돈을 따기 위해서이며, 의사나 도사 등의 여러 기술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은 보수를 더 받기 위해서다. 벼슬아치가 문서와 도장을 위조하는 등 갖가지 위법을 저지르다가 형벌을 받는 것도 뇌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서다. 농·공·상들이 저축을 하고 이자놀이에 열심인 것은 부를 구하고 재물을 늘리기 위해 서다. 이들은 재물을 늘리는 일이라면 무슨 일에든 지혜와 힘을 쏟을 뿐, 결코 벌어들인 재물을 남에게 넘겨주지 않는다. 속담에 “백 리 밖에 나가 땔감 장사를 하지 말며, 천 리 먼 곳에 나가 곡식을 팔지 마라”고 하였다. 거리가 너무 멀면 운임이 비싸 별 소득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1년을 살려거든 곡식을 심고, 10년을 살려거 든 나무를 심으며, 백 년을 살려거든 덕을 베풀어라, 덕이란 도덕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관에서 주는 봉록도 없고, 작위에 봉해짐에 따라 받는 식읍의 수입도 없으면서 이것을 가진 사람들처럼 즐겁게 사는 사람들이 있으 니, 이들을 '소봉素封' 이라고 한다. 봉封이라는 것은 조세 수입으로 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해에 집집마다 200전의 세금을 걷는다고 하면, 1,000호를 가진 군주는 20만 전이나 수입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소봉은 가난한 농·공·상인에게서 이자를 거두는데, 1만 전에 대하 여 한 해의 이자가 2,000전이니 백만 전을 갖고 있는 집이면 20만 전의 불로소득이 생긴다.그들은 이 수입으로 조세를 지불하고 병역을 대신하는 데 쓸 뿐만 아 니라 상등의 가축과 전국 산하의 좋은 과실수들을 사들여 재산을 늘리 는 원천으로 활용한다. 그들은 호의호식하고 향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못난 인간은 가난하면서도 일하지 않는 자다
만약 집이 가난한데 어버이는 늙고 처자가 연약하여 제사 때가 되어 도 제삿상을 차릴 형편도 안 되고, 음식이 모자라 가족이 모여서 함께 먹지도 못하며, 사람 옷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의복이 심히 조악한데도 이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사람은 비교할 대상이 없을 만큼 못난 인간이다. 그러므로 무일푼인 사람은 품이라도 팔아야 하고, 재산이 약간 있는 사람은 지혜를 짜내야 하고, 이미 넉넉하게 재산을 가진 자는 이익을 좋아서 시간을 다투어 일해야 한다. 이것이 재산 증식의 기본이다. 현명한 자는 위험한 방법을 피하고 안전한 길을 택해 생업에 종사한 다. 이런 까닭으로 농업을 해서 부자가 되는 것을 상上으로 치고, 상업 을 해서 부자가 되는 것을 그 다음, 간교하게 일을 꾸며 부자가 되는 것 을 가장 하下로 친다. 동굴에 은둔하는 선비처럼 기이한 행동도 없이 빈 천을 면치 못하면서 입으로만 인의를 운운하는 것도 부끄럽기 짝이 없 는 일이다. 무릇 서민들은 상대방의 부가 자기보다 10배가 되면 몸을 낮추고, 백 배가 되면 두려워하며, 천 배가 되면 부림을 달게 받고, 만 배가 되면 노 예가 되고 마는데, 이것은 세상의 이치다. 대체로 가난한 사람들이 부를 구하는 방법에서 본다면 농업이 공업 만 못하고, 공업은 상업만 못하다. 그래서 “비단에 수를 놓는 것이 저잣 거리에서 장사하느니만 못하다”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 말은 가난한 자 가 깊이 새겨두어야 할 것이다.
소설보다 재미 있는 사기열전
지은이 : 사마천
편역자 : 김민수